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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10
작성일 : 19-10-25 20:13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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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후, 그들은 한 자리에 모여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결정했다. 망국의 태자 금이안, 그의 호위무사 현웅, 예언가 모백하, 술사 윤서나리, 정보상이자 왈패인 주왕모, 나이야족 설매화와 그녀의 오빠 설하문까지.

  하지만 입이 많으면 많을 수록 엇갈리는 일은 더욱 커져간다. 무엇보다 갈리는 건 매화와 이안의 목표에 대한 것이었다. 이안은 복수보다는 자신의 나라에 대한 건국을 바라지만, 매화는 그런 것들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에 싸늘한 정적이 감돌았다.

 

 "저는 분명 말했어요. 을련국을 완전히 멸망시킬 거라고. 내 손으로!"

 "안 됩니다. 을련국은 당신이 존재한다면 자연스럽게 망할 나라에요. 다른 국민들은 죄가 없지 않습니까."

 "하? 그건 당신에게나 그렇겠지!"

 

  매화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책상을 쾅 치며 말했다. 이안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무슨 의미입니까."

 "박해 받지 않은 자의 거만한 말이네요. 아주 오만해요!"

 "그것과 이것은 상관 없습니다. 큰 희생을 불러오지 말자는 말입니다."

 "아뇨. 난 다 죽는 꼴을 봐야겠어. 우리가 어떤 취급을 받았는데!"

 

  복수에 사로 잡힌 자에게는 이성이 쉽사리 돌아오지 않는다. 하문은 그녀를 바라보다 손을 붙잡았다. 흠칫. 붙잡힌 손을 바라보던 매화는 숨을 크게 쉬었다. 하문의 얼굴에 어색한 웃음이 감돈다.

 

 "그렇다면 더욱 반대입니다."

 "뭐라고요?"

 "난 지금부터 바꿀 겁니다. 나이야족의 이미지를 완전히 뒤바꿀 거예요."

 "…무슨 말입니까?"

 "나이야족은 박해 받았죠. 뜬소문에 의해 불행의 씨앗으로 불렸습니다."

 

  화련태후의 소문에 나이야족은 쓸데없는 박해만을 받았다. 그게 다 '불행의 씨앗', '천하고 더러운 종족', '가까이 있으면 불운한 종족'. 하지만 실제 그게 아니었다. 모든 건 인간이 만든 더러운 소문이었다.

 

 "당신은 왕도, 을련국 국민도 모두 죽이고 싶다고 했습니다."

 "……."

 "물론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물론 제가 오만을 부리는 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들을 죽인다면?"

 "……."

 "죽이고 나면 나이야족은 영원히 불행의 씨앗인 채로 있어야 할 겁니다."

 

  잘못된 소문은 부풀려져 한 종족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 잘못된 소문을 바로 잡아야 했다. 근본부터 바꾸는 것. 이안은 거기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자신이 외면했던 그들을 향한 죄책감의 표현을 말이다.

 

 "나는 어떻게서든 나이야족을 '행복'으로 만들 겁니다."

 "무슨…."

 "구원, 행복, 사랑. 그걸 표현하게 만들 거예요."

 "……."

 "그러니 당신이 그러질 않기를 바랍니다."

 

  당신을 그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이안의 생각이었다. 정적이 흘렀다. 매화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걸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게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

 "그렇네요. 결국 내 목표는 누명을 벗기고 싶은 것도 있으니까."

 

  나이야족은 죄가 없다. 그저 그들은 자연에서 섞여 살아가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종족이었다. 그것만 알아도 좋았다. 그것만이라도 누가 알아주면 좋았다. 매화는 눈을 꽉 감았다 떴다.

 

 "태자 전하는 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신 겁니까."

 

  이안은 그녀를 어느정도 설득했다는 사실에 안도의 얼굴로 바뀌었다. 웃는 얼굴을 보며 매화는 괜히 확 삐뚤게 말하려다가 참았다.

 

 "우선 태후는 죽여야 할 겁니다. 그녀가 모든 원인이니까요."

 "술사들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그때 가담했던 술사들은 다 죽여야겠죠. 하지만 쉽지 않을 겁니다."

 

  이안의 목적은 이랬다. 금국의 땅을 되찾고, 금국의 사람들을 다시 그리로 데려온다. 태후와 그때의 그 일당을 치고, 황제와는 거래를 한다. 간단하게 보이는 일이었지만 사실상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러는 와중에 나이야족의 억울함을 벗어야 했으며, 황제와의 거래가 잘 마무리 되어야만 했다.

  그때 백하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이안이 그녀에게 시선을 주며 얘기하라고 말했다.

 

 "그런데 괜찮을까요. 지금 황제는 미쳐있습니다."

 "미쳐있어요?"

 "네. 점점 미쳐간다고 합니다. 광증이 심해지고 있대요."

 

  예전의 친우가 광증으로 미쳐가고 있다. 어떤 기분일까. 매화는 힐끔 이안을 보았다. 이안은 대답하지 않고 백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읽기 어려웠다. 매화는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이안을 살린 을련국의 황제, 훤. 그는 왜 미쳐가고 있는 걸까.

 

 "무엇이 원인인지 알고 있나, 백하."

 "아뇨. 그쪽으로는 제가 다다를 수 없습니다. 거리가 멀기도 하고 무엇보다 술사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술사들 때문이라뇨?"

 "술사들이 성에 결계를 쳐놨어요. 그렇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결계라. 그런 것도 칠 수 있었나. 술사들이란 대단하네. 빈정거리듯 속으로 생각한 매화가 입술을 달싹였다. 생각해보니 을련국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없었다. 지금 아는 것도 황제가 미쳐 있다는 것 정도 뿐이니 원.

 

 "아무래도 을련국 황궁 안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안 그래도 얼마 뒤에 후궁을 뽑는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후궁을 누구로 보낼 것인가 문제군."

 

  하지만 누가 들어가겠는가에 대한 문제에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다들 조용해진 사이, 왕모가 말했다.

 

 "그런데 누가 가죠. 적합한 인물이 있습니까?"

 

  이안도 입술을 깨물었다. 후궁으로 누굴 보내지 않고 자신이 황궁으로 가면 분명 들킬 게 뻔했다. 왕모가 가도 좋겠지만, 분명 왕모의 신분이라면 위로 올라갈 확률이 드물었다. 즉,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그쪽 사람들 중 하나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여? 하지만 그것 또한 어려웠다. 그쪽은 죄다 을련국의 사람들. 굳이 금국에 붙을 이유가 없다.

  역시 방법은 후궁 뿐인가. 가장 빠른 속도로 위로 오를 수 있는 길. 황제의 눈에 들기도 쉬운 길.

  어. 이안과 매화의 눈이 마주쳤다. 매화가 웃었다.

 

 "제가 갈게요."

 "무슨 소리야, 매화야!"

 "오라버니, 제가 가는 게 맞습니다. 여기서 제일 적합한 인물은 저죠."

 

  여자이며 신분은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다. 게다가 술사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 한다. 그리고 황궁으로 들어가서 누구보다 정보를 잘 나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그녀는 누구보다 그들과 가까이 한 다음, 태후를 죽이고 싶어졌다.

  궁으로 가야겠어. 매화는 그것이 자신의 운명처럼 느껴졌다.

 

 "안 됩니다. 안 돼요!"

 

  하문은 퍼렇게 질린 얼굴로 반대했다. 자신의 소중한 동생이 사지에 뛰어드는 걸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매화는 강경했다.

 

 "절대 들키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오라버니."

 "매화야!"

 "저는 갈 겁니다."

 "매화야, 죽을 수도 있다. 제발."

 

  매화가 죽으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자들은 금국을 일으키려는 이들이다. 그러니까 말려주겠지. 하문의 간절한 눈빛이 그들에게 닿는다. 그들 중 가장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는 자는 백하였다. 아파서 그런가 싶었으나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매화, 그러지 마세요. 저도 걱정 됩니다."

 "백하는 예언을 할 수 있지요."

 "……."

 "제 운명 중에 황궁에서 죽는 게 있습니까?"

 

  백하는 멈칫하다 고개를 저었다. 그런 운명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본 적이 없을 뿐, 그게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화는 웃었다.

 

 "그럼 됐지 않습니까."

 "매화야!"

 "오라버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자신은 나약하지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죽음은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죽어주지 않을 것이야. 태후를 저 세상으로 같이 끌고 들어가기 직전까지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살아남아 그녀의 죽음을 보고 매화는 끝내 승자가 되어 웃는다. 그게 정해진 운명이고 미래였다. 그녀에게는 그랬다.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가 있니. 제발 그런 선택은 하지 말아라."

 "소녀를 걱정해주시는 마음을 모르는 거 아닙니다."

 "죽음의 길이다. 죽음의 길이야."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하문이 중얼거렸다. 자신의 동생이 죽는 모습은 상상하기 조차 싫은 일이었다. 이래서 그녀를 밖으로 내돌리지 않았던 거다. 부모님이 사랑만 주고, 보호하려는 이유가 있었다. 그녀가 한낱 복수에 목숨을 버리지 않도록 한 거였다. 그는 이제 자신에게 접근한 이안마저 너무도 미워졌다.

  하문의 표정을 본 매화는 그의 손을 붙잡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체온에 하문이 흠칫 놀랐다.

 

 "소녀가 쉽게 죽을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소녀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끝내 살아남고 승기를 쟁취할 겁니다. 매화의 눈이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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