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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하프
작성일 : 19-10-24 19:19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4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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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조셉핀은 술에 약한 아이였다. 식사가 중반부로 흘러갈 때까지 그의 잔이 비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저 말도 이제 몇 번째 반복한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는 문과 오도리 사이에 앉아서 다행이었다. 끈임 없이 내 쪽으로 오려는 그를 두 사람이 제지했으니까.

 

 “드디어 모든 것이 해결된 기분이야. 데빈초프도 예쁜 율이라면 못 이기는 척 넘어올걸?”

 

  조셉핀은 내가 조언자 제의를 받아들인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저 술에 취해 한 말일 수도 있기에 그리 부담이 되거나, 좋은 기분을 흩트리진 않았지만 문은 다소 진지하게 그를 꾸짖었다.

 

 “조셉핀. 그만해. 율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어. 계속 부담 줄래?”

 “아, 미안. 몰랐어.”

 

  그는 헤실헤실 웃던 눈 꼬리를 축 늘어뜨린 채 반성을 하는 듯 입을 다물었다.

 

 “난 괜찮아. 문.”

 

  내 왼편에 앉은 문에게 말하자 그는 자게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마 조셉핀.”

 

  조셉핀은 어린 아이같이 금방 미소를 지었다.

 

 “미안. 율. 나는 네가 좋아서 그래. 그런 거 있잖아. 처음 보는 데도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것 같이 편안한 사람. 네가 그래. 그래서 조언자도... ”

 “조셉핀.”

 

  화현이 부드럽게 그의 말을 잘랐다. 조셉핀이 그녀의 말에 입을 막기 위해 서둘러 물로 입을 채웠다. 화현이 나를 다정하게 보았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내 귓가에 청아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구원자의 모든 결정은 그들의 진짜 생각에 의해서 내려져야 한다. 누군가에게 휘둘려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는 말이야. 우리의 바람이 네 결정에 영향력을 끼치면 안돼.’

 

  화현과 문은 그리고 식탁에 앉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내 결정에 영향력을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조심스러운 듯 했다. 마치 그것이 큰 죄악이라도 되는 듯 말을 조심하고 있었다. 내가 화현에게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의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나는 내 잔을 채우고, 자책하고 있는 조셉핀에게 다가가 그의 잔도 채웠다. 내가 잔을 들어보이자 조셉핀은 금방 얼굴이 밝아진 채 잔을 들어 내 잔과 부딪혔다. 그 덕에 아주 옅게 얼어붙은 식사 자리가 천천히 녹고 있었다.

 

 “율. 뉴드에 오니 어때?”

 

  호치가 물었다.

 

 “음... 글세? 신기한 것도 있는데.”

 “별 감흥은 없지?”

 

  하늘을 날거나, 벽을 통과하는 듯 신기한 일들은 많았지만 내 원래의 세상과 뉴드는 큰 이질감이 없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율. 너는 뉴드 체질인가 보다.”

 

  조셉핀이 신이 난 듯 말했다.

 

 “음식은 입에 맞았나요?”

 

  무게를 유지하던 오도리가 처음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아주 조심히 물어오는 데도 그의 묵직한 저음에 귀가 쫑긋 섰다. 나는 그의 음식에 받은 감동을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 그의 눈을 바로 보며 말했다.

 

 “그럼요. 아주, 아주 맛있는 식사였어요.”

 

  내 감동을 그대로 전한 것은 아마 말이 아닌 눈이었을 거다. 오도리가 눈에 띠게 미소를 지었다. 흡족한 모습이었다.

 

 “뉴드에서 제일 신기한 게 뭐였어?”

 “음... 너희들이 하늘을 나는 거?”

 

  호치가 탁자를 가볍게 치며 좋아했다.

 

 “고작 그거야?”

 “고작 그거라니!?”

 

  조셉핀이 실망한 듯 말하자 호치는 그를 나무랐다.

 

 “이런 것보다 하늘을 나는 게 더 신기해?”

 

  조셉핀은 몸을 돌려 2m 뒤에 있는 숲으로 손을 뻗어 가지를 불렀다. 그의 손에 미끄러지듯 들어오는 나무 가지에 놀라 말을 버벅거렸다.

 

 “어... 그래... 네 능력도 대단하다.”

 

  그제야 조셉핀의 얼굴이 만족스럽게 변했다.

 

 “하늘은 어릴 때 한 번쯤은 다 날아보는 거 아니야?”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게 쉬운 게 아닌 줄 알면서 그렇게 말해? 다들 어릴 때는 경험할 수 있지만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면 1m도 떠오를 수 없어.”

 

  호치의 말에도 조셉핀은 어깨를 으쓱이며 그의 말을 흘려버리는 듯 했다. 나는 호치를 진정시키기 위해 인정한다는 눈빛을 보냈다. 호치도 그 눈빛에 조금 수그러들었다.

 

 “미카엘은 대부분의 뉴지너들이 날 수 있다고 했거든.”

 “그 녀석이나 해당하지. 그렇게 되면 플라러라는 이름도 누군가에게 붙을 필요가 없잖아.”

 

  호치가 말했다. 그의 말이 끝나고 나는 미카엘의 이름을 말한 것이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순식간에 내려앉은 정적이 모두를 생각에 잠기게 했다. 다들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조셉핀이 가볍게 정적을 깼다.

 

 “미카엘은 여러모로 돌연변이야. 알 수가 없다니까.”

 “내일은 일정이 어떻게 돼?”

 

  마그리드가 물었다.

 

 “음... 글세?”

 

  나는 문과 화현을 보았다.

 

 “그건 두 사람이 알 것 같은데?”

 

  내 장난스런 말과 함께 모두가 미카엘에 대한 생각을 접기로 했는지 안정이 찾아왔다.

 

 “율은 모레 새벽에 돌아가.”

 

  나는 애초에 약속한 삼일이 이리 빨리 끝난다는 생각에 의문스러웠다. 문은 곧바로 내 의문을 해결해주었다.

 

 “너희 부모님이 일찍 돌아오시게 됐어.”

 “아... ”

 

  그가 부모님의 일정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상관없었다. 결국 내가 뉴드에 머무는 동안 뭘 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이 조급하게 날 흔들어놓았다.

 

 “아쉽다.”

 “나도 그래.”

 

  그 생각에 사로잡힐 때 조셉핀이 내 손을 잡으며 어리광을 부리듯 말했다.

 

 “이틀 뒤엔 첸이랑 도나, 마오도 올 텐데. 아참! 헤그윅이랑 마오는 봤지?”

 “응.”

 

  반가운 이름들이었다. 나는 모레 새벽에 그 두 사람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생각했다. 날 뉴드로 안내했으니 돌아가는 길도 안내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욕심일 수도 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만난 세상에서 친구를 만들고 싶은 욕심 말이다. 다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미련을 남기려는 내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언젠간 만나게 될 거야. 너무 걱정마.”

 

  그 언젠가가 ‘곧’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은 그닥 세상에 좋은 일이 생겨서는 아닐 거다. 어쩌면 모든 것이 잘못되면 모두에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

 

  조셉핀에게 웃어보이자 그도 미소를 지었다. 동생 같은 그의 모습에 정이 갔다.

 

  식사가 끝나자 다들 오도리와 브론디를 도와 정리를 시작했다. 나 또한 정리를 시작했다. 손님이라는 이유로 내 손에 접시나 컵이 들리면 곧바로 조셉핀이나 오도리가 뺏어갔다. 그래도 묵묵히 정리를 돕자 나중에는 두 사람도 허탈하게 웃으며 나를 그냥 뒀다. 화현을 따라 다시 내 방으로 가는 동안 침묵 속에서 자연이 말을 걸어왔다. 새소리와 바람 소리, 잎사귀가 부대끼는 소리, 간간히 들리는 동물 울음소리까지 어두해진 밤과 함께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율.”

 “응?”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청아한 화현의 목소리가 내 귀로 흘러들어왔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니야. 왜?”

 

  그녀가 온화한 미소로 내게 손을 뻗었다. 꽤 턱이 높은 길이라 그녀의 손을 잡으며 돌을 밝고 올라섰다.

 

 “하프 사람들이 어떤지 물었어.”

 “아... 좋아. 다들 친절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인 것 같아. 재미도 있고.”

 “다행이다.”

 

  익숙한 배란다가 들어오자 나는 그곳에서 있었던 바람에 섞여 들렸던 미카엘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과연 진짜 그의 목소리였는지, 그리움이 만들어 낸 환청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아마 집에 돌아가면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경험이라 환청이라 치부해 버릴 것 같았다.

 

 “부디 푹 쉬길 바랄게.”

 “데려다 줘서 고마워.”

 

  내 방에 도착하자 화현은 뒤돌아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나는 적막한 거실을 지나 드레스 룸에 가 편한 옷을 찾아 입었고, 내게 필요한 모든 생필품이 구비된 집이었기에 잘 준비도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 샤워를 끝내고 넓은 침대에 몸을 눕히자 머리 위로 난 큰 창에서 달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자 12시였다. 그제야 저녁 식사가 꽤 늦게까지 이어졌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시간엔 늘 미카엘이 올 시간이었다. 이젠 아득한 추억이 될 만큼 만남이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바로 누워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이 꿈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 위함이었지만 금세 잠에 들었다. 내일 아침 화현에게 잠을 설칠까 했던 걱정은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말해주기로 하며 이불 속에서 몸을 웅크렸다. 그 어떤 방해도 없는 완벽한 숙면이었다.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에 눈을 떴다. 일어나기 싫은 게으름이나 피로감이 없는 환상적인 아침이었다. 방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아침 햇살과 맑은 새소리가 내 정신을 맑게 하고 있었다. 매일 아침 찬물로 완전히 깨지 못한 잠을 씻어내며 맞이하던 아침과는 사뭇 다른 상쾌함이었다. 기지개를 피고 상체를 일으키자 의자에 반대로 앉은 누군가 날 보고 있었다.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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