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샤의 캐릭터, 알리샤 라스탄은 확실히 정형화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집에서 푹 자고 있으려나.

　와튼이 보호라는 명목하에 정말 과도하게 스킨십을 시도했다. 손잡기는 기본인 모양이다. 공녀를 수행하던 기사들 표정이 상당히 안좋아 보이지만 와튼은 가볍게 무시한다.

　그래도 알리샤 아바타의 인공지능은 와튼에게 호감도가 있는 모양인지 살짝 빼는 정도다. 좋을 때다. 그러다 알리샤 접속하고 그 꼴 보면 바로 따귀 날아 갈 듯.

　다시 수송대 진로를 개척하는 척후조를 맡았다. 듬성듬성 있는 몬스터들은 가볍게 때려잡으며 전진하고 고철 참새 기지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블로네 성에 먼저 도착해 남쪽 성문을 통해 돌아오는 후발대를 바라보며 이후의 계획을 세워본다.

　우선은 상태 확인

　“캐릭터 정보”

　[캐릭터: 메타나킹스타 Lv 34

　-아바타 형태: 기본형 인간.

　-명성: 275 (성향: 약간 선)

　-국적: 사이더스 왕국

　-신분: 유저 주민, 일반등급.

　-직업: 전사 Lv32 마법사 Lv29. 금속고철수집가 Lv29

　-능력:

　생명력 930 마나 1980

　체력 93 힘 152 민첩 147 지혜 196 마력 198

　투지: 32, 냉정: 31, 전투시야 25. 지휘력 4

　타격저항 0.7%

　전기 친화도 46%

　-특이 사항:

　D등급 용병

　칭호 역사에 없는 초보 마법사 적용중.

　칭호 초보 피버타임 최초 정복자 적용중.

　마나 재생 속도 25% 향상

　마법 재사용시간 25% 감소.]

　전직시험에서 업적을 쌓고 피버 타임을 모두 최초로 깬 결과 정상 기본 능력치는 거의 60레벨 대 캐릭터 들과 같다. 스킬 레벨이 받쳐주지 못하는게 문제다. 전투기술 30 레벨부터는 60, 90, 120레벨에서만 전직시험이 있고, 이후는 알아서 성장해야 하니 능력치를 최대한 올리려면 피버타임 기록은 몽땅 갈아치워야 한다.

　“스킬창.”

　스킬 목록을 좀 정리했다.

　-검술 Lv31

　-곤봉술 Lv2

　-마법 Lv27

　-이동술 Lv24

　-아크로바틱 Lv22

　-요리술 Lv4

　-정찰 Lv3

　-보조직업: 고철수집 Lv31.]

　수도에 가 숙련자 등급 시험을 치르려면 마법을 3레벨 올려야 하고. 돈을 왕창 벌어야 하고. 왕양의 시험비용도 마련하려면 바빠지겠다. 왕양도 권법 30렙이 되려면 삼사일 걸릴 것 같다니 그 동안 고철 참새 기지에서 사냥이나 해야 겠군.

　~~~

　저녁이 되어 성주의 동생인 타스 블로네 자작이 초빙인사들을 대동하고 돌아오며 임무는 종료되었다. 이리저리 성내에서 앞으로의 계획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는 중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던전 탐사대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용병으로 참여한 할리시노 던전 탐사대 퀘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타스 블로네 자작의 결과보고를 받은 의뢰자 칼스 블로네 백작은 탐사 결과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탐사에 도움을 준 모든 이에게 계약 내용에 더해 10%의 추가 보상을 약속합니다.

　- 경험치를 1만2천 획득했습니다.

　- 잔여 계약금 및 선두 진입조 참여, 활약에 따른 실적 보수 등 2골드 44 실버를 획득합니다.

　- 서브 퀘스트 야간 청찰 임무에 대한 보수 33 실버를 획득합니다.

　- 명성 22 획득, 용병 명성 11 획득

　- 용병으로 참여하였기에 보수는 용병길드에서 수령해야 합니다.]

　역시 다양한 역할을 하니 생각보다 보상이 두둑하다. 백작이 대단히 만족했다는 걸 보면 던전에서 정말 보물 상자를 얻은 모양이다.

　 ***

　정상적으로 집에서 잠을 자니 피로가 바로 풀렸다. 그런 김에 이제부터는 화끈하게 야간 사냥에 돌입했다. 야간에 몬스터가 날뛴다는 건 그만큼 돈벌기 쉽다는 얘기다.

　전직 시험비, 마법 구입비, 왕양 원조비, 수도까지의 교통비를 벌려면 마나핵을 대량 획득해야 한다. 수도까지의 교통비는 블로네성 북쪽 비공정 선착장에서 수도와 교류하는 여객용 비공정을 탈 예정이다. 중간에 세 군데 성을 거치지만 단 이틀 만에 수도까지 갈 수 있다.

　비공정을 타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마나바이크를 탄다고 해도 일주일이 넘는 거리가 하나. 두 번째는 피버타임 난이도 문제. 전직 필요 레벨이 넘은 상태에서 천천히 이동하며 사냥까지 하면 전직 시험에서 피버타임 난이도가 확 올라 버린다. 검사와 마법사를 동시에 올리는 중이라 적응 단계 피버타임에 어린 메두사까지 나왔었다.

　피버타임이 실제 전투 능력치를 감안 하기 때문이다. 레벨이 너무 오르기 전에 응시를 해야 하는 것이다.

　클래스별 정식 전사로 인정되는 단계인 숙련 등급 이후는 30레벨마다 전직시험이 있으니 좀 여유가 있다.

　 ***

　오전부터 용병길드에서 보수를 받고, 파인리소스사 현장사무소에세 마나핵 퀘스트를 받고, 중간중간 사냥하며 고철 참새기지 도착했다.

　이곳은 며칠 만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갔다. 고렙들이 파티를 이루면 고철 몬스터들이 모래속으로 숨어버리니, 사냥 효율이 안 나오는 것이다.

　알랭이나 나처럼 참새기지 마법사의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고. 용병들이 썰물처럼 빠져 참새기지는 다시 조용해졌다.

　스터니 파커 마법사가 알랭과 내게 사냥터 브리핑을 한다.

　“내가 자네들 능력을 보고 더 효율적인 사냥터위치를 확인 해 놨지. 자 여기, 여기.”

　지도에 고철 곰, 고철 멧돼지 위주의 군락지역을 표시했다. 알랭은 질린다는 표정이다. 군기 빠져서는.

　“그런데 마법사님. 제가 며칠 후에 수도에 숙련등급 시험 치러야 해서 오늘부터 야간 사냥을 하려고 합니다.”

　스터니 파커의 눈빛이 반짝거린다.

　“오호. 야간 사냥. 마나핵 대량 획득이로군. 좋아 좋아. 저녁 먹고 야간 사냥터를 알려주지. 알랭도 할 텐가?”

　알랭이 씹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는 성에서 부모님이 걱정하셔서.”

　“에잉. 알랭 자넨 예전의 패기가 없어. 하여간 열심히들 해. 하인스 핸들링이 마나차를 하나 더 만들고 있으니 내일부턴 4대를 운영할 거야.”

　“마나차 만들기는 그리 어렵지 않은 모양이네요?”

　“혼자 움직이게 하려면 힘들지만, 그냥 순찰견 따라가게만 하는 건 간단해. 순찰견을 인식하고, 방향 꺾고, 바퀴 돌리고, 출발-정지 기능만 있으면 되니까. 간단한 기능만 설정하면 되니 마나배터리만 있으면 거의 조립 정도랄까.”

　“중요한 건 순찰견 이군요.”

　“그놈 만들려면 하인스 핸들링이 고생 좀 하지. 미세 금속 근육을 만들고 전투와 정찰 관련해서 복잡한 인공지능 설정을 해야 하니.”

　“그런데 이번에 보상은 꽤 받으셨어요? ”

　“이번에 내 대활약으로 보상을 꽤 받았지. 나중에 던전에서 건진 마법서도 두 개는 보여준다고 하더군.”

　“기지 적자는 면하셨어요?”

　“쓸데 없는 데 신경 끄게나. 야간 사냥하려면 빈집 아무데나 써.”

　음. 아직 적자군.

　우린 하인스 핸들링에게 전에 수리 맡긴 무기를 받고 사냥터를 누볐다. 범위를 넓히니 고철 멧돼지 군락지가 많이 나왔다. 거기에 30레벨이 넘는 고철 도마뱀 군락지도 발견하고는 알랭과 호흡을 맞추며 왕창 쓸어담았다.

　“알랭. 다음에 마법사에게 배우는 마법은 샤프니스로 가르쳐 달라그래. 너랑 내 검이 충격없이 몬스터를 잘라야 마나핵 수확률이 올라가니. 마법사도 좋아할 테고.”

　“그럴게요, 메타나형.”

　현재 마나핵 수확률은 30~40% 사이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금속체 몬스터가 충격을 먹으며 마나핵이 깨지기에 더 오르지 않는다. 모든 고철 몬스터에게서 마나핵을 얻으면 대박인데.

　저녁이 되자 알랭은 성으로 퇴근하고 나는 낡은 건물을 하나 잡고 잠쉬 쉬었다. 화려한 불꽃놀이를 위해 으슥한 밤을 기다리는 것이다.

　~~~

　달이 떠오른 시간에 마법사를 찾아가니 다시 지도에 감지된 몬스터를 표시해 준다.

　“확실히 무리가 두배는 모이는군. 모래 에 숨어 있던 놈들이 밤에 나오는 모양이야. 그런데 야간인데 자네 혼자 괜찮겠나?”

　“저도 디텍트 마법은 있으니 불리하면 피해야지요.”

　“조심하게. 야간엔 밖에서 사냥을 한 적이 없어서 어떤 몬스터가 나타날지 모르니.”

　“우와. 마법사님께서 절 걱정까지 해 주시고 감격했어요.”

　“헛소리. 자네 죽으면 유저라 일주일은 있어야 부활하잖아.”

　크험. 그 이유군.

　이곳 유저 사망 패널티는 꽤 크다. 일주일 동안 사망했던 아바타가 아공간에서 피해복구를 한다. 그러니 다른 아바타로 활동해야 한다. 아바타끼리 능력치는 데이터 전송을 통해 동일하게 설정할 수 있어 부자들은 보조 아바타를 필수로 둔다. 기본형 인간 아바타 가격도 상당하기에 게임속 아바타제조협회도 꽤 돈을 긁어모은다..

　야간 사냥을 개시했다.

　첫 스타트는 포복이동, 디텍트 마법, 망원경 관찰.

　정찰 스킬 늘리는 중이다. 그리고 몬스터를 발견하면 달려들었다. 역시 무리가 두 배 가까이 늘어있어 고철 늑대 무리는 10 마리 정도가 보통이다. 혼자서는 역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도플갱어가 있는 게 편한데.

　밤에 혼자 대규모 적과 싸우니 투지, 전투시야와 냉정 스탯의 수치가 서서히 상승해 간다. 기동과 회피관련 스킬도 빠르게 성장했다. 두 시간 동안 싸우니 마나석이 30개가 모였다. 혼자 싸우니 정교한 타격하기가 어려워 마나핵 수확률이 20%대로 떨어졌다.

　쉬다가 싸우기를 반복한 후에 기지 낡은 건물에 침낭을 깔고누워 노곤한 몸에 휴식을 선사했다.

　오전 브리핑에 내 실적을 보고하자 스터니 파커가 흥분한다.

　“이럴 수가! 93개 마나핵! 내 몫이 19개! 메타나 자네는 복덩이야.”

　“20%면 18개 아닌가요?”

　“반올림! 반올림!”

　“마법사는 어중간한 데이터는 버려야 하는 거 아녜요?”

　“내 맘이야!”

　흠. 역시 멋대로 마법사다.

　이틀을 더 야간 작업에 돌입해 마나핵을 왕창 벌었더니 왕양도 권법 30렙 도달했다.

　이제 전직을 위해 수도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