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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히든게이머
작가 : 아련히
작품등록일 :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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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계 <엔들리스 월드>의 삶을 살게 된 주인공이 게임을 통해 엔들리스 월드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입니다.

 
10장. 캡슐 베타테스트
작성일 : 19-10-24 04:10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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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 킹스타 >>

 

 # 알리샤 페트로크라는 여인.

 

 - 슈프림 캡슐사 파론시 지사

 날이 밝자 나는 약속한 베타테스트를 위해 슈프림 캡슐사 지사를 찾았다. 건물마다 경비들이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 엄청난 첨단 시설건물이 여럿이지만 내겐 출입금지구역. 출입자 등급설정을 마치고 안내 여직원을 따라 한 테스팅 건물로 들어섰다.

 

 도착한 방은 넓고 심플한 흰색 공간이다. 한끝에 모니터링용 업무대가 있고, 부채꼴 방향 20m쯤 거리에손잡이가 달린 문이 10개 보였다. 칸막이벽으로 나누어진 테스팅룸이다.

 안내원을 따라 보안문을 통해 들어섰는데도, 실험실의 대기 겸 휴게공간이다. 테이블 두 개에 의자 네 개, 음료대가 있고 투명 강화유리로 막혀있어 근무자를 바로 만날 수 없다. 실험실 내에서조차 업무 구간에 비인가자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신분증을 활용해 대기 공간을 나선 안내인이 업무를 보던 직원 중 한 명에게 말을 건다.

 

 중요해 보이는 그여자를 분석해 보았다.

 스크린을 보며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23세쯤으로 상당한 미모를 소유하고 있다.

 하얀색 피부에 날씬하면서도 균형 잡힌 몸매를 갖춘 걸 보면 운동 능력이 우수할 듯.

 눈보다 훨씬 큰 검은 테 안경은 시력 보조용이 아닌 정보 디스플레이 용인 것 같다.

 상당히 지적이면서도 칼 같아 보이는 인상이다.

 입은 옷도 구김살 하나 없이 깔끔하다. 최고급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 빛나면서도 너무 튀지도 않는 옷인 걸 보면 명품이 분명하다. 부자로군.

 조그만 손동작에도 절제된 탄력이 느껴진다.

 

 ‘저 여자가 킬러로 변신해 무기를 들고 달려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게이머로서 늘상 해오던 상대분석 과정이 평상시에도 그냥 튀어나온다.

 ‘이건 직업병이야.’

 혼자 피식 웃었다.

 나머지 모니터링 직원 네 명을 지휘하고 있던 거로 보면 이 파트의 책임자급이다.

 날 한번 돌아본 여자가 대기실로 다가왔다. 유리문을 열면서 손에 패드를 들고 기록을 살피보았다.

 

 “당신이 라이언 킹스타군인가요?”

 “맞습니다.”

 “내 이름은 알리샤 페트로크. 본사 테스팅 부문 부총괄이예요.”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잠시 멀뚱히 바라보는 알리샤.

 ‘인사했는데 아무 반응 없네. 뭐 잘못됐나?’

 나도 같이 멀뚱히 바라보자 당황한 듯한 안내 여직원의 말.

 “알리샤님은 본사 테스팅 부문 부총괄이세요. 테스터들을 실질적으로 총관리하시는 분이세요.”

 

 그래서?

 “예, 높으신 분이시군요.”

 

 내 덤덤한 말에 알리샤와 여직원이 ‘큭’ 웃는다.

 “음. 아주 확실히 안 모양이군요. 라이언 군. 나 아주 높은 사람. 당신은 초보 베타 테스터. 말 잘 들어야 하는 건 알겠죠?”

 “네.”

 “말 놓는다. 라이언.”

 바로 나이로 찍어 누르려는 듯 아주 당연한 듯한 말투다. 그렇다고 기세에 눌릴 내가 아니다.

 

 “일단 ‘증’까고 보죠. 나보다 어린데 누나 행세하는 사람이면 나도 억울한데.”

 

 내 반응이 예상외인 모양이다. 잠시 뚫어져라 보던 알리샤가 주머니에 있던 신분증을 꺼내 보인다.

 행동 패턴 분석. 주머니 소지품 예측, 판단 및 반응 속도 체크. 신체의 강도 추정.

 결론. 역시 이 상태로 맞붙어선 승산 없음.

 

 ‘이 답답한 라이언 몸 상태를 좀 개선해야지.’

 

 치밀한 성격인지 주요 보안 정보는 손가락으로 가리며 나이만 확인시키는 알리샤다. 23세. 확인 후 고개를 끄덕이자 신분증을 집어넣으며 한마디 한다.

 

 “수집된 정보로 파악된 성격과는 다르네. 네 동의로 현재 게임 캐릭터 패턴 정보를 분석했었는데.”

 “전기 먹고 달라졌어요.”

 간단한 대답에 안경을 살짝 들며 유심히 쳐다보는 알리샤다. 그 시선을 덤덤히 받으며 물었다.

 “그런데 슈프림 캡슐사는 정보 수집도 빠르네요. 겨우 하루 지났는데.”

 “워낙 중요한 사건이었고, 회사 망할 뻔한 일이기도 했으니. 수도 본부 연구소에서 ‘어마어마’한 일을 하던 내가 이곳에 긴급 출동한 이유이기도 하지. 전기 먹은 인간이 캡슐에 어떻게 적응할까? 절대 흔치 않은 연구과제거든.”

 “비교 대상 구하기 쉽지 않겠네요.”

 “휴우. 그게 문제야. 유일한 테스트 케이스니까. 그런 경우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가벼운 전기쇼크 경험자들이었거든. 하여간 베타테스터로서 맹활약을 하기 바랄게. 라이언.”

 “알아서 열심히 구르겠습니다. 어여쁘신 알리샤 부총괄 누님.”

 

 정중히 허리까지 숙여 가며 좀 띄우자 다시 두 여자가 ‘큭’ 웃음을 흘린다.

 

 “자, 현재 네게 배정된 테스트 제품은 중급 보급형 최신개발 모델, 슈프미들 A-901. 아직 네 베타테스팅 능력치가 확인 안 되었으니 일단 이걸로 테스트를 시작할 거야. 질문?”

 “저 혼자만 테스트하는 건 아니겠죠?”

 “옆에 보이는 10개의 방에 5개 모델, 2명씩 배정되어 있어. 너랑 한 명이 비교될 거고. 하지만 주요 도시에서도 모델별로 2명씩 베타테스팅이 진행 중이라 비교 대상은 현재 60명. 차차 출시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늘어날 예정. 다른 질문?”

 

 “제가 테스팅할 모델이 기존 동급 모델과 다른 점은요? 그걸 알아야 테스터로서 새로운 기능을 평가할 수 있게 행동할 수 있지 않겠어요?”

 “호. 마치 베타테스터 경험이 상당히 있는 듯한 말투네. 누구한테 들었니?”

 “하늘에서 신의 목소리가 들려와.”

 “흥. 웃기지도 않는 소리. 하여간 알려주지. 네가 테스트할 중급 보급형의 개선사항은 세가지. 반응 딜레이 타임을 0.01초에서 0.001초로 낮추는 거 하나. 사용자 시승시 공기 분사 자극으로 신체 상태를 최적화시키는 기능이 둘. 게임 환경에 쉽게 피로해지는 두뇌를 진정시키는 두뇌 공기 마사지 기능이 셋.”

 “두번째 세 번째야 제가 반응할 수 없지만 반응 딜레이타임은 제가 급격한 행동을 하거나 전투를 자주하면 체크하기 편하겠네요.”

 “그렇다고 할수 있지.”

 “그런데, 중급 프리미엄형이나 고급형은 가격이 얼마나 해요?”

 알리샤 페트로크가 묘하게 웃음을 짓는다.

 “중급 프리미엄, 3천 골드. 고급 보급형은 3만 골드.”

 골드는 백만원 돈. 게임내 가치와 현실의 가치가 같다. 30억, 300억이란 소리. 고급 프리미엄은 30만 골드하려나.

 “보상금 받은 거로 한 대도 못사네. 얼른 돈 벌어야지.”

 “허, 그건 알아서 하시고. 다른 질문.”

 

 “계약서에 보면 업무 보수야 알겠는데, 테스터 개인 정보유출 시 회사측 책임이 불분명한데요.”

 “흠, 치밀한 성격이네. 분명히 수집된 데이터하고는 틀려.”

 

 알리샤가 패드를 터치하며 무단 개인정보유출 배상규정을 들이민다.

 

 “좋군요. 그런데 제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들이 다른 사람들과 좀 틀릴 겁니다. 데이터 관리자를 한 사람만 지정해 주셨으면 좋겠는데요.”

 안경을 다시 살짝 들어 올리는 알리샤의 표정엔 비웃음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다.

 

 “호오라. 아직 25레벨 초보 전사 베타테스터께서 엔들리스 월드를 천하통일하겠다는 것처럼 들리네. 빼짱이 기가 막혀. 휴”

 

 알리샤가 정말 고개 들어 천장을 보며 한숨을 뱉는다.

 

 “그 정도쯤이야. 남자가 그 정도 포부는 기본 아닌가요?”

 양손을 뒤집어 보이며 당연한 듯 말하자 알리샤가 코웃음을 친다.

 

 “좋아. 모니터링 관리를 한 사람으로 지정해 주지. 썬더볼트 풋내기 영웅.”

 머리를 긁적이며 보자니 알리샤는 진지한 표정이다. 풋내기라고 부른 게 진심인 모양이다. 안내한 여직원이 옆에서 크큭하고 웃는다.

 

 간단한 설명이 끝나자 나는 비어있는 테스팅룸으로, 알리샤는 모니터링 업무대로, 안내원은 원래의 건물입구 안내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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