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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영안(靈眼) - 숨겨진 역사
작가 : 리진
작품등록일 : 2019.9.4

세조를 암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무리에 맞서 그들의 계획을 파헤치는 영안(귀신을 보는 눈)의 주인공과 남이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대체역사
집안의 저주로 영안을 갖게 된 박윤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집을 나서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운명의 상대인 귀신 명선을 만난다. 하지만 명선이 가진 극음의 기운을 탐내는 자들이 나타나 그들을 위협하고, 위험에 빠진 그들 앞에 궐에서 파견나온 남이가 나타난다.

 
위기의 순간
작성일 : 19-10-24 00:14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5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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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녀석, 어떻게 된 거야? 손톱이 어느새 이렇게 길어진 거지?”

 유자광은 연희의 손톱에 긁힌 손등을 어루만지며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상처는 제법 깊은 듯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 귀물의 힘을 흡수해서 그런지 그녀의 음기가 생각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군.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일이 귀찮아지겠어.”

 조명환이 중얼거리며 품속에서 칠성검을 꺼내 들자, 다른 일행들 또한 일제히 무기를 뽑아들었다.

 “자네들은 저자를 맡아주게. 제압하려는 생각은 버리고 멀찍이서 견제하면서 최대한 시간만 끌어주면 되네.”

 “으음, 알겠네.”

 조명환이 남이를 바라보며 말하자 이정운 등은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존심이 상할 법도 했지만 그들 또한 지난번 싸움에서 남이의 실력을 보았기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자신들은 남이의 상대가 되지 않았으나 시간을 끄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뒤이어 조명환은 유자광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자네가 저 귀신들린 꼬마 녀석을 잡아주게. 이 소녀보다 저 녀석이 데리고 있는 귀신이 더욱 강한 음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게. 소녀를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저 녀석은 반드시 잡아야 하네.”

 “걱정 붙들어 매라고. 지난번엔 처음 보는 현상 때문에 좀 당황했지만 이번에는 어림없지.”

 유자광이 씨익 웃으며 박윤을 향해 몽둥이를 흔들어 보였다.

 박윤은 등줄기에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자네는 나와 마저 이야기를 끝내지.”

 “…”

 칠성검을 든 채로 천천히 다가오는 조명환의 표정에는 별다른 감정이 떠올라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을 바라보는 연희의 눈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크흐흐, 애송이 녀석! 지난번에는 운이 좋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거다.”

 유자광이 섬뜩한 웃음을 흘리며 박윤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박윤은 자신이 그의 힘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했다.

 “낭자, 혹시 무슨 방법이 없겠소?”

 “에잇! 저 인간 왜 얼음덩어리가 되지 않지? 지난번에는 잘 됐었는데!”

 “이미 음기를 쏘아 보내려고 시도하고 있었던 거요?”

 박윤이 낭패한 얼굴로 소리쳤다.

 명선이 음기를 이용해 싸워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았다.

 그녀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몰랐다.

 둘이 허둥대고 있는 사이 이미 유자광은 지척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왜 그러나? 날 얼려버리는 게 생각처럼 잘 안 되는 모양이지?”

 유자광이 슬쩍 비웃음을 흘리나 싶더니 어느새 박윤의 정수리를 노리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박윤은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지만 유자광은 연이어 다가들며 방망이를 휘둘렀다.

 “크윽!”

 박윤은 유자광의 교묘한 방망이질에 어깨를 얻어맞고 말았다.

 박윤은 평생 글만 읽으며 살았기 때문에 몸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다.

 대현 스님과 산속에서 생활하는 기간 동안 강도 높은 체력단련을 하긴 했으나 타고난 싸움꾼인 유자광의 적수가 될 수는 없었다.

 “꺄아악!”

 박윤은 뒤이어 날아드는 방망이를 피하려다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다.

 박윤보다 명선이 더욱 놀라 비명을 질러댔다.

 “낭자, 제발 좀 진정하시오!”

 “꺅! 도련님, 위험해요!”

 유자광의 방망이가 머리를 향해 떨어져 내렸다.

 박윤은 급한 김에 양팔로 머리를 감싸 안았다.

 퍼억!

 “음?!”

 유자광은 상당한 힘을 담아 방망이를 내리쳤는데, 박윤의 팔에 닿자 마치 단단한 바윗덩어리를 후려친 듯한 반탄력이 느껴졌다.

 자세히 내려다보니 박윤의 양팔이 얼음덩이가 된 듯 단단해져 있었다.

 턱!

 “이 자식…”

 박윤이 오른손을 뻗어 유자광의 방망이를 움켜쥐었다.

 방금까지 와는 달리 강력한 힘이 느껴졌다.

 박윤의 눈에서 어느새 새파란 청광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리들이 며칠 전에 설화원에 오신 것도 실은 저를 잡아가기 위해서였나요?”

 “당시에는 자네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갔었지.”

 “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절 잡아가신다고 해서 얻으실 것도 없을 거예요. 대체 왜 저를 잡으려고 하시는 거죠?”

 연희는 답답한 마음에 소리쳤지만 조명환의 표정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자네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가지고 있네. 바로 자네가 가지고 있는 기운이지.”

 “…?”

 “자네도 방금 느꼈겠지만 자네의 몸에는 엄청난 힘이 깃들어 있네. 우린 그 힘을 빌리고 싶어서 자네를 찾은 것일세.”

 “힘이라니요? 저는 아무것도… 그런 엄청난 힘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렇지 않아. 자네의 손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갑자기 손톱이 어떻게 그렇게 길게 자란 거지?”

 “이, 이건…”

 “자네가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게. 분명히 남들과 다른 점이 있었을 거야. 몸도 이유 없이 아팠을 것이고. 아마 누군가가 술법을 걸어주기 전까지는 계속 그랬겠지.”

 “…”

 연희는 조명환의 말에 깜짝 놀랐다.

 분명 자신은 계속해서 몸이 아팠었고, 이상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었다.

 어릴 적부터 그녀 곁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원인 모를 한기를 느끼고 몸을 부르르 떨곤 했다.

 그리고 손톱도 문제였다.

 그녀의 손톱은 비정상적으로 빨리 자라는 데다 매우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녀의 손톱이 할퀴어서 난 상처는 잘 낫지도 않고 오래도록 흉터가 남았다.

 그녀가 지체 높은 대갓집 영애였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대놓고 귀신이 씌였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도 하인들이 뒤에서 그렇게 수군거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현상은 ‘그 일’이 벌어질 때까지 계속 이어졌었다.

 잠시 상념에 빠져있던 연희는 조명환의 말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가 술법을 걸어주었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음, 술법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던 건가?”

 연희의 물음에 조명환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누군가 자네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는 이상한 주문을 외운다거나 하지 않던가? 아마 한두 번 술법을 걸어서는 자네의 강력한 힘을 제어할 수 없었을 테니 자주, 혹은 정기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을 텐데? 그리고 그런 일이 있은 후로는 자네의 몸도 건강해지고 이상한 일도 점차 사라졌겠지.”

 “그게 무슨… 그런 일은 전혀…”

 조명환의 말을 부정하려던 연희는 갑작스레 떠오른 생각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분명 그런 일이 있었다.

 ‘설마… 서진 도련님은 그저 내게 장난을 치기 위해 그런 건데. 날 귀여워하셔서…’

 서진은 연희의 피로를 풀어주고 고민도 없애준다며 자주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장난을 치곤 했었다.

 그런데 그럴 때면 정말 머리가 개운해지고 몸이 가뿐해지는 것 같아 신기했다.

 연희는 서진이 하는 그런 장난이 견딜 수 없이 좋았다.

 그의 손길이 닿는 순간 마음속에 응어리진 옛일도, 한순간에 바뀌어버린 자신의 처지도 모두 잊을 수 있었다.

 “얼굴을 붉히는 것을 보니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나 보군.”

 조명환의 말에 다시 현실로 돌아온 연희는 표정을 굳히며 소리쳤다.

 “아, 아니에요! 술법이라니, 그런 일은 전혀 없었어요!”

 “아니, 자네가 술법인 것을 몰랐을 뿐, 분명히 누군가가 자네에게 술법을 걸었네.”

 조명환은 말을 하면서 천천히 연희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는 연희를 어떻게 제압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이 아가씨는 혼백이 아니라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이니 항마진언으로 제압할 수는 없다. 일단 음기를 속박하는 것이 먼저겠군.’

 그는 품속에서 부적을 한 장 꺼내더니 무슨 말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연희는 그가 하는 말을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잠시 몸에서 힘이 빠질 걸세. 놀라지 말게나.”

 어느 순간 중얼거리기를 마친 조명환이 부적을 날려 보내자 신기하게도 부적은 하늘하늘 공중을 날아 연희에게로 다가갔다.

 연희는 종이로 만들어진 부적이 정확하게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이 신기했으나 왠지 모를 거부감에 손을 내저으며 그것을 피하려 했다.

 “아, 안돼! 저리 가!”

 그러나 이상하게도 부적은 그녀의 손을 슬쩍 타고 넘는가 싶더니 결국 가슴팍으로 다가와 달라붙었다.

 그와 동시에 부적에 쓰여진 글씨에서 희미하게 빛이 나기 시작했다.

 연희는 달라붙은 부적을 떼어내려고 잡아당겼으나 어떻게 된 일인지 부적은 떼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찢어지거나 구겨지지도 않았다.

 “음기의 힘을 잠시 억누르는 부적이네. 자네도 더 이상 그 힘을 쓰면 몸에 좋을 것이 없으니 거부하려 들지 말고 얌전히 있게.”

 “으, 으음…”

 부적이 달라붙자 연희는 정말로 온몸에서 스르르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조명환이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멈춰! 연희에게서 당장 떨어져라!”

 그 순간, 어디선가 굵은 돌멩이 하나가 조명환을 노리고 날아왔다.

 조명환이 뒷걸음질 치며 돌을 피하는 사이, 한 사내가 급하게 달려와 연희와 그의 사이를 막아섰다.

 “서진 도련님!”

 연희는 눈앞에서 자신을 가로막고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소리쳤다.

 그 순간 연희는 위험한 사람들에게 잡혀갈 위기에 처했다는 것도,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위급한 상태라는 사실도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김서진이 슬쩍 고개를 돌려 연희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많이 놀랐겠구나. 이제 걱정하지 말거라.”

 한편, 갑자기 튀어나온 김서진을 본 조명환은 눈빛이 달라지며 그에게 물음을 던졌다.

 “자네 혹시 김서진인가?”

 “누군데 나를 알지?”

 그제야 조명환을 자세히 살펴본 김서진은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멍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자네, 명환이 아닌가?”

 “도련님, 아시는 분이신가요?”

 연희가 입을 열자 다시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온 조명환은 품속에서 다시 부적 하나를 꺼내 들며 소리쳤다.

 “어서 비키게! 자네를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네!”

 “명환이 자네 설마 연희를… 안 돼! 연희는 건들지 말게!”

 “나도 그 아가씨를 해치고 싶지는 않지만 대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네.”

 “정신 차리게! 그 일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억지로 시도해서는 안 되는 일이야. 선생님께서도 결국 그 일을 진행하는 것을 그만두시고는 우리에게도 더 생각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나! 모든 일은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말이야.”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손 놓고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법이네.”

 조명환이 담담한 말투로 대답하자 김서진의 표정이 굳어졌다.

 조명환이 결코 뜻을 굽히지 않을 거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 또한 순순히 비켜날 생각 따위는 없었다.

 “비키지 않는다면 자네를 제압할 수밖에 없네. 미안하네.”

 조명환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손에 들고 있던 부적을 날렸다.

 부적은 하늘하늘 움직이며 김서진에게 다가왔다.

 “아, 안 돼!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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