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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약속의 향기
작가 : 살리에르
작품등록일 : 2019.10.3

향기를 잃어 절망에 빠진 여자

사랑을 잃어 슬픔에 잠긴 남자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여자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남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향긋한 아로마 향기처럼 다가오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오늘도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향기를 느낀다.

 
약속의 향기 - #21. 진심이 오해받는 순간들
작성일 : 19-10-23 21:40     조회 : 359     추천 : 0     분량 : 7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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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향기 - #21 진심이 오해받는 순간들

 

 

 멀어지는 새벽을 보며 남은 세 사람은 모두 당황했다.

 

 분명 새벽이 화장실이 급해서 자리를 떠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멀어지는 새벽을 보며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당연히 민아였다.

 

 민아는 급하게 자신의 휠체어의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새벽을 따라나서려고 했다.

 

 그때 순신이 민아의 휠체어를 살짝 잡으면서 말했다.

 

 “저렇게 뛰어가는 사람을 어떻게 잡으려고요. 어둡고 바닥도 고르지 않아서 위험해요.”

 

 순신은 민아에게 말하고 성원을 보며 말했다.

 

 “성원아. 네가 빨리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둡고 여기 외진 곳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을 거야.”

 

 성원은 순신의 이야기를 듣고 살짝 고민을 했다.

 

 그리고 민아를 살짝 바라보자 민아도 성원에게 도와 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제가 다녀올게요. 너무 걱정 말고 있어요.”

 

 성원은 민아에게 말하며 새벽이 사라진 방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성원이 새벽이 뛰어간 방향으로 달려가자 순신은 민아에게 말했다.

 

 “걱정 말아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네..”

 

 민아는 순신의 말을 듣고 다시 휠체어를 잠그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순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옆에 있는 보온병에서 따뜻한 차를 한잔 따라서 민아의 앞에 내려놓았다.

 

 “따뜻한 차에요. 마시면 조금 나아질 거예요.”

 

 “아.. 네. 감사합니다.”

 

 순신은 자리에 앉기 전에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그리고 담배를 자연스럽게 열어 담배를 입에 물다가 민아를 보며 멈칫했다.

 

 민아도 뭔가 인기척을 느꼈는지 순신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고, 순신은 급하게 물었던 담배를 뱉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아.. 죄송해요. 이것도 습관이 되다 보니..”

 

 “아니에요. 담배도 기호식품인걸요.”

 

 “아닙니다. 이제 저도 담배 끊으려고 생각했었어요. 담배 좋지도 않고 돈도 많이 들고 별로라고 생각해서..”

 

 “아.. 끊으시면 당연히 좋죠.”

 

 순신은 자신의 절반도 넘게 남은 담배를 손으로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순신은 민아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였다.

 

 민아는 알고 있었다.

 

 이 또한 순신이 자신을 위해 하는 배려임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지만 민아는 아직도 순신의 그런 배려가 조금은 불편하게 생각이 되었다.

 

 특히 순신과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민아는 왠지 모르게 희형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민아는 모르고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위해서는 함께 있는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조금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벽 씨가 굉장히 용감하네요. 나는 저런 거 잘 못할 것 같은데. 대단한 거 같아요.”

 

 “새벽이가 어렸을 때부터 저랑 다르게 강단도 있고, 용감하기도 했어요. 가끔 너무 왈가닥이라서 문제이기도 했지만..”

 

 “아.. 새벽 씨가 왈가닥 성향이 있었군요. 전혀 안 그렇게 보였는데..”

 

 “사실 강한척하는 거예요. 제가 볼 때 아직 아기 같은 면도 많은 아이에요.”

 

 “그래요? 제 눈에는 민아 씨가 어른스러워하는 아기 같은데”

 

 순신의 말에 민아는 순간 얼굴이 붉혀지는 것을 느꼈다.

 

 순신은 단순히 민아가 말하는 말투,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고 아이 같다고 한 거지만 민아는 다르게 느낀 것이다.

 

 민아는 이런 분위기를 회피하기 위해 다른 대화의 주제로 빠르게 바꾸려고 했다.

 

 “아.. 네.. 그런데 순신 씨는 어떻게 성원 씨랑 친구가 된 거에요? 제가 볼 때 두 분은 성격이 많이 다른 거 같은데..”

 

 순신은 질문하는 민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민아는 그런 순신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시선을 살짝 피했다.

 

 “왜.. 왜요.. 그냥 물어본 건데..”

 

 순신은 금세 웃으면서 민아에게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사실 민아 씨가 나한테 질문 다운 질문을 한 게 처음인 것 같아서요. 너무 놀라서 그런 거예요. 그리고 민아 씨 질문에 대해서 대답하자면 민아 씨랑 새벽 씨도 저희보다 더 많이 달라 보이는 부분인데?”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죄송합니다.”

 

 순신은 웃으며 민아에게 말했다.

 

 “아니에요. 장난이에요. 민아 씨한테는 정말 장난을 못 치겠네요.

 

 “아.. 순신 씨가 장난을 너무 많이 치시니까 그렇죠.”

 

 “아. 그런가요? 하하. 성원이랑 저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만나서 친구가 됐어요. 둘 다 공통점이 있어서 금방 친해졌던 거 같아요. 그리고 성원이가 지금 성격이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저랑 비슷한 성격이었어요. 많이 밝고 장난도 잘 쳤는데 아무래도 성원이가 저보다 먼저 철이 들었나 봐요.”

 

 “아.. 그렇구나..”

 

 “그렇죠. 그래도 어쩌면 지금까지 성원이랑 이렇게까지 친해진 건 아마 우리가 많이 다르기 때문일 거예요. 원래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다른 점이 많아야지 오래갈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새벽이랑 저도 약간 그런 것 같고요.”

 

 “맞아요. 그래서 아마 오래도록 좋은 친구로 남아있는 걸 거예요.”

 

 두 사람은 그 대화를 끝으로 당분간 말이 없었다.

 

 갑자기 불어온 바람 때문이었다.

 

 뭔가를 날려버리고 머리를 헝클어버리는 바람이 아닌 따뜻한 강바람이었다.

 

 바람은 예쁜 벚꽃 잎과 벚꽃 향을 가득 실은 바람이었다.

 

 두 사람은 가만히 그 바람을 맞고 있었다.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어김없이 순신이었다.

 

 “그럼 성원이랑 저의 이야기는 대충 해드린 거 같고, 저도 하나 질문해도 돼요?”

 

 민아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

 

 “네. 그럼요.”

 

 “그럼 민아 씨랑 새벽 씨는 어떻게 친구가 된 거에요? 저희처럼 어떤 공통점이 있었나요?”

 

 “공통점.. 어쩌면 공통점이라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오오..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더 궁금해지네요. 어떻게 친해진 거예요?”

 

 민아는 고개를 들어서 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민아의 눈은 예전의 추억을 찾아 헤매듯이 뭔가를 생각하는 눈빛이었다.

 

 순신은 그런 민아를 보며 보채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어쩌면 순신은 이 순간이 그대로 멈추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한강을 바라보고 있는 민아의 모습은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민아는 금방 고개를 떨구고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저랑 새벽이는 아주 어렸을 때 서로 알게 됐어요. 병원에서 처음으로 만났죠.”

 

 “병원에서요? 두 분 다 아픈 것 때문에 만났나 봐요.”

 

 “정확하게 말하면 새벽이만 아팠던 거고, 저는 아프지는 않았어요. 저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있었거든요.”

 

 순신은 순간 민아의 다리를 쳐다볼뻔하는걸 간신히 참았다.

 

 하지만 민아는 순신이 아닌 한강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순신의 그런 행동을 알 수 없었다.

 

 “새벽이는 교통사고로 입원을 해 있었고, 더는 아빠가 병원에 입원을 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만나게 되었죠.”

 

 “아.. 그랬구나.. 아버님은 괜찮으셨고요?”

 

 “아빠는 그때 병원에서 돌아가셨어요. 아빠도 교통사고를 당하셨거든요.”

 

 “아..”

 

 순신은 그 이야기를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민아에게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란 걸 자신의 경험으로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신은 그냥 민아가 이야기를 이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는 혼수상태로 누워계셨어요. 어머니는 일을 하셔야 했고, 저는 혼자 아빠 곁에 있을 수밖에 없었죠. 그때 저한테 처음으로 다가온 게 새벽이었어요. 제가 혼자 심심하게 인형만 안고 휠체어에 앉아 있을 때, 먼저 와서 사탕을 줬어요. 자두 맛 사탕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순신은 민아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렇게 병원에서 우리 둘은 같이 휠체어를 타기도 하고 인형 놀이도 하면서 친해졌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엄마가 새벽이랑은 놀지 말라고 화를 내시더라고요. 단 한 번도 그렇게 화를 내는 분이 아닌데 크게 화를 내서 새벽이를 조금씩 피하기 시작했었어요.”

 

 갑자기 바람이 조금 세게 불어왔다. 순신은 민아의 어깨에 있는 옷을 다시 한번 메 만졌다.

 

 민아는 더 깊은 눈으로 한강을 보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새벽이가 탄 차와 사고가 난 차가 아빠의 차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 사고로 새벽이 어머니는 새벽이를 꼭 안은 채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어머니 입장에서는 당연히 새벽이와 친하게 지내는 게 불편하셨겠죠.”

 

 순신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민아를 바라봤다.

 

 민아는 순신이 그런 표정을 지을 거라는 것을 예상했다는 듯이 살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맞아요. 이렇게 지내는 게 어쩌면 신기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저한테 먼저 다가온건 새벽이었어요. 새벽이는 늘 저한테 진심을 다해줬고, 우리는 그렇게 세상에 없는 단짝이 되었죠. 어쩌면 서로 부모님을 잃었다는 것 때문에 우리는 서로 더 친해졌는지도 몰라요. 그래도 그런 사실을 다 알면서도 나한테 친구가 되어준 새벽이가 너무 고맙고 감사했죠.”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민아 씨 잘못은 아니잖아요. 너무 깊게 마음 쓰지 말아요.”

 

 민아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제 마음 안 써요. 우리는 그때부터 엄마가 필요할 땐, 엄마를 공유했고, 아빠가 필요할 땐 아빠를 공유했으니까요. 그렇게 우린 가족처럼 지냈어요.”

 

 “다행이네요.”

 

 “네.. 새벽이한테는 항상 고마워요. 아마 그때 새벽이가 제 곁에 없었다면 저는 지금의 모습으로 살고 있지 못했을 거에요. 서울에 올라올 때, 우리 엄마를 설득한 것도 새벽이고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항상 곁에 있어준 건 새벽이거든요. 그래서 전 새벽이가 말하는 건 뭐든지 해주고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어쩌면 저한테 하나밖에 없는 친구.. 자매 같은 아이니까요.”

 

 순신은 민아의 이야기를 듣고 둘의 관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일이었을 텐데 그 모든 것을 뛰어넘어 지금의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순신은 민아에게 위로가 될만한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성원을 제외하고 아무에게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던 잊고 싶었던 과거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사실 저도 어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성원이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안 계셔서 보육원에서 자랐고요. 아무래도 서로 부재가 있었기 때문에 금방 친해졌던 거 같아요. 어쩌면 둘 다 결핍이라는 것이 존재했고, 우리는 서로에게서 그 결핍을 채우길 바랐을 지도 모르죠.”

 

 민아도 순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순신에게도 상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이 어쩌면 순신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민아가 인생을 살면서 느낀 부분은 외로운 사람일수록 울적해 보이고 조용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향적으로 장난도 많고 활기찬 사람일수록 가슴속에 외로움이 더 많다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민아는 왠지 순신을 한번 안아주고 싶어졌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속으로 깜짝 놀라며 자신의 생각에 놀랐고, 그 생각을 지우려고 고개를 살짝 좌우로 흔들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보니까, 우리 네 명은 닮은 부분이 많네요. 그래서 어쩌면 지금 이렇게 같이 이야기를 하고 웃고 떠들고 하고 있는 거 같네요.”

 

 순신은 민아와 같은 방향을 보며 조용히, 그리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같은 방향을 보고 앉아 있었다.

 

 그 누구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아마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정적을 깨는 휴대폰 벨 소리가 들려왔다.

 

 바로 민아의 핸드폰이 울린 것이다.

 

 핸드폰에는 희형 선배라는 글자가 떴고, 순신은 그걸 보고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한강 쪽으로 걸어갔다.

 

 민아는 순신이 자신이 불편할까 봐 배려한 것이란 걸 알았다.

 

 그리고 왠지 지금은 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게 예의라고 느껴졌다.

 

 민아는 희형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민아의 통화 소리가 들려와야 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자, 순신은 뒤를 돌아봤다.

 

 민아가 통화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왜 전화 안 받아요? 내가 눈치는 있어서 서둘러서 비켜준 건데?”

 

 “알고 있어요. 그래서 받지 못하겠더라고요. 이따가 집에 가서 통화하면 돼요.”

 

 순신은 그런 민아의 얼굴을 보며 고민을 했다.

 

 아까 자신이 본 사실을 민아에게 이야기한다면 민아는 크게 상처받을까?

 

 두 사람 사이에는 오늘 진실이라는 이름의 바람과 추억이라는 바람이 함께 불어왔다.

 

 순신은 민아가 이후에 알게 되면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

 

 사실 순신은 지금 자신이 이야기하면 민아가 자신의 말을 믿고 희형을 미워하게 되길 바랐는지도 몰랐다.

 

 순신은 뭔가 결심을 했는지 민아에게 말했다.

 

 “민아 씨. 그 사람이 많이 좋아해요?”

 

 “네?”

 

 민아는 놀란 눈으로 순신을 바라봤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였다.

 

 “아까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한 거, 그 사람이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좋은 거에요?”

 

 “친절하고 저한테 잘 해줘요. 잘 챙겨주고, 늘 걱정해주고요.”

 

 순신은 민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한 번 더 고민했다.

 

 하지만 순신은 자신의 선택이 맞았기를 바라며 민아에게 말했다.

 

 “만약에. 만약에 그 사람이 민아 씨를 속이고 있는 거면 어떨 거 같아요?”

 

 “네?”

 

 “만약에 민아 씨가 좋아하는 그 사람이 민아 씨를 속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거라면 어떨 것 같냐고요.”

 

 민아는 화가 났다.

 

 순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희형을 자신의 앞에서 의심하는 게 너무 화가 났다.

 

 그리고 순신이 어떤 의도로 이야기를 했는지 지레짐작하고 나니 눈앞에 있는 순신이 미워지기까지 했다.

 

 “그게 무슨 뜻이죠? 순신 씨가 뭔데 그 사람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요?”

 

 “아니.. 전 그게 아니고요..”

 

 “정말 기분이 상하네요. 솔직히 화가 나네요. 그렇게 무례한 사람인가요?”

 

 “사실 아까 급하게 민아 씨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갔던 이유가.. 그 사람이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에요. 난 민아 씨가 상처 받…”

 

 “그만! 그만해요. 더 이상 이야기하면 정말 화낼거예요. 순신 씨가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할 만큼 가벼운 사람 아니에요.”

 

 “하.. 그래요. 악역은 늘 제 몫인가 보네요.”

 

 “당신 정말 최악이네요. 이만 가볼게요.”

 

 민아는 급하게 휠체어의 장금 장치를 풀고 순신의 옷을 바닥에 흘린 채 자신의 짐을 챙겨 피크닉 장소를 벗어났다.

 

 순신은 멀어지는 민아를 보며 자신이 괜한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그 사람보다 자신을 믿어줄 거란 착각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한 것이다.

 

 멀어지는 민아를 보며 순신은 살짝 눈물이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민아는 차가 다니는 둔치를 향해 서둘러 휠체어를 몰았다.

 

 둔치로 올라가는 길에서 휠체어가 잘 올라가지 못하자 민아는 있는 힘을 다해서 휠체어를 밀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올라가지 못했다.

 

 그때, 민아의 휠체어가 부드럽게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순신은 조용히 민아의 휠체어를 밀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신은 위에 도착하자 자신의 옷을 민아의 어깨에 다시 올려주고, 자신은 피크닉 장소로 터벅터벅 돌아가기 시작했다.

 

 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택시를 불렀다.

 

 그리고 돌아보지 말아야지 생각을 했지만 결국 살짝 돌아봤을 때, 순신은 힘없이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순신은 피크닉 자리에 돌아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마냥 한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한강에서는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순신은 눈을 깜빡이지 않고 그렇게 한참을 한강만 바라봤다.

 

 그리고 순신의 눈에는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강바람이 차가워서, 그래서 눈물이 난다는 핑계를 찾은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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