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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명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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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기…, 그대는 중원에 들어섰으면서도 아무 일에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가.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이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법.
중원의 풍파는 그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대를 휩쓸 것이다.
당세의 국면은 은인자중하려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으니까.]

 
8 화
작성일 : 16-07-12 11:18     조회 : 675     추천 : 0     분량 : 5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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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말을 놓는다면 나도 말을 놓을 거요. 나보다 연장자라서 존대를 하긴 하지만 초면에 그렇게 반말을 계속하면 듣는 사람 기분 나쁘다는 것도 생각해 줘야할 듯 해서 말이요.”

 남정기는 헝클어진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말을 하는 그는 웃고 있었다.

 정균의 눈가에 맺혀있던 살기가 한층 강해졌다. 하지만 그의 웃음을 본 당엽은 눈을 반짝였다.

 흥미가 동한다는 표정이었다.

 당엽이 입을 열어 말을 하려고 할 때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호랑이 얼굴의 사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남정기와 객잔에서 만났던 중년인이다.

 남정기를 바라보는 그의 눈 깊은 곳에서 강렬한 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들을수록 재미있는 친구군! 그래 소협 생각엔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오?”

 중년인은 반공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자세에 가장 놀란 것은 말없이 중년인의 옆에 있던 사질이라는 여인이었다.

 중년인의 태도는 평소와 너무나 달랐다.

 그녀가 아는 중년인은 눈앞에서 저렇게 오만을 떠는 사람에게 사람대접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중년인은 낮게 말하는 듯 했지만 후원이 울릴 정도로 큰 음성이었다. 그가 입을 열자 정균은 물론 당엽도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말을 한 중년인의 신분을 알고 있는 듯 그들의 얼굴엔 언뜻 중년인을 어려워하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좌중에 있던 사람들은 중년인이 입을 열자 은연중 그의 말을 기다리며 말문을 닫고 있었다.

 사람들의 분위기가 이런데 중년인의 신분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다면 바보다.

 남정기는 물론 바보가 아니기에 그런 분위기를 눈치챘다.

 그의 시선이 중년인을 향했다. 그와 중년인의 시선이 정면으로 부딪쳤다.

 “일단 내가 이 천을 풀겠소. 물건을 확인한 이후에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는데.....이 안에 든 물건이 당신들이 찾는 물건일 가능성은 만에 하나도 없지 않소? 공연히 몸을 괴롭힐 필요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오.”

 “으하하하! 소협의 말이 맞소. 좋아 좋아! 천을 풀러 보시게. 저 소협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소?”

 그가 사방을 둘러보며 말을 하자 사람들은 고개를 저어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남정기는 손에 든 물건을 덮고 있던 푸른 천의 매듭을 풀었다.

 매듭이 풀린 천이 그의 손을 덮으며 늘어지고 천에 싸여있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개문령(開門令)...........!”

 신음과도 같은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후원에 있던 사람들의 두 눈이 탐욕의 열기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남정기의 손바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직경 두치 반에 두께 반치 정도되는 정사각형의 쇠붙이였다.

 그것은 푸르스름한 빛을 미약하게 발산하고 있었는데 표면에는 정중앙에 길이 나있고 양옆으로 개(開)자와 문(門)자가 한글자씩 적혀 있었다.

 남정기는 내심 당황했다.

 설마 천속에 물건이 들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손안의 영패를 보던 그의 시선이 중년인을 향했다.

 중년인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도 뜻밖이었던 듯했다.

 남정기는 중년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이건 조금 묘하군요. 이 물건이 당신들이 찾는 물건이 맞는 겁니까? 그 모현이라는 중늙은이가 진품을 남기고 갔을 리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당신들 표정을 보니 이 물건이 가짜 같지는 않고?”

 “그 물건의 생김새는 전설에 전해지는 것과 같네. 하지만 나도 추풍서가 진품을 남겼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잠시 말을 멈추었던 중년인은 남정기와 주변의 사람들을 차례로 보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나는 저 물건의 진위(眞僞)를 가린 후에 다투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오. 이 젊은이의 말처럼 저 물건이 가짜라면 정말 공연히 몸을 괴롭히는 일이 될테니까!”

 “그럼 위지대협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거요?”

 정균의 날카로운 시선이 중년인에게 꽂혔다.

 그는 중년인이 좌중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불만스러운 말투였지만 감히 말을 놓지는 못했다.

 정균과 시선이 마주친 중년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대대로 사천의 당가는 금속을 다루는 일에 있어서 중원 최고를 다투어왔었소. 나는 당소협이 물건의 진위를 판별해 주었으면 하오. 당소협이라면 어렵지 않은 일이오. 그가 그 일을 완료할 때까지는 모두 손을 멈추고 기다리는 것이 어떻겠소?”

 중년인을 바라보는 당엽의 눈길에 이채가 떠올랐다.

 설사 개문령이 가짜라 해도 중년인처럼 담담하게 남의 손에 진위를 판별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정균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중년인의 말에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설사 마음속에 불복하는 마음이 있다해도 중년인의 뜻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았고, 아직 그들은 이성을 잃고 있지 않았다.

 중년인의 말에 남정기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중년인의 자세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물건이 그의 손을 떠난다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물건만 그의 손을 떠난다면 그가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못하겠다면?”

 좌중의 모두가 중년인의 의견에 동의하고 당엽이 중년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 후 남정기에게 다가서고 있을 때 음산한 음성이 들려왔다

  후원에 있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긴장했다.

 들려온 음성에 실린 막대한 공력이 그들의 고막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누구시오?”

 중년인의 음성에도 긴장이 역력했다.

 그의 시선이 후원의 그늘진 곳을 향했다.

 그의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어두운 그늘이 져 있는 담밑에서 사십대 초반의 중년문사가 걸어나왔다.

 나타난 중년문사는 청수한 풍모에 백색의 유생건으로 머리를 묶고 먼지하나 묻어있지 않은 백의를 입고 있었다.

 겉으로 보아서는 이름높은 문사로 보아도 무리가 없었지만 가늘고 길게 찢어진 두 눈에 감도는 냉혹한 신광이 그의 성정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중년문사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접힌 섭선으로 왼손바닥을 두드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화산(華山)의 사자철검(獅子鐵劍) 위지룡이 십여 년이래 화산의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제멋대로 사람들의 행동을 제어할 정도일 줄은 몰랐군 그래!”

 중년문사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떠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의 냉혹한 눈빛 한구석에 신중한 기색이 머물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자철검 위지룡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는 간단하지 않았다.

 최근 십여 년 동안 화산이 배출한 최고의 검객 다섯 명을 꼽으라면 반드시 그 안에는 위지룡의 이름이 들어간다.

 그가 성취한 매화검(梅花劒)의 성취는 이미 화산의 원로들의 인정을 받았다고 소문나 있을 정도의 고수가 그였다.

 사람들이 그를 꺼려한 것은 당연했다.

 위지룡 개인의 무위도 무위지만 그의 배후에는 소림, 무당과 더불어 당대(當代) 구파일방(九派一幫)의 수좌를 다투는 초거대문파 화산파(華山派)가 있는 것이다.

 위지룡의 안색이 차갑게 변했다.

 강렬한 기세가 그와 함께 후원을 휘감았다. 나타난 중년문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 그의 불같은 성격을 건드린 것이다. 하지만 화를 터트리는 것은 뒤에 해도 늦지 않다.

 그의 성격이 불같다해도 그는 전통의 정파명문에서 수십 년을 수련한 사람이다.

 감정에 쉽게 흔들릴 사람은 아닌 것이다.

 “막선배가 왕림하신 줄을 몰랐구려. 내가 일처리를 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드시는 모양인데, 그럼 선배는 어떻게 하고 싶으시오?”

 위지룡은 정중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그 어조에 묻어나는 강한 자신감은 그가 상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했다.

 천절수사(天絶修士) 막건은 감숙성을 무대로 활동하는 사파(邪派)의 고수로 그가 익힌 이십 사초 천절선법(天絶扇法)은 선법 중의 일절로 알려진 절기였다.

 그는 이미 무림에 이름을 떨친 지 삼십 년이 넘었고, 사자철검 위지룡에 비해 한 배분이 더 높았다.

 그의 나이가 육십이 넘었는데도 외견상 사십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가 지닌 내공이 얼마나 심후한가를 나타내는 단적인 증거였다.

 지난 사오 년 동안 그의 모습을 본 사람이 없어 은거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이 무림 중에 나돌았는데 그도 난주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위지룡의 말에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당가(唐家)가 금속에 조예가 깊다는 자네의 말은 옳네. 하지만 금속에 조예가 깊은 것이 당가만은 아니지. 내가 아는 사람도 쇠를 다루는 데는 당가에 비해 못하지 않다네. 나는 그 친구에게 물건을 감정하게 하고 싶구먼.”

 위지룡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의 눈에 어린 긴장이 더 짙어지고 있었다.

 막건이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막건에 대해 말할 때 실과 바늘처럼 그와 더불어 논해지는 사파의 인물들이 두 명 더 있었다.

 신수객(神手客) 소요명과 번뇌유자(煩惱遊子) 하명관이 그들이었다. 그들과 막건, 세 명을 한데 묶어서 사람들은 감숙삼효(甘肅三梟)라고 불렀다.

 감숙삼효는 함께 붙어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들 사이에 친분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고, 그들 중에서도 특히 막건과 소요명은 절친한 사이였다.

 막건이 언급한 자는 신수객 소요명이 분명했다.

 소요명은 별호에 신수(神手)라는 말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쇠를 비롯한 금속을 다루는데 일가(一家)를 이룰 정도의 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자였다.

 소요명이 만든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일 만큼 사람들에게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는데 그런 자가 사파의 인물로 불려지는 것은 그가 그 좋은 재주를 남의 귀한 물건을 위조하는데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가 위조한 물건은 물건의 주인조차도 진위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였다.

 막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가 걸어나온 어둠속에서 비단옷을 입은 오십대의 사내가 걸어나왔다.

 그는 이목구비가 큼직큼직하고 배가 많이 나왔는데 보기 흉하지는 않았고, 길을 가다 마주쳤다면 부유한 상인으로 여겨질 풍모를 지니고 있었다.

 그가 막건이 말한 신수객(神手客) 소요명이었다.

 소요명의 모습을 확인한 위지룡의 굵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자들이 몇 명 더 있음을 감지하고 있는 그였다. 하지만 그런 자들이 모두 소요명 수준의 자들이라면 그라 해도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고 장담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소요명은 사람좋은 미소를 띤 얼굴로 걸어와 막건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다.

 그의 시선은 남정기의 손에 들린 개문령이라는 물건에 고정되어 있었다.

 주변의 사람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듯한 그의 광망한 태도에 위지룡의 눈이 서서히 불길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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