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브리튼 던
작가 : 전Yeah
작품등록일 : 2019.10.8

블루튜더의 전사였던 요한은 레드튜더와 전쟁 준비 중 블루튜더가 레드튜더에 흡수되자 자신의 꿈을 포기한 채 탈단하여 외진 시골로 내려가게 된다.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하려는 요한 앞에 아무라는 이상한 녀석이 나타나면서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하는데...

 
04
작성일 : 19-10-23 00:04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1255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창공은 푸른색을 진하게 내비치고 있었으나 그 속살을 먹구름들이 애써 가리는 중이었다. 점차 몰려오는 흐릿한 방해꾼들은 오늘 날씨가 굉장히 어두울 것이라는 걸 예측하게 해준다.

 

  소포즈 할아범이 오늘은 비가 올 날씨라고 말했기에 야간 순찰을 마친 아무는 오늘 하루 집에서 푹 쉴 생각으로 가득했다. 야간순찰 보상으로 받은 양념치킨, 크리스피치킨을 양손에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올라가는 아무였다.

 

  “하나면 하나지 둘리겠느냐? 둘리면 둘리지 또친 아니야.”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발로 문을 두들긴다.

 

  “홈메이트 집에 있나? 벌써 나갔나? 없으면 치킨 내가 다 먹는다?”

 

  몇 차례 더 문을 차던 아무는 아무도 없다는 걸 확신하고 치킨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싱글벙글 웃으며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안에 들어가자마자 주방 식탁에 치킨을 놓고 먹을 준비를 하던 아무에게서 낯선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열려 있는 기다란 나무상자였는데 거실 한 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어서 무시하려고 해도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닭다리를 들고 잠시 고민하던 아무는 닭다리를 한 입 뜯으며 나무상자 주변을 기웃거린다.

 

  “뭐지? 요한에게서 온 건가?”

 

  그는 상자 안을 살펴본다. 맛있는 음식이을 기대하고 들여다봤지만 아무에게 있어 실망스러운 내용물들이었다.

 

  안에는 은색 테두리의 푸른 중갑이 들어있었다. 입고 있으면 갑옷에 짓눌려 죽을 거 같이 무겁고 투박해보였다. 그리고 중갑 옆에는 투박하고 큰 중검도 함께 있었다. 검신은 제법 두꺼웠지만 날과 끝은 뾰족하고 날카로웠다.

 

  닭다리의 연골까지 씹어 먹으면서 아무는 검을 들어본다. 일반 검보다 2배? 아니 몇 배는 더 무거웠다. 이 정도 무게라면 이건 아마 베는 게 아니라 둔기마냥 타격으로 싸우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상자 안에 있던 것들은 죄다 무겁고 무겁고 무거운 것들 뿐 이었다. 도대체 이걸 입고 이걸 들고 어떻게 싸우는 건지……. 정리할 마음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무거웠기에 아무는 다시 총총거리며 식탁에 앉아 치킨을 탐하기 시작한다.

 

 

 //

 

 

  한숨 거나하게 자고 일어나 거실로 내려온 아무였지만 요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요한이 잠시 들어온 흔적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라 집으로 오지 않고 바로 살롱에서 파스타를 먹으러 갔으리라 여긴 아무는 주섬주섬 챙겨 입고 집 밖을 나선다.

 

  “글쎄? 요한님 오늘은 여기 안 왔는데?”

 

  구스토스가 조금 근심어린 얼굴로 잔을 닦으며 말한다.

 

  “어제 명란 파스타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하셔서 오늘 아침부터 준비해놨는데 안 오셨어. 돈이 없으면 구걸해서라도 여기 와서 내 파스타를 사먹겠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내가 어디 갔는지 너한테 묻고 싶었다고.”

  “그래? 이상하네. 점심은 파스타를 먹어야 한다면서 퀘스트 하다가도 점심은 여기로 먹으러 오던 놈이잖아.”

 

  아무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갸우뚱 한다. 파스타를 꼭 챙겨먹던 녀석이 살롱에조차 나오지 않았다니. 근원을 알 수 없는 불안함과 걱정이 아무의 가슴 언저리에 눌러 앉는다.

 

  구스토스에게 치킨 도시락을 건네받고 밖으로 나온 아무는 곧장 마을 퀘스트 지점으로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세릴에게 요한의 안부를 물었지만 세릴은 고개를 젓는다.

 

  “오늘 하루 종일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무 씨에게 묻고 싶었는데, 아무 씨도 모른다니…….”

 

  퀘스트 지점 안에 있던 존티와 마도루도 오늘 하루 종일 보지 못해 행방을 모른다고 말했다.

 

  퀘스트 지점 밖으로 나오자 먹구름은 어느새 가득 끼어 파란 하늘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게다가 뭔가 화나있는지 우르릉 같은 소리를 내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었다.

 

  뭔가 안 좋은 기분이 든 아무는 집으로 다시 올라가면서 앨리에게 들린다. 하지만 앨리 역시 요한을 보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아침에 허니 드링크를 얻으러 여기에 종종 들리곤 했는데, 오늘은 못 봤네요.”

 

  그녀는 머리칼을 쓸어 넘기더니 하늘을 올려다 본다.

 

  “근데 어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찾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바람도 그렇고 공기도 그렇고……. 비가 꽤 심상찮게 내릴 요량이에요.”

 

  앨리의 목장을 나온 아무는 갑작스런 돌풍에 눈을 찌푸린다. 공기에도 슬쩍 물기가 촉촉하고 비 비린내가 나는 것이 하늘에서 곧 무엇이든 쏟아질 기세였다. 저 멀리 바다의 파도소리조차 거칠고 험해서 아무의 마음마저도 일렁이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집에 도착했을 때도 요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거실에는 뚜껑이 열린 채 널브러진 나무상자 뿐.

 

  강풍이 창문을 애타게 흔들더니 이윽고 바람을 타고 빗방울이 창문을 두들긴다. 천둥의 고함소리와 함께.

 

 

  //

 

 

  나뭇가지들이 운다. 바람에 제 몸을 부대끼며, 빗물을 뚝뚝 흘리며 흐느낀다. 얼마나 서럽게 우는 지 그들이 흘린 빗물이 땅에 고여 웅덩이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숲의 동물들은 내리치는 비를 피해 저마다의 은신처와 보금자리로 피신한다. 강풍은 사냥을 준비하던 맹수들의 발톱과 이빨도 숨길 정도로 매서웠다. 지저귀는 새소리는 빗소리에 묻히고 맹수들의 하울링은 천둥이 대신한다.

 

  스산한 소리를 내는 숲을 요한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닌다. 신발은 이미 잔뜩 물을 머금어 꿀쩍꿀쩍 소리를 내고 있었고 환하게 빛나던 머리를 비에 젖어 축 늘어진다. 초점을 잃은 눈동자는 허공을 응시하며 발은 목적 없이 진흙탕을 묵묵히 걸어 나간다.

 

  순간 발이 미끄러져 요한은 바닥에 엎어진다. 질척해진 바닥 덕에 다치진 않았으나 요한은 흙탕물을 온 몸에 뒤집어 써야 했다.

 

  그러나 요한은 움직이지 않는다. 등 뒤에 물이 고일 정도였고 얼굴은 진흙이 잔뜩 묻어있었지만 털어낼 생각이 없다. 그는 그렇게 한동안 숨만 겨우 내쉴 정도로 얼굴을 돌리고 한동안 가만히 그대로 엎어져 있었다.

 

  바닥. 지금 자신이 있기에 어울리는 장소가 아닐까 요한은 생각한다. 푸른 하늘을 동경해 꽃잎을 흩날리던 그때와 달리 지금 자신은 이 바닥에 짓눌리는 게 어울린다고 말이다.

 

  웃음이 났다. 다시금 자신의 위치를, 자신의 상황을,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허황된 꿈에서 깼는지를 깨닫게 된 요한은 입에 흙탕물이 들어가도 개의치 않고 웃었다.

 

  목구멍에 넘어간 오물을 기침으로 토해내며 요한은 무릎을 꿇으며 자리에 앉는다. 비가 얼마나 세차게 내리는지 얼굴에 있던 진흙과 흙탕물이 금세 씻겨 내려간다.

 

  그는 멍하니 흙탕물 웅덩이를 바라본다. 아무것도 비쳐지지 않는 웅덩이는 연신 비가 때리느라 어지럽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아무것도.

 

  비가 아무리 내려도 흙탕물은 맑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뻘들이 무너져 내려 더욱 혼탁하고 걸쭉해진다.

 

  요한은 손을 뻗어 그 흙탕물에 손을 집어넣는다. 그러나 잡히는 것은 끈적한 진흙들뿐이었다. 손을 들어 진흙을 만져 봐도 뭉쳐지는 듯 싶더니 이내 손가락 사이로 무너져 땅바닥에, 흙탕물에 떨어진다.

 

  손 안에 남아있는 거라고는 몇 줌의 질척한 흙덩어리들.

 

  그는 주먹을 꽉 쥔다. 그거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걸까? 아니면 애써 외면하던,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억누르는데 지친걸까?

 

  “으아아아아아아아!”

 

  요한은 검을 빼들고 마구 휘두른다. 그러면서 보이는 것들을 있는 대로 베기 시작한다. 이제 갓 자라기 시작한 나무도, 꽃망울을 틔기 시작한 가지도, 빗물에 곱게 핀 이름 모를 꽃조차 짓밟으며 그는 감정이 이끄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마구 검을 휘두른다.

 

  나무에 검이 박히자 요한은 힘을 주어 그대로 나무를 베어버린다. 나무가 애처롭게 비틀거리더니 나뭇잎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무 윗동이 바닥에 쓰러진다.

 

  하늘이 보다 못해 그만두라는 듯 천둥소리를 내며 호통을 친다. 그러나 요한은 개의치 않는다. 그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검이 빗물에 미끄러져 손에서 빠져 날아가 나무에 박힌다. 요한은 나무에 박힌 검을 뽑아 들더니 다시금 휘두르려 한다.

 

  챙!

 

  요한이 뒤를 돌며 휘두른 검이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 갑작스런 충격에 요한은 비틀거린다. 무슨 일인지 빗물로 흐려진 시야를 소매로 닦아낸다. 눈앞에는 아무가 검을 들고 심각한 표정으로 요한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험하잖아. 칼춤이라도 추고 있던 거야?”

  “…….”

 

  아무의 말에도 요한은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아무를 외면한 채 다시 뒤를 돌아 터벅터벅 걸어간다. 아무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요한에게 다가간다.

 

  “처량하게 그러지 말고 일단 집으로 가자. 안 그러면 내가 그냥 그 집 다시 차지해 버린다?”

  “가지던지 말던지…….”

 

  큭큭거리며 웃는 요한의 말이 아무의 심기를 건드린다.

 

  “그렇게 내쫓고 싶어할 땐 언제고? 왜 그러는 거야?”

 

  아무가 가까이오자 요한이 팔꿈치를 휘두르며 날선 눈으로 그를 노려본다.

 

  “건들지 마.”

 

  처음이었다. 이 마을에 오고 나서 요한은 단 한 번도 살기라는 걸 내비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헌데 지금 그 살기가 아무를 향해 있다. 자신을 내쫓으려고 할 때도 이만한 적의를 드러내진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임에도 아무는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도 불편한 심기를 살짝 내비친다.

 

  “뭐가 그렇게 짜증이 났어? 왜 볼썽 사납게 이러는데?”

  “내가 뭘 하든 무슨 상관인데? 오히려 잘 됐네. 난 이러고 있을 테니 넌 그 집에 틀어박혀서 닭고기나 뜯지 그래? 그런 곳이라도 좋으면 너라도 붙어 있던가.”

  “꼴에 같잖은 도발일랑 하지 말고 대충 끝내고 가자. 네가 지르는 소리가 소름끼칠 정도로 시끄러웠다고.”

  “크크크크크……. 돌아가서 뭐? 아니, 돌아갈 곳이라고 할 수 있나? 애초에 도망쳐 온 곳인데. 어차피 도망칠 곳이라면 딱히 거기가 아니라도 되잖아.”

 

  요한이 이마를 감싸면서 허공을 응시한다. 바로 앞에 아무가 있음에도 요한은 그를 보지 않는다.

 

  “……어차피 내가 있을 곳은 어디에도 없어. 어디에도……. 어디에도…….”

 

  실성한 듯 웃는 요한을 향해 아무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작게 침을 뱉듯 숨을 뱉어내면서 말한다.

 

  “지랄하네.”

 

  그 한 마디가 요한이 아무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날카로운 비수에 찔린 사람이 깜짝 놀라듯이 말이다. 아무는 그런 요한을 향해 날선 어조로 말한다.

 

  “상자 안에 있던 물품들. 그것 때문이냐? 갑옷이랑 검 같은 거. 그것 때문에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거냐고.”

  “…….”

  “도대체 그게 뭐길래 그래? 그게 뭔데 너를 이런 모습으로 만든 거야?”

 

  아무의 말에 요한은 다시 한 번 실성한 듯 웃는다. 그 웃음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크크크크……. 그래. 나를 만들어 줬지. 거실에 있던 것들……. 그래, 나를 만들어 준 것들이야. 전장에 나가서 나의 이상을 휘날리면서……. 그래 내가 나로 있게 해준 것들이지. 맞아. 나를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 줬어. 나를 이 꼴로 만들어 준 것들이라고!”

 

  다시금 분노에 휩싸인 요한이 검을 휘두르자 아무가 검을 들어 그 휘두름을 막는다.

 

  채애앵!

 

  다시금 날카로운 소리가 숲을 울린다. 요한의 핏발 선 눈과 아무의 매서운 눈이 마주치며 불똥을 일으킨다.

 

  “도대체 저게 뭔데 이래? 그렇게 너한테 중요한 거야?”

  “저건 말이지. 내 이상이자 내 모든 것이자…….”

 

  요한이 아무의 검을 힘으로 밀쳐내며 말한다.

 

  “……이젠 버려진 내 꿈이야.”

 

  밀려나간 아무가 자세를 고쳐 잡는다. 요한은 검을 들어 아무를 향해 말한다.

 

  “그것만큼은 남겨두고 떠나고 싶었지. 나는 비록 떠나지만 내 꿈과 내 이상, 내가 함께했던 블루튜더의 기억과 의지만큼은 그곳에 놔두고 가겠다고 했어. 모두들 수긍했지. 비록 레드튜더에게 먹히고 형색만 유지하고 있지만, 내가, 그리고 거기엔 우리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고, 남기고 싶었어. 근데 거기엔 내가 쓰던 검과 갑옷과…….”

 

  그는 입을 틀어막으며 당장이라도 토할 것처럼 힘들어했다.

 

  “……구스타포 님이 단장이 되어 처음 만든 상징기가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들어 있었지. 블루튜더가 뜻을 전한거야. 이곳엔 당신의 기억도, 당신의 꿈도, 당신의 이상도, 그리고 당신이 남길 의지도 전혀 없다고. 크크크크……. 나는 뭘 위해서 그렇게 노력했던 거지? 고작 이런 변두리 촌구석에서 내 꿈과 이상이 찢겨지며 부정당하는 꼴을 위해서였나? 크크크크 크하하하하하하!”

 

  광기가 칠해진 웃음 속에서 요한의 눈에서 빗물이 흘러내린다. 가슴 속에서 토해져 나오는 울분은 어째선지 웃음소리가 되어 빗물과 함께 땅바닥에 떨어진다.

 

  아무는 그런 요한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한다.

 

  “그게 그렇게 큰 의미인 줄을 몰랐지만, 그렇다고 그 때문에 그렇게 괴로워하며 자신을 비관할 필요가 있나?”

  “……뭐?”

  “이미 깨져버린 꿈이잖아. 더 꿀 수 없다면 깨어나야지. 그게 이상이고 꿈 인거야.”

  “네가……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요한의 검이 아무를 향해 날아든다. 아무는 재빨리 그 검을 막아내지만 검의 충격이 육중해서 아무는 검을 받아내는 순간 비틀거렸다. 요한의 짓누르는 검을 밀어내며 아무가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에 오지 말아야지!”

 

  이번엔 아무가 요한을 검으로 밀쳐낸다. 아무는 빠른 속검으로 아무의 검만을 노려 공격한다. 너무나 정신이 쏙 빠지도록 빠른 검격에 요한은 몇 번이고 검을 놓칠뻔 했지만 검을 제대로 쥐고 공격을 막아낸다.

 

  그러나 재빠른 아무는 빈틈을 노리고 발로 요한의 복부를 가격한다. 요한이 숨이 막혀 헛구역질을 하며 숨을 토해낸다. 아무는 요한에게 검을 겨눈다.

 

  “무슨 일이 있든 버티고, 뻐기고, 개기고, 그래야지! 치욕을 얻든! 멸시를 당하든! 네가 그렇게 꿈꾸던 이상과 꿈이 거기에 있다면 너는 너의 자존심을 죽이고 그곳에 붙어있었어야지! 언젠가 자신이 그때의 이상을 반드시 다시금 일으키겠다고! 그 꿈을 위해 다시 싸워보겠다고! 그렇게 붙어있었어야지! 근데 너는 도망치는 걸 택했잖아!”

  “으아아아아아아아!”

 

  아무의 일갈에 요한이 다시금 달려든다. 요한의 푸른 눈은 이제 붉은 하늘이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눈앞의 상대에게 분노를 때려 박고 싶을 뿐이었다.

 

  채애애앵! 챙챙! 챙!

 

  검과 검이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음이 숲 속에서 울려 퍼진다. 요한의 육중한 검격을 아무는 이리저리 피한다. 이따금 빈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공격을 겨우 막아내면서도 되려 빈틈을 보이는 요한의 가슴이나 배에 발차기를 넣는다.

 

  “크으으으윽!”

 

  요한이 공격을 받고 몇 발 물러서자 아무는 다시금 아까의 말을 이어간다.

 

  “그래, 도망을 칠 수 있어. 도망을 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회복하고 다시금 나아가면 되니까! 근데 너는 도망만 치고선……. 그 도망의 결과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거잖아! 나아갈 생각 없이 도망만 친 곳에 네가 원하던 이상 같은 게 있을 리가 있냐, 멍청아!”

 

  이번엔 아무의 공격이 엄청나게 무겁다. 상상치 못한 무거운 공격에 요한이 비틀거리는 사이 아무가 크게 검을 휘두른다.

 

  “기껏 도망쳐 온 곳을 네 잣대로 평가하고 폄하하지 말란 말이다!”

 

  채앵!

 

  요한의 검이 허공에 붕 떴다가 이내 흝탕물 웅덩이에 박힌다. 요한은 손을 덜덜 떨며 비틀거리다 이내 뒷걸음치며 한쪽 무릎을 꿇는다.

 

  아무는 검끝을 요한에게 겨누며 말한다.

 

  “적어도 도망쳐 온 너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려고 하는 곳이야. 스스로 있어도 될 곳을 없애려고 하지 마라.”

 

  그러면서 검을 검 집에 넣는다. 아무는 앞머리가 걸리적거리는지 빗물을 닦으면서 손으로 머리를 뒤로 쓸어 넘긴다.

 

  비 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아무는 말을 이어간다.

 

  “이상을 말할 때는 거창하고 거룩해 보이지. 그것은 품속에 잠자는 열정을 꿈틀거리게 하고 부조리한 세상을 바꾼다거나 원하는 세상을 이룩할 힘을 주게 돼. 하지만 그것에 취해 검을 휘두르다보면 어느새 그 이상의 살점을 뜯어먹으며 자신의 살을 찌우지. 너덜너덜해져 변이된 이상을 보며 이것이 옳게 된 자신들의 꿈이라고 망각하고, 정작 본인은 괴물이 되어 버리고 말아.”

 

  그러더니 아무는 미간을 찌푸리며 흙탕물을 바라본다.

 

  “그리고 괴물이 된 자들은 이상을 올려다보며 걸어 나가. 자신들이 무엇을 밟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야. 거기에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이 짓밟히고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것도 들리지 않아. 오로지 희미하게 보이는 눈앞의 이상만 붙잡을 수 있다면 모두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아무는 흙탕물을 발로 짓이긴다.

 

  “그러다 쫓아가던 것이 사라지면……. 변질된 다른 허상을 만들어 자신을 속이거나, 아니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모든 걸 포기하고 자신을 내던져 버리게 되지.”

 

 아무는 진흙투성이가 된 발을 이끌고 요한을 등진다.

 

  “하고 싶은 대로 해. 내가 너에게 해줄 말은 지금은 여기까지야. 이상한 개똥철학이나 주절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러고선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나 버린다. 요한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멍하니 아무가 짓밟아 놓은 흙탕물 웅덩이를 바라본다.

 

 

 //

 

 

  해는 졌지만 비는 그치지 않는다. 빗방울이 약해졌다는 게 그나마 다행일까?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요한은 바위 위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나는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지?

 

  구스타포가 죽은 이후, 요한은 멈췄다. 사고도, 생각도, 마음도 전부.

 

  몸과 마음을 둘 곳이 없었던 요한에게서 최초로 있어야 할 곳을 마련해준 게 구스타포였다. 그는 블루튜더에 요한이 있을 곳을 만들어 줬고 요한에게 꿈을 줬으며 움직일 힘을 넣어줬다. 구스타포는 요한이 요한이라는 사람으로 살 수 있게 도와준 인물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정신적 지주가 사망하고 자신의 꿈은 부정당했으며 자신의 의지와 기억은 자신이 마음을 두었던 보금자리에서 내쫓겼다.

 

  그리고 아까, 치킨에 미친놈에게 검으로 패배하며 큰소리까지 들어야만 했다. 도대체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괴롭다. 괴로워서 견디기가 힘들었다. 요한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신음소리를 낸다. 눈물은 진작에 말라버렸지만 빗물이 대신 두 눈에 맺혀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때, 머리를 두들기던 빗물이 멈춘다. 요한이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는 대머리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아버지가 우산을 씌어주고 있었다.

 

  “이런 곳에 다 있었누?”

  “소포즈 할아버지?”

  “마을에서 다들 자네가 안 보여서 난리인데. 여기서 궁상을 떨고 있었나?”

 

  따뜻한 어조의 말이 요한의 가슴에 온기를 불어 넣는다.

 

  “어째서……. 할아버지가 여기 계신 거죠?”

  “새벽잠이 없어질 나이니까. 빗소리와 함께 산책이라도 나갈 심산으로 왔지.”

  “위험해요! 안 그래도 비도 오는데…….”

  “위험해봤자 죽는 거 빼고 뭐가 있겠나? 이만큼 살았으면 기다리는 건 죽음뿐인데 그게 빨리 오나, 늦게 오나 정도지 뭐. 허허허!”

 

  소포즈 할아범은 요한의 옆에 걸터 앉는다.

 

  “어이쿠 축축하구만. 속옷까지 더 젖었어.”

  “…….”

  “…….”

 

  그는 말없이 요한의 곁에 앉아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왜 그러고 있냐고 묻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그의 곁에서 우산을 씌어줄 뿐이었다.

 

  장시간의 오랜 침묵을 깬 건 요한이었다.

 

  “제가 우산을 들게요. 힘드실 텐데.”

  “아무렴 아무리 늙었어도 이 정도는 괜찮아.”

  “하지만…….”

  “됐어, 놔둬. 가끔씩은 누군가 이렇게 우산을 씌어주는 때도 있어야지 않겠나?”

 

  소포즈 할아범은 그렇게 한참을 요한과 같이 우산을 썼다. 요한은 점점 걱정이 된다. 소포즈 할아범을 위해서라도 마을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소포즈 할아범이 들고 있던 우산이 접힌다. 그는 손바닥을 내밀 더니 요한을 향해 생긋 웃으며 말한다.

 

  “새벽녘에 그칠 비 같았지. 금방 개일 거야.”

 

  요한도 소포즈 할아범처럼 손을 내밀어 비가 내리는지 확인 해본다. 손바닥에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만 있을 뿐 하늘은 더 이상 땅을 향해 울지 않고 있었다.

 

  소포즈 할아범은 우산을 지팡이 삼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요한을 향해 말한다.

 

  “그럼 나는 이만 산책을 더 하고 갈 테니, 자네는 얼른 들어가 뜨끈한 물에 목욕이라도 하시게나.”

  “아니, 어디를 가시려고요. 한밤중인데 위험하니 저랑 같이 돌아가시죠.”

  “산책한다고 하지 않았누? 갈 길 잃은 강아지한테 우산 씌어주느라 시간이 좀 걸렸으니 냉큼 다녀와야지.”

 

  소포즈 할아범의 말에 요한은 이런 어두운 밤에 다니는 건 위험하다며 연신 말리기 바빴다. 그러자 소포즈 할아범은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밤에는 길을 잃기 십상이지. 너무 어두워서 내가 가는 길이 정말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이었는지 잘 안 보이거든. 너무 어두워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는 경우도 더러 있고 말이야.”

  “그러니까 저랑…….”

  “그런데 아무리 어두운 밤이라도 빛이 없는 건 아니거든. 밤이라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곳이 분명 있기 마련이야.”

 

  그러면서 소포즈 할아범은 천천히 어디론가 향한다. 걱정이 한 가득인 요한은 소포즈 할아범의 뒤를 졸졸 따라간다. 소포즈 할아범은 어두운 밤길임에도 마치 이 숲의 지리를 잘 아는 듯 이리저리 살피면서 길을 찾아간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요한은 소포즈 할아범 너머로 무언가가 반짝거리는 걸 본다. 소포즈 할아범은 그 반짝거리는 것을 향해 곧장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그곳에는,

 

  넓은 호수가 은빛 물결을 반짝이며 차분하게 일렁거리고 있었다. 맑게 갠 하늘 위로는 달이 자신의 빛을 부수어 그 가루를 호수에 흩뿌리는 중이었다. 고요한 호수 위로 반딧불들이 날아다니며 어둡지 않은 밤을 날아다닌다.

 

  소포즈 할아범은 익숙한 듯 근처의 바위에 걸터앉아 호수를 바라본다. 요한도 홀린 듯 소포즈 할아범 옆에 앉아 호수를 바라본다.

 

  “밤은 어둡지만 그렇다고 보이지 않는 것도 아니고, 또 어두운 곳만 있는 것도 아니지. 어느 곳에는 반드시 이렇게 빛이 나는 곳이 있기 마련이야.”

  “……하지만 달도 뜨지 않는 날은요? 그런 날에는…….”

  “그럴 땐 잠시 웅크려도 괜찮아.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해는 반드시 뜨니까. 그래도 기다리기 힘들다면 직접 불을 밝히면 되는 거야. 스스로 빛을 내는 거지.”

 

  소포즈 할아범의 말에 요한은 입을 다문다. 그는 예전에 구스타포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나만 믿고 따르겠다고? 든든하지만 별로 듣고 싶지 않은 말인 걸?”

  “어째서요? 저는 구스타포 님만…….”

  “내 이상에 손을 뻗어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잘못 된 길로 빠질 경우도 있을 거야. 그런데 그 때 너마저 나랑 똑같은 길로 가면 블루튜더가 어떻게 되겠어? 너는 내가 아닌 네가 믿는 대로 가도록 해.”

  “저는 구스타포 님만 믿고 따를 겁니다. 그 외에는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그렇지만, 나중에는 너도 네가 있어야 할 곳, 네가 가야할 곳을 찾게 될 거야. 그때가 오면 너는 꼭 그 길로 가도록 해.”

  “……제가 블루튜더를 떠난다 해도 말입니까?”

  “……그 정도의 가치가 있다면 나는 잡지 않을 거야. 그게 너의 길이니까.”

 

  블루튜더는 블루튜더만의 길이 있고, 너는 너의 길이 있다. 그게 같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너는 너의 길을 가도록 해라. 요한 델 베라난데스라는 사람의 길을 나는 추천하고 싶다. 그렇게 말한 구스타포였다.

 

  요한은 맑게 반짝거리는 호수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때 짤랑거리는 소리가 요한의 귀를 간지럽힌다. 소포즈 할아범은 종모양의 꽃을 요한에게 흔들고 있었다.

 

  “이게 레이미와 알반이 사단을 냈던 실버 벨이라는 꽃이지. 청량한 소리가 듣기 좋지?”

 

  그러면서 소포즈는 요한에게 다시 한 번도 꽃을 흔든다. 꽃에서 짤랑거리는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퍼진다.

 

 

 //

 

 

  “브리튼 던은 새벽이 가장 밝은 마을이라 그리 이름 붙여졌다고 예전부터 전해내려 왔지.”

 

  마을로 돌아가는 길, 소포즈 할아범이 넌지시 이야기를 흘린다.

 

  “해가 뜨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하지? 하지만 새벽에 나가보면 해가 뜨기 전, 세상은 이미 충분히 밝아지고 있다네. 생각했던 것보다 어둠은 일찍 사라지는 법인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네. 브리튼 던이라는 이름은 해가 뜨기 전 밝은 세상을 제일 먼저 보자는 의미로 지은 게 아닐까? 즉, 아무리 어둡다고 생각하는 시기에도 제일 먼저 밝아오는 빛을 보며 찾자. 이런 의미로 마을 이름을 지은 게 아닐까 하고 말이야. 새벽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말일세.”

 

  그렇게 말하며 도착한 곳은 어느 곶이었다. 거기서 소포즈 할아범은 요한을 보며 말한다.

 

  “자네 오늘 나에게 빚을 졌지? 우산 말이야.”

  “아, 네……. 괜히 걱정을 끼쳐드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나중에 자네도 궁상맞게 비를 맞고 있는 사람이 보이면 내가 했던 것처럼 우산을 씌어주게나. 그걸로 빚을 갚은 걸로 하세.”

 

  그렇게 말하자마자 갑자기 바다가 물들기 시작한다. 수줍게 고개를 내밀지만 그 강렬한 존재감은 온 세상을 향해 뻗쳐 나간다.

 

  요한의 눈이 트인다. 요한의 핏발어린 붉은 눈은 지금 붉은 일출로 물들여 졌다. 갑자기 세상의 문이 열린 느낌. 앨리가 보여줬던 일몰과는 달랐다. 일몰이 세상을 향해 웃으며 작별인사를 건넨다면, 이 일출은 세상을 향해 웃으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 이제 괜찮다고 말이다.

 

  소포즈 할아범은 요한과 같이 일출을 바라보며 말한다.

 

  “긴긴 밤 고생 많았네.”

 

  요한의 눈은 일출의 빛이 비쳐 엄청나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

 

 

  요한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간다. 아무는 나가고 없는 모양이었다. 주방에 치킨 상자가 눈에 띈다. 안에는 겉이 눅눅해진 간장 치킨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치킨에 미친 녀석이 이런 걸 남길 리가 없다. 요한은 닭다리를 들어 뜯어 먹는다.

 

  “맛있다.”

 

  차갑게 식었어도 치킨은 치킨이었다. 치느님을 뜯으며 요한은 거실에 널브러진 나무상자를 향해 다가간다. 그는 말없이 상자 속 자신의 과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점심때에 맞춰 아무가 현관을 열고 들어온다. 그는 두리번거리면서 거실을 살핀다. 이번엔 요한의 흔적이 분명하게 있었다. 치킨 상자에는 닭 뼈들이 가득했고 거실에 내버려졌던 나무상자도 어느새 정리되어 있었다.

 

  아무는 거실을 지나다가 벽에 걸린 어떤 천을 본다. 옅은 푸른 배경에 흰 테두리, 그리고 짙은 푸른색으로 그려진 장미꽃. 낡디낡아 군데군데 구멍과 찢어진 흔적이 있지만, 그래도 시원스런 모습의 깃이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15 2019 / 11 / 10 215 0 13211   
13 14 2019 / 11 / 10 212 0 13511   
12 13 2019 / 11 / 10 207 0 13180   
11 12 2019 / 11 / 9 227 0 13245   
10 11 2019 / 11 / 9 236 0 13908   
9 10 2019 / 11 / 9 248 0 13886   
8 09 2019 / 11 / 6 201 0 12738   
7 08 2019 / 11 / 6 200 0 13432   
6 07 2019 / 10 / 31 223 0 13753   
5 06 2019 / 10 / 31 219 0 13989   
4 04 2019 / 10 / 23 222 0 12558   
3 03 2019 / 10 / 23 226 0 15378   
2 02 2019 / 10 / 15 220 0 13586   
1 01 2019 / 10 / 8 365 0 1239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그리고 그 후
전Yeah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