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장미와 달 그리고 황제를 위해
작가 : 크한
작품등록일 : 2019.9.17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공작 영애 로즈. 운명의 사랑을 믿는 저주 받은 마법사 크리센트. 소설에 빙의해 최애님을 행복하게 하겠다 말하는 황녀 프리지아.
각기 다른 이유와 목표를 가진, '사랑'이라는 것으로 묶인 이들의 이야기. 어쩌면 애달프고, 때로는 귀여운 이들의 사랑으로 가기 위한 복잡한 이야기. 모든 이야기가 얽힌 가벼운 소설입니다.:)
[연하 남주/똑똑한 여주/삽질 많이/조금의 수위?/짜증은 가끔/아가씨/주인님/최애님/빙의/황좌 다툼]
가볍게 쓰는 습작입니다./작가 메일-bori_0415@naver.com

 
15장
작성일 : 19-10-22 23:47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85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5장 - 감정의 파도

 

 

 

 

 크리센트가 편지를 전해주러 황궁에 간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점심때는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때까지도 그는 돌아오지 않아서 그와 점심을 먹기 위해 기다리던 나는 결국 끼니를 놓치고 말았다.

 

 그 탓인지 아직 저녁 시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 나는 크리센트를 마저 기다리지 못하고 식당에서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크리센트!”

 

 계단을 올라오는 마지막 한 걸음을 내딛음과 동시에 내 방문 앞에서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크리센트를 볼 수 있었다.

 

 내가 반가운 마음에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보여선 안 되는 모습을 보인 것인지 미미하게 볼을 붉히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그에게 다가가자 금세 그런 표정을 숨겨버리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가 옷매무새를 다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처음이기는 했지만, 그리 보기 흉한 모습은 아닌데, 그렇게나 부끄러운 것인가.

 

 나도 웃음을 숨기며 크리센트에게 다가갔다.

 

 “왜 이리 늦었어?”

 

  “전부 전하 탓입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듯 딱 잘라 전하에게 잘못을 전부 돌려버린 크리센트가 품에서 샛노란 편지를 하나 꺼냈다.

 

 “전하께서 답장을 써주신 거야?”

 

 나는 신이 나서 바로 크리센트의 손에 들린 편지지를 빼앗아 들었다.

 

 크리센트도 순순히 나에게 편지를 넘겼다.

 

 “주인, 사람이 너무 많은데. 일단 들어가시죠.”

 

 복도에는 크리센트와 나, 그리고 나를 따르는 아이들 두 명뿐이었지만, 어디서 누가 이 일을 듣고 있고, 그중 누가 첩자인지는 알지 못할 일이니 나는 크리센트의 말을 따라 내 방에 딸린 응접실로 자리를 옮겼다.

 

 “주인께서 좋아하실 것 같아, 전하께 이걸 받아오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수고했어, 고마워 크리센트. 전하께서 답장을 써주실 줄은 몰랐는데….”

 

 내 말에 크리센트가 어딘가 모르게 뿌듯한 미소를 짓고는, 다음 말을 이었다.

 

 “그리고 전하께서 주인께서도 나흘 후 있을 귀족 회의에 참석해 주셨으면 하다고 하셨습니다.”

 

  “귀족 회의….”

 

 크리센트가 전한, 조금 충격적일 수도 있는 귀족 회의에 참석했으면 한다는 전하의 말을 머릿속으로 곱씹으면서 편지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샛노란 편지봉투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상아색 편지지였다.

 

 

  {나의 사랑하는 로즈에게

 로즈 덕분에 모르고 있던 병충해의 피해에 대비할 수 있었어요. 로즈에게는 어쩜 항상 도움만 받는 것 같아요. 제가 로즈는 평생 놀고먹게 해주려고 했는데! 항상 이리 도움을 주니 거절할 수가 없잖아요.

 이러면 제가 마치 결혼 전에는 손에 물 한 방울도 안 묻히겠다고 약속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밥을 차려줘도 감사할 줄 모르는 그런 사람 같아서 속상하네요.

 이번 일은 마법의 힘을 빌리기로 했어요. 피해는 아무래도 얼마 전 들어왔던 포르세이드 왕국의 무역 상단을 통해 들어온 물곡벌레 때문에 생긴 것 같아서, 그 벌레를 퇴치할 수 있는 약을 만들어달라 오늘 궁정마법사에게 부탁하고 온 셈이에요.

 이 일이 잘된다면, 저는 더 많은 벌레 퇴치 약과 제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보를 더해서 농사법의 혁신적인 개혁을 생각하고 있기도 해요.

 농업은 국민들의 가장 가까운 업이고, 그것을 발전시켜 수많은 이익을 얻게 해준다면 지지율 또한 올라가겠죠.

 이게 전부 로즈 덕분에 생각할 수 있었던 거에요.

 오, 그리고 크리센트에게 들었겠죠. 나흘 후 있을 귀족회의에 대해서.

 그 회의는 일정한 지위와 명성, 재력을 가진 이들만이 참석해서 제국의 앞으로의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요. 나흘 수 있을 회의에서는 분명, 이번 대기근이 화제로 오를 거에요.

 그때가 바로 디아니아 공작가와 제가 영웅이 되는 시기인 거죠. 로즈도 꼭, 함께 영웅이 되었으면 해요.

 이번에는 특히 당신의 공이 많았으니까.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귀족회의인 만큼 레이먼드도 참석할 확률이 크다는 거죠. 게다가 이번 회의 주제도 심각하니, 그가 참석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봐야 할 거예요.

 로즈. 싫다면 참석하지 않아도 돼요.

 나는 강요할 생각도, 그럴 수 있는 위치도 아니니까요.

 로즈와 레이먼드 그새, 아니. 두 사람의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한 가지만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로즈, 그곳엔 내가 있고 디아니아 공작도 있어요. 어쩌면 우리의 편이 되어줄 다른 누군가도 있겠죠.

 그곳에서 로즈가 혼자 레이먼드에게 맞설 필요는 없어요.

 다 함께 그에게 맞서는 거에요. 아주 멋있고, 완벽하게.

 

 나흘 후, 회의에서 로즈를 꼭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요.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응원하는 사람으로부터.}

 

 

 길고 긴 그녀의 편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정한 글씨로 흠이랄 것이 하나도 없이 쓰여있었다.

 

 아, 중간에 레이먼드의 이름 뒤로 다른 말을 덧붙이려다 지운 흔적이 보였지만, 그리 신경 쓰이지 않았다. 무슨 말을 쓰려다 만 것인지도 알 것 같아서 더욱 그랬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로서 무언가 제대로 된 일을 해냈다는 것이었다.

 

 그 사실이 나에게 있어서 굉장한 만족감을 주었다.

 

 무슨 일을 하든, ‘황자비로서’라는 그 지긋지긋한 말이 더 이상 나를 따라다니지 않았다.

 

 저하께서는 편지 내내 ‘로즈’라는, 나라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었고, 나에게 고맙다 말씀하셨다. 심지어 귀족 회의에 내가 와주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쓰여 있었다.

 

 레이먼드와 함께했던 긴 세월 동안, 그가 귀족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몇 번이고 수없이 봐왔던 일이었다.

 

 그런데 내가 귀족회의에 참석한다? 한 번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이상한 일이지.

 

 그때는 루니아 영애도 레이먼드의 곁에 없어 내가 황자비가 될 것이 분명했고 그렇다면 장차 황태자비가, 황후가 되어 함께 제국민을 굽어살피게 될 것인데 왜 나는 제국의 정사를 논하는 자리에 갈 수 없었던 것일까.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안았던 의문을 전하 덕분에 생각해보았다.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일은 그리 나쁜 기분이 아니었다.

 

 누군가 뒤통수를 한 대 때리고 간 듯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

 

 “주인…. 회의에 참석하실 겁니까?”

 

 눈치를 살피듯 조심스레 물어오는 크리센트를 향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곳에는 레이먼드도 있을 겁니다! 저는 그때 주인의 곁에 있어드릴 수 없어요….”

 

 함께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지, 크리센트가 가지 않으면 안 되겠냐는 듯이 나를 설득했다.

 

 “크리센트.”

 

  “네, 주인.”

 

  “내가 레이먼드의 약혼자로 있을 때, 그는 한 번도 나에게 함께 회의에 참여하자고 말한 적이 없었어.. 난 그때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만 알았지, 내가 함께 귀족 회의에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은 정말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

 

  “...”

 

 크리센트는 나를 가지 못하게 설득하던 말을 멈췄다. 대신 나의 옆으로 다가와 내 다리에 얼굴을 기대고 바닥에 앉아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마 그는, 아직 약혼자일 뿐인 나를 귀족 회의에 부르는 것이 불안했겠지. 수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그중 어떤 정보는 제국의 기강을 흔들 수 있을 수도 있으니까.”

 

 크리센트의 머리카락에 손을 얹자 그가 내 손에 머리를 비벼왔다. 그의 백금발이 흔들릴 때마다 빛을 받아 별처럼 반짝였다.

 

 “그런데 크리센트. 나는 레이먼드가 황제가 되기를 그땐 진심으로 바랐어. 그를 사랑했고, 그렇기에 진정으로 그를 위해서.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날 믿을 생각이 없었던 거겠지? 어쩌면 나를 황자비의 자리에조차 앉힐 마음이 없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루니아 영애를 위해 나와의 파혼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거겠지.”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만, 처음부터 나를 생각했고 위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곱씹는 것은, 그것도 그 사실을 스스로 누군가에게 말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멍청한 녀석이에요.”

 

 내가 잠시 말을 멈추고 크리센트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자 그가 바로 말을 보탰다.

 

 “왜?”

 

 내가 그의 말에 웃으며 그 이유를 묻자, 그는 기꺼이 나의 물음에 답해주겠다는 듯 자신의 머리를 쓸어넘기던 나의 손을 두손으로 잡고는 얼굴을 묻은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주인 같은 사람은 다시는 없을 텐데, 그런 주인을 선택하지 않다니. 그자는 황제가 돼도 현명한 선택은 못 할게 분명해요.”

 

 입을 삐죽 내민 그의 표정에 나는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레이먼드 덕분에 전하를 만났는데, 크리센트, 너도 만났고. 어쩌면 감사해야할지도 몰라. 그가 날 버린 덕분에 더 좋은 인연을 만났는걸.”

 

  “아니요. 그건 아니죠.”

 

 크리센트가 내 말을 딱 잘라 부정했다.

 

 “저와 전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주인님을 만났을 거에요. 수많은 방해꾼이 있고, 설령 만날 운명이 아니더라도 우린 만났을 거에요. 그리고 지금처럼 저와 전하는 주인을 사랑했겠죠. 이제는 무슨 일이 생겨도 제가 주인을, 당신을 만나러 갈 거니까. 그러니까 괜찮아요. 그 녀석 도움 따윈 없어도 되고, 감사할 필요도 없으니까. 나의 주인을 상처 입힌 녀석은 나쁜 사람일 뿐이에요.”

 

 크리센트의 말은 단호했다.

 

 레이먼드가 한 일을 좋은 일이라고 할 필요 없다는 듯 단호한 목소리였다.

 

 “..맞아. 솔직히 하나도 안 고마워. 너무 밉고, 미워.”

 

 나를 버린 그를 미워하지 않으려 그 덕분에 더 좋은 만남을 했다 말하며 고맙다 말할 뿐인지, 진심은 아니었다.

 

 누군가와의 이별과 만남은 슬프고, 기쁜 일이지만 두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으니까.

 

 크리센트에게는 거짓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어요.”

 

 내가 그를 미워한다고 말해도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어넘기는 크리센트가 어떻게 싫을 수가 있을까.

 

 “귀족회의에 가서 그 녀석이 후회하도록 만들고 오세요. 주인이라면 그럴 능력이 충분히 있으니까.”

 

 예쁜 눈동자를 숨기듯 활짝 웃어 보인 그가 잡고 있던 나의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가 고파요, 주인님.”

 

 방금까지 웃던 모습은 어디로 가서 눈썹을 축 늘어트린 크리센트가 자신의 배 위에 손을 하나 올려 보였다.

 

 그 귀여운 모습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그와 같이 배에 손을 얹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 후 곧장 나의 집무실에 준비된 음식은 크리센트가 그렇게 맛있다고 극찬을 했던 부드럽고 두꺼운 고기로 된 음식이었고 말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24장 2019 / 12 / 22 251 0 6428   
23 23장 2019 / 12 / 16 218 0 5268   
22 22장 2019 / 11 / 9 245 0 4808   
21 21장 2019 / 10 / 31 258 0 6044   
20 20장 2019 / 10 / 30 224 0 4020   
19 19장 2019 / 10 / 29 233 0 6262   
18 18장 2019 / 10 / 29 259 0 4269   
17 17장 2019 / 10 / 24 235 0 5876   
16 16장 2019 / 10 / 23 223 0 5409   
15 15장 2019 / 10 / 22 220 0 4851   
14 14장 2019 / 10 / 22 228 0 5960   
13 13장 2019 / 10 / 21 246 0 4835   
12 12장 2019 / 10 / 19 248 0 5477   
11 11장 2019 / 10 / 13 243 0 4578   
10 10장 2019 / 10 / 13 225 0 4231   
9 9장 2019 / 9 / 29 239 0 5196   
8 8장 2019 / 9 / 24 246 0 5158   
7 7장 2019 / 9 / 22 254 0 6322   
6 6장 2019 / 9 / 22 228 0 5679   
5 5장 2019 / 9 / 21 219 1 6149   
4 4장 2019 / 9 / 20 248 1 5119   
3 3장 2019 / 9 / 18 247 1 3860   
2 2장 2019 / 9 / 17 246 1 4982   
1 1장 2019 / 9 / 17 427 0 124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