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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21세기 도사
작가 : 단단
작품등록일 : 2019.10.3

21세기에도 도사는 존재한다.
도사라고 하여 잔뜩 기른 수염과 정돈되지 않은 머리로 산 속에서 뿌리채소만 캐먹고 사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그것 참 안타깝다. 단지 일반인에게 공공연하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그들은 지금도 우리 곁에서 함께 살아간다.
도사학당을 다니는 사방신 중 청룡과 현무의 후예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럼 나머지 둘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한편, 한반도의 평화를 막는 세력에 대항해, 한국은 마침내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21세기 도사 9
작성일 : 19-10-22 15:48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7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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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느 고등학교같이 천지인도 학기 초 개별상담을 진행했다. 학기 초라 이것저것 바쁜 담임 도사는 결이 온지도 모른 채 여즉 키보드만 두드렸다. 금방이라도 모니터 화면으로 들어갈 기세인 그의 어깨를 결이 톡톡 두드렸다.

 “어, 결이 왔니? 이쪽에 앉아.”

  담임 도사는 부산스레 간의 의자를 끌어 당겼다. 결이 조용히 앉는 사이 담임도사는 보던 화면 대신 상담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결에게 주기 위한 초콜릿은 덤이었다. 짧게 감사하단 인사와 함께 입에 까 넣는 짧은 사이 담임은 상담카드에서 한결을 찾아 바삐 눈을 굴렸다.

 “보자보자... 한결.. 여기 있네. 학당생활에 불편한 건 없고?”

 “네.”

 “그래. 다행이네. 혹시 진로 생각해 둔 거 있니? 보통 도사 집안에서도 큰 가문은 진로를 일찍 정하던데.”

 “아뇨. 아직요.”

 “그래? 그럼 크게 생각해볼까. 졸업 후에 가고 싶은 부서라든가.”

 “... 특별히 없어요.”

  담임의 말에 잠시 이리 저리 생각해보던 결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직 하고 싶은 무언가가 없었다. 살아왔으니 살아왔을 뿐. 앞으로도 살아갈 뿐이었다.

 “그렇구나. 아직 고1이니까. 차차 생각해보자. 부모님은?”

 “중앙부요.”

  방금 전과는 달리 단박에 대답했다. 결의 대답을 서류카드에 써넣으며 담임은 역시나 싶었다. 아이의 의지가 강하지 않은 이상 이런 경우 결국엔 부모님의 결정을 따르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사교육을 들이부었던 아니던 중학교 성적은 매우 좋았다. 매우 좋은 수준이라 표현하기에 부족했다. 거기에 무려 청룡의 집안이니. 졸업 후 중앙부 취직까지 고속도로였다.

 “결이는 어때? 중앙부.”

 “전 별로..”

  의외였다. 뭐 괜찮아요. 정도의 대답을 기대했는데 별로라니. 아까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대답이었다.

 “별로야? 왜? 다들 가고 싶어 하잖아.”

  그에 또 다시 생각이 길어진 결이었다. 그러다 약간은 의아한 듯 시선을 맞췄다.

 “꼭 중앙부에 가야하나요?”

 “우문현답이네. 그럼 결이는 뭘 할 때 가장 좋아?”

 “비밀이에요.”

  결이 살풋 웃으며 말했다. 본인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대답한, 가장 확실한 대답이었다. 그런 결의 모습에 담임은 같이 웃었다. ‘녀석, 좋아하는 사람 있네.’ 생각만 할 뿐 입으로 뱉지 않았다. 어른이란 이런 쓸데없는 곳에서만 눈치가 빨라진다.

 “결이 짝꿍선배가 진주지?”

 “아니요.”

 “진주가 아니야? 진주 우리 반 애랑 짝이었는데 누구랑 됐더라.”

 “진주누나 은호랑 짝이에요.”

  막 상담카드를 들썩이려던 담임의 손이 멈춘 건 결의 대답 덕이었다. 대신 짧게 박수를 쳤다.

 “맞다. 은호. 결이 진주랑은 친하지?”

 “네.

 “둘 다 종계 종손이니까 공감대도 있을 거고. 나보단 진주가 편할 테니까 진주한테 도움 많이 받고.”

 “네.”

 “부정은 안하네...”

  장난스레 내려간 담임의 입꼬리와 축 쳐진 말투에 결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도 혹시 지망하는 부서가 생기면 선생님한테 상담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언제든 와도 좋아. 말나온 김에 은호 상담해야겠다. 가는 길에 먹고 은호 내려오라고 해.”

  담임은 결의 손에 아까의 초콜릿을 얹어주었다. 얼마 안 있어 결이 부른 은호가 내려왔다. 아까와는 달리 기다리고 있던 담임은 웃으며 맞이했다. 역시나 담임이 물려 준 사탕을 입에 물었다. 볼록해진 한쪽 볼을 보며 담임은 흥흥 웃었다. 어릴 적 뒷산에서 자주 보던 다람쥐 같았다.

 “은호는 부모님이 일반인이시지?”

 “네.”

 “학당생활은 할 만하니?”

 “네. 지낼 만 해요.”

  끄덕이는 은호를 보며 담임도 같이 끄덕였다. 그리고는 상담카드를 들썩였다.

 “좋아. 혹시 일반대학교에 진학할 생각이 있니?”

 “그럼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학가나요?”

 “아니. 그럴 리가. 이거 한 번 봐봐.”

  담임은 웃으며 도톰한 책자 하나를 은호에게 건넸다. 페이지를 넘기자 안내문이 나왔다. 더 뒤로 넘기니 학년 별 커리큘럼 및 설명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원하는 학생들은 모아서 따로 대학 진학반을 꾸려주기도 하거든.”

  일반인 출신 학생이 많진 않지만 그들 중 몇몇은 도사세계를 잘 모르거니와 대학교 진학을 목표로 하는 일반 대학이 아닌 학당을 다니는 거에 불안해했다. 하지만 입학을 시킨 마당에 불안해 한다는 이유로 놓칠 리가. 학당은 도사청과 상의 후 교육부 인가를 받아 따로 진학반을 개설해주었다. 그러다 다시 도사 수업으로 돌아오는 아이도 있었고 진학반에서 대학교를 졸업한다 한들 다시 도사청으로 취직하는 수가 태반이었다. 애초에 도사청은 한번 잡은 물고기를 놓치는 법이 없었다. 어렵게 설득해 입학까지 시켜놨는데 대학교에 가고 싶단 이유로 나간다니. 원하면 반을 개설해 주면 될 것을.

 “원하면 반을 옮길 수 있어.”

 “아예 반을 옮겨요?”

 “응. 대학 진학 반은 당장 다음 학기부터 교과과정이 다르거든. 혹시 생각 있니?”

 “아뇨, 지금은 딱히..”

 “그래. 당장 정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천천히 생각해보고. 아마 부모님께도 안내장이 가서 아실거야. 혼자 생각하지 말고 부모님과 잘 상의해봐.”

 “네.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은호는 펼쳐놨던 책자를 덮으며 대답했다.

 “아, 짝꿍선배가 진주라며?”

 “네. 맞아요.”

 “어때?”

 “친절하세요. 잘 알려주시구요.”

 “그래. 진주가 참 진국이야. 아 혹시 진학반 선배가 필요하면 말해줘.”

 “짝꿍선배 바꿀 수 있어요?”

 “응? 아니,”

 “도형이가 못 바꾼다 그러던데요?”

  은호의 말에 담임은 오늘 아침 한창 툴툴 거리다 간 도형의 얼굴이 어른거렸다.

 ‘친형이랑 짝꿍이라 좋겠다고요? 선생님은 진짜 하나도 몰라요! 아무 것도 몰라!’

  그 말을 꺼낸 순간 17세가 아닌 미운 7세 아이를 상담하는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 버렸다. 괜히 쓸데없는 말을 해가지곤. 삐죽 튀어나온 입으로 자신을 향해 톡 쏘았다. 어쩌다 애가 되었나. 금방이라도 드러누울 것 같았다. 뒤늦게 아찔해졌다.

 ‘짝꿍선배 바꿔주지도 않을 거잖아요!’

  담임은 땀을 한바가지 흘리며 서류 절차의 복잡함과 상부의 허가의 인내를 견뎌야하며 무엇보다 결정적인 문제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설득하고자 노력했다.

 ‘친형이랑 짝꿍인 게 가장 결정적인 문제라니까요?’

  세상 억울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담임은 자신이 제일 억울했다. 내가 정한 것도 아닌데. 누가 정했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시스템이 가장 상성이 좋은 사람으로 매칭한 거니 컴퓨터가 한 거다. 그렇다고 컴퓨터한테 가서 따질 수도 없지 않나. 걔가 들어 먹기나 해? 내입만 아프지. ‘그놈의 상성! 그놈의 AI!’를 외치며 부들거리는 도형을 보던 담임은 당장이라도 같이 손 붙잡고 매칭한 컴퓨터고 프로그램이고 다 부셔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담임도사는 비루한 월급쟁이였고 아직 다음 달의 나와 그 다음 달의 내가 힘을 합쳐야할 카드 할부가 남아있었다.

 

 -

 

  첫 일주일은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정신없이 지나갔다. 두 번째 주는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지 싶었다. 삼주차가 되자 이제 슬슬 지쳐갔다. 일반 고등학교 교과에 추가도 도사수업도 이루어지는 지라 다들 파김치가 되어 하루를 마쳤다.

 “이대로라면 과로사로 죽는 거 아닐까.”

  기숙사로 돌아와 침대에 쓰러지듯 널부러진 도형이 웅얼거렸다. 말할 기운도 없는 은호는 그저 눈을 감고 있었다.

  처음엔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첫날부터 도사수업이 있었던 지라 난생 처음 듣는 내용은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꽉꽉 채워진 수업은 옛날이야기도 흥미를 잃게 하기 충분했다. 다들 썩어가는 동태눈깔이 되었고 이들을 위해 가끔 도사수업 선생은 도술을 보여줬지만 이젠 다들 무표정으로 ‘우와’ 두 단어만 기계적으로 내뱉었다.

 ‘그래.. 반응이라도 해줘서 고맙다 얘들아.’ 도사 선생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렇게 도술학당에서의 보내는 첫 3월이 지나기 전, 동태눈깔을 생태눈깔로 만들 공지가 하나 있었다.

 "얘들아 다음 주에 단체로 화개에 갈 거야."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는 건 없다는 전설의 화개장터. 갑자기 무슨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소린가 하겠지만 이 화개장터야 말로 도사들을 위한 시장이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지금은 일반인을 위한 장과 도사를 위한 장은 별도로 열린다. 이곳에 도사청과 천지인이 들어서기 전부터 화개장터는 도사들이 필요한 물건을 팔기로 유명했다. 원래 장이 서면 이 사람 저 사람 모이기 마련이니 옛날엔 일반인 도사 구분하지 않고 섞여 팔았다. 단지 큼큼, 헛기침을 하며 '거, 용수염으로 만든 부채가 있소?' 물었을 때 일반인은 '거 먼 소리여' 하며 요즘 인사동에서 파는 실타래 간식을 내놓았고, 도사는 찰떡같이 용수염 부채를 내놓는 것이 그 차이였다.

  규모는 중국에 비할 것이 아니었지만 그 속이 알차 못 구하는 것이 없기로 유명했다. 전설 속에서나 존재하는 물건도 알음알음 구할 수 있는 곳이 한국의 화개라 하여 외국에서도 꽤나 왔다. 진시황도 화개를 알았더라면 불로장생했을 것이라 떠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옛날의 영광인지라 요즘은 불로초는커녕 용수염 부채조차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하니 이 장터가 어찌 됐는지 모를 일이다.

  말마따나 청계천에서 탱크를 만들던 시절까지만 해도 화개는 못 구하는 게 없기로 유명했다. 물론 개안석이니 생환석이니 이런 것들을 구하고자 하는 이들은 손에 꼽혔고 작아도 필요한 물건을 파는 알짜배기였으니 하는 소리다. 하지만 오히려 8~90년대 생들이 폭발적으로 학당에 입학하면서 돈맛을 보기 시작하자 귀신같이 꾼들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소위 꾼, 업자들이 화개에 발을 들이고 제품 질 하락은 답도 없었다. 저잣거리의 큰길은 이들이 차지해 매해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쓸어가기 바빴다. 물론 아이들도 입학 전 부모님이고 학교고 귀에 박히게 들었을 테지만.

 "가서 이상한 거 쓸모없는 거 바가지 쓰고 사오지 말고! 우리가 사야할 건 뭐다?"

 “지물!”

  지물이란 무언가. 도사라면 응당 손에 뭐라도 쥐고 있는 것인데 그 것을 지물이라 했다. 보통 도사하면 생각하길 부채를 들고 있을 것 같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단지 부채를 쓰는 도사가 많은 뿐. 그래도 한 가지 다행인 건 지물은 공이 많이 들고 아이들도 지물은 심사숙고해서 고르기 때문에 아직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지물의 경우 허가제이므로 아무나 팔수도 없을뿐더러 관리 역시 잘 이루어지고 있다. 여하튼 도술 실기를 앞두고 지물을 사야하니 누군들 안 떨리겠는가.

 "와! 지물 말고 또 뭐 사지!!"

  귀에 박히게 말한들 뭐하나 방금 담임도사의 주의는 창문 밖으로 던져버린 것인지 담임이 나가자마자 아이들은 들떠 뭘 살지 술렁거렸다. 기세로 보아선 아주 화개를 쓸어 담을 것 같았다. 도사 집안이라면 화개에 자주 갈 것 같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부모님이 데리고 가면 갈까 그런 게 아니라면 교통편이 좋은 것도 아닌지라 딱히 갈일도 없는 게 화개장터다. 그리고 어린애가 홀로 가봤자 ‘어린아는 가소.’ 소리나 들었지.

 “너네는 지물 뭐 살 거야?”

 “나는 옥비녀!”

 “옥비녀? 나 아는 언니가 비녀 쓰는데 진짜 멋있더라.”

 “그치? 완전 반했잖아.”

 “나는 은장도 예쁘던데.”

 “은장도 좋지! 아영이는?”

  민지와 다은은 벌써 어떤 지물을 살지 정한 듯 보였다. 박수를 치며 신이 난 민지는 아영에 물었다. 아영은 잠시 고민하였다.

 “나는, 부채.”

 “부채는 너무 흔하지 않냐.”

  아영의 대답에 민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앞서 말했듯 지물은 부채가 가장 널리 쓰였다. 아이는 아이인지라 다들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지물을 가지고 싶어 했다. 하지만 부채는 그만큼 멋지고 휴대성 좋고 다루기 쉽기 때문에 지물 판매 1위를 놓친 적 없다.

 “팔할의 도사가 부채를 쓰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거지. 다른 것보다 도술 쓸 때 제일 멋있잖아.”

 “음. 확실히 그건 그렇지. 하긴 요샌 예전이랑 다르게 셀프 커스텀도 되고.”

 “야야 우리 그럼 가서 우정 노리개 맞추자.”

 “오 좋아! 아영이는?”

  민지와 다은의 대화에 아영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호네도 한창 들떠 있었다. 콕 집어 말하자면 도형이지만.

 “야 대박이다 지물 사는 거 진짜 설렌다. 아무리 8팔이 부채를 쓴다지만 그것도 너무 설렌다구요.”

  우다다 말을 쏟아내는 도형에 묵묵히 듣던 은호가 물었다.

 “난 그 진주누나 곰방대 멋있던데.”

 “야 진주누나 곰방대 그거 진짜 대박이야 그거.”

 “그래. 멋있더라.”

 “멋있는 게 다가 아니라니까.”

  뭔 소린가 싶은 은호에 도형은 입맛을 쩝 다시고 다시 말을 시작했다.

 “그 곰방대가 우리나이 다 합쳐도, 우리랑 우리 부모님 나이까지 다 합쳐도 나이 훨씬 많을 걸."

 "그게?"

 "그게라니. 이 친구야. 당장 네 눈 앞에 있는 이 친구의 지물도 진주누나꺼 못지 않단다."

 "한결이 벌써 지물 샀어?"

 "아. 나는 집안에서 쓰는 거 물려받아."

 "물려 받아? 그럼 너도?"

 "야야. 은호야. 너 중학교때 공부 잘했다며. 그래서 영어, 수학 수준별 수업할 때 높은반 가는 애가 왜 이러니. 기본적으로 집안 대대로 물려받는 지물이 있다는 건, 그냥 일반 가문이 아니라는 거야. 너 사방신 알아?"

 "네 방위를 지키는 신 아니야?"

 "맞지. 얘나 진주누나나 그냥 대대로 도사를 많이 배출하고 고위직에 많이 올라서 대한민국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집안이 아니라니까."

 "그럼 뭔데?"

 "사방신 중에 두 방위를 모시는 가문만 남아 이어지는데 그 두 가문이 어디다? 진주누나랑 여기 한결 되시겠다. 이름하야 넘사벽 가문."

  도형이 양손으로 공손히 결을 가리키자 결은 고개를 숙이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대단하지 않아..."

 "야 사방신 중에 한 가문을 잇는 종계의 장손이 대단하지 않으면 난 뭐니?"

 "아니.. 그게 아니고.."

 "아. 그래서 입학하자마자 다들 너를 알고 있던 거구나."

 "그치. 도사출신인 애들은 대충 알거든 이번에 어느 집 누가 입한한다더라 얘기가 도니까. 기사로도 뜨거든."

 "그래서 너도 처음에 한결 알았던 거야?"

 "나도 청룡가 종계 장손이 입학한다는 건 듣긴 들었는데, 얘가 걘줄은 몰랐지.. 얼굴도 이름도 몰랐으니까. 그리고 애가 기대랑은 쫌.."

 "잠깐만. 그럼 얘가 청룡가야?"

 "어엉. 좌청룡 우백호 할 때 그 청룡."

 "헐. 진짜 대박이다 너."

 "그렇게 특별할 것 까진 없어.. 그냥 종갓집 같은거지 뭐."

 "이거봐. 있는 집 애들이 더하다고 딱 그래요."

 "약간 그럼 조선시대 양반같은 건가?"

 "너 신라시대 골품제도 아냐?"

  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얘는 성골. 그 저번에 봤던 그 싹퉁머리없는 애들 봤지. 걔네들은 진골."

 "아니 뭘 또 그렇게 나누고 그래.."

 "너는?"

 "6두품."

 "오~"

 "너는 또 뭐가 오..야..."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사를 뱉는 은호에, 결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푹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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