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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명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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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기…, 그대는 중원에 들어섰으면서도 아무 일에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가.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이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법.
중원의 풍파는 그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대를 휩쓸 것이다.
당세의 국면은 은인자중하려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으니까.]

 
6 화
작성일 : 16-07-12 11:03     조회 : 635     추천 : 0     분량 : 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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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정기는 그래도 손님이라고 비록 생색이긴 해도 걱정해주는 점소이의 마음이 기특해서 미소를 지으며 구리 동전 몇 문을 꺼내어 점소이의 손에 쥐어 주었다.

 점소이는 고맙다며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는 더 이상 그를 잡지 않았다.

 그는 눈앞의 손님이 자신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더 말하면 입만 아플 뿐이다.

 막 그의 애마인 흑운이 매여 있는 마구간으로 향하려던 남정기의 고개가 후원의 이층에 있는 객방을 향해 퍼뜩 돌아갔다.

 그의 입에서 탄식처럼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꼬이는군!”

 이층을 바라보며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살을 찌푸린 그가 나직하게 중얼거리는 것과 동시에 이층 중앙 부분에 있는 객방의 문이 종잇장처럼 터져 나갔다.

 “펑!”

 부서진 방문을 뚫고 번개처럼 뛰쳐나온 인영이 이장 여의 허공을 가로지른 후 정원의 가산을 발끝으로 밟고 다시 도약했다.

 “추풍서(追風鼠), 달아날 수 있을 것 같으냐!”

 앞선 사람의 뒤를 따라 연이어 이층에서 날아오른 사내가 추풍서라 불린 사내가 밟은 가산의 끝을 밟으며 소리쳤다. 그의 손에 들린 검이 달빛을 받아 시퍼런 살기를 흘렸다.

 후원의 담을 넘어가던 추풍서라고 불린 사내의 안색이 급변했다. 그러나 그것은 등뒤에서 날아들고 있는 검에 실린 강력한 기세 때문은 아니었다.

 “젠장!”

 다급한 음성으로 욕설을 내뱉은 그의 신형이 급살맞은 기러기처럼 정원으로 뚝 떨어졌다.

 추풍(追風)이라는 단어가 그의 별호에 어떻게 붙게 되었는지 확인이라도 시켜주는 듯한 몸놀림이었다.

 운신(運身)의 변화가 가히 일절(一切)이라고 부를 만 했다.

 그가 넘어가려고 했던 후원의 담밖에서 환영처럼 솟아오른 푸른빛을 흘리는 장검의 날이 그가 떠 있던 허공을 무서운 속도로 스쳐 지나간 것은 그의 신형이 후원으로 방향을 바꾼 그 직후였다.

 간발의 차이로 검을 피하긴 했지만 추풍서는 몇오라기의 머리카락을 잘리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순간적으로 솟은 식은땀이 그의 등뒤를 축축하게 적셨다. 잠시만 늦었어도 목이 달아날 뻔한 것이다.

 추풍서가 내려서자 그의 앞뒤로 두 사람이 옷자락을 날리며 표표히 내려섰다.

 남정기는 먼저 내려선 사내의 별호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추풍서(追風鼠,바람을 쫓는 쥐새끼)라니, 탁월한 경공과 그의 어깨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체구에 작고 가늘게 찢어진 눈과 염소 수염, 그의 별호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것인지를 여실하게 알 수 있는 외모였다. 그의 나이는 오십을 전후한 것으로 보였다.

 추풍서 모현을 알지 못하는 남정기는 그의 이름이 갖는 무게를 알지 못했다. 그러나 모현은 단순히 외모로 평가절하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당문과, 청성파, 아미파라는 거대문파들이 웅거하고 있는 사천성에서 그 명성이 드높은 경공의 고수로, 행사가 괴팍하여 정사중간의 인물로 알려진 자였다.

 “모현, 사천이 비좁더냐! 분에 과한 물건은 명을 재촉할 뿐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 내놓게.”

 담을 넘어 나타난 자는 사십대의 청수한 풍모의 중년인이었다.

 남색 장삼을 걸치고 같은 색의 건으로 긴 머리를 단정하게 동여맨 중년인의 말에는 무게가 있었다.

 그는 모현과 대여섯 살의 나이차이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모현에게 말을 높이지 않았다.

 그가 예의를 몰라서가 아니었다. 무림중의 배분상 그는 모현과 동배(同輩)였기 때문이다.

 모현은 잠시 자신의 앞뒤를 막아선 두 사람을 번갈아 돌아보더니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입을 열었다.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그대는 다정검객(多情劍客) 정환이로군. 흐흐흐, 이 물건이 기보는 기보야. 평생 청해(靑海)에 처박힌 채 바깥나들이를 하지 않는다고 소문난 청해의 이대 검객을 한 자리에서 보게 되고 말이야.”

 모현은 슬쩍 가슴께를 손으로 만지며 말했다. 심사가 뒤틀린 기색이 완연한 말투였다.

 “형님, 보는 눈이 너무 많습니다.”

 모현의 뒤를 따라 방에서 나온 사내가 입을 열었다. 차가운 음성이다.

 그는 청해쌍검객의 둘째인 무정검객(無情劍客) 정균이었다.

 정환과 정균은 친형제지간으로 청해성(靑海省)내에서 손꼽히는 검의 고수들이었다.

 정환은 수려한 외모에 손을 쓸 때도 손속에 사정을 두는 경우가 많아 별호에 다정(多情)이 붙어 있었고, 정균은 무정(無情)이 별호에 들어있는 것처럼 정환과는 반대로 손을 쓰면 반드시 피를 보았기 때문에 청해성내에선 감히 정균의 비위를 거스르려는 사람이 없었다.

 정반대되는 성향의 형제였지만 두 사람은 청해성내에서 곤륜파(崑崙派)의 도인들도 존중을 한다는 정파의 협객들이었다.

 청해성은 티베트인과 강족, 몽고족, 회족, 장족등 이민족이 한족보다 더 많이 거주하는 땅이다. 한족이 상대적으로 소수인 곳에서 그들은 나름의 입지를 구축한 사람들이었다.

 한족이 주류가 아닌 곳에서 한족의 무인이 입지를 구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들의 능력이 범상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청해쌍검객의 근거지는 청해성의 성도인 서녕(西寧)이었다.

 서녕은 난주와 성(省)이 다르고 천리 이상 떨어진 곳이어서 어지간한 일로는 서로 왕래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그들은 재물이나 기진이보에 담백하기로 소문난 사람들인데 그들조차 난주에 나타난 것이다.

 정환의 안색이 진중해졌다.

 정균의 말이 맞았다. 이곳은 객잔이고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난주 전역에 흩어져 물건을 찾고 있는 사람들을 어서 오시라고 초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난주에 모인 자들 중 그들이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일류가 아니라면 이름 석자 내밀지 못하는 것이 작금의 난주였다.

 정환과 정균의 기세가 점점 날카로워지는 것을 느낀 모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의 눈에 초조한 기색이 떠올랐다.

 정환이나 정균, 둘 중의 한명이라면 얼마든지 상대할 자신이 있는 그였지만 둘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

 청해쌍검객은 그들 개인의 무예도 높았지만 합격술은 청해일절(靑海一絶)이라고 불릴 정도였기 때문이다.

 남정기는 청해쌍검객과 모현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보며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가장 재미있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는 말이 있다.

 후원의 상황은 재미있게 변하고 있었고 여유만 있다면 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계속 구경하다간 그가 휩쓸리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이런 자리는 빨리 벗어날수록 좋았다.

 처음 이층의 객방문이 부서질 때 놀란 손님들 중 몇 몇이 문을 열고 후원을 내려다보았지만 시퍼런 검광이 번개처럼 흐르고 사람의 신형이 수장씩을 건너뛰는 것을 본 후로는 아무도 방문을 열지 않고 있었다.

 평생에 한 번 구경하기도 어려운 무림인들의 대전(對戰)이었지만 구경 좋아하다 목숨을 잃는 뭣같은 경우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후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남정기는 알고 있었다. 모현이나 정씨형제라는 사람들도 그 시선을 느끼고 있을 터였다.

 기척을 느끼기 어려운 운신법을 구사하는 자들의 시선.

 그런 시선의 주인들이 평범한 자들일 리는 없었다. 그리고 그 시선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숫자는 늘되 나타나는 자가 없다는 것은 한 가지 의미밖에 없었다. 모두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정환과 정균도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현을 찾기 위해 그들은 지난 사흘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않고 움직였고, 결국 모현의 꼬리를 잡았다.

 이곳이 민간인들이 많은 객잔이라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러웠지만 그런 것에 연연할 때가 아니었다.

 주변에 어부지리를 노리는 자들이 있고 그자들 중 설사 자신들보다 강자가 섞여있다 해도 모현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모현이 지닌 물건의 가치는 그렇게 컸다.

 정환은 신광을 번뜩이며 앞으로 한 걸음 내딛었다.

 모현과 대화를 하며 바닥을 향했던 검이 중단으로 천천히 솟아올랐다.

 모현의 쥐눈에 다급한 기색이 떠올랐다.

 등뒤의 정균의 검에서도 서릿발같은 기세가 느껴지고 있었다.

 정씨 형제의 기세는 점점 강해지고 있어서 그들의 기세가 절정에 달한다면 그가 이 자리를 빠져나가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의 머리가 정신없이 돌아갔다.

 그는 힘을 보존해야 했다. 물건을 노리는 자들은 정씨형제만이 아닌 것이다.

 ‘도대체 왜 아직도 오지 않는 거야! 약속시간이 이미 넘었는데....이러다가 정말 난주에 뼈를 묻을 수도 있단 말이다, 자라새끼들아!’

 속으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모현의 눈에 후원의 뒷문에 거의 접근해 있던 남정기가 들어왔다.

 후원에 있는 사람이라고는 그들 외에 남정기가 유일했으니 남정기가 모현의 시선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남정기를 본 모현의 쥐눈이 반짝였다.

 시커먼 흑의를 걸치고 긴머리를 묶지 않은 남정기의 모습은 모현이 보기에 어설픈 구석이 있었다.

 피풍에 덮인 등뒤에 검이나 도라고 생각되는 길쭉한 물건을 매달고는 있었지만 그가 무림 중의 인물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남정기의 태양혈은 밋밋한데다가 두 눈에 무림인이라면 당연히 감돌 내공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어깨에 커다란 보퉁이를 걸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장거리 여행중인 영락없는 촌뜨기였다.

 마음속에 결정을 내리자 모현은 움직였다.

 그의 어깨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정환은 정균에게 소리쳤다.

 “막아라!”

 그의 말이 떨어지기 전에 정균의 손에 들린 검은 모현의 허리를 사선으로 쓸어가고 있었다.

 그도 모현의 어깨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정균이 그들 형제의 성명절기(盛名絶技)인 삼십육초 선풍검법(旋風劒法)중의 일초로 자신의 허리를 베어오는 것을 본 모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그의 신형이 갈대가 눕듯 뒤로 번개처럼 쓰러졌다.

 정균의 일검이 뒤로 누운 모현의 위를 수평으로 베고, 한 걸음에 모현과의 거리를 없앤 정환이 허공에 뜬 상태에서 땅에 누운 모현의 가슴에 검을 수직으로 내려꽂았다.

 정환의 검에 의해 꼬치 꿰듯 모현의 가슴이 꿰뚫리려는 순간 땅에 누운 모현의 신형이 바닥을 쓸며 반회전했다.

 그의 옷자락에 쓸린 흙먼지가 돌개바람처럼 일어났다.

 모현의 운신은 빠르고 적절해서 정균과 정환의 검은 그의 몸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뒤로 넘어지는 순간부터 그때까지 모현의 등은 땅에 닿지 않고 있었다. 철판교에 이은 금리도천파의 신법이었다.

 일류소리를 듣는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시전할 수 있는 신법이지만 모현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시전하기는 쉽지 않다.

 신법으로 성명(聲名)한 자다운 운신이었다.

 바닥에 누운 채 반회전한 모현의 신형이 누가 그의 등을 밀어내기라도 한 듯 무릎을 편 채 강시처럼 벌떡 일어나더니 바람처럼 남정기를 향해 내달렸다.

 그의 뒤로 정환과 정균 형제의 검이 따라붙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남정기와 모현 사이에 있던 오장 여의 거리가 단숨에 사라졌다. 오늘의 모현을 있게 한 추풍신법(追風身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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