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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유천사
작가 : 심유미
작품등록일 : 2019.8.29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건에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가 인간 세계로 내려와 만들어가는 이야기

 
고유천사 14화
작성일 : 19-10-22 01:56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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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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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 밝아오는 하늘에는 마치 솜사탕 같은 구름들이 떠돌며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 아래에 나른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하윤에게 라율이 다가갔다.

  “하윤님. 이제 어디로 가실 겁니까.”

  “아... 그러게요.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뭐. 일단 그 마족부터 잡는 게 우선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긴 한데... 지금 그 마족을 잡아서 뭐해요. 일단 그 마족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할 거 같아요.”

  “그걸 어떻게 알아낼 생각이십니까?”

  “이제 고민해봐야죠.”

  하윤은 만사가 귀찮아보였다. 어제 밤에 하민을 보내고 우찬 또한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도 있었지만 어제 문득 떠오른 생각에 복잡하기도 했다.

  “지금 그렇게 여유를 부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게 급하게 한다고 해도 얻는 게 없을 거 같아서요.”

  “그래서 그저 그렇게 계실 겁니까?”

  “아니요. 일단 해야 할 일이 있어요. 일단 그거 먼저 해결하고 나서 생각해 보죠.”

  “그게 뭡니까.”

  “비밀. 일단 제가 알아내고 그 다음에 알려줄게요. 아직은 의문투성이라서.”

  “하... 일단 알겠습니다.”

  “근데 라율은 왜 그렇게 저를 도와줘요?”

  “그게 갑자기 왜 궁금하신 거죠?”

  “그냥...”

  “뭐. 일단 로엘님께서 하윤님을 잘 보살피고 있어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아. 로엘. 로엘은 지금 잘 있나요?”

  “네. 당연히 잘 지내고 계시죠.”

  하윤은 더 이상 흥미가 없었는지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툭툭 털고 안으로 들어갔다.

  “... 아무도 다치지 말아야 할 텐데.”

  그 모습을 지켜 본 라율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중얼거리며 깊게 있던 속마음을 감추고 있었다.

 

  “하...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우찬은 의문의 목소리를 듣고 바로 마계로 돌아와 이것저것 힌트를 얻으며 실마리를 찾으려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는 도중 몇 시간 전 어떤 마족이 전해준 이상한 물건의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알려준 장소로 찾아와 찾고 있었다.

 

  몇 시간 전

  “네?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내가 저기 숲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이상한 소리랑 이상한 빛이 보여 다가가서 확인해 봤거든? 근데 거기에 이상한 상자가 있었어. 꽤 오래 된 상자 같아 보였고. 나는 그게 너무 신기해서 만져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빛이 나오면서 나를 공격하는 거 있지? 이것 봐. 그것 때문에 내 손이 지금 이 모양이잖아.”

  그 노인의 손은 화상을 입은 거처럼 아주 빨갛게 커다란 상처가 나 있었다.

  “도대체 그 상자가 뭔데 그럽니까?”

  “그걸 내가 알겠나? 하나 확실한 건 평범하지는 않아.”

  “그렇겠죠. 공격하는 상자라니...”

  “음... 그것도 있는데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아이고. 나 뭐라고 그러는 거냐. 뭐 일단 가서 보면 알아. 뭔가 이 상자가 슬퍼하는 거처럼 보였어.”

  “상자가 슬퍼한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 나도 몰라! 그냥 직접 확인 해봐! 나도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그보다는 다른 마족들은 내 이야기가 거짓말인줄 알아! 내가 노망이 났다나 뭐라나.”

  “음... 일단 그게 진짜라면 조금 알아봐야 할 거 같네요.”

  “그래도 조심해. 나처럼 다치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우찬은 그 노인의 말에 따라 이 산 속으로 들어와 그 슬퍼하는 상자라는 것을 찾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거야.”

  우찬은 오랜 시간동안 찾아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그 마족이 진짜 다른 마족들 말처럼 노망이 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런 물건이 있으면 다른 마족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괜히 시간 낭비만 했잖아.”

  갑자기 기운이 빠진 우찬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조금 쉬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빨리 어떤 실마리라도 찾아야 하윤에게 갈 텐데... 이렇게 가다가는 영영 못 만나겠네...”

  하윤을 보고 싶은 마음이 나날이 갈수록 커지지만 볼 수 없는 현실이 그저 슬프고 원망스러웠다.

  “하윤아...”

  하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보고 싶은 마음을 감추고 있었을 때 갑자기 뒤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조심스레 다가가 살펴봤다.

  “이게 뭐지?”

  우찬은 빛을 내며 빛나고 있는 물건의 정체를 확인하고는 이 물건이 아까 노인이 말한 그 상자라는 것을 깨닫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게 그 노인이 말한 상자인가.”

  우찬은 그 상자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이 상자가 무엇인지 확인하려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 상자에 빛이 나오더니 우찬을 휘감았다.

  “뭐야!!”

  그 빛은 곧 사라지고 우찬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어느 영상이 들어왔다. 그 영상을 본 우찬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 시작했고 어느새 그 머릿속에 영상이 재빠르게 사라져 버렸다.

  “이게 뭐지...”

  우찬은 방금까지 머릿속에서 영상을 봤지만 사라지고 나니 그 영상이 어떤 영상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은 계속 뺨에서 흐르고 있었다.

  “뭐야... 왜 이러는 거야...”

  당황한 우찬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아지만 계속 흐르는 눈물은 땅으로 떨어지며 땅을 적셨다.

  “나 왜 자꾸 이러는 거지... 왜 이렇게 슬픈 거지...”

  당황한 우찬은 그 자리를 바로 뛰쳐나와 산을 내려왔고 이제 조금 진정 된 마음이 안심되며 턱까지 차오른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하... 뭐야. 도대체.”

  그 수수께끼의 상자가 궁금한 우찬은 다시 가볼까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어쩐지 또 그 영상을 보게 된다면 다시는 제 자신을 감당할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 영상을 보고 있을 때 자신은 정말 슬픈 감정이 자신의 온 몸을 감쌌고 그 영상을 기억하려고 했지만 영상이 끝나자마자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아 답답했다.

  “기억이 안나... 정말 아플 정도로 슬펐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우찬은 기억나지 않은 머리를 때리며 기억하라고 소리쳤지만 역시 헛수고였다.

  “일단 그 노인을 다시 찾아가 봐야겠어...”

  우찬은 바로 그 상자의 위치를 알려준 노인에게로 가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우찬은 그 노인을 봤던 자리로 왔지만 그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하... 그 노인은 그 짧은 시간에 어디로 간 거야.”

  “어이. 거기 너 무슨 일이야?”

  어떤 마족이 두리번거리며 누구를 찾는 게 신경 쓰였는지 말을 걸었다.

  “아. 혹시 아까 여기 있던 노인 못 보셨나요?”

  “노인? 아. 그 노망난 노인 말하는 건가?”

  “그래요. 그 노인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 노인이 어디로 간지는 모르겠고 저기 보이는 낡은 집 있지? 거기가 그 노인이 사는 곳이야.”

  “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자네 그 뭐 숲속에서 이상한 상자를 봤다는 그 말 때문인가? 그런 거라면 믿지마. 그 노인 노망나서 그런 거니깐.”

  “아. 뭐 일단 그 노인에게 가서 물어보죠.”

  “쓸데없는 짓하면서 시간 낭비 하지마.”

  “그건 제가 판단할 테니. 걱정 마시죠.”

  “그래. 네 마음대로 해봐라.”

  우찬은 그 마족의 말이 들리지 않았고 단지 그 상자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 그 노인의 집까지 뛰어갔다.

  “쯧쯧. 그냥 노망난 노인이 하는 말에 홀려서는.”

  “그 상자가 무슨 이야기죠?”

  어디선가 들리는 어두운 목소리에 마족은 두리번거리더니 자신 앞에 나타난 남자와 여자 때문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너희들 뭐야!! 왜 갑자기 놀래키고 그래!!”

  “야. 너 우리 좀 바쁘거든? 빨리 말해. 그 상자가 뭐야?”

  “당신들은 뭔데!!!”

  “하... 나 진짜 화나게 하지마. 나 성격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거든.”

  “제인. 그만.”

  “아니. 왜!!”

  “그 상자가 어떤 상자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큼...”

  마족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두 마족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자신이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상대라는 것을 눈치 채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뭐. 어떤 노인이 저기 보이는 산 있지? 거기 중턱에서 이상한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더군. 뭐 이상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자신을 공격하는 상자라나 뭐라나. 솔직히 믿을 수가 있어야지. 상자가 공격하다니. 그리고 뭐 상자가 슬퍼보였다고 말하는데 그걸 누가 믿겠나.”

  “상자가 슬퍼보였다고요?”

  “그래. 그렇게 말했어. 내가 아는 건 이거뿐이야.”

  “그 노인이 지금 어디 있는지 압니까?”

  “그건 나도 몰라. 친하지도 않고 말이야. 저기 집으로 한번 가봐. 그 노인이 사는 곳이니깐.”

  마족은 우찬이 갔던 낡은 집을 가르키며 가보라고 했지만 남자는 마족만 쳐다봤다.

  “왜. 뭐. 나는 정말 아는 건 그거뿐이야.”

  “아까 그 마수한테 그 길을 알려주더군요.”

  “아~ 아까 걔? 뭔가 급해 보이길래 알려줬지.”

  “그 마수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마십시오.”

  “왜?”

  마족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남자를 바라봤지만 차가운 음성으로 경고 아닌 경고를 날렸다.

  “그건 알 필요 없습니다. 그러니 그 마수에게 더 이상 많은 걸 알려주지 마십시오. 그리고 거짓말은 저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 뭔가 더 알고 있는 거 다 압니다. 하지만 알려주기 싫다는데 제가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냉정하지는 않아서 말이죠.”

  “나는!!!”

  “야! 너 시끄러워. 거참 말 많네. 그렇게 말 많이 할 거면 알고 있는 거 더 알려주던가. 하여튼 요즘 늙으면 쓸데없는 말만 많아진다니깐. 야. 그냥 가자.”

  “그래. 그리고 당신 몸조심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남자는 그 마족을 날카롭게 째려본 뒤, 마족이 가르킨 숲속으로 걸어갔다.

  “뭐야... 도대체 그 사람은 왜 나한테 그딴 임무를 맡겨서는!!! 진짜!!”

  뭔가를 알고 있어 보이는 그 마족은 억울하다는 듯이 발을 동동 구르며 재빨리 우찬이 갔던 방향으로 뛰어갔다.

 

  우찬은 노인의 집까지 왔지만 보이지 않는 노인이 야속하기만 했다.

  “그 노인은 진짜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니는 거야. 여기서 기다려야 하나...”

  답답한 마음으로 문 앞에 주저앉아 노인이 오기만을 기다리기로 했다.

  “이봐!! 거기 너!!”

  “응?”

  우찬은 저 멀리서 자신을 보며 헐레벌떡 뛰어오는 아까 그 마족이 눈에 보였다.

  “무슨 일이죠?”

  “너!! 도대체 네가 알고 싶은 게 뭐야!!”

  “네?”

  “왜 그 상자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거냐고!!”

  “아니. 저는 그냥...”

  뜬금없이 자신을 다그치는 마족이 당황스럽던 우찬은 말을 더듬었다.

  “잘 들어. 그 상자에 다가가지마. 더 알려고 하지도 말고.”

  “그게 갑자기 뜬금없이 무슨 소리입니까.”

  “그게 그러니깐!!”

  “역시. 내가 저 마수에게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말라고 했을 텐데.”

  뒤에서 들려오는 끔찍한 목소리에 마족은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남자가 서 있었다.

  “내 경고를 무시한 건가?”

  “아니. 나는...”

  “핑계라면 필요 없다. 나는 말이야. 내 말 거역하는 자가 제일 싫거든.”

  무섭게 쳐다보며 그 마족을 죽이려는 제스처를 본 우찬이 그 앞을 막아섰다.

  “너는 뭐야.”

  “오랜만이군요.”

  “그래. 오랜만이네. 근데 오랜만에 만나서 이게 무슨 짓이지?”

  “아무리 오랜만에 만났다고 한들 당신과 제가 좋은 사이는 아니잖습니까.”

  “비켜.”

  “그럴 수 없습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우찬이 거슬려 귀찮은 표정으로 살짝 뒤로 물러섰다.

  ‘역시... 이 자들은 나를 죽이지 못해.’

  사실 이 남자가 자신을 죽이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지만 남자의 행동을 보고 자신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참는데 한계가 있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 네가 참지 못하면 뭘 어쩔 거지? 힘도 없는 나약한 마수주제에.”

  “힘이 약하고 쓸모가 없더라도 보고 싶고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니 절대 이런 일로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

  “정말 귀찮은 놈이로군.”

  “계속 귀찮게 해드려요?”

  “사양하겠다. 어차피 너는 나중에 내 손으로 꼭 죽일 테니.”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우찬이 뻔뻔스럽게 웃으며 기다리겠다고 답하자 남자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

  “그래. 기다려 보거라. 이제 네가 죽는 시간이 곧 다가올 테니.”

  “네. 그러죠.”

  남자는 그 자리를 뒤돌아가기 전 멈칫하며 우찬 뒤에 있던 마족에게 웃으며 이야기 했다.

  “그래도 할 일은 하고 가야겠지.”

  말을 끝내자마자 우찬 뒤에 있던 마족이 소리를 지르며 쓰러졌다.

  “당신!!!!!!”

  “나중에 보자고.”

  “거기 서!!”

  남자는 그 자리에서 불꽃을 튀며 사라졌고 우찬은 쓰러진 마족에게 다가가 일으키며 물었다.

  “이봐요! 괜찮아요?”

  “그... 상자...”

  “네? 상자요...?”

  “절대 그 마족들에게... 넘어가면... 안 돼...”

  “도대체 그게 뭐길래 이러시는 겁니까...”

  “그건... 나도... 하... 잘 몰라... 어떤 자가 와서... 나한테... 그 상자에 대해서... 절대 아무한테도 알려주면... 안 된다고... 쿨럭...”

  “이봐요!!! 정신 차려요!!”

  “그 상자가... 열쇠라고... 그 자가 말했지... 그러니... 그 열쇠를 가진 자가...”

  툭-

  마족은 힘겹게 말하다 말고 손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제가... 꼭...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편하게 가세요.”

  우찬은 숨을 쉬지 않는 마족을 안아 들며 근처에 묻어주고 기도를 했다.

  “꼭... 이번에는 좋은 곳에 태어나 행복하게 사십쇼. 이런 더러운 존재로 태어나지 마십시오.”

  그 상황을 지켜 본 남자는 생각에 잠겼다.

  “이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열쇠라... 궁금하지 않나?”

  “별로. 그저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돼. 그딴 거 신경 쓸 시간이 어딨어?”

  “그래도 그 상자의 정체가 궁금하긴 하군.”

  남자는 상자에 대해 호기심이 커져 갔다.

  “일단 그 상자 위치부터 파악해.”

  “뭐. 일단 알겠어. 아. 맞다. 마르칼.”

  제인은 남자를 마르칼이라 부르고는 아차하는 표정으로 급하게 입을 막았다.

  “제인. 너 내가 그 이름 부르지 말라고 했지.”

  “아니... 나도 모르게...”

  “한번만 더 그런 실수하면 너라도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 조심하도록 해.”

  “응...”

  “그래서 하려고 했던 말이 뭔데.”

  “아. 내가 저번에 알아보니깐 저 마수 어떤 천사로 인해서 인간의 몸을 계속 유지하는 거라고 들었어.”

  “천사?”

  “응. 근데 그 천사는 아니야. 애인이었던 천사라고 하던데.”

  “흠... 일단 알겠어. 어서 그 상자 위치부터 알아가지고 와.”

  “알겠어.”

  마르칼은 상자의 위치를 파악하러 가는 제인을 뒤로 하고 나무 위로 올라가 앉아 눈을 감으며 휴식을 취했다.

  ‘마르칼... 그 놈이 지어준 이름 따위 필요 없어.’

  마르칼은 조용히 주먹을 쥐며 상상하기도 싫은 존재를 떨쳐내기 위해 그 열쇠라는 상자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 생각에 빠졌다.

 

  “이봐. 라율.”

  “또 왜.”

  “저 천사 저렇게 놔둘 거야?”

  세율은 며칠 동안 아무런 움직임 없이 그저 휴식만 취하는 하윤을 답답하게 보고 있었다.

  “지금 이게 며칠 째야!! 빨리 움직여도 모자랄 판에 계속 저러고 있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무슨 생각이 있으신 거겠지. 그냥 기다려.”

  “답답하니깐 그렇지!!!”

  “우리가 답답할 게 뭐가 있어. 그냥 하윤님이 움직이시면 그때 우리도 움직이면 되는 거야.”

  “아니...”

  “그만.”

  “아! 알겠어!”

  세율은 툴툴거리며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기다리자고 대답했지만 도무지 하윤이 무슨 생각인 건지 모르겠는 라율은 천천히 하윤에게 다가갔다.

  “하윤님.”

  “어? 라율 무슨 일이야?”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고 계실 겁니까.”

  “글쎄.”

  “하... 그렇게 무책임하게 가만히 계실 겁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계속 기다렸습니다. 세율이도 지금 답답해하고 있고요.”

  “정말 조금만 기다려 주면 돼.”

  “저희도 얼마 못 기다립니다.”

  “그래. 알겠어.”

  라율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며 하윤에게 한마디 했다.

  “이대로라면 그 마수도 위험해집니다. 알고 계십시오.”

  “...”

  하윤은 우찬이 거론되자 감추고 있던 그리운 마음이 커져갔다.

  “조금만 기다려줘. 내가 금방 데리러 갈게.”

 

  그 시각 하민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와 학교 다니며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달라진 게 없는 학교에는 묘한 기운이 이 학교를 변화시키고 있었다.

  “야야야. 이하윤, 진짜 어이없지 않냐?”

  “응~ 인정~ 그렇게 도망간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

  “쫄리는 게 있으니깐~”

  하윤이 그만두고 몇 주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하윤의 이야기는 학교에 퍼져 있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야. 나 저 년들 마음에 안 들어.”

  “뭐. 어쩌겠냐. 하윤쌤은 그대로 사리지시고.”

  “왜 우찬쌤이 사라진 거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는 거야?”

  “쟤네들이 그런 거 신경 쓰겠냐? 그냥 하윤쌤을 싫어했던 애들이 더럽게 이야기 하는 거지. 우찬쌤은 원래 조용해서 애들이 관심 없겠지.”

  “장영인이랑 사귄 거는?”

  “선생들만 싫어했지. 애들은 그런 거 신경도 안 썼을 걸?”

  “진짜 더럽네.”

  하민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쏙 골라서 입을 여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 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온다.”

  “어. 다녀와.”

  더 이상 듣기 싫은 하민은 마음을 진정 시킬 겸 교실 밖으로 나가 학교 뒤뜰로 향했다.

  “하. 진짜 빡치네. 지들이 뭘 안다고 입을 나불거리는 거야.”

  “그러게. 인간들은 참 어리석은 존재야.”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 목소리에 하민은 인상을 쓰며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넌 뭐야.”

  “뭘?”

  “왜 남의 이야기를 함부로 들어.”

  “나는 원래부터 여기 있었는데?”

  “하... 그래. 근데 너는 왜 이 학교 안 그만 두냐?”

  “내가 왜 그만둬? 어차피 인간으로 살려면 학교는 다녀야 편하지.”

  “인간으로 살 마음은 있나보지?”

  “왜 자꾸 시비야. 짜증나게.”

  “짜증나는 게 누군데. 네가 우찬쌤이랑 사겼던 게 네 욕심 때문인 걸 알고 있는데 네가 나한테 말 걸면 안 빡치겠냐?”

  “우찬이가 어디까지 이야기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함부로 그 이야기 꺼내지마.”

  “그럼 너나 나한테 말 걸지마. 네 얼굴만 봐도 욕 나오니깐.”

  “싸가지 없어. 인간 주제에.”

  “너처럼 더러운 천사보다는 힘없는 인간인 게 훨씬 나아. 나는 너처럼 더럽게 수법 같은 거 쓰지 않거든.”

  “흥. 더럽지 않다고? 웃기고 있네. 인간이 얼마나 더러운 존재인데. 자신들 뜻대로 이루려면 얼마든지 배신하고 자기 욕심 채우려는 게 인간이야.”

  “아닌 인간들도 있어. 자신을 희생하며 참는 사람들도 있고 착하게 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네가 더럽게 행동하니깐 더럽게 사는 인간들만 네 눈에 보이는 거야.”

  “너 말 다했어?”

  “응. 다했는데 뭐. 너는 더 할 말 있냐?”

  하민은 영인을 비꼬며 이야기 했다.

  “하. 그래. 뭐 네가 그렇게 생각하는 거에 내가 억지로 바꿀 필요는 없지. 근데 너 좀 없어진 동안에 어디 갔다왔나봐? 네 주위에 이상한 것들이 많이 꼬여있네.”

  “어쩌라고.”

  “뭐 여러 존재들이 너를 탐하고 지키고 참 이상한 상황이야. 그치?”

  “야. 아까 말했지. 나한테 말 걸지 말라고.”

  “나는 네가 걱정 돼서 하는 말인데 뭘 그렇게 예민하게 받아드려.”

  “나를 위한다면 제발 좀 꺼져주라. 혈압 오를 거 같거든?”

  “뭐. 일단 내가 피해줄게. 근데 조심하는 게 좋아.”

  “미안하지만 내가 가장 조심해야 할 사람은 너인 거 같다. 얼른 꺼져.”

  영인은 욕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하민에게 손짓했다.

  “그래. 어디 잘 해봐.”

  “다시는 신경 쓰지마.”

  하민은 영인이 계속 안 떠나자 자신이 자리에서 일어나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뭐야. 네가 가게?”

  “야. 그 말 아냐? 똥이 무서워서 피해? 더러워서 피하는 거지.”

  “너...”

  “꺼져.”

  차가운 말투로 말하고는 들어가는 하민을 천천히 훑어보며 영인은 미소를 지었다.

  “어디 한번 해봐. 박우찬 이하윤 유하민. 절대 너희들이 원하는데로 이루어지는 걸 내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깐.”

  영인의 속사임이 하민에게까지 들리지 않았는지 하민은 그저 무표정으로 교무실로 찾아가 담임을 찾았다.

  “쌤.”

  “어? 그래. 하민아.”

  “저 몸이 아파서요. 조퇴 좀.”

  “많이 아프니? 못 참겠어? 많이 아프면 양호실에...”

  “저 그냥 집에 간다고요.”

  “아... 그래. 근데 하민아 너희 부모님이 걱정이 많으시다.”

  “제가 알아서 합니다.”

  “그래. 알겠다. 잠시만 기다리렴.”

  담임인 유 선생은 하민이 무서웠는지 아무런 말도 못한 체 조퇴 시켜주었다.

  ‘저 선생 정말 마음에 안 들어.’

  자신 앞에서 꼼짝도 못하는 선생이 다른 친구들에게는 엄격했다. 결국 선생이라도 강자 앞에서는 작은 짐승일 뿐이었다.

  “자. 여기 어서 들어가서 쉬렴.”

  “네.”

  하민은 곧바로 학교로 나와 집으로 향했고 집으로 들어오자 어머니가 놀라며 왜 조퇴했냐고 물었다.

  “하민아. 무슨 일로 이렇게 일찍 들어왔어.”

  “몸이 안 좋아서요.”

  “하민아...”

  “알아요. 그냥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깐 제발 신경 좀 꺼주세요.”

  “그래도...”

  “하... 이젠 가출 안 할 테니깐 제발 그만 좀 신경 써요.”

  “그래. 알겠다.”

  “아. 그리고.”

  하민은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며 굳게 다짐했지만 부모님의 강요로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저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요.”

  “뭐?”

  “저 그림 그리고 싶어요.”

  “그게 무슨 소리니...”

  “단 한 번도 말씀 못 드렸지만 저 그림 그리고 싶어요. 물론 지금 늦은 거 알아요. 그래서 그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열심히 그림 그릴 거구요. 꼭 제 꿈 이룰 겁니다.”

  “하민아. 그러면 안 돼... 너는...”

  “싫어요. 사업 물려받는 거. 제가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습니다. 저는 할 말 끝났으니 먼저 올라가 볼게요.”

  “얘!! 하민아!!”

  하민은 당황하는 어머니를 뒤로 한 체 방으로 들어가 자신의 서랍 속 깊은 곳에 감춰 두었던 공책을 꺼냈다. 그건 하민이 아주 어렸을 적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 그림을 그렸던 공책이었다. 부모님의 사업 강요로 초등학교 이후로 절대 꺼내보지 않았던 공책을 지금에서야 꺼내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었다.

  “쌤들. 저는 진짜 제 꿈 이룰 거예요. 그러니깐 하윤쌤 우찬쌤도 꼭 이뤘으면 좋겠네요. 저도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할 테니깐 쌤들도 더 힘내요. 제가 응원할게요.”

  공책을 천천히 보며 입에 미소가 걸린 하민은 정말 행복해 보였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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