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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장미와 달 그리고 황제를 위해
작가 : 크한
작품등록일 : 2019.9.17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공작 영애 로즈. 운명의 사랑을 믿는 저주 받은 마법사 크리센트. 소설에 빙의해 최애님을 행복하게 하겠다 말하는 황녀 프리지아.
각기 다른 이유와 목표를 가진, '사랑'이라는 것으로 묶인 이들의 이야기. 어쩌면 애달프고, 때로는 귀여운 이들의 사랑으로 가기 위한 복잡한 이야기. 모든 이야기가 얽힌 가벼운 소설입니다.:)
[연하 남주/똑똑한 여주/삽질 많이/조금의 수위?/짜증은 가끔/아가씨/주인님/최애님/빙의/황좌 다툼]
가볍게 쓰는 습작입니다./작가 메일-bori_0415@naver.com

 
13장
작성일 : 19-10-21 23:38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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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장 - 불안한 예감

 

 

 

 

 아버지는 적잖이 당황하신 듯싶었다.

 

 내가 전하를 지지한다고 하긴 했지만, 전하께서 먼저 우리 가문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할 줄은 몰랐다는 듯 말이다.

 

 "굳이 제가 디아니아 공작가와 손을 잡아야 할 이유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없지요. 디아니아 공작가는 이미 레이먼드를 지지했었던 바가 있으니까요. 지금에서야 아니라고 하지만, 그만큼 디아니아 공작가를 따르는 가문은 줄었다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전 괜찮습니다. 전 로즈 영애가 좋아서 이러는 거니, 다른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도 몰랐던 이야기에 내 이름이 언급되자 부끄러웠다.

 

 얼굴이 불게 달아올랐다.

 

  "디아니아 공작가가 다시 위상을 되찾는 건, 저에게도 좋은 일이 되는 것이죠."

 

 전하께서 서류 몇 장을 뒤적거려 꺼내더니 아버지와 나에게 내밀었다.

 

 일정량의 곡식을 구매한다는 서류였다. 아까 보았던 곡식들보다 그 양이나 가격은 훨씬 적었다.

 

 이 정도 금액은 우리 공작가에 있어서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만 공작가에서 사들여주세요. 제가 사들인 곡식 중 일정량을 공작가에게로 넘기겠습니다. 디아니아 공작가와 제가. 영웅이 되는 겁니다.“

 

 전하의 말에 아버지가 진지한 얼굴로 서류를 살폈다.

 

 내가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도, 전하의 제안은 그리 나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에게 있어서 더 좋은 것들이 많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버지께서는 서류 한 장 한 장을 신중하게 살피셨다.

 

 그리고 아버지의 고민은 그리 길지 않으셨다.

 

 “좋습니다. 로즈, 네가 마지막 결정을 내리거라.”

 

 서명을 하기 위한 펜과 서류를 나의 앞으로 놓은 아버지께서는 정말 마지막 결정을 나에게 맡길 것인지, 참견할 생각은 없다는 듯 의자에 깊숙이 기대앉으셨다.

 

 난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문의 이름을 걸고 하는 계약에 내가 결정을 내리고 서명을 한다?

 

 지금까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일이었다. 이런 일은 보통 가문을 이을 후계자들이 하는 일이 아닌가.

 

 나는 아버지의 의중을 살피며 전하의 제안을 조정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고, 전하와 크리센트는 이런 아버지의 돌발행동에 내가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특히 전하께서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면서 나를 바라보셨다.

 

 재촉하거나,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내가 어떻게 행동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는 듯이 말이다.

 

 “전, 전하의 말을 믿습니다.”

 

 미래를 본다고 했던 전하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믿었다.

 

 난, 곧바로 펜을 들어 서명을 끝냈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펜을 맡겼으니, 아버지가 바라는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할 테지만,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선택도 이것도 같을 거라는 확신이 어렴풋이 있었다.

 

  "이번 일이 성공한다면, 공작가의 위상과 지지도는 다시 올라가겠지요. 제가 한번 떨어트린 것입니다. 제 선택으로 다시 올리고 말겠어요.”

 

 거짓말이 하나도 담기지 않은 나의 진심이었다.

 

 나의 각오이기도 했고 말이다.

 

 “로즈, 영애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겠어요.”

 

 전하께서는 웃으며 펜을 하나 꺼내 드셨다.

 

 그러고는 전하 또한 자신의 몫인 서류들에 사인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저희가 영웅이 될 일만 남았네요.”

 

 

 -

 

 

 서류는 아버지께서 챙겨 가시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 참석했던 남자는 회의가 끝나자마자 내내 자신이 들은 정보들에 놀라워했던 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표정을 싹 바꾸고 처음에 보았던 조금은 건방진 그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의 배웅을 받아 아버지와는 공작저에서 보는 것으로 인사를 나누고, 나와 전하 그리고 크리센트는 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타고 왔던 마차에 다시금 올랐다.

 

 왔던 길과는 조금 다르게 더 먼 길을 돌고 돌아서 인적이 드문 황궁과 공작저의 사이에 있는 골목에서 다시금 황가의 마차에 올랐다.

 

 같은 곳에서 다시 타면 우리가 다른 곳을 들렀다 온 것이라는 의심을 살 수도 있기에 만에 하나를 대비해 이리 빙빙 돌아가는 것이라는 전하의 설명 이외에는 아무런 말도 오가지 않는, 조용한 마차 안이었다.

 

 다들 앞으로의 일을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의 일에 가슴이 설레서 목이 메는 것인지 입을 열지 않았다.

 

 나도 걱정과 기대로 가슴이 답답해서 쉬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차는 우선 공작저에 나와 크리센트를 내려준 뒤에, 황녀 전하만을 태우고 다시 황궁으로 돌아갔다.

 

 마차가 떠나기 전, 우리를 배웅하던 전하께서 다음에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겠다고 말하던 그 목소리가 무거웠던 가슴을 한 번 더 건드렸다.

 

 한가지의 미래. 그 한 가지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준비를 이제 막 시작한 시점이었다.

 

 우린 아직 준비만 끝냈을 뿐이다고, 실제로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생각했던 것에서 어떻게 상황이 달라질지는 알 수 없었다.

 

 변수는 너무나 많았다.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크리센트가 금세 또 나의 고민을 눈치챈 것인지, 나의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분명, 나의 주인이라면 잘해낼 것이 분명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나의 어깨에 그가 마치 깨지기 쉽고,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조심히 손을 얹었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를 나의 어깨와 등에 묻고 비벼댔다.

 

 마치 커다란 동물이 와서 나를 달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 나쁜 기분은 아니었기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고마워, 크리센트.”

 

 나의 어깨에 올려진 그의 손 위에 내 손을 겹쳤다.

 

 따뜻한 그의 온기가 손을 타고 느껴졌다.

 

 누군가 사랑을 받고, 하루를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는 것은 이런 기분일지도 몰랐다.

 

 그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 때문에 그는 나와 함께 있게 되었다.

 

 나에게 자신의 목숨이 달려있다는 것에 그는 한 번도 불만을 표하거나 화를 낸 적도 없었던 것은 물론, 오히려 나를 항상 위로해주었다.

 

 마치 지금처럼.

 

 내가 자신의 소중한 것이라는 것을 까먹지 말라는 듯 몇 번이고 상기시켜주는 것같이 말이다.

 

 “고마워.”

 

  “별말씀을.”

 

 그의 손이 부드럽게 내 어깨를 떠났다.

 

 “그럼, 좋은 꿈 꾸세요.”

 

 두 걸음 뒤로 물러난 그가 오른손을 가슴 위에 얹으며 가볍게 인사해 보이곤 그대로 미련없이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잘 자. 크리센트.”

 

 자신의 방을 향해 걸어가는 그의 등 뒤로 나도 가벼운 인사를 던졌고 말이다.

 

 

 -

 

 

 전하에게 대기근이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은 후로는 매일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신문을 챙겨 읽었다.

 

 제국 내에서 발행되는 신문이라는 신문은 다 찾아 읽어봤을 정도로 말이다.

 

 처음 며칠간은 별다른 기사가 써지지는 않았다.

 

 그날 보았던 가뭄과 병충해에 관한 기사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신문은 그에 대한 별다른 내용을 싣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내용 대부분은 공석인 황태자 자리의 불안과 귀족들의 추문, 그리고 각 도시나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희망과 재미를 주는 기사들 말이다!

 

 무언가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내가 신문을 빠짐없이 살피기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였다.

 

 주요 작물인 밀이나 감자를 비롯한 과일이나 채소의 가격이 올랐다는 기사와 가뭄에 대한 피해에 관한 기사였다.

 

 다행히 병충해 때문에 생긴 피해는 그리 커지지 않은 것인지, 그에 관련된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다만, 곡식의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른다면 돈이 없는 평민들은 정말 굶어 죽을 수밖에 없게 될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크리센트, 내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제국에 마법사가 흔한가?”

 

  “아니요. 주인께서 아시는 것이 맞으실 겁니다. 궁정에 소속된 마법사가 몇몇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 그것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는 전무 하다고 봐도 괜찮을 겁니다. 물론, 저 같은 이들이 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요.”

 

 그의 말을 들으니 더욱 의문이 생겼다.

 

 대체, 전하께서는 병충해를 어떻게 이겨내실 생각이신 걸까? 설마 병충해에 관한 것은 모르시는 것이 아닐까?

 

 조금 걱정이 되었다.

 

 마법이 있더라고 그 원인을 모르면 어찌 할 수가 없는데, 그 마법도 한정되어있다 보니 더 많은 연구와 정확한 결과가 필요했다.

 

 “그럼, 크리센트. 너를 기준으로 하지 말고 궁정의 마법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 마법으로 식물의 병을 고칠 수 있어?”

 

  “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만, 한 번도 해보거나 해보았다는 사례를 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

 

 크리센트도 식물에 마법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알지 못하는 듯했다.

 

 그 원리만 어떻게 잘 알아내면 될 것 같은데, 만약 가뭄과 병충해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 원인이 어떠한 해충에 있다면 일이 수월해질 것 같았다.

 

 이유를 조사해야 했다.

 

 광범위하게 그리고 빠르게.

 

 나는 곧바로 편지지를 하나 꺼내서 내 생각을 정리해 적었다.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신문으로 제국 각지의 소식을 전해 듣는 것일 뿐, 직접 정보를 알아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전하라면 할 수 있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정보, 전하께서 그 정보를 알아내 미리 병충해에 대한 피해까지 막을 수 있다면, 이번 일은 우리들의 완벽한 승리로 끝날 것이었다.

 

 나는 병충해 피해의 심각성과 대처방법을 적은 뒤, 잘 밀봉해 크리센트에게 주었다.

 

 “전하께 최대한 빠르게 갖다 드리고 와줘. 꼭 전하께 직접 드리고 와야 해?”

 

  “네, 주인.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부디 그동안만이라도 걱정 없이 쉬도록 하세요.”

 

 방금까지만 해도 열심히 뒤적거리던 최근 일주일간의 신문이 잔뜩 어질러진 서재의 책상을 바라본 그가 내 몸 상태가 걱정된다는 듯 떠나는 것을 몇 번 망설였다.

 

 “걱정하지 말고, 무사히 전해드리고 와. 난 쉬고 있을 테니까.”

 

 크리센트가 편지를 전해주러 떠나고 나는 것만 보면 바로 방으로 가서 디저트라도 먹으며 쉬면서 널 기다리고 있겠다고 약속까지 한 후에야 그는 사라졌다.

 

 최근에는 쭉 걸어서 이동하고, 붙어 다니는 것이 익숙해 그가 어디선가 뿅, 하고 나타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손가락을 공중에서 몇 번 움직인 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그의 모습에 다시금 놀라기는 했다.

 

 전하의 말처럼, 그가 정말 뛰어난 마법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와 같은 마법사라면, 최대한 빨리 꼭 필요한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나는 운에 나머지 일을 맡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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