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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꿈 속의 고요
작가 : ReaDY
작품등록일 : 2019.9.2

눈을 떠보니 내 눈 앞에 있는 사람은 두명의 죄수들. 나는 교도소에 있다. 내게 주어진 미션을 완수할 경우 출소할 수 있는 월텀 교도소! 죄수 번호 1번으로 시작하여 50번을 지나 출소로 가는 '나'의 출소 이야기. 그리고 밝혀지는 교도소의 목적. 나는 죄수 번호 1번이다.

 
죄수 번호 14번. 몽환포영(夢幻泡影)-2
작성일 : 19-10-20 22:26     조회 : 255     추천 : 1     분량 : 4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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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접 살인, 구타, 그다음은 절도. 이 교도소에 적응이 되는 것인지 이제는 이 미션이 그나마 가장 쉽다고 여겨졌다.

 

 쉽다고 마음먹으니 실행하기는 더욱 쉬웠고 14번 미션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또한, 15번으로 승급하자마자 들어온 신입 2명 덕분에 많은 사람이 애를 먹는다는 15번 승급도 허무할 만큼 쉽게 끝났다. 둘밖에 없어서 그런지 나오는 미션의 대부분은 동기와 함께 해결하는 것이었고 또 그 미션의 대부분은 2번의 머리로 가장 쉬운 접근법을 찾아서 해결하였다. 미션은 주로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었고 어쩌면 범죄의 최고점을 경험한 2번에게는 다 아무렇지 않은 일 같았다. 나도 어느새 이 교도소에 익숙해진 것일까 시간이 지나고 미션을 해결하면 할수록 죄책감이 없어졌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의 존재에 대한 회의감과 양심의 충돌은 더 잦아졌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긴 하지만 적응하지 않는다면 힘들어지는 건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이기에 사서 고생을 할 바엔 무시하기를 선택했다. 2번과 나는 둘이서 함께 생활하며 한층 더 가까워졌고 이제 나에게 2번은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

 

  보름 정도가 지나자 어느덧 2번과 나는 순탄하게 미션을 해결하고 33번이 되었다. 너무나 빠른 승급이 이루어진 결과 동기는 아니나 우리와 같은 번호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 결과 현재 우리와 같은 번호인 33번은 5명이 되었다. 나와 2번은 이상하리만큼 함께 미션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치 함께 성장하도록 설계된 것처럼 말이다. 미션을 실행하면 실행할수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계획표에 맞춰 나아가는 기분이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한가지였다. 12번 승급심사 때 교도관이 나에게 한 그 말.

 

 “ 오류라고 판명됐으나 그 오류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자는 지시가 내려졌다. ”

 

 오류라는 나의 존재를 도대체 누가 지켜본다는 것인가. 혹시 그 지켜보자는 누군가가 이 교도소 내의 절대자라면 나의 미션을 조작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 왜 내가 비교적 쉽게 성장하는 것을 돕는 것일까. 날 지켜보는 그자가 누구길래.

 

 “ 뭐해요? ”

 

 넋 놓고 앉아있는 나를 바라보며 동기 2번이 말했다.

 

 “ 그냥 생각 좀 했어요. 33번 미션은…. 뭘까요? ”

 

 우리는 조금 전 32번 미션을 마치고 방에 들어와 옷장 앞에 섰다.

 

 “ 열어보면 되죠. ”

 

 나와 2번은 동시에 문을 열었다.

 

 [ 교도관이 내일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 교도관과 면담을 진행하세요. 면담자는 총 5명으로 승급자는 3명입니다. ]

 

 어디서 많이 본 문구. 교도관의 말을 항상 떠올리던 지금 이 상황에 교도관과의 면담이라는 미션이 주어졌다. 나는 이번 미션이 나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모두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미션인지 혹은 정반대로 더는 깊게 궁금해하지 말라는 경고의 미션인지는 이제 내가 마주해야 할 진정한 미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하긴. 5명은 너무 많죠. ”

 

 2번이 옷장을 닫으며 말했다.

 

 33번부터는 35번이 승급하면 34번이 승급하고 그 밑인 33번도 승급하는 계단식 구조였다. 딱히 주어진 미션은 없으나 하루하루가 긴장되는 번호인 셈이다. 내 전담이었던 15번은 내가 승급을 하는 순간마다 찾아와 많은 조언과 정보를 주었다. 15번은 34번일 때 36번의 선택을 받고 35번 승급심사 과정 없이 바라보는 세상으로 갔다. 사실상 15번은 주변 사람들을 모두 처분시키고 혼자 34번으로 올라왔기에 정해진 결과였다.

 

 “ 항상 3명이었던 체제였으니 5명을 처리할 방도가 없었나 봐요. ”

 

 대답이 없는 나를 보고 2번이 말을 이었다,

 

 “ 이번에는 무슨 미션을 줄까요. 또 선택일까요. 아니면 감시일까요. ”

 

 나는 침대에 앉으며 대답했다.

 

 “ 뭔가 색다른 거면 좋겠는데요. 선택보다는 대면 같은거. ”

 

 2번도 침대에 누우며 대답했다.

 

 “ 어떡하죠. 저희 빼고 나머지 3명은 모두 동기일텐데. ”

 

 나는 선택이라면 우리에게 더욱 불리한 미션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 동기면 저희한테 더 유리하죠. 1번이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이 교도소 안에서 동기 사이에 친한 번호는 저희 둘밖에 없어요. 선택이라면 오히려 저희한테 유리하죠. 자신보다 경험이 적은 사람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 자신한테는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테니까. ”

 

 “ 아. 그러겠네요. 그럼 차라리 대면보다 선택이 더 낫지 않을까요. ”

 

 침대에 누운 나는 점점 눈이 감겨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 선택은 이미 해봤잖아요. 이젠 좀 재밌는 게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

 

 2번의 사고는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어느 상황에서 보면 미션을 해결하는 게 항상 급선무일 것 같다가도 지루한 상황을 오랫동안 견디기 힘들어했고 색다른 무언가가 없으면 그걸 찾아 나서려고 했다. 나는 그게 2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했다.

 

 “ 이미 한 번 겪어봤던 상황이라 그런가. 왜 이렇게 마음이 편할까요. ”

 

 나는 고개를 돌려 2번을 바라봤다.

 

 “ 마음이 편해요…? 저는 지금까지 해왔던 미션 중에서 제일 떨리는데. 교도관들은 당최 예상할 수가 없어서. ”

 

 2번 또한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친 2번의 얼굴에는 긴장이 묻어나왔다.

 

 “ 아마…. 우린 될 테니까. ”

 

 “ 그걸 어떻게 알아요. 믿는 구석이라도 있어요? ”

 

 오류인 나를 죽이기 아까울 테니까. 지금까지 성장시킨 자신의 장기 말이 죽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그게 내가 믿고 있는 점이었다. 물론 2번도 함께 살린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 그냥. 제 감이에요. 2번 말 잘하잖아요. 생각보다 쉬울 수도 있어요. ”

 

 나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 정말 안 떨리나 보네. 이걸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

 

 눈을 감자마자 2번의 목소리가 흐려지며 이끌리듯 잠들었다.

 

  ∞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 익숙한 천장과 공기가 아니었다. 까만 천장에 박혀 있는 노란 점들. 평소 내가 느끼는 건조한 공기가 아닌 한층 따뜻한 공기, 높은 천장, 부드러운 이불의 느낌.

 

 “ 뭐야? ”

 

 나는 이곳이 내 방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고 벌떡 일어났다.

 

 “ 미안하지만 ‘뭐야?’ 질문이지. ”

 

 내 앞에는 한 익숙한 얼굴이 안락해 보이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 죄송합니다. 너무 놀라서 그만. ”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 사람의 말투는 나보다 번호가 높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투였기 때문이다.

 

 “ 고개 좀 들어봐요. ”

 

 언제 한 번 만난 적 있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스쳐 지나간 정도의 기억이 아닌 내 기억 깊숙한 곳에 품었던 사람의 목소리였다.

 

 “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

 

 그 사람은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저 알고만 있는 사이가 아닌 나의 마음에 다가온 사람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렸기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 왜요. 아…. 누군지 알아차린 건가? ”

 

 나는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이 사람은 여기에 존재하면 안 되는 사람이기에.

 

 “ 왜 고개를 들지 않는 거지? 보고 싶지 않았어요? ”

 

 그 사람은 의자에서 일어나 나를 향해 걸어왔다.

 

 “ 꿈인가…? 꿈이 아니고는 말이 안 돼….”

 

 나를 향해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점점 커지다 내 앞에서 멈췄다.

 

 “ 꿈일지도. ”

 

 그 사람은 나의 턱을 잡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마치 꿈인지 현실인지 자각시켜주겠다는 것 같았다.

 

 “ 어떻게…. 여기 있는 거예요? 여긴 어디고…? ”

 

 나는 떨리는 내 몸을 멈춰보려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 여기가 진짜 내 자리에요. 오랜만이에요 11번. ”

 

 “ 오랜만이에요…. 35번. ”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 사람은 내가 정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유일하게 내 감정을 이해해준 분명히 배식실에서 스스로 자신의 삶을 끝낸 내 기억 속 가장 불쌍한 사람. 35번이었다.

 

 
작가의 말
 

 몽환포영 : 꿈과 허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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