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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화의 난
작가 : 어항
작품등록일 : 2019.10.17

억울한 누명으로 인해 죽어간 자신의 종족들을 위해 복수하는 한 여인의 이야기

 
5
작성일 : 19-10-19 14:55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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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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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컴컴한 반지하 속, 미세한 햇빛만이 감도는 그곳에 의자에 앉은 채로 잠이 든 한 남자가 보였다. 남자는 무엇이 그리도 피곤했는지 코까지 드르릉 골며 의자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은은하게 햇빛이 감도는 창문 틈 사이에 새가 날아들었다. 창문 틈으로 비집고 들어가려고 했으나 틈이 너무 좁아 들어가지 못한 새가 삑삑 울었다. 그러나 그는 듣지 못 했는지 턱만 긁어대며 드르렁 코를 골았다.

  새는 더 거칠고 큰 목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일어나! 삐이익- 삐이익-!! 그러나 그는 끄덕도 하지 않고 잠에 빠져 있었다. 거친 새 울음소리에 방 문이 벌컥 열리며 다른 사람이 튀어나왔다. 부스스한 머리를 털어낸 그녀는 울고 있는 새를 보며 헐레벌떡 뛰어왔다.

 

 "어머, 미안해. 내가 잠에 들어가지고…."

 

  그녀의 사과에도 새는 잔뜩 화난 표정으로 삑- 울었다. 그러고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는 작은 서신을 부리로 떼내 거칠게 던졌다. 두 손으로 얼떨결에 받은 그녀는 날아가는 작은 새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리를 들어 올려 그가 자고 있는 의자를 거칠게 차버렸다.

 

 "악!!"

 "일어나, 주왕모!!!!"

 "악! 서나리!! 왜 그러는데!! 야!!"

 "너 내가 밖에서 자라고 한 이유가 뭐야. 이거 받으라고 그런 거잖아. 이거!"

 

  그녀는 들고 있는 작은 서신을 흔들었다. 검지 두 마디 정도 되는 크기의 작은 서신을 흔드는 그녀를 보며 왕모는 흔들리는 눈빛을 감출 수 없었다. 아니, 그게. 너무 졸린 거야. 응?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온갖 변명이 쏟아졌지만 그녀는 듣지 않고 서신에 묶여있는 끈을 풀었다.

 

 [ 드디어 찾았다. 조만간 그쪽으로 가겠다. ]

 

 "세상에."

 "뭔데. 뭐."

 

  그는 넘어진 몸을 일으켜 서나리에게 다가갔다. 슬쩍 서신에 적힌 이야기를 본 그가 눈을 크게 떴다. 정말 기어코 찾으셨단 말인가?

 

 "아니, 정말 찾으셨단 말인가? 백하가 한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고?"

 "너는 백하가 구라 깐 거 봤어?"

 "말 험한 것 좀 보게. 정말…."

 "전하께서 찾아내신 거야."

 

  그녀는 기쁜 얼굴을 감추지 않고 서신을 꽉 붙들었다. 삼년 동안은 이 일에만 집중해서 곳곳을 뒤지고 다녔다. 들킬 뻔한 위험한 일도 참 많았다. 그 위험을 뚫고 발견했다. 드디어 발견했어. 기쁜 마음에 그녀는 소리내어 환하게 웃었다. 뒤돌아 뛰어가는 그녀를 보며 왕모가 소리쳤다.

 

 "어디 가는데!"

 "백하에게! 이 소식을 얼른 알려줘야지!"

 

  그녀가 뛰어가는 모습을 보며 왕모는 어깨만 으쓱했다.

 

 

 *

 

 

  5일 정도의 씨름이 시작되었다. 생각할 시간을 달라 했으나 사실상 반대하는 설씨 가문과 가겠다고 선언한 매화 사이에 일어난 말씨름. 하지만 결국 매화가 승리하고 말았다. 그녀는 결국 이안을 따라 가게 되었다.

  몇 가지 조건을 붙이고 대환은 도와주기로 결심까지 했다. 그게 다 딸 아이를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매화가 그것은 말렸으나, 이미 자신의 고집까지 들어준 마당에 이것까지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서든 말리겠다는 말에 결국 두 손 다 들고 말았다.

 

 "제 딸 아이, 소중한 아이입니다."

 "……."

 "제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압니다. 저희에게도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녀가 있기 때문에 예언은 이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하다. 결국 그로 인해 그녀를 이용하는 셈이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매화, 그녀도 철저히 그들을 이용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매화는 방관한 자를 쉽게 용서할 만큼 착한 자는 아니었다.

 

 "오라버니,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지 않고가 어디 있겠니. 널 혼자 보내는 것보단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

 

  비록 지방 귀족이지만 설 가문은 무예에 강한 가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꽤나 알려진 인재로 통하고 있었는데, 그 자리를 버리고 따라가겠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절대 안 된다고 펄쩍 뛰며 반대했으나, 자신의 고집만큼 센 오빠의 주장때문에 그녀가 꺾이고 말았다. 그녀만큼이나 설 가문의 사람들도 고집이 장난 아니었다.

 

 "…충분히 위험을 떠안았어요. 죽을 수도 있어요."

 "죽는 게 두려웠다면 진작에 널 내쳤을 거다. 모르겠니."

 "……."

 

  매화는 그 말이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진작 내쳤어야지. 차라리 그랬어야지. 그게 맞는 거지. 아무리 나이야족이 설 가문에 도움을 줬었다지만, 불구덩이로 뛰어들 필요는 없었다. 매화는 그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입을 다물었다. 이미 늦은 일이었다. 돌이킬 수 없었다. 매화는 괜히 겉옷만 추스리며 시선을 돌렸다.

 

 "매화야."

 "어머니."

 "보고 싶을 겁니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알겠죠."

 

  서호의 말에 매화는 고이는 눈물을 참아냈다.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자 그녀가 팔을 벌렸다. 그녀의 포근한 품에 안기며 매화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니요. 어머니는 잊으십시오. 아버지와 함께 제가 있었다는 걸 잊으십시오. 이런 불효 자식을 잊으셔야 합니다. 제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십시오. 어차피 진짜 자식이 아니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충격에 빠진 어린 시절을 구원해준 자를 잃고 싶지 않았다. 욕심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어린 시절에 갇힌 자신은 복수를 꿈 꾼다. 이기적이었다. 알고 있었지만, 놓고 싶지 않았다.

  이안은 꾸벅 인사했다. 그러나 대환과 서호는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치기 어린 마음이 불쑥 튀어 나왔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이해하기에 이안은 씁쓸하게 웃으며 뒤로 돌아섰다.

  그들은 마차에 올랐다. 서호는 눈물을 찍어내며 대환의 품에 안겼다. 곧 마차가 천천히 출발했다.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진짜 태자 전하는 맞죠?"

 

  매화의 날카롭게 쏘는 말에 이안은 조금 당황했다. 그렇게 보이지 않았나. 그런 마음을 숨기며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을련국이 가만 뒀단 말입니까?"

 "아, 그 말이군. 태자인 나를 을련국에서 가만 둘 리가 없다는."

 "그렇죠. 제가 을련국 황제라면 당신을 죽이거나 정말 노예처럼 부려 옆에 뒀을 텐데요."

 

  쏘아붙이는 매화로 인해 당황한 사람은 하문이었다. 어찌 이리 사납게 말하는 걸까. 혹시라도 이안이 기분 나빠했을까봐 하문은 눈치를 보았다. 허나 이안은 그 말에 낯색 하나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미미하게 감도는 웃음에 제가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맞아요. 하지만 지금 내가 태자라는 걸 아는 사람은 몇 없습니다."

 "…없다고요?"

 "왜냐하면 공식적으로 망국의 태자는 죽은 걸로 되어 있으니까."

 "…죽어요?"

 "친우의 마지막 배려였습니다."

 

  친우의 마지막 배려? 그 말이 상당히 거슬렸다.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웃었다. 환하게.

 

 "지금 황제 말입니다."

 "……."

 "그와는 친우였거든요. 하지만 그 마지막 배려로 우리 사이는 끝났습니다."

 

  친우가 마지막 배려를 해줬다고. 이건 목숨을 살려줘서 고마워해야 하는지, 자신의 나라를 멸망시켜서 분노해야 하는지 모를 상황이었다. 얼굴을 이상하게 구기자 이안이 웃음을 터트렸다. 지금 웃음이 나와? 매화는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친우의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친구죠."

 "……."

 "복수도 살아있어야 가능한 거 아닙니까."

 

  서늘하게 눈을 빛내며 말하는 그를 보며 매화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지. 복수도 살아있는 자에게 가능한 거다. 죽은 자는 산 자의 세상에서 무엇도 할 수 없다. 나이야족은 자신 외에 살아남은 자가 없다. 아무도 자신이 억울하다고,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그게 벗겨지는 것만으로도 반은 이룰 거야. 매화의 눈이 반짝였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매화에게 무얼 시킬 작정이십니까?"

 "내가 뭘 시킬 수 있겠나. 매화는 존재 자체로도 중요하거늘."

 "오라버니, 제가 알아서 선택할 예정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 가장 큰 목표는 이 모든 일의 원흉인 화련태후를 죽이는 일입니다."

 "매화야!"

 "애초에 나이야족은 자비로운 종족이 아닙니다. 불행의 씨앗으로 불리기 전, 나이야족은 전쟁과 사냥의 종족이었습니다."

 

  매화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7년 정도의 짧은 유년 시절이었지만 모든 걸 낱낱히 기억하고 있었다. 나이야족은 본래 자비로운 종족은 아니었다. 그들은 꽤 영악하며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

 

 "반드시 그녀의 시해는 제가 합니다."

 

  어떻게든 황궁 안으로 들어가 그녀의 목을 베어낼 것이다. 손톱으로 찍어 피를 뽑아낼 것이다. 매화의 눈이 차갑게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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