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24. 까짓 3개월쯤…… 해보죠 뭐
작성일 : 19-10-18 19:55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338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홍월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에? 기녀…… 뭐요?”

 

  “다시 해보겠느냐고 물었다. 기생 말이다.”

 

  “……갑자기 왜……?”

 

  잠시간 말없이 홍월을 응시하던 여옥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물론 세자마마 때문이다. 너를 편히 여기시는 만큼 의지하기도 편하시겠지. 수기인 나는 매순간 세자마마와 동석하기 쉽지 않은 노릇이다. 매번 찾아뵈어야 할 양반네들도 많을뿐더러, 무엇보다 객들이 내가 세자마마의 곁에 남아있길 바라지 않을 테니. 하여…… 나를 대신하여 그 분의 곁을 지킬 수 있을 만한 이가 필요한 것이다.”

 

  “자, 잠시만…….”

 

  “물론, 이를 위해선 네가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되겠지. 객들과 싸운다거나, 제멋대로 행동한다거나. 철저히 세자마마의 안전과 비밀보장만을 위해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하겠느냐?”

 

  홍월은 갑작스레 머릿속이 온통 해석할 수 없는 암호들로 뒤덮인 느낌을 받았다.

 

  “자, 잠깐만요…… 이게 조금은 생각할만한 시간이…….”

 

  “네가 기녀생활을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했던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 내키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지. 다만 네가 고생할 것 이상의 보상이 갈 것이다. 상악어른께서 내게 약속하신 게 결코 적지 않으니 그 중 반절가량만 얻는다 하더라도…….”

 

  “아니, 아니! 그런 건 상관없고요…….”

 

  홍월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문부터 차근차근 묻기로 했다.

 

  “애당초 세자마마의 정체를 최대한 드러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저를 쓰신 거잖아요. 사람 얼굴 하나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저니까. 그런데 이제는 아예 가까이 붙인다고요?”

 

  “계획은 계속해서 바뀌는 법이다. 오늘 실습으로 인해 이미 내전의 가림막이 의미를 잃지 않았더냐.”

 

  ‘하긴…… 내가 마마의 얼굴을 보고 말았으니.’

 

  홍월은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또한 전에도 말했듯이, 비단 그것만이 너를 선택한 이유의 전부가 아니다. 네가 가진 재예(才藝)가 마마를 가르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지. 그리고 이는 너의 기녀로서의 능력을 높게 산다는 의미와 동일한 것이기도 하다. 숙련된 기녀가 함께하는 것만큼 세자마마의 적응력을 키워주는 것도 없겠지.”

 

  “호오…… 저를 그리 높이 평가하시는 줄은 몰랐는데요.”

 

  “쓸데없는 소리는 말고.”

 

  그러나 여옥의 설명이 끝났음에도 의문이 채 가시지 않은 듯, 홍월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을 이어갔다.

 

  “그래도…… 사실 세자마마를 가르치는 건 현재의 방식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 그러니까…… 어제랑 오늘처럼 정기적으로 찾아뵙고 각종 교육과 실습을 반복하면…… 괜찮지 않나? 원체 뛰어나시기도 하고.”

 

  “실습이라면 너와 세자마마의 그 ‘놀이’ 말이더냐?”

 

  여옥의 말에 홍월이 아주 살짝 움찔했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놀이라니…… 얼마나 유익한 시간이었는데…….”

 

  물론 실습이 꽤나 도움이 된다는 것엔 여옥 역시 동의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역할극이 진행되는 동안 홍월이 이안에게 넘겨준 ‘경험’은 책이나 수업으론 학습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살아있는’ 지식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몰입감과 현장감을 높여줌으로써 단순히 일러주는 것 이상의 습득효과를 낼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할 수밖에 없지. 제아무리 흉내를 잘 낸다 하더라도 실제엔 미치지 못하는 법이다. 너 역시 기본적으로는 세자마마의 정체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더냐. 네가 세자마마에게 욕설을 내뱉을 수 있겠느냐, 추행을 시도할 수 있겠느냐.”

 

  “……서, 설마 그, 그런 것까지 저보고 하라고요?”

 

  홍월의 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여옥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봤자 연습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또한, 교육을 위해 내정된 시간이라야 고작해야 닷 새에 두 번, 각기 한 시진씩(:두 시간)이 아니더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알려드리기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일 수밖에 없지.”

 

  “……그래서 저더러 아예 붙어있으라고요? 기녀가 되어서까지? 진심이세요?”

 

  “현재는…… 그래, 너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를 대신할 사람 말이다.”

 

  그녀의 눈이 진심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홍월이 여옥에 이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게 바로 문제라고요. 방주님을 대신해야 한다는 것. 세자마마의 곁에 붙어 있으면서 혹시 모를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라는 것…… 그걸 제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닌 말로 사고뭉치였던 제가?”

 

  오히려 본인이 사고를 칠거라고는 생각지 않느냐고 묻는 듯했다.

 

  ‘물론 칠 수도 있겠지…… 아니, 분명 치겠지. 허나 그럼에도……’

 

  여옥은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넌 할 수 있을게다.”

 

  “어, 어째서요?”

 

  여옥은 이에 답하는 대신, 당황해하는 홍월의 눈을 가만 응시했다.

 

  ‘실은…… 할 수 있다기보다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지. 마땅한 대안이 없으니까.’

 

  홍월에겐 객들 때문이라는 핑계를 댔지만 실은 스스로 먼저 도망을 친 것이다. 혹여나 자신 때문에 훨씬 더 큰 위험이 닥치진 않을까 싶어서.

 

  여옥은 스스로가 세자마마의 곁을 지키고 있을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안과 함께 이 서리를 맞닥뜨렸던 그 날, 숨 막힐 듯한 긴장감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무력해지는 자신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다.

 

  불안과 긴장은 기생에게 있어 최악의 적에 다름이 없다. 술맛을 해치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 감정들은 특히나 전염성이 높아 관리하는데 매순간 별도의 주의를 요하므로,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이는 기생으로서의 자질을 진지하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혹여나 말실수라도 할까 싶어 입도 벙긋 하지 못하다니…… 마마의 보호자로서도, 기생으로서도 완전히 실격이지.’

 

  여옥은 저미어오는 자괴감을 억지로 떨쳐내며 최대한 밝게 대답했다.

 

  “영특하고 대범한 아이이지 않느냐, 어릴 때부터 줄곧.”

 

  “……나 참, 아이 아니라니까 이제…….”

 

  그러나 싫지만은 않은 듯, 홍월의 입가에 한 줄기 미소가 다소곳이 피어났다.

 

  “해보겠느냐?”

 

  “거절하는 것도 선택사항에 들어있는 건가요?”

 

  “……물론, 네 선택을 존중할 거란다.”

 

  “흐음, 표정이 아닌데?”

 

  “쓸데없는 소리는 말고!”

 

  “아, 부담스러운 건 싫은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한층 더 짙어지는 미소…… 마치 고운 외모 뒤편에 대범함을 숨긴 세자를 꼭 닮아있었다.

 

  ‘……인연이라는 것이겠지.’

 

  여옥은 그제야 자신이 어째서 홍월을 선택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아이는 분명 세자마마의 훌륭한 보호자가 될 것이다.

 

  확신에 찬 여옥의 눈이 은은히 빛났다.

 

  “어쨌든 재미는 있을 것 같긴 하니까…… 알았어요. 까짓 3개월쯤…… 해보죠 뭐.”

 

  “……부탁하마.”

 

 

  *

 

 

  이리하여,

 

  어느 날 운종가 기방가(家)에 혜성처럼 나타나 한성(漢城)내 모든 양반네들의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곤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절세기녀(絶世妓女) ‘푸른 꽃 붉은 달’

 

  일명, 청화홍월(靑華紅月) 쌍기(雙妓)의 전설이 시작되게 된 것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0 40. 무얼 숨기겠습니까, 청화홍월이라 하옵니… 2019 / 11 / 10 234 0 3131   
39 39. 저것이 왕의 핏줄이라는 걸까? 2019 / 11 / 10 229 0 4092   
38 38. 너희들 설마 우릴 구경왔던 거야? 2019 / 11 / 10 224 0 3164   
37 37. 적당히 할 걸 그랬나? 2019 / 11 / 9 223 0 3905   
36 36. 한 잔 따라주시지요 2019 / 11 / 9 219 0 3306   
35 35. 이번엔 확실히 지켜드릴게요! 2019 / 11 / 8 239 0 2802   
34 34. ……옆으로 오라고? 2019 / 11 / 8 219 0 3400   
33 33. 홍월 등장! 2019 / 11 / 7 229 0 3083   
32 32. 어찌하여 기생이 되었느냐 2019 / 11 / 7 226 0 2815   
31 31. 어서 서두르지 않고! 2019 / 11 / 6 237 0 2946   
30 30. 혹, 사내를 즐겁게 하는 법을 알고 있느냐? 2019 / 11 / 6 236 0 3413   
29 29. 한 잔 따라보겠느냐? 2019 / 11 / 5 222 0 3429   
28 28. 이 아이 하나면 충분하지 싶은데 2019 / 11 / 4 207 0 2923   
27 27. 벌써부터 재미없는데 큰일 났네? 2019 / 10 / 31 234 0 3185   
26 26. 저 앞까지만 구경가볼래? 2019 / 10 / 25 220 0 2429   
25 25. 기나긴 밤의 시작 2019 / 10 / 22 231 0 4123   
24 24. 까짓 3개월쯤…… 해보죠 뭐 2019 / 10 / 18 224 0 3386   
23 23. 혹, 다시 한 번 기녀가 되어보겠느냐? 2019 / 10 / 16 229 0 3311   
22 22. 청화(靑花), 청화라 하옵니다 2019 / 10 / 14 214 0 2612   
21 21. 작은 스승님 거기 계신가요? 2019 / 10 / 10 234 0 2246   
20 20. 에? 안 마신다구요? 2019 / 10 / 7 234 0 3722   
19 19. 아니, 방주님이 하신다고요!? 2019 / 10 / 4 237 0 4040   
18 18. 우리가 손님하고 마마께서 기생 하시는 걸… 2019 / 10 / 3 220 0 2613   
17 17. 혹, 당장 두 번째 수업이 급하신 것 아니겠… 2019 / 10 / 1 246 0 3262   
16 16. 기생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2019 / 9 / 26 235 0 3227   
15 15. 저도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2019 / 9 / 25 239 0 2918   
14 14. 첫 만남 2019 / 9 / 24 234 0 4439   
13 13. 달리 뭘 하겠느냐, 기녀수업이다 2019 / 9 / 20 213 0 4337   
12 12. 홍월, 홍월이라 하옵니다 2019 / 9 / 19 223 0 3166   
11 11. 떠오르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2019 / 9 / 18 230 0 3126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겨우살이왕
지놓
더럽(The Love)
지놓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