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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정체불명연애
작가 : 옛날통닭
작품등록일 : 2019.9.23

수녀원에서 행복하게 지냈던 서우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쌍둥이 동생 때문에 복잡한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언니 미안한데 나대신 내 행세좀 해줄래?" 외모는 똑같으나 성격은 180도 다른 쌍둥이 자매의 꼬이고 꼬이는 위장 연애담.

 
14.누나 저 좋아해요?
작성일 : 19-10-15 04:00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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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농담이지?”

 

 

 

 

 

 아쉽게도 서우는 속지 않았다. 지금까지 서우의 신뢰를 이용했던 서란은 자신의 연기가 얼마나 어색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으음.. 아냐. 진짜야. 뭐랄까. 자유로운 커플이랄까. 서로를 그런 쪽으로 구속하지 않는…”

 

 

 

 

 

 “그게 말이 되는 소리니?”

 

 

 

 

 

 “말했잖아. 유럽식이라고..”

 

 

 

 

 

 서우의 표정은 계속 굳은 채로 풀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만약 네 말이 사실이라면….”

 

 

 

 

 

 잠깐의 뜸과 함께 서우의 말이 이어졌다.

 

 

 

 

 

 “그냥 거짓말은 이쯤 하는 게 좋겠어. 아무래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그제서야 서란은 자기의 거짓말이 서우를 전혀 설득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이대로 가다간 계획이 다 틀어질 예정이었다. 서란은 초조함으로 입술이 바싹 말랐다.

 

 

 

 

 

 “무.. 물론 농담이지. 아냐. 언니 무슨… 그.. 그냥 언니의 부담을 덜어보려고 잠깐 분위기 전환 한 거였어”

 

 

 

 

 

 

 서란의 해명에 서우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서란은 그제서야 서우에게 이 문제가 얼마나 힘든 문제였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서란은 황급히 다른 이유를 떠올렸다.

 

 

 

 

 

 “아… 사실 언니에게 이런 말까진 하지 않으려고 했었는데…”

 

 

 

 

 “…. 응?”

 

 

 

 

 “이렇게까지 말하면 언니가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아서.. 아낀 말이었는데… 아냐 역시 못하겠어”

 

 

 

 

 

 서란은 과장된 연기와 함께 창문 쪽 벽에 기대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그 모습을 본 서우가 황급히 서란을 부축했다.

 

 

 

 

 

 ‘좋아. 1차는 성공이고’

 

 

 

 

 

 “서란아.. 무슨 일인데.. 일단 말을 해봐.”

 

 

 

 

 

 “…. 진짜 이렇게까진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도 무슨 일인지 알아야 내가 도와주지.. 내가 힘든 건 괜찮아.”

 

 

 

 

 

 “…그게 사실.. 나 대표님께 빚이 좀 있어”

 

 

 

 

 

 “뭐?!?”

 

 

 

 

 뜻밖에 급조된 거짓말에 서우의 반응이 거세졌다. 서란은 자신의 거짓말이 먹힌 것을 느끼며 속으로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게… 대표님이 왜 나 같은 애를 만나겠어. 빌린 돈 천천히 갚는 조건으로 그냥 심심할 때 잠깐 만나주는 거뿐이야. 언니도 느꼈지. 대표님이 가끔씩 차갑게 노려보는 거.”

 

 

 

 

 

 “…”

 

 

 

 

 

 “언니에게만은 이런 상황 말하고 싶지 않았어..”

 

 

 

 

 

 서란은 울음이라도 터뜨릴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당연히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 미안. 다그쳐서 미안해”

 

 

 

 

 

 

 ‘아싸. 성공’

 

 

 

 

 

 

 가려진 서란의 얼굴에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서우야. 미안… 아직은..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해. 그리고 너한테도 좋은 일이 되지 않을까? 아쉽게도 서란은 서우가 훨씬 섬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잊고 있었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잊은 척했다.

 

 

 

 

 

 “내가 다시 보자니 너무 괴로워서 언니한테 잠시 그 역할을 맡기고 싶었던 것뿐이야.. 돈 벌때 까지만이야. 나 너무 이기적이지. 미안해.”

 

 

 

 

 

 “아냐.. 왜 말 못 했는지 알겠어. 걱정 마. 나도 일단 수습은 도와줄게"

 

 

 

 

 

 “고마워 언니.”

 

 

 

 

 

 훈훈한 대화를 마친 자매가 서로를 안아주었다. 애써 외면했던 죄책감이 서란의 마음 한구석을 욱신거리게 했다.

 

 

 

 

 

 

 ‘당분간만이야.. 당분간’

 

 

 

 

 

 변덕스러운 대표가 사실을 알게 되면 언제 또 조치를 취하게 될지 몰랐기에 이왕이면 서우가 확실히 대표를 사로잡아줄 때까지 버티고 싶은 서란이었다. 서우와 솔직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아직은 그런 날을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우는 서란을 복잡한 표정으로 쳐다보다 다시 떠들썩한 모임에 합류했다.

 

 

 

 

 

 ‘휴우…’

 

 

 

 

 

 혼자 남게 된 서란이 긴장을 한숨과 함께 풀어냈다. 서란은 모든 게 자기 맘대로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늘에 잠시 몸을 맡겼다.

 

 

 

 

 

 “ 진짜예요 그 말?”

 

 

 

 

 

 갑자기 어디선가 지수가 등장했다. 지수는 요즘 맨날 이런 식이었다.

 

 

 

 

 

 “응?!?!”

 

 

 

 

 

 화들짝 놀란 서란이 깜짝 놀라서 지수가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지수는 네온사인 옆 창문 뒤에서 빼꼼히 고개만 보이더니 곧 집에서 나와 서란 쪽으로 다가왔다.

 

 

 

 

 

 

 “아 깜짝이야. 요즘 도대체 왜 이렇게 갑자기 등장하실까?”

 

 

 

 

 

 안 그래도 찜찜한 기분이었던 서란은 지수에게 약간의 짜증을 부렸다.

 

 

 

 

 

 “그 말 사실이냐고요."

 

 

 

 

 

 “무슨 말?!”

 

 

 

 

 

 가만 보자.. 설마 서우와의 얘기 내내 듣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대표님에게 빚졌다는 얘기요.”

 

 

 

 

 

 …다 들었구나. 서란은 꼬여가는 상황에 식은땀이 났다.

 

 

 

 

 

 “음. 빚이라는 게 뭐 여러 방향이 될 수 있….”

 

 

 

 

 

 “에이, 거짓말이구나”

 

 

 

 

 

 놀랍게도 지수는 서란의 거짓말을 곧장 알아차렸다. 빠른 결론에 서란의 말문이 막혔다.

 

 

 

 

 “뭐?”

 

 

 

 

 “누나 거짓말 저한테는 안 통해요.”

 

 

 

 

 황당한 서란의 표정을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며 지수가 나직하게 얘기했다.

 

 

 

 

 “ 애초에 거짓말을 잘 하지도 못하면서 왜 이렇게 스케일 큰 거짓말만 쳐요. 서우 누나 불쌍하게”

 

 

 

 

 지수는 서란에게 반박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다. 서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제가 가장 알고 싶은 건.. 그럼 도대체 서우 누나랑 서란 누나랑 대표님의 관계는 뭐예요?”

 

 

 

 

 가장 들켜서는 안되는 사실에 서란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나마 다행히 지수는 대표님이 남자친구가 아니란 건 눈치채지 못하는 듯했다.

 

 

 

 

 ‘하긴 대표까지 연기를 한다고 생각 못 하겠지’

 

 

 

 

 지수는 오늘은 확실히 하고 싶다는 듯 서란의 말을 기다렸다.

 

 

 

 

 “그게…..”

 

 

 

 

 “누나 진짜 무슨 유러피안 연애 그딴 거 하는 거예요?”

 

 

 

 

 평소와는 다른 지수의 과격한 말투의 서란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딴 거라니..”

 

 

 

 

 “아니 그딴 거 하느라 저한테 다가왔나 싶어서요. 저는 그런 생각 전혀 못했거든요”

 

 

 

 

 

 상황은 걷잡을 수없이 꼬여갔다. 서란의 회피 뒤에는 언제나 문제가 한가득이었다. 이왕 늦은거 서란은 될 대로 되라라는 식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 왜 관심 있어?”

 

 

 

 

 

 “네?!”

 

 

 

 

 

 “관심 있냐고. 아무리 에이스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해도 사장님의 사생활까지 간섭해야 될 필요는 없잖아?”

 

 

 

 

 

 “….”

 

 

 

 

 

 “나 바쁘니까 관심 있으면 얘기해. 상대해 줄 테니까. 이제까지 너무 철벽 치길래 전혀 몰랐네 그런 거”

 

 

 

 

 

 말을 마친 서란이 도발하듯 천천히 지수에게 다가가 팔로 목을 감쌌다. 굳어버린 지수에게선 아무 감정도 움직임도 느낄 수가 없었다.

 

 

 

 

 

 “이런 거 원하는 거 맞지?”

 

 

 

 

 

 서란의 손이 지수의 등을 훑었다. 지수는 놀란 듯 가만히 있더니 곧 서란의 두 손을 낚아챘다.

 

 

 

 

 

 “…. 애 같담서요”

 

 

 

 

 

 “뭐?!”

 

 

 

 

 

 “나한테 애라면서.”

 

 

 

 

 

 지수의 말이 짧아졌다.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말투에 서란의 몸이 위축됐다.

 

 

 

 

 

 “그것도 거짓말이구나”

 

 

 

 

 

 지수의 말에 서란은 지수를 올려다보았다. 평소와 같지 않은 꿰뚫어보는 눈빛이 서란의 마음속을 다 알아차린듯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가만히 서란을 쳐다보던 지수는 이내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두 손은 놓아주지 않았다. 지수는 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거짓말 아냐. 이거 놔..!!”

 

 

 

 

 

 “거짓말 맞는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지수는 서란을 빙글 벽 쪽으로 돌렸다. 그리곤 관찰하듯이 고개를 숙여 서란의 얼굴로 가까이 다가왔다.

 

 

 

 

 

 “나 연하 취미 없어.”

 

 

 

 

 

 “누나는 지금 누나 표정을 못 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예요”

 

 

 

 

 

 정곡을 찔린 지수의 말투에 서란이 빨갛게 물들었다. 지수에게 설렘을 느끼는 건 사실이었다. 지수를 놀리고 싶은 그런 감정도 지수에게 긴장하는 자신의 모습이 익숙하지 않아서였다. 서란은 더 이상 지수에게 자기의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어서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일단 놔!! 놓고 얘기해”

 

 

 

 

 

 서란의 몸부림에 지수가 서란의 팔을 놓아주었다. 하지만 이내 도망치려는 서란을 양 팔에 가두며 말을 이어갔다.

 

 

 

 

 

 “누나. 저 좋아해요?”

 
작가의 말
 

 요새 일이 겹쳐서 업로드 시간이 뒤죽박죽이네요 ㅠ 그래도 일주일에 3편이상은 꼭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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