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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겨우살이 키스
작가 : 시나연
작품등록일 : 2019.9.16

[경고]
여러분은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설령 신성스러울 정도의 미인이어도, 느낌이 이상하다면 당장 도망치세요. 그러지 않으면 신변에 굉장한 위험이 닥칠지도 몰라요.

***

“걱정하지 마세요. 공윤 씨가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할게요.”
“당연하죠. 다치면 산재 신청할 거니까.”
남자는 웃었다. 치킨 집에 천사가 앉아있는 것 같았다. 공윤이 문득 물었다.
“저기, 혹시 사이비나 다단계는 아니죠? 장기 밀매도?”
“......”
“죄송해요. 확인 차.”

*표지는 키론입니다

 
그 짐승의 울음소리는?
작성일 : 19-10-15 02:02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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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 이제 그만 먹어요. 그러다 정말 배 터진다고요.”

 키론이 다정한 어조로 얼렀다. 내용은 별로 다정하지 않았지만.

 그러나 아미는 그 다정함을 알아주지 않았다.

 아미는 으르렁거리더니 거대한 앞발을 들어 키론이 서 있던 곳을 후려쳤다.

 공윤은 놀라서 비명을 지를 뻔했지만, 키론은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아, 내 심장이야.

 아미는 키론이 맞았든 그래서 터졌든 관심도 없다는 듯 시소를 물어뜯었다. 시소는 순식간에 반 토막이 나서 서글프게 휘청거렸다.

 어느새 아미의 뒤로 이동한 키론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아미의 거대한 등짝에 손을 올렸다.

 아미는 그를 돌아봤지만, 몸집이 커져서 금방 대응하지 못했다.

 [émétique.]

 그가 중얼거렸다. 공윤은 초조하게 발을 두드렸다.

 이변은 조금 뒤에 일어났다. 아니, 눈에 보이는 게 뒤늦었는지도 모른다.

 아미는 눈을 부릅떴다. 볼이 갑자기 불룩해졌다. 목을 치고 올라온 내용물을 뱉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

 아미는 한동안 배를 잡고 몸을 배배 꼬았지만, 헛수고였다.

 참고...... 참고...... 또 참던 아미는, 마침내 입을 벌리고 어마어마한 양의 금속과 철골을 토하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크고 적나라했던지, 공윤까지 속이 안 좋아졌다.

 그녀는 코와 귀를 동시에 막을 수 없다는 것에 한탄했지만, 키론의 표정은 평온했다.

 저게 연륜이라는 건가. 공윤은 감탄했다.

 아미의 입에서 한때 정글짐이었던 것과 시소의 잔해, 자전거의 일부, 교통 안내판, 숟가락 수십 개, 돌반지 세 개, 그 외 기타 등등의 금속들이 쏟아졌다.

 그 사이로 향초 같은 냄새를 풍기는 형형색색의 연기가 풀풀 피어올랐다. 빨강, 파랑, 네온핑크...... 연기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색을 자랑했다.

 공윤은 피어오르는 연기가 닿을까봐 폴짝 뛰어 피했다. 키론은 입고 있던 터틀넥 스웨터를 끌어올려 코와 입을 감쌌다.

 아미는 거의 숨도 못 쉬고(불가사리가 일반적인 호흡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토하고 있었다.

 아미의 크기는 구토의 양이 늘어날수록 반대급부로 줄어들고 있었다.

 아미는 다시 서리만 해졌다가, 수박만 해졌다가, 이윽고 소형 동물 정도의 크기로 변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구토는 간신히 진정될 기미를 보였다. 아미는 용수철 몇 줌과 이빨자국이 남은 목걸이, 원형을 알기 힘든 철 조각 몇 개를 마저 토한 뒤 바닥에 뻗었다.

 이제 주변에는 작은 금속 동산 정도로 보이는 것만 남았다.

 키론이 손을 뻗었다.

 [rétablir.]

 정글짐이 원래대로 수복되었다. 물어 뜯겼던 시소는 본래 형체를 되찾았다.

 정글짐은 풀쩍 뛰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고, 시소는 평온한 평행을 이루며 이따금 위아래로 오르내렸다.

 두 동강이 난 자전거는 다시 한 몸이 되었다. 다른 물건들도 갓 만들어진 것처럼 말끔하고 윤이 났다. 키론은 아미가 후려쳐서 움푹 꺼진 바닥도 원래대로 복구시켰다.

 공윤은 바닥에 얌전히 놓인 채 반짝반짝 빛나는 돌반지와 수저와 스테이플러심 등등을 보며 물었다.

 “동사무소에라도 맡길까요?”

 키론은 고개를 끄덕였다.

 

 

 20.

 “괜찮아요.”

 “......”

 “괜찮다니까요. 너무 겁내지 마요.”

 “아, 알았으니까 저리 좀 가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겁내긴 누가 겁낸다고!

 공윤은 팔불출 보호자처럼 옆에 붙어 있는 키론을 향해 툴툴거렸다. 내가 할 수 있다니까?

 그녀는 기절한 아미의 입 안에 블루링을 쑤셔 넣어보려고 하고 있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미의 입에서는 연기가 계속 새어나오고 있었고, 기절한 생물에게 무언가를 먹이기란 무척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었다.

 공윤은 아미의 이빨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과연 금속을 씹어 먹는 식성답게 무시무시했다. 마치 피라냐와 악어를 합쳐놓은 것 같았다) 블루링을 집어넣었다.

 혀를 잡아당기고 입을 다물게 하자 어떻게든 넘어간 것 같긴 했다. 시퍼렇게 질렸던 아미의 거죽이 좀 더 편안해 보이는 색깔로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종합영양제 같은 건가?

 아미는 곧 정신을 차렸다. 아미는 구슬프게 긴 코를 킁킁대더니, 엎어진 채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 꼴이 너무나 가엾어보였다.

 이런...... 캐릭터였나? 공윤은 당황했다.

 시각적 정보를 무시하기 힘들다보니, 작고 힘없는 동물을 괴롭힌 악당이 된 기분이었다.

 키론이 다가왔다. 그는 조심스럽게 아미를 쓰다듬었다.

 “아미, 괜찮아요? 정신이 들어요?”

 공윤은 내심 그가 또 무슨 주문 같은 걸 외우지 않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미가 또 그런 기세로 토한다면 그때는 줄어들다 못해 아예 사라져버릴지도 몰랐다.

 아미는 힘겹게 몸을 뒤집었다. 하얀 속살 같은 배가 보였다. 아미는 먕먕 울었다.

 먕먕......?

 공윤은 그 울음소리에 심각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싶었지만, 키론은 이해한 것 같았다.

 “알아요, 네, 미안하다고요. 저도 미안해요.”

 키론은 애교살이 올라올 정도로 웃어보였다.

 먕.

 “괜찮아져서 다행이에요. 어쩌다 그런 거예요?”

 마먕, 먕......

 “목걸이를 먹은 뒤로 기분이 이상해졌다고요...... 누가 그걸 줬나요?”

 먕먕.

 아미는 코를 들어 한쪽을 가리켰다. 키론은 벤치를 쳐다봤고, 공윤도 따라 시선을 옮겼다.

 벤치에 주희가 잠들어 있었다.

 

 
작가의 말
 

 먕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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