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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종신형
작가 : 종신형
작품등록일 : 2019.10.14

부동의 백야
얼굴장인
모독적 십자가
무너진 하늘의 별자리
그 끝에서 나는
변화하는 기둥을 오를 것이다.

언제부터 일까 나는 물방울이 그릇에 떨어지는 것 처럼 뜬금없는 꿈을 꾼다.

 
발자취
작성일 : 19-10-14 21:13     조회 : 348     추천 : 0     분량 : 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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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나는 물방울이 그릇에 떨어지는 것처럼 뜬금없는 꿈을 꾼다.

 

 나의 숙면은 늘 뇌의 착각이 시발점이다.

 꿈은 언제나 지뢰와 같이 갑작스럽고 무자비하며 폭풍처럼 그 흔적을 남기지 않고 나를 휩쓴다.

 

 언제나 처음 나의 정신에 비치는 것은 밝은 검정색 통로다에초에 사방이 검정색이기에 그곳을 밝다고 정의 할 수 있는지는 생각하고 있는 나조차 알 수는 없지만, 나의 상상력만이 전부인 꿈속에서는 그렇게 느꼈다는 것만으로 충분한 근거가 되겠지

 

 그 통로는 처음에는 가볍게 느껴지지만, 발목이 시큰 거리고 무릎이 떨려올 때 그 깊이를 실감할 때 영원한 연옥이라 느낄 때 그 공간을 이해할 때면 비로소 나는 그 통로 끝을 눈에 담을 수 있다.

 

 그 끝에서 느낀 나의 감정은 환희 기쁨 절망 무엇일까. 그것을 경험한 것은 분명히 나일 터인데 나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추억하지 못할것이다. 세상에는 남기지 못하기에 그 순간만큼은 중요하다는 것일까 나는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

 

 

 

 

 따르르르르릉

 

 귀에 거슬리는 쇳소리와 사이사이 들려오는 초침 소리는 머리를 울린다. 언제나 알람보다 먼저 일어나는데 어째서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알람을 맞추는 걸까. 그런 의문도 매트리스의 푹신함과 이불의 안락함이 온기 속으로 덮어버린다.

 

 “하아아”

 

 또다 이 끝도 없는 무기력감 창문에서 새어 들어오는 햇빛은 하루도 빠짐없이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을 볼 때면 늘 가슴 한켠에서 한때는 강렬했던 감정이 그저 그 껍데기만 남기고 숙면의 잔상보다도 더 긴 여운을 느낀다.

 

 “...”

 

 아침의 행동을 굳이 말까지 하며 서술하는 것을 나는 싫어한다. 마치 스스로 외롭다고 시인하는 것 같지 않은가. 아치 누군가 들어줬으면 하는 것 같지 않은가. 실없는 생각이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알 수 없는 여운을 덮으려 할 때 화장실에 도착해있었다. 하긴 작은방에서 화장실까지 멀면 얼마나 멀겠는가.

 

 쏴아아아아...

 

 샤워 물을 머리로 받으면 정체불명의 감정이 조금은 수그러든다. 늘 감정은 내가 이집에서 나가야만 할 때 미련없는 연인처럼 나에게서 스러져간다.

 

 쾅

 

 쇠문은 내가 밖으로 나오면 다시 오지 말라는 듯 큰소리를 내며 닫친다.

 

 “흥”

 

 추위에 괜스레 콧방귀를 한번 뀌어본다. 언젠가 나무문으로 바꿔야지

 

 

 문을 열고 나오면 보이는 것은 끝도 없는 눈으로 뒤덮인 백야

 영겁을 저물어가는 새벽녘의 황금빛이 천년을 녹지 않는 얼음과 눈 사이로 난반사하며 눈을 아프게 한다.

 

 우리 집 현관이 이런 생뚱맞은 곳으로 이어진 것은 3일이 가까워진다.

 

 하지만 큰 감흥은 들지는 않는다.

 이곳으로 오기 전 무직 백수 괴멸적인 인간관계 이제는 친척마저도 내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누구에게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나에게는 작은 종잇조각 속 세계에서 의식을 유형할 뿐인 일상이었다.

 

 “아 춥다”

 

 순백의 지평선을 걸을 때마다. 때때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차가운 겨울 섬에 봄을 몰고 온 의사는 말했다.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느냐고

 그는 총알이 심장을 관통하고 독버섯 수프를 마시고선 이렇게 말한다. 사람을 죽을 때는 잊혔을 때라고 아마 그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난 죽은 거네”

 

 작게 웅얼거려본다.

 

 아마 변화도 없는 부동의 백야에 도착했을 때 조금의 감정도 움직이지 않은 것은 내가 죽어서일까. 이제는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를 생각하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백야를 오늘도 걸어본다.

 

 

 이곳 백야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기껏해야 보이는 것은 멀리 보이는 순백의 산과 끝도 없이 늘어진 눈 쌓인 지평선뿐 3일이란 시간 동안 돌아올 수 있는 거리의 장소는 모두 찾아보았다. 이 이상 찾기 위해서는 집을 벗어나 백야에 기약 없는 여행을 떠나는 방법밖에 없을 테지

 

 “하아”

 

 한숨과 함께 입에서 나온 흰색 안개가 하늘로 스러져간다.

 

 어느정도 걸었을까 나의 집이 보이지 않았을 때쯤이다. 한때는 저 집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수도나 전기 가스가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집 당장 내일이라도 폭발해 전부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서 그 집 주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니 저 집이 마치 목줄을 묶은 말뚝처럼 저 자리에서 내가 더이상 어딘가로 가지 못하도록 잡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건...”

 

 그런 생각도 잠시 피곤한 눈에 무엇인가 잡혔다.

 

 발자국

 

 발자국이다. 규칙적인 간격 일정한 깊이 분명 사람의 발자국이다. 이발자국을 따라간다면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망했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발자국을 따라가고 싶지만 내가 지금 몸에 걸친 것은 오늘 하루 먹을 음식과 두꺼운 패딩뿐 이 이상 간다면 발자국을 따라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다시 돌아간다면 이 발자국은 얼마 안 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어떡하지...”

 

 시간이 없다.

 

 바람이 눈송이를 휩쓸려 날아다닌다. 꾸물대다간 발자국을 잃어버려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곳을 지나간 누군가를 찾을 수도 없어진다. 결단의 시간이다. 이 이상의 고민은 생명을 위협한다.

 

 “하아...”

 

 

 

 첫 번째 만남:

 

 

 

  얼굴 장인

 

 

 

 끝도 없는 흰 눈의 사막 한가운데 있는 것 이라고는 그 거리도 가늠 할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높은 산뿐인 이곳에서 하는 흰색 적막에 갇힌 채 흰색 바람들이 나를 감시한다.

 

 감옥과 다름없다.

 

 나는 선택이란 폭력이라 생각한다.

 

 선택이란 무엇일까. 무엇인가를 고르는 것? 더욱 더 좋은 것을 위한 노력

 각자의 의사가 있는 만큼 사람마다 다양하게 지껄일 수 있다.

 

 그러니 나의 지껄임을 누가 막을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상기하며 자기 합리화를 했다.

 

 선택이란 폭력이다.

 

 선택은 우리에게 권리란 달콤한 포장과 책임이란 막중한 내용물로 눈치채지 못하게 낯선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처럼 귀여운 햄스터처럼 이빨을 숨긴 작은 치와와처럼 우리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폭력이란 무엇인가. 물리적 타격? 정신적 타격?

 법률은 오만하기 짝이 없는 기준으로 세상을 규탄하듯이 폭력의 다양한 수식어를 붙여왔다.

 성폭력

 언어폭력

 

 즉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를 통틀어 우리는 폭력이라고 말한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선택이란 폭력이다.

 

 우리에게 책임을 강요하고 그 책임을 정당한 것처럼 포장하며 우리에게 선택을 권리처럼 떠들어 댄다.

 

 “하아..”

 

 체온이 내려가는 게 느껴진다.

 지금 나의 상황은 나에게 폭력으로 다가왔다. 발자국을 따라갈 것이냐

 아님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모를 이 발자국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가 재정비를 할 것인가.

 아님 이렇게 고민만 한다. 얼어 죽는 것 선택지는 언제나 잔인하게 덮쳐온다.

 

 스윽

 

 옷깃을 동여매고 자세를 낮추고 발자국을 본다.

 

 발자국 자체는 크지 않다. 발자국의 크기로 그 사람의 신장을 파악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에 무의미 한 일이지만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인가 의지하려 하는 건 인간의 나약한 면인 것을 나를 우물 삼아 다시 한번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 가치 없다”

 

 한탄이 흰색 서리가 되어 하늘로 녹는다.

 

 허무주의자가 된 거 같은 느낌이다.

 

 “이건...”

 

 발자국은 고민하는 사이에 눈에 싸여 사람 발인지 짐승의 발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흐트러져있었다.

 

 이제는 나에게

 

 의심하는 것 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고뇌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나에게 남은 것은 오롯이 선택뿐 시간 같은 사치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간다.”

 

 성급한 결정일까. 현명한 판단일까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여기서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그저 좁은 단칸방에서 언젠가 떨어질 식량과 물자에 두려워하며 속부터 썩어들어갈 것이다.

 

 종극에는 순백의 사막 속에서 힘을 다하고 말겠지.

 

 더이상의 망설임은 어리석은 행동과 다름이 없다.

 

 “오래 걸릴까…”

 

 이곳은 백야 흰 백의 사막과 지평선 너머 높은 산 그리고 해 질 녘만이 존재하는 곳

 발자국을 따라가며 궤변으로도 지워지지 않는 마음속 불안을 짊어지고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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