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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장미와 달 그리고 황제를 위해
작가 : 크한
작품등록일 : 2019.9.17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공작 영애 로즈. 운명의 사랑을 믿는 저주 받은 마법사 크리센트. 소설에 빙의해 최애님을 행복하게 하겠다 말하는 황녀 프리지아.
각기 다른 이유와 목표를 가진, '사랑'이라는 것으로 묶인 이들의 이야기. 어쩌면 애달프고, 때로는 귀여운 이들의 사랑으로 가기 위한 복잡한 이야기. 모든 이야기가 얽힌 가벼운 소설입니다.:)
[연하 남주/똑똑한 여주/삽질 많이/조금의 수위?/짜증은 가끔/아가씨/주인님/최애님/빙의/황좌 다툼]
가볍게 쓰는 습작입니다./작가 메일-bori_0415@naver.com

 
11장
작성일 : 19-10-13 23:35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4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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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장 - 대기근의 예감

 

 

 

 

 

 크리센트가 공작저로 들어오고 나서 벌써 이주가 지났다.

 

 그는 내가 정원을 산책할 때나 수를 놓을 때, 또는 서재에 가서 책을 읽을 때도 나를 따라다녔다.

 

 처음에는 갑작스럽게 들어온 공작저에 유일하게 아는 사람이라고는 나뿐이고, 일단은 호위의 명목으로 공작저에 들어온 것이니 그가 온종일 나와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째서인지 시간이 지나도 그는 내 곁에서 떨어질지를 몰랐다.

 

 그렇다고 공작저의 사용인들, 또는 기사들과 사이가 나쁜 것 같지도 않았다.

 

 시녀들이나 주방의 하녀들은 크리센트를 만나면 인사를 하거나 맛있는 것이라도 하나 더 주고 싶어 했고, 기사들은 크리센트에게 검술에 대해 알려달라며 그를 만날 때마다 그를 쫓아다녔다.

 

 그런데도 어째서인지, 크리센트는 나를 쫓아다녔다.

 

 내가 부르지 않아도 나에게 오고, 나에게 오지 말라고 하더라도 끈질기게 나에게 왔다.

 

 처음에는 어이도 없고, 그가 이렇게까지 나를 따라다니는 것에 무슨 이유가 있나 싶기도 했지만, 딱히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택 내를 돌아다닐 때 항상 호위를 데리고 다니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 크리센트가 나를 따라다니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금방 적응이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붙어 다니다 보니 익숙해지고 그가 편해져 지금에 다다른 것이겠지.

 

 지금만 해도, 서재에서 책을 읽는 내 옆을 돌아다니며 벌써 다섯 번째 방문이 서재가 무엇이 그리 신기한지 두리번거리며 걷는 크리센트가 보이니 말이다.

 

 정말 온종일 붙어 다닌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데, 비록 이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크리센트와 내가 친해진 이유도 매일매일 붙어 다니기 때문이 확실했다.

 

 “크리센트.”

 

  “네, 주인.”

 

 이렇게 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면 그가 활짝 웃으며 나를 바라보는 것도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고 말이다.

 

 그도 익숙해진 것인지 내가 부르면 나를 주인이라고 부르면서 돌아봤다.

 

 “프리지아 황녀께서는 별다른 연락이 없어?”

 

  “네. 지금까지는 딱히 없어요.”

 

  “아, 그래….”

 

 나는 방금까지 읽고 있던 신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제국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가장 빠르게 전해주는 신문사의 신문이었다. 황궁에서 인정한 공식 직인도 신문의 이름과 함께 깔끔하게 찍혀있었다.

 

 신문의 상단에 가장 크게 자리 잡은 뉴스는 다음 대의 황제는 누가 될 것이냐는 기사였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던 레이먼드가 요즘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기 때문인지, 그를 지지하던 수많은 사람이 그가 황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하지 못해 불안해했다.

 

 같은 기사의 하단에는 프리자아 황녀의 이름도 언급되어있었다.

 

 레이먼드를 제외하고 황제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사람으로서 프리지아 전하가 언급된 것이었다.

 

  {귀족 내부 회의에 참석한 프리지아 제1 황녀는 그날 이루어진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제국민들을 위한 수많은 의견을 나누었다.}

 

 짧게 써진 그 문장이 지금까지 황궁 밖의 사람들에게 크게 인식이 없던 그녀의 이름을 널리 알릴 것이 분명했다.

 

 지금 디아니아 공작가가 그녀의 힘이 되어주겠다고 나서면 분명 레이먼드를 지지했던 이들이나, 아직 중립을 유지하며 분위기를 살피던 귀족 중 상당수가 프리지아 황녀의 편으로 돌아설지도 몰랐다.

 

 그런데 전하께서는 어째선지 2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연락이 없으셨다.

 

 공작가를 통해 바로 연락을 취하는 것은 눈에 띄어 혹 좋지 못한 소문이라도 날까 걱정돼 연락을 안 하시는 걸까 싶어 생각날 때마다 크리센트에게 따로 온 연락은 없냐고 묻고 있지만, 그도 딱히 연락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신문을 대충 훑어 내리고 있는데, 눈에 띄지 않는 신문의 가장 구석에 실린 기사가 흥미로웠다.

 

  {비가 내리지 않는 지방, 병들어가는 작물들.}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였지만, 그 위치와 크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볍게 넘겼을 것 같은 기사였다.

 

 실제로 이 기사의 사방은 스캔들과 범죄, 그리고 금융에 관련된 다른 흥미로운 기사들이 둘러싸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쩌면 수도와는 관련이 없는 지방이라는 말 때문에 사람들이 더욱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었다.

 

 나는 그 외면 받은 듯한 기사를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약 일주일간 비가 내리지 않는 날씨 탓에, 농작물은 말라가고 있다. 그 와중 병충 때문인지 물을 길어와 작물에 물을 주어도 그 물을 흡수하지 못한 채 말라 죽어가는 작물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 피해는 아직 적지만,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큰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짧은 내용의 기사여서 그런지 빨리 읽혔다.

 

 그런데 작물들이 하나둘씩 말라가고 있다고?

 

 이건 심각한 문제였다.

 

 아직 그 피해를 본 작물이 적어, 그 규모도 작다고 언급이 되었지만, 피해가 더 커지면 기근이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전하께서도 이 기사를 보았어야 하는데, 걱정이 되었다.

 

 다음 대의 황제가 될 이가 정해지지 않아 황태자 자리도 공석인데 기근까지 발생하면 제국 자체의 기강이 흔들릴 수도 있는 문제였다.

 

 불안함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언제 곁으로 다가온 것인지 크리센트가 내 손을 잡았다.

 

 그의 앞에서 몇 번 집중하면서 손을 물어뜯는 버릇을 보인 탓인지, 내가 입으로 손을 가져가려고 하면 그가 어김없이 내 행동을 막았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나의 손을 잡을 크리센트가 눈이 마주치자 그러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에게 잡힌 손을 빼냈다.

 

 내가 손을 치우는 것을 본 크리센트는 내 손에 들린 신문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도 내가 신경 썼던 기사가 눈에 밟히는 것인지 표정을 구겼다.

 

 “크리센트. 무슨 큰일이라도 생기면 어쩌지?”

 

 내 말에 방금까지 구겨져 있던 표정을 그가 더욱 구겼다.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기사 몇 줄 때문에 예쁜 손을 무시려 한 겁니까?”

 

 짐짓 엄한 표정으로 그가 말했기에 나는 그가 무슨 심각한 말이라도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하는 말이 무슨 어린아이라도 혼내는 듯하니 어이가 없었다.

 

 “전하께서 미래를 안다는 말을 안 해주셨습니까? 하, 정말. 주인께서 이리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걸 전하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조금 화가 난 듯 말하는 크리센트의 말을 나는 잠자코 들었다.

 

 전하께서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나도 분명 들어서 알고 있었다.

 

 전하께서 나에게 레이먼드가 무슨 말을 할 것인지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읊어주었던 것도 기억이 나고, 첫 만남 때 했던 말과 폐하께서 오실지도 알고 있다며 말한 것도 기억이 났다.

 

 근데, 불안했다.

 

 전하께서 나를 구해주셨는데,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나는 전하를 돕지 못할까 봐 불안했다.

 

 “전하께서 미래를 본다고 하신 거, 기억나.”

 

 내 말에 크리센트가 흡족한 듯 웃어 보였다.

 

 “그러니, 괜히 걱정하면서 불안해하지 마세요. 무슨 일이 있다면 연락을 하시겠죠. 전하가 바보도 아니고.”

 

 거친 크리센트의 말에 걱정이 줄어들기는 했다. 그의 입이 그리 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가 말한 대로 나의 도움이 필요하면 전하께서 나를 부르실 터였다. 설마 내가 있다는 것을 까먹으신 것은 아니시겠지.

 

 내가 크리센트를 보며 말을 그리 막 할 수 있었던 건 몰랐다고 놀려대고 있는데, 헐레벌떡 뛰어온 듯한 집사가 나를 보며 무어라 말을 하지 못하고 입만 벙긋거렸다. 무척 당황하고 서두르는 것은 알겠는데, 오랫동안 집사로 일했기 때문인지 그의 행동은 과해 보이진 않았다.

 

 “무슨 급한 일이기에, 이리 뛰어오신 겁니까?”

 

 내가 그를 향해 묻자 그제야 그가 진정한 듯 입을 열었다.

 

 “결례를 범했습니다. 아가씨. 지금, 황궁에서 마차를 보내왔습니다.”

 

  “누가 보낸 마차인데 그리 서둘러 오신 겁니까.”

 

  “그게….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이 마차를 타실 분이시라면, 누가 이 마차를 보냈는지 분명히 아실 거라는 말만 합니다…….”

 

 그가 거기까지 말을 하자 프리지아 전하께서 마차를 보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식적으로 나를 불러들이면 주위의 시선이 달라붙으니 그런 것이겠지.

 

 이미 단정하고 가벼운 외출복을 입고 있던 나는 별 고민 없이 옷도 갈아입지 않고 크리센트와 마차가 와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시녀 복을 입고 있었지만,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프리지아 전하셨으니까!

 

 너무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전하를 부르며 소리를 지르려 했는데, 그보다 빠르게 전하께서 손가락을 입 앞으로 가져가셨다.

 

 이 일은 비밀이라는 듯한 몸짓이었다.

 

 이 마차를 끌고 온 주인이 이리 명백하니 혹 나를 해치려 황궁의 이름을 빌린 누군가가 보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가씨. 가실 겁니까?”

 

 별다른 말도 없이 바로 마차로 오르려는 나를 보는 집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당연히 그는 이 마차를 타고 나를 데리러 온 이가 프리지아 전하라는 것을 모르니 불안할 터였다.

 

 “아무래도, 아버지께서 나를 데려오라고 부른 마차인 듯하니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기사를 더 데려가지 않으시겠습니까? 금방 준비시키겠습니다! 무슨 일이 생기시면 어쩌시려고….”

 

 그의 말에 나는 괜찮다고 웃어 보였다.

 

 전하께서 몰래 오신 것에는 이유가 있을 텐데, 기사들을 데리고 간다면 전하께서 몰래 온 이유가 없는 것과도 같았다.

 

 “크리센트도 같이 가니,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을 거에요. 다녀올 테니 걱정하지 말고 있어요.”

 

 내 말에도 여전히 걱정을 떨치지 못하는 모양이었지만, 내가 가지 말라고 막아도 갈 것이라는 것을 안 것인지 그가 제발, 부디, 성한 곳 없이 무사히만 다녀오시라며 나를 배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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