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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영안(靈眼) - 숨겨진 역사
작가 : 리진
작품등록일 : 2019.9.4

세조를 암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무리에 맞서 그들의 계획을 파헤치는 영안(귀신을 보는 눈)의 주인공과 남이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대체역사
집안의 저주로 영안을 갖게 된 박윤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집을 나서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운명의 상대인 귀신 명선을 만난다. 하지만 명선이 가진 극음의 기운을 탐내는 자들이 나타나 그들을 위협하고, 위험에 빠진 그들 앞에 궐에서 파견나온 남이가 나타난다.

 
서진 도령
작성일 : 19-10-12 00:00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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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하, 만석꾼 친구를 둔 덕분에 호강 한 번 제대로 했네. 명환이 이 친구가 금덩어리를 척하고 꺼내 드니 콧대 높던 행수 눈이 아주 튀어나올 뻔했다니까.”

 촛불 하나만이 겨우 주변을 밝히고 있는 어두운 방 안에 조명환 일행 다섯이 모여앉아 있었다.

 유자광의 말에 송지후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만석꾼인 것은 우리 어르신이지, 내가 아닐세.”

 송지후는 한양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대부호의 아들이었으나, 정실 부인이 아닌 첩의 자식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이 자리에 모인 다섯 모두가 서출이었다.

 송지후의 허탈한 대꾸에 유자광은 분통을 터뜨렸다.

 “니미럴! 서자라는 굴레만 없었더라면 여기 있는 우리들이 벌써 이 나라를 뒤엎어 버렸을 텐데!”

 “자네 말이 맞네! 조정에 나아갈 생각도 못 하고 이렇게 뒷방에 모여 앉아 일을 꾸며야 한다니!”

 “조정에 있어 봤자 그 패륜한 왕이 설치는 꼴을 눈앞에서 보기밖에 더 하겠나. 차라리 이렇게 뒤에서 일을 꾸미는 편이 낫네.”

 이정운 또한 유자광의 말에 찬동하고 나서자 홍설이 조용한 투로 그들을 다독였다.

 그 말에 유자광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흥! 그 말이 참으로 옳네. 우리가 그 작자 명줄을 끊어놓을 날이 머지않았네.”

 웬일인지 유자광은 유달리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그가 조명환을 돌아보며 물음을 던졌다.

 “이보게 명환이, 아까 기방에서 우리가 먹었던 술이 대체 무엇인가? 그걸 마시고 난 후로 자꾸 혈기가 치솟고 몸에 힘이 넘치는 것이 가만히 있기가 힘들군.”

 “아까 말한 대로일세. 바로 몸의 기운을 최대한 북돋워 주는 약이지.”

 조명환의 대답에 이정운이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아니, 정말 그것뿐이란 말인가? 그 기생에게 어떤 도술이 걸려 있었다면서? 그 도술을 해제하기 위한 약인 것으로 짐작했네만.”

 “그렇네. 그녀에게는 음기를 제거하고 잡귀를 쫓는 대나(大儺)의 술법이 걸려있었네. 분명히 누군가가 그녀의 음기를 억누르기 위해 걸어놓았을 걸세.”

 “그럼 그 도술을 제거할 방법이 없는 것인가?”

 “아니, 그녀의 기운을 북돋워 놓았으니 며칠 안 가서 그녀 스스로 그 도술을 해제하게 될 것일세. 자신도 모르게 말이야.”

 조명환이 동료들을 돌아보며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어이, 연희! 잘 지냈어?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네?”

 “아, 서진 도련님.”

 이른 아침, 밥을 짓기 위해 부엌으로 향하는 연희에게 한 사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사내는 연희가 귀엽다는 듯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도련님은 무슨… 그냥 오라비라고 부르라니까. 그건 그렇고 아직도 부엌에 드나드는 거야? 내 초란이 누님에게 연희 좀 그만 괴롭히라고 단단히 일러둬야겠군.”

 “아, 아니에요. 그러지 말아요. 전 이런 일이 좋은 걸요. 그리고 제가 부엌에 드나들지 않으면 도련님 간식은 누가 챙겨 드리나요?”

 연희가 수줍게 웃으며 대꾸했다.

 그녀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지만, 서진이 괜히 행수에게 미운털이 박히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진은 그저 실실 웃을 뿐이었다.

 “하하하, 내가 비록 여기서 빌붙어 먹고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예전에 초란이 누님을 위험에서 구해준 적이 있거든. 그래서 누님이 내 말이라면 꼼짝도 못 해.”

 ‘아, 그래서 도련님이 이곳에 계실 수 있는 거구나.’

 서진의 말에 연희는 그제야 이해가 간다는 듯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서진은 이곳 설화원에서 가장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떤 기생의 기둥서방인 것도 아니었다.

 그저 배고프면 부엌을 기웃거리며 밥을 훔쳐먹고, 술이 고프면 술 창고로 숨어들어 고주망태가 되도록 마시곤 했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아무도 그의 존재에 신경을 쓰거나 쫓아내려는 기색이 없다는 것이었다.

 ‘다행이야. 도련님이 이곳에서 마음 편히 지내실 수 있어서.’

 연희는 진심으로 서진을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혹시라도 쫓겨나지 않을까 항상 불안했었다.

 그녀에게 서진은 특별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날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

 연희가 처음 설화원에 들어와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떨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친절하게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바로 서진이었다.

 그 덕분에 연희는 웃음을 되찾을 수 있었고, 설화원의 다른 사람들과도 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나저나 연희 너, 얼마 전에 이상한 놈들이 찾아왔다면서?”

 서진의 물음에 연희는 미소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그분들은 절 찾아오신 게 아니라, 그저 우연히 절 지목해서 술 시중을 들어달라고 한 거에요.”

 “그래?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씀이야. 설화원을 통째로 빌려서 밤새도록 놀 것처럼 설치더니, 너랑 술이나 몇 잔 마시고 바로 떠났다던데?”

 “맞아요. 저도 영문을 모르겠어요. 혹시 제가 뭔가 실수라도 한 건 아닌지…”

 “그럴 리가. 그런 걱정은 하지 말거라. 아무튼 별일 없는 거지? 놈들이 너에게 무슨 짓을 했다거나, 몸에 무슨 이상이 생겼다거나?”

 “아뇨, 전혀 그런 일 없었어요. 오히려 그 일이 있었던 후로는 온몸에 기운이 펄펄 넘치는 걸요.”

 연희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배시시 웃었다.

 그 모습에 서진 또한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거든 이 오라버니에게 바로 말해야 한다.”

 서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연희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고는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벌써 가시게요? 이왕 여기까지 오셨으니 들어가서 떡이라도 좀 드세요.”

 “그럴까 그럼?”

 냉큼 부엌으로 들어가는 서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연희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형님, 그자들이 정말 이곳에 나타날 거라는 말씀이죠?”

 “정확히는 이곳에 명선이 못지않은 음기를 가진 인물이 있을 거라는 얘기다. 그러니 강한 음기를 노리는 그들의 다음 목표일 가능성이 크지.”

 “흐음, 그렇다면 아마 그 사람도 명선 낭자처럼 병을 앓고 있겠군요. 아니면 이미 죽었… 아니, 이 세상 사람이 아니거나요. 음양의 조화가 깨진 신체로는 금방 죽게… 아니, 오래 살기 힘드니까요.”

 박윤은 명선이 기분 나쁘지 않을 만한 단어를 골라가며 말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남이는 박윤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병을 앓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아직 살아 있을 거다.”

 “그래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글쎄, 신통한 힘을 가진 높으신 양반이 하신 말씀이니 맞겠지 뭐. 자세한 내용까지는 알 필요 없다.”

 남이는 궐에서 한명회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죽은 자와 산 자,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라고 했던가. 죽은 자는 명선이니 이번 인물은 살아있는 사람이겠지. 내 참,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원…’

 남이가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는데 박윤이 물음을 던져왔다.

 “그나저나 형님, 저기에는 어떻게 들어가실 거에요?”

 “어떻게라니?”

 “그 사람이 설화원에 있다면 들어가서 찾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여기 상당히 비싸 보이는데. 그렇다고 몰래 들어가서 살펴볼 수도 없고.”

 “…!”

 남이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허를 찔린 기분이었다.

 “형님, 돈 가진 거 있으세요? 아아 하긴, 궐에서 파견 나오셨으니 사건 해결에 필요한 경비는 걱정 안 해도 되겠네요.”

 “…”

 “…”

 “나 빈털터리야. 며칠 끼니나 때울 정도밖에 없다.”

 남이는 왕의 면전에서 물러 나온 뒤로 곧바로 떠나왔기 때문에 변변히 노자도 챙기지 못했었다.

 게다가 이 일은 비밀리에 행해지는 것이라 관에서 지원을 받는 것도 불가능했다.

 물론 한명회 소유의 상점에서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받아올 수 있겠지만, 남이는 왠지 한명회와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의 도움을 받는 것 역시 껄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말인데… 너는 돈 좀 있냐?”

 “저, 저요? 글쎄요…”

 박윤은 자신도 모르게 옷고름을 여몄다.

 집을 떠나올 때 어머니께서 쥐여주신 돈이 있었지만, 그것은 마치 어머니를 느낄 수 있는 부적처럼 생각되어 차마 꺼내 들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이중산 대감이 챙겨주신 사례금을 받아올 걸 그랬어요.”

 남이와 박윤이 허탈해하고 있는데, 박윤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도련님, 돈 있으시잖아요. 설마 아까워서 그러는 거예요?’

 ‘나, 낭자! 알고 있었소?’

 ‘그럼요. 도련님이 품속에 항상 품고 있는 걸 제가 모르겠어요?’

 ‘이, 이건 어머니의 부적이나 다름없는 거요. 집에 돌아가는 그 날까지 한 푼도 쓰고 싶지 않소!’

 ‘이상한 고집을 피우시네. 쓰라고 주신 돈일 텐데 왜 그러세요?’

 ‘낭자가 나를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표정을 보지 못하셔서 그렇소. 그때의 어머니 모습을 생각하면 차마 함부로 써서 없앨 수가 없다오.’

 ‘…’

 박윤의 말에 명선은 더 이상 그를 놀릴 수 없었다.

 집을 떠나올 때 아버님과 어머니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그녀는 울컥하는 마음을 애써 감춘 채 대꾸했다.

 ‘알겠어요. 그럼 내가 입 다물고 있는 대신 나중에 제 부탁 하나 들어주셔야 해요.’

 ‘부, 부탁이라니? 뭔데 그러시오?’

 ‘아직 생각 안 해봤어요. 나중에 생각나면 말씀드릴게요.’

 ‘그, 그런…’

 “너희들, 뭘 그렇게 둘이서 속닥이는 거냐?”

 “아, 아뇨! 속닥이다니요, 하하.”

 남이가 부르는 소리에 박윤은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

 ‘또 이 말괄량이 아가씨한테 약점 잡히게 생겼네.’

 “어쩔 수 없지. 일단 이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감시하고 있자. 분명 가까운 시일 안에 녀석들이 모습을 나타낼 거다.”

 “네, 그게 좋겠네요.”

 

 두 사람은 며칠 동안 설화원 주변을 살폈지만, 별달리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다들 팔자 좋네요. 이런 데 와서 술이나 마시고.”

 “저들이 부러운 거냐? 이런 데 오는 자들은 돈이나 권력 믿고 흥청대는 놈들이거나, 뭔가 잘 봐달라고 접대하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지. 그저 풍류를 즐기러 오기에는 너무 호화로운 곳이야.”

 “그런가요.”

 “저들이 호화롭게 즐기든 말든 우린 우리 일이나 하자꾸나. 그나저나 이대로 놈들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 아무래도 음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먼저 찾아봐야겠어.”

 “그럼 저 안에 숨어들어 가시려고요?”

 “어이, 이봐! 당신들!”

 두 사람이 한창 수군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누군가가 호통치는 소리가 들렸다.

 흠칫하여 뒤를 돌아보니 한 사내가 어슬렁거리며 다가오고 있었다.

 “당신들 요 며칠 동안 설화원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지? 대체 뭐 하는 사람들이야?”

 사내는 바로 서진이었다.

 서진의 물음에 남이와 박윤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곤란하게 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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