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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9화 진그마을 (2)
작성일 : 19-10-11 20:28     조회 : 61     추천 : 0     분량 : 6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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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심하는 나의 표정을 보고 진그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음, 쓸데없는 이야기였군. 기력 이야기를 계속하지.. 기력은 조금씩이지만 전부 섞여있다네. 그래서 어떠한 색의 기력을 느끼든 간에 거의 모든 것을 판별 할 수 있지. 그래서 자네가 처음 기력을 느꼈을 때, 세상이 넓어보였던 걸세."

  확실히, 나는 그 때는 눈을 감아도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안심이 되었었다. 홀로 떨어진 것이 아닌, 항상 무엇인가가 같이 있는 듯한 그런 친근한 기분. 진그의 말대로 세상에 대한 식견이 확실히 넓어졌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기력이 있지. 그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재능에 의해 만들어진 기력일세. 그건 해석을 통하지 않으면 쉽게 느낄 수 없지."

  진그는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처음 시기를 상상하는 내게 손가락을 하나 내밀었다.

  그 손가락의 끝에선, 이 공간과 같은 하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해석은 간단해. 한 번이라도 그 기력의 허가를 받았다면 그 뒤로는 느낄 수 있네. 물론 여전히 그 기력을 만들어낸, 순수한 본인의 기력은 마음먹고 감춰버리면 느낄 수 없지만."

  순간적으로 진그가 공간에 흡수된 것처럼 보였다가, 다시금 실체를 드러냈다.

  놀라며 바라보는 나의 반응이 재밌는지, 진그는 계속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제 조금 이해가 가는가? 나는 나를 감춘 적이 없었네. 하지만 이 공간은 나의 기력으로 만든 곳이기에 나의 기력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곳에 온 뒤로 나는 물론이오, 자기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몰랐을 걸세."

  그래서 하얀색으로만 보였던 것이구나. 그 외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어. 공간감각도 전혀 없었고.

  그런데 그렇다면 그가 보였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데, 감추지는 않았다고 했지만 분명히 처음엔 보이지 않았어. 그리고 자신을 알아보았으니 상관없다고 한 말은, 원래는 처음 오면 진그 자신이 어디 있는지 몰라야 정상이라는 말이 아닌가. 난 분명 그의 숨결을 느끼고 뒤돌아보았는데. 그렇다면, 나는 기력을 느낀 것이 아니라 그의 순수한 기력에 감춰졌던 실체를 느끼게 된 건데, 그럼 그 공간을 해석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데 왜 이 공간은 내게 아직도 하얀색으로만 보이는 걸까.

  여전히 바닥은 하얀색으로만 보일뿐, 실체는 전혀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허나, 자네는 내 기척을 알아본 것이 아닌, 기력을 알아보고 뒤를 돌아봤지. 그래서 나는, 김시은에 의해서 해석이 되었을 거라 생각했네. 하지만 그것도 반 정도뿐이었던 것이겠지. 역시 그건 완벽한 방법이 아니었어."

  진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부모님 몰래 일을 저질러 버리고 후회하는 어린 아이처럼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것이라면, 이해가 간다. 시은씨의 능력을 전부 받아들이지 못했을 테니까. 반쯤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일부분이었기에 부분해석이 된 것이다.

 "자, 이제는 이 곳이 확실하게 보일 걸세."

  진그의 말과 함께 하얀색으로만 뒤덮였던 세상은, 그대로 모습을 유지했다.

  눈을 깜빡거리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하얀 공간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아니, 왠지 더 진해진 것 같았다.

 "..그대로인데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개구쟁이처럼 웃고 있는 진그는 손가락으로 아래쪽을 가리켰다.

  그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아래로 내리니, 그제야 내가 어딘가에 서있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었고, 분명하게 바닥이 느껴졌다.

 "원래, 내가 사는 곳이 이렇다네. 끝없는 바닥만이 존재하는 공간이지. 그래서 처자가 다 해석한 걸로 착각하고 있던 것이네."

  진그는 어느새 다시 현자의 눈빛을 띠는 어린 아이로 돌아가서 차분히 이야기하고 있었다.

  바닥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며, 몇 번 발돋움을 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드니, 이미 진그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나도 곧바로 뒤따르며, 말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싶었던, 의문을 입에 담았다.

 "근데 왜 계속 은근히 처자라고 하세요? 제가 남자라는 건 이미 아시잖아요."

  진그는 금방 옆까지 따라온 나를 올려다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원래는 계속 지적해주길 바랐다만, 이젠 그냥 그렇게 부르는 게 편해졌다네. 뭐,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지 않은가. 자네가 여자가 되는 것도 아니니 말이네. 하하."

 "그렇기는 하지만...기분이 좀 이상한데요."

 "나 정도 되니까, 바로 알아보았지. 자네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자로 보지 않겠는가. 목소리만 들어도 전혀 남자 같지 않다만. 목소리도 원래 그랬던 건가."

  부정 할 수가 없다. 시은씨가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신 것이니, 불평 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근엄하면서도 개구쟁이 같은 목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왠지 찝찝하다. 그래서 부정 할 수 있는 건 확실하게 부정하기로 했다.

  만족스럽게 웃고 있는 진그의 흐름을 끊으며, 곧바로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목소리도 바뀐 거에요."

  조금 더 얇아진 것뿐이지만.

 "음, 과연."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하얀빛의 기력이 나를 감싸 안으며 휘져었다. 아까와는 다른 불쾌한 감각에 그를 째려보았지만, 그의 옆모습으로 보이는 표정은 완벽한 자기만의 비밀을 지켜낸 아이처럼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알겠네. 그런 걸로 해두지. 하하."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었구만. 즐거웠네."

  바닥이 보이기는 했지만, 끝은 보이지 않았다. 얼만큼이나 걸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발이 아프지는 않았다.

  하얀색으로 가득 찬 풍경 속에 진그와 나는 한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오리진의 이야기와 내가 이 쪽으로 넘어오게 된 경위에 대한 것과 이쪽 베타의 기본적인 상식 및, 현인인 진그가 알아낸 나의 재능에 대해서 우린 끊임없이 대화했다.

  오랜 친구를 만났 것처럼 서로 막힘이 없었고, 어느새 나도 진그를 편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나도 즐거웠어. 이런 곳에서 이런 기분을 느낄 줄은 몰랐는걸."

 "뭐, 다 내 덕분이지 않겠나. 하하."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우쭐거리는 진그를 보니 그러고 싶은 마음이 쏙 들어가버렸다.

  나는 조금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진그는 그런 것만 고치면 좀 더 멋있을 거 같은데."

  하지만, 진그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난 고칠 생각 없네.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뿐이지 않나."

 "음, 그렇기는 하지만 어째 기분이 영.."

  틀린 말도 아니라서 딱히 부정은 못하겠다. 계속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보니 확실히 이런 것 또한 매력이지 않을까. 왠지 기억에서 쉽게 잊혀지진 않을 것 같다.

  어린 아이의 모습에서 어느새 진그는 십대 후반 정도 되는 앳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그런데 언제 모습이 이렇게 또 바뀐 거지?"

  나의 질문에 조금씩 앞서 가던, 진그는 고개를 내 쪽으로 돌려 물었다.

 "음, 이번엔 어떻게 보이는가?"

  역시 내가 보는 모습은 자기 스스로에겐 보이지는 않나보다. 그 뭐냐, 녹색눈으로 쳐다보아도 말이지.

 "고등학생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아, 고등학생은 말이지.."

 "기억하고 있네. 오리진에서 일반적으로 십대 후반의 나이 때가 다니게 된다는 학교의 학생을 뜻하는 것이 아닌가. 이것도 나라마다 다르다고 했지만 말일세."

  되도록이면 진그 앞에서는 말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를 신뢰해도 괜찮은 걸까."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좋은 공부를 하게 되었지만 이것이 다 거짓이라면, 나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준 것이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카르나 진그가 이미 대회의 참가자이고 나를 미리 탈락시키려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래서 신뢰를 쌓는 척 하는 건, 너무 지나친 생각일까.

 "편할 대로 하시게. 나는 처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모를 사람이니까. 하지만 난 처자를 신뢰한다네. 그냥 그 정도만 알아두게."

  진그는 나의 한탄 섞인 혼잣말에도 성실하게 대답해주며, 깊은 속눈썹을 가진 얼굴로 내게 훈훈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원래 남자인 내가 봐도 설렐 정도였다.

 "음, 계속 처자라고 하니까. 이런 것에도 부끄러워하는 건가. 하긴 내가 젊었을 적엔, 온 마을 처자들이 줄줄이 따라다녔었지."

  나도 모르게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을 보고는 이 모양이다. 이러한 반응은 나도 잘 모르겠다. 분명 나는 남자가 맞는데, 시은씨가 사용한 마법과도 같았던 기력식에 의해 여자처럼 바뀐 것뿐일 텐데. 정말 생리적으로만 예쁘게 생긴 남자일 뿐, 나의 마음은 이미 여자가 되어버린 것이..

 "이제 슬슬 나도 한계가 와서 말이지. 마지막으로 묻고 싶은 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그 한계라는 것은 아마도 이 공간을 유지하는 기력의 힘을 뜻하는 것일 것이다. 진그의 설명대로라면, 이 정도의 공간을 본인의 순수한 기력으로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것이고 그걸 유지한다는 건, 더더욱 가능한 사람이 적다고 했다. 그 말을 한 건, 순전히 자기 자랑일 테지만 그래도 도움은 됐다. 그러한 것을 만들어내는 '기력식' 이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었다. 역시 카르에 대해서 자세히 묻고 싶었다. 아무래도 이 곳에서 처음 만나게 된 사람이기도 하고, 내게 처음으로 호의를 베풀었던 사람이기에 내가 다음에 만날 땐 어떤 자세를 취해야 되는지 확실히 알고 싶었다. 물론, 이 호의가 내가 예쁘게 생긴 여자라고 생각됐기에 그랬다는 것도 이미 시은씨가 남긴 책을 읽고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계속 카르가 신경쓰였다. 마을까지 가며 나눴던 대화가 전부 치밀한 연기라는 것은 아직 나는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진그의 말이 나를 조금 더 헷갈리게 한다. 믿어서는 안되지만, 믿을 수는 있다,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그러나 내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카르의 말을 꺼냈을 때 보였던 진그의 표정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내가 직접 카르를 만나고 해결해야 될 문제인 것 같았다.

 "잘 지내. 다음에 만날 때까지 건강하고."

  진그는 의외의 말을 들었다는 것처럼, 입술을 동그랗게 모았다. 그리고는 곧바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음, 처자도 잘 지내게. 다음엔 더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주게나."

 "아니, 그 때는 네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는데."

  진그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은근히 대답을 회피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이 곳에 오래 살았다는 것과 자기만한 현인은 세상에 몇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외엔, 그에 대해서 알 수 없었다.

  이번엔 쉽게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진그는 걷던 다리를 멈춰, 잠시 하얀색밖에 보이지 않는 시선 너머를 쳐다보았다. 나도 그가 멈춘 지점에 서서, 무엇을 바라보는지 똑같은 시선으로 하얀색의 깊이감 없는 공간을 쳐다보았다. 나는 여전히 하얀색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데, 진그에겐 다른 풍경이라도 보이는지, 희미하게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음, 그러도록 하지. 기회가 된다면."

  그 말을 끝으로, 진그의 모습은 원래 이 곳에 없는 것처럼 자연스레 사라졌다.

  나는 내려왔을 때 느꼈던 가속감으로 순식간에 위로 솟구쳐 올라가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세상은 다시 검은색으로 가득 찼다가 이내 흙으로 바뀌었고, 언제 보았을지 모르는 반갑게 다가오는 푸르른 하늘이 나를 반겼다. 나는 그 자리에 서있었다.

  여전히 나는 마을의 입구가 보이는 그 곳에 서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았지만, 이 곳은 아까와 같은 공기를 품으며 똑같은 햇살을 계속해서 내리쬐고 있었다.

  시간까지 다뤘던 걸까. 아니면 이 곳은 원래 해가 긴 것일까. 무엇이 되었든 내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나는 지쳤을 거라 여겨지던 멀쩡한 다리를 움직여 빠른 속도로 마을 밖으로 달려 나갔다.

 

 

  숲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아까와 같은 따스한 햇빛이 온몸을 기분 좋게 투과했고, 그 빛에 반사된 풀과 잎사귀들이 더욱 판타지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고, 새는 보이지 않지만 지저귀는 소리가 착각에 섞여 들려올 정도로 평화로웠다. 자세히 귀를 기울이면, 주변에 물가가 있는 것인지 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정말 그런 상황에 처했던 것인지 잊어버릴 정도였다. 모든 것은 잘 만들어진 꿈과 같이 여겨지고 있었다. 지금 눈을 감았다가 뜨면, 그러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내 집의 천장이 나를 반기고 있을 것만 같았다.

  물론 그 상황이 내가 죽음에 처할 상황까지는 아니었지만, 꽤나 불쾌한 경험인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곳이 싫어질 것 같지는 않았다. 지금 보이는 이러한 풍경에 나는 이미 마음이 들뜨고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기력이라는 것을 단련만 잘 하면, 이 곳에서는 쉽게 굶어죽지도 않을 것 같고 자기 몸도 확실히 보호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만 된다면, 오리진에서 내게 일어났던 비극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베타는 내게 정말 좋은 거처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 곳에서 조용히 살아갈까. 시은씨에겐 미안하지만, 지금 이 곳에서 느껴지는 향긋한 공기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오리진이라는 세계를 완전히 잊어버린 채,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래, 완전히 잊는다는 건 거짓말이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조금 더 빨리 걸어서 '숲' 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내 몸은 점점 더 천천히, 아까 지나갔던 길보다 조금 돌아가며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기분도 오래가지 못했다. 향긋하게만 느껴지던 공기에 이상한 냄새가 끼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챘던 것이다.

 "이 냄새는.."

  분명 살면서 어디선가 한 번은 맡아보았던 냄새다. 진하면서도, 한 번 맡으면 잊을 수 없는 그 비릿하면서도 아찔한, 좋지 않은 기억들이 마구 솟아날 것 같은..

  피 냄새였다.

  누군가가 흘렸고, 계속해서 흘리고 있는 냄새였다. 시간이 좀 지난 것과 쌩쌩한 것의 냄새가 섞여오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여러 피 냄새를 맡아 볼 수밖에 없었던 나는 확실히 구분 지을 수 있었다.

  그건 내가 앞으로 걸어가면 갈수록, 향긋한 공기를 가볍게 씹어먹어버리고 점점 더 크게 다가오고 있었다.

 
작가의 말
 

 1부 중반부에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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