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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뱀파이어 로망스
작가 : 꽃님발
작품등록일 : 2019.9.3

내가 왔어. 너 찾으러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네가 발이 묶여 나한테 못 온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그 발목을 잘라내서라도 널 다시 내 옆에 둘 거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겨 버린 뱀파이어 희선. 마지막 순간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그를 찾으러 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뱀파이어계 모든 사건 사고에 관여하는 그가 제발로 찾아오기를 바라며 인간 흡혈을 저지르는데….

영원을 살아가는 저주받은 존재, 뱀파이어와 인간 그리고 뱀파이어 헌터들 간의 엉켜버린 운명과 사랑이야기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35화. 너를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이 날까
작성일 : 19-10-11 11:10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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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31일. AM 01 : 12

 

 

 희선의 기다랗고 날카로운 손톱이 정수의 오른 팔뚝을 세차게 긁어내린다. 그에 따라 정수의 여린 살갗이 종잇장 찢어지듯 세로로 찢어지고 곧 이어 새빨간 피가 주르륵 베어나온다. 정수의 입에서는 고통의 신음이 버무러져 흘려져 나왔고 곧 그것은 경악으로 젖어들어간다.

 

 희선이 미치광이처럼 피가 나오는 그녀의 팔뚝을 혀로 쓰윽 핥아 먹었기 때문이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희선이 잡고 있는 것이라고는 정수의 오른팔 뿐이였다. 하지만 정수는 도무지 도망이란 걸 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빨간 눈동자에 짓눌린 발은 아무곳도 가지 못하게 온 신경을 막아버린 것이다.

 

 " 인간주제에 껴든 정신력은 맘에 들지만. "

 " …흐읏. "

 " 어째, 머리부터 씹어먹어줄까? "

 

 상냥하고 친절한 미소를 올려보이는 희선은 누가봐도 고혹적이였다. 퇴폐적이고 뇌새적인 그녀의 목소리는 정수의 혼을 쏘옥하고 빼앗아가버린다. 정신이 나가버릴 만큼 아득한 상황에 정수는 점점 자신의 눈이 흰자위로 덮혀가는 것을 느낀다.

 

 " 박정수!! "

 

 희선이 서서히 정수의 팔뚝의 피를 빨아들이려 했을 때 동욱이 헉헉거리며 뛰어온다. 그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것 처럼 쳐져있는 막 때문에 동욱은 그들과 다섯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 멈춰 정수를 쳐다본다. 정수는 눈꼬리에 눈물을 그렁그렁 단채 애처롭게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인물을 본 희선의 표정은 아주 재밌는 것을 발견한 것처럼 반짝 빛난다.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상당히 기쁜 나쁜 종류의 웃음을 흘려댄다.

 

 " 당장 그 손 놔. "

 " 흐음. 당신은 헌터인가? "

 " 그래. 당장 놔줘. "

 " 니가 제이 찢어죽인 그 새끼구나. "

 

 희선의 빨간 눈은 깜빡이는 것도 멈춘 채 그를 쳐다본다. 그리고 서서히 기다란 손을 뻗어 정수의 뒷목을 감싸고 더 가까이 다가간다. 미끄러지듯이 움직인 그녀는 뒤에서 정수를 품에 안은채 목 언저리를 배회한다.

 

 정수는 숨쉬는 법도 까먹은 채 꼼짝없이 희선의 품에 안겨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에라도 뿌리치고 동욱에게로 달려가 안기고 싶었지만 몸은 이상하게도 반란을 일으킨 것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 너를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이 날까. "

 

 동욱은 입술을 새하얗게 깨물고 정수를 바라본다. 정수의 힘빠진 눈동자가 동욱에게로 향하고 그는 마치 눈으로 말이라도 하는 것처럼 힘있게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몸에 닿는 차가운 냉기에 정신을 놓을 것 같았지만 동욱만을 바라본다. 정신을 흐트러트리지 않도록 그에게 모든 신경을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희선의 노골적인 눈빛이 그런 그들 사이를 돌고 있는 말랑물렁한 기류를 눈치챈다. 죽이는 것보다 더 재밌는게 있었네. 희선은 흥미거리를 발견했다는 듯이 군침을 다셨다.

 

 " 사랑하는거구나- 그치? "

 

 희선이 몸까지 흔들며 깔깔깔 웃는다. 동욱은 오직 정수에게만 계속 향해있었던 시선을 아주 잠시, 아주 잠시 동안 희선에게 돌린다. 그녀가 위험하게 웃으며 자신에게 윙크하였다.

 

 " 기대해. "

 

 희선이 정수의 얼굴을 두손으로 잡아 자신을 보게 만든다.

 

 " 뭐하는거야. "

 " 뭐긴뭐야, 응 꽤 흥미로운거. "

 " 하지마. "

 " 하지말라니까 더 하고싶다, 그치? "

 " 하지 말랬어. "

 

 정수의 얼굴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꽉 쥔 희선의 그녀의 입술에 자신이 입술을 맞댄다. 얼음조각을 입에 댄것처럼 차가운 느낌에 눈을 번쩍뜬 정수가 그제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거세게 반항을 한다. 하지만 희선의 힘은 도저히 막을 수가 없는 차이였고 몸과 머리가 따로 놀아 오히려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그만둬! "

 

 그 모습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 없던 동욱이 그들에게 달려든다.

 

 희선은 그의 움직임을 예상했다는 듯이 정수를 꼬옥 안아 그들의 작전본부 윗 지붕으로 가볍게 점프한다. 일층짜리 작은 건물이었지만 일단 동욱이 이정도 까지 올라오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법했다.

 

 " 당장 그만둬! "

 

 희선이 정수의 입술에 입술을 겹친 그 순간부터 도무지 화를 멈출 수 없던 동욱이 소리를 지른다. 그의 화는 마치 오랫동안 억누르고 있던 무언가가 더이상은 견딪 못하고 터져버린 것 같이 무척이나 짙게 그리고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부피를 키워나가고 있다. 무슨 행동을 할지 감이 잡히지가 않아 그녀에게 수준높은 욕설을 뿌려주는 수밖에 없었다.

 

 " 재밌게 즐겨. "

 

 한여름 세차게 내리던 소나기가 뚝, 하고 멈춰 버린 것처럼 지금의 상황이 그러하다. 격하게 쏟아부어지는 소리 높은 언성. 그리고 그것들을 한순간 멈춰져 버렸다. 잠깐의 정적. 그것은 식은땀이 나도록 오싹하면서도 긴장되는 순간이다. 다리에 힘이 풀린건지 자꾸 주저앉으려고 하는 정수를 받쳐든 희선이 빨간 눈으로 정수에게 말한다.

 

 " 저 새끼 죽여. "

 

 정수의 눈이 희선의 눈처럼 빨갛게 물들어가고 힘없는 목아지가 끄덕끄덕 거린다. 만족한 듯이 씨익 웃은 희선이 멍하니 서있는 동욱을 한번보고 정수를 안은 채 아래로 점프한다. 점프하자마자 자신의 일은 여기서 끝이 났다고 생각했는지 힘이 하나도 없는 정수의 가녀린 몸뚱아리를 동욱의 품에 던져버린다.

 

 자신의 품에 던져지듯 내팽겨친 정수를 안아든 동욱이 저 멀리 사라져가는 희선의 뒷모습을 보며 입술을 꾹깨문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채 헉헉하며 숨을 몰아쉬고 있는 정수의 허리를 받쳐들어 상체를 일으킨다. 방금 전 마지막으로 한 희선의 행동을 알턱이 없어서 그는 정수가 지금 조종당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아주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손길로 정수의 머리를 쓰다듬던 동욱이 그녀의 얼굴을 들어 눈을 마주한다.

 

 하지만 곧 정수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맥아리가 풀려 온통 세상이 깜깜해진다는 소리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정수의 눈을 빨갛게 물들어져 있었고 아까와는 확연히 다른 눈빛으로 동욱을 매섭게 쳐다보고 있었다.

 

 

 부드러운 동욱의 손길을 매섭게 쳐낸 정수가 공격태새를 취하며 몸을 낮췄다. 맙소사. 동욱은 그제서야 희선이 했던 행동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있었다. 최면상태로 만들어서 자신을 공격하게 만들 속셈. 그러니까 최면이 풀리기 전까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게 만들어버린것이다.

 

 " 죽어! "

 

 빨간눈을 하고 최면상태에 빠져있는 겉모습의 정수가 굳센 기합소리와 함께 동욱에게 공격을 해왔다. 정수가 이렇게 공격하는 형식으로 나온다고 해서 동욱또한 그에게 상처를 입힐 수는 없었다. 곧게 뻗은 정수의 주먹을 가뿐히 피한 동욱이 커다랗게 한숨을 쉬며 그를 방어한다. 오직 방어만이 가능한 상황에서 다시 또 날아오는 정수의 주먹을 피하고 몸을 웅크린다.

 

 

 

 

 

 

 

 

 

 

 

 

 

 

 

 

 

 

 

 3월 31일. AM 00 : 50

 

 이곳에 발을 들이는 그 순간부터 어쩌면 현경의 목표는 단 하나였을지도 모르겠다. 영원, 최영원을 만나야 겠다는, 그가 보고 싶다는 아주 작은 일념하나. 그를 조금이라도 빨리 만날 수 있다면 가시 밭길이라도 사뿐히 즈려밟을 수 있었다.

 

 또 다른 뱀파이어가 있을 확률과 희선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은채 최대한 소리를 죽여 돌아다니는 현경의 발걸음은 차분하지만 급했다. 지금 희선을 만나서 결판을 내는 것보단 영원이 우선이였으니까.

 

 마치 아무도 없는 듯 고요하고 음산하기만한 공기는 급한 마음을 더 부채질 해주었다. 정작 쪽지에 주인인 그는 어디에도 없다. 왜…? 여태 뛰어나닌 거리가 무색하게 땀한 방울도 없이 깨끗한 현경에 이마에 달빛이 어린다. 현경이 그자리에 가만 멈춰서서 공기의 기류를 느끼며 눈을 감는다.

 

 머릿속에 남산 지도롤 떠올리며 하나하나 짚어본다. 정말 돌아 볼 곳은 다… 돌아봤는데.

 

 " …케이블카…! "

 

  현경이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빠르게 뛰었다. 케이블카는 가장 꼭대기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아까전에 돌아다닌 속도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빠르게. 아예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뛴다. 자꾸 마음이 급해져서 걸음도 덩달아 엉키고 잇었다. 발도 삐끗삐끗 넘어지려고 해서 중심을 잡는다. 아깐 차오르지도 않던 숨이 가빠오는 것을 느끼며 케이블카를 타는 꼭대기 앞에 도착한 현경이 걸음을 멈춰선다.

 

 " ……! "

 

 

 달빛을 받아 빛 이나는 뒤태가 있었다. 익숙해서 속이 상할 정도로 아름다운 나의 남자의 올곧은 등이 눈앞에 있다. 뒷모습 조차 내가 최영원이다- 하는 그 잘난 8등신이 환상처럼 눈앞에 있었다.

 

 현경은 그 자리에 못이 박혀 움직일 수 없는 사람마냥 영원을 바라본다. 아직도 저 모습이 꿈인 것만 같아 믿지 못하는 마음이 의심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심장이 불에 탄듯 뜨거운 것을 보니 더 이상의 쓸데없는 의심따위는 필요가 없었다. 그는 최영원이 맞았다.

 

 현경은 그제서야 멈춰있던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그에게 다가간다.

 

 " 영원아. "

 

 공중에 흩어진 이름이 마치 제 이름이 아닌 듯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현경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고 있는 발걸음을 기다려주는 것 같았다.

 

 현경이 있던 곳은 달빛이 닿지 않는 곳이였다. 허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현경이 영원에게 다가갈 수록 그녀에게도 달빛이 옮겨가고 있었다. 달빛을 옮겨받은 그녀의 몸이 아름답게 빛이나기 시작하고 영원의 등뒤에 멈춰선다.

 

 " 난, 잘 지냈어요. "

 " ……. "

 " …잘 지냈죠? "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영원이 그렇게 말한다. 자신은 잘 지냈다고, 너는 어떠냐고. 그 흔한 안부인사가 전해져와서 가슴이 아팠다. 나를 만나서 제일먼저 하는 말이 그 안부 인사 밖에 없을까 싶어서. 아니, 그보다 넌 잘지냈다는 말이 가슴아파서.

 

 그를 만나지 않아서, 그리지 않아서 한동안 억눌렸던 감정과 두눈에 갇힌 수분이 내보내 달라며 아우성이다. 현경은 입술을 꼭 깨물고 억누르고 또 억누른다. 나오지마. 니들이 나오려고 하면 내가 더 아파져.

 

 

 말라버린 줄만 알았던 눈물이 이렇게도 나오는 걸 보니 눈물샘이 제 사랑만큼이나 깊었던 모양이다. 그녀의 심정을 무시한 철없는 눈물들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온다. 응어리진 눈물들을 바닥에 후두둑 쏟아내며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끌어안고 있던 그녀가 영원에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 응. 잘지냈어. "

 

 현경의 어설픈 거짓말을 듣던 영원이 천천히 뒤를 돈다. 올 곧고 아름다운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 사실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

 

 영원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말해다. 10년 동안 영원이 잭을 무너트리기 위해서 한 일, 수많은 살인과 정치질, 설득과 회유. 그리고 끝끝내 달성한 그의 목표. 잭의 죽음으로 뱀파이어 세계는 평화를 되찾았다.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끝까지 싸우던 그들도 결국 잭의 죽음 앞에 두 손 두 발을 들었던 것이다.

 

 잭이 죽었다는 말을 듣자 현경은 그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다면 그가 등장하고도 남았어야 했는데, 적어도 이 자리에는 나타나줬어야 맞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걸 보고 진즉 알아챘어야 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을 그 자신의 목숨만큼 아꼈었기에 이 상황에 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 잭이 최면도 걸 줄 알더라구요. "

 " ……? "

 " 아주 어설픈 최면술. "

 

 말의 문맥을 파악할 수 없었다. 대체 자신한테 뭘 원하는 건지. 영원이 잭을 죽일 계획이였던것도, 그래서 진짜 죽인 것도. 잠적한 10년동안 무슨 일을 하고 했는지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현경은 말귀를 못알아 듣고 있었다. 지금 그것이 왜. 이 상황에 그게 왜 중요한지 알 수가 없었다.

 

 " 나한테도 조종한게 있는데 그게 뭔 줄 알아요? "

 " ……? "

 " 당신을 사랑하라는 것. "

 

 잠시 알아 듣지 못해 멍했던 현경의 눈이 커다래진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발끝으로 피가 다 빠져나가는 느낌에 그대로 서있기가 힘이 들었다.

 

 지금 그러니까 10년 전 자신을 사랑해서 했던 그의 모든 행동과 말은 잭의 조종이라는 말이였다. 이 말을 하기 위해 긴 서론을 붙였지만 결론은 자신에 대한 사랑은 자의가 아니였다는 거다.

 

 " 그래서…? "

 " ……. "

 " 그래서 넌 날 사랑한적이 없다…? "

 

 그 말 한마디에 자물쇠가 풀리듯이 말이 터진다. 그리고 지난 시간동안 참아왔던 눈물도. 또르르 눈물 한방울이 굴러떨어지고 눈깜빡임도 없이 그를 쳐다본다.

 

  " 네. "

 

 깨져버린 사랑의 비가 심장을 쑤셔대며 젖어들고 서서히 젖어가는 심장이 너무 무거워져 숨을 내쉬기 힘들다. 심장을 파내기에 충분한 굵은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려 박힌다. 그는 현경을 지옥으로 밀쳐내고 있다.

 

 " 날… 날 한번도 사랑한 적 없다고…? "

 " 네. "

 " 사랑한적이… 없어…? "

 " 네. "

 

 밀러드는 허탈함에 하하 짧게 웃는다. 하지만 곧이어 밀려드는 심장을 찢어 발길 듯한 고통에 괴로워 하며 현경은 영원에게 다가간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그에게 다 다가왔지만 다리에 힘이 풀린다. 현경이 쓰러지려는 순간 그를 잡으려다 손을 말아 쥔다. 그의 무표정을 보고나니 그를 잡을 수 없어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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