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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非어천가 - 하늘에 오르지 않는 노래 -
작가 : Namwoo
작품등록일 : 2019.9.3

먼 옛날 사람과 어울려 살았던 이무기, ‘치우’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감정을 봉인하고 깊은 물로 들어가 여의주가 생길 천 번째 해만 기다리게 된다.
인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어두운 물속에서만 지냈건만, 여의주를 얻은 날 마지막으로 옛 마을의 터를 찾았다가 ‘문종’과 마주치고 만다.
‘문종’과의 대화로 얼어붙었던 ‘치우’의 마음이 녹게 되고, 높은 산에 오른 ‘치우’는 승천하려던 순간에 들려온 한 소녀의 비명을 외면하지 못하고 마는데...
‘치우’를 하늘에 오르지 못하게 할 새로운 인연, ‘해랑’과 모종의 사건들이 그를 둘러싼다! <매주 화, 금 업로드>

 
12화. 각자의 사정(2)
작성일 : 19-10-11 00:15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6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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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봄볕이 가득한 한낮의 ‘거북머리 길’은 연한 녹음과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에 휩싸여 활기를 띠고 있었다.

 

 뒷짐을 진 손에 보따리를 들고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걸어가던 치우는 어느덧 동쪽 계곡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거리에 다다랐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발을 멈추고 손에 든 보따리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해랑아.”

 

 그가 입을 떼는 순간 강한 바람이 퍼지며 나뭇잎과 함께 강한 꽃 향이 파도치듯 일렁이며 퍼져나갔다.

 

 -“...쪽으로...”

 

 잠시 후 해랑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동쪽 계곡으로 향했다.

 

 

 *

 계곡에 들어서자 높은 곳에 있는 볕이 잘 드는 마른 바위 위에 걸터앉아있는 해랑의 모습이 보였다.

 

 조금 전까지 진흙과 피가 섞여 그녀의 몸 군데군데 엉겨 붙어있던 얼룩들은 말끔하게 지워져 있었다.

 

 그녀가 치우를 보고 폴짝폴짝 뛰어 내려와 그의 앞에 서자 꽃내음과는 다른 은은한 향기가 그의 코끝을 스쳤다.

 

 “꽝철이~! 집에 있지 않구 왜 여기까지 오셨을까~?”

 

 몸이 개운해져서인지 신이 나서 들떠있는 해랑을, 치우는 가만히 보고 있다가 별안간 눈을 감고 그녀 쪽으로 머리를 기울였다.

 

 “이제 깨끗해졌으니 기댄다 이거지~?”

 

 해랑은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놀라지 않은 체하며 자신에게 기울어지는 그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싸 잡았다.

 분명 이곳까지 걸어왔을 터인데, 머리카락 사이로 만져진 그의 얼굴은 상기되기는커녕 평소보다 훨씬 더 차가운 상태였다.

 

 “오라버니?”

 

 물론 치우의 손발은 평소에도 차갑고 그가 안아줄 때도 온기를 잘 느껴본 적이 없는 해랑이었지만,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그녀는 대번에 확신했다.

 

 “따뜻한 냄새가 나. 햇빛 냄새.”

 

 그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중얼거렸다.

 해랑은 처음 보는 그의 행동에 어찌할 바를 몰라 아무 말이나 지껄여 보았다.

 

 “맨날 볕을 쬐며 사는 사람은 못 맡는다구요, 그런 냄새...”

 

 그녀의 말에도 그는 한참이나 그 상태로 아무런 미동이 없었다.

 그제야 해랑은 혹 그가 어디가 아픈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치우의 머리를 받친 손을 천천히 밀어 올렸다.

 

 “괜...찮은거야?”

 

 그의 눈동자는 해랑의 모습을 기억이라도 하려는 듯 바삐 움직이며 그녀를 살폈다.

 눈부신 햇살에 완전히 완전히 마른 그녀의 머리 윗부분은 빛을 받아 자신과 같은 쪽빛 서린 검푸른 색을 띄었지만, 물기를 머금은 끄트머리는 쪽빛이라곤 온데간데없이 검게 반짝이고 있었다.

 

 치우의 눈앞에 자신을 꿰뚫을 듯 바라보던 촌장의 눈동자가 겹쳐졌다.

 그가 했던 말들이 떠오르며 마음속 깊은 곳부터 솟구치는듯한 감정이 들자, 미간을 찌푸렸다.

 

 “해랑아.”

 

 “어디 불편해?”

 

 “아니... 너무 많이 돌아다녔더니, 조금 지쳤나 봐.”

 

 괜찮다는 그의 말에도 해랑은 분명 다른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것은 새끼 멧돼지와 관련된 일이라고 짐작했다.

 

 “저기…오라버니, 어쩌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할 이야기가 있는데…. 그게”

 

 해랑은 말을 마치고 다음 말을 잇기까지 잠시 망설였다.

 

 “해랑아.. 네 선택에 나의 눈치를 볼 것 없어.”

 

 치우는 해랑에게 기댔던 몸을 일으켜 세우며 미소지었다.

 

 “예? 제가 무슨 말을 할지 어찌 아시구...”

 

 “다 알지~ 그것보단, 자.”

 

 그는 줄곧 들고 있던 보따리를 해랑에게 내밀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해랑은 고운 천으로 매듭지어진 큼지막한 보따리를 양팔에 안아 들고 어안이 벙벙해 서 있었다.

 

 “풀어보면 알지 않겠어?”

 

 치우는 해랑을 재촉하며 싱긋 웃어 보였다.

 

 “흐음....”

 

 이제껏 치우에게 여러 번 놀림을 당해왔던 그녀인지라, 별 기대 없이 땅에 보따리를 내려놓고 풀었다.

 

 

 해랑이가 묶인 보따리의 매듭을 풀어서 펼치자, 자수가 놓인 하얀 저고리와 연분홍빛 치마와 장신구들이 드러났다.

 그중 가장 위에, 붉은 나뭇가지 같은 것이 달린 노리개가 살포시 올려져 있었다.

 

 “......”

 

 해랑의 얼굴이 발그레해지며 웃음이 번져 나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어 노리개를 집어 들었다.

 

 “...”

 

 “아, 그 패물 자리에 있는 붉은 돌 같은 것은 산호라는 거야. 깊은 바다에 흔하게 있는 것인데, 다른 보석처럼 패물로 쓰인다고 해서... 내가 직접 만든 것이다.”

 

 초아에게 신발을 준 이후로 해랑이가 계속해서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던 치우는, 이제 그녀가 좋아할 모습을 기대했다.

 

 “......”

 

 하지만 그의 기대와는 다르게 그녀는 노리개를 손에 꼭 쥘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마음에 안 들어? 어찌 아무 말이 없어.”

 

 “아름다운데......흑.”

 

 “해랑아? 울어?!”

 

 치우는 다급하게 그녀를 끌어안아 등을 토닥였다.

 

 “정말 제게 주시는 거 맞습니까?”

 

 그녀는 엉엉 울며 물었다.

 

 치우는 그런 해랑이 귀여워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 해랑이 거야. 어이구...원래 돌아온 날 바로 주려고 했는데. 초아한테 주는 걸 보고 부러워 하는 게 귀여워서, 꽝철이라고 부르는 것이 괘씸해서 장난을 좀 쳤다. 오라버니가 미안해, 울지마. 뚝.”

 

 그러자 해랑은 감정이 북받쳐 올라 더욱 목놓아 울었다.

 

 

 *

 한양 도성에서 조금 떨어진 산의 근처에는 작지만, 처마가 시원하게 뻗은 낡은 정자가 있었다.

 유성원은 그곳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은오, 게 있느냐?”

 

 정자에서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사내가 일어섰다.

 

 “스승님? 이 시간에 여기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은오는 정자 아래로 걸어 내려가 인사를 하며 유성원을 맞았다.

 

 “여기 있을 것 같아 와 보았다. 해 질 무렵까지 무얼 하고 있던 게야?”

 

 “저…. 하하. 시를 짓고 있었습니다.”

 

 은오는 얼굴을 살짝 붉히며 대답했다.

 

 “어디, 좀 보자꾸나.”

 

 “아... 그리 보여 드릴만 한 것은 못 되는지라…….”

 

 “여인에게 쓰는 시로구나.”

 

 “예?”

 

 은오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자 유성원은 웃으며 은오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뻔하지 않으냐, 은애하는 여인이냐?”

 

 “벗입니다..! 어릴 적에, 이렇게 꽃이 많이 핀 곳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은오는 5년 전 일을 떠올리며 복잡한 표정이 드러났다.

 그것을 모를 리 없는 유성원은 말을 돌렸다.

 

 “실은, 네게 하고 싶은 말도 있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있어서 왔다. 나와 술 한잔 들지 않겠느냐?”

 

 “얼마든지요, 스승님.”

 

 은오는 웃으며 화답했다.

 

 “그러면 준비할 것이 있으니, 이따 밤에 내 집에서 보자꾸나.”

 

 “스승님댁으로 말입니까?”

 

 은오는 의아한 듯 되물었다.

 

 “그래. 그게 좋을 것 같구나.”

 

 유성원은 짧은 대답을 마치고 성큼성큼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가고 호수로 자리를 옮긴 해랑과 치우는 바위에 앉아 있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영…태가 안 나는 것 같은데. 초아에게 부탁할 걸 그랬나 보다.”

 

 치우는 해랑의 뒤에 앉아 그녀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땋아주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다 해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해랑은 붉은색 댕기를 집어 치우에게 건네주었다.

 

 “다 되었다. 그럼 옷을 갈아입거든 불러.”

 

 치우는 해랑의 머리를 톡톡 치고 호수로 풍덩 뛰어들었다.

 해랑은 치우가 땋아준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진정시키려 고개를 가로저었다.

 잠시 후 치우가 선물해 준 옷으로 입은 해랑이 입을 열었다.

 

 “오라버니.”

 

 치우는 호수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진주색 비단 저고리에 연한 홍색을 띠는 치마와 붉은 댕기를 한 해랑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뽀얀 저고리 위에 나뭇가지 모양의 붉은 산호 노리개가 빛나고 있었다.

 

 “…….”

 

 호수에서 걸어 나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치우의 시선에 해랑은 고개를 돌렸다.

 해랑이가 여인의 복장을 한 것은 5년 전 새 옷을 받았던, 그들이 만났던 그 날 이후로 처음이었다.

 

 “안 입던 옷을 입으려니 어찌. 민망합니다.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고.”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만지작거리는 해랑의 모습은 영락없는 여인네였다.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나 당연했을 모습인데, 스스로도 낯설어하는 상황과 치우의 눈에도 낯선 해랑의 모습에 그는 마음이 아려왔다.

 

 ‘저렇게 좋아하는걸...’

 

 사실 남자의 의복은 산을 달릴 때만 입어도 됐지만, 치우는 해랑을 죽이려 했던 자들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심 불안한 마음에 남장을 시키듯 그녀의 여인 같은 모습을 숨겨왔던 것도 있었다.

 

 “예쁘다.”

 

 한참 만에 입을 연 치우가 말을 마치자마자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고마워요, 오라버니.입을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정말 좋습니다.”

 

 해랑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치마 끝단을 휘적거리며 신발을 살폈다.

 

 “앞으로 입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에? 그치만 이걸 입고 뛰어다녔다간, 옷이 금방 헤질 텐데...”

 

 치우의 말에 해랑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가 그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았다.

 

 “오라버니?”

 

 “역시...이제 이런 일은 그만두자.”

 

 치우의 눈에 고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애써 울음을 참고 있었지만 온 얼굴에 슬픔이 묻어났다.

 당황한 해랑은 머릿속이 새하얘져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치우는 그런 해랑에게 다가가 살포시 안았다.

 울음으로 인한 그의 몸의 떨림이 고스란히 해랑에게 전달되었다.

 

 “해랑아. 이제 다 내게 맡기고 평범한 여인으로 살아.”

 

 해랑의 머릿속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이야. 오라버니께 내 일을 맡기면 나는 무얼 하고? 대체 왜 이렇게 우는 거야? 평범한 여인으로 살라는 게 이렇게 울 일인가? 이런 적 없었잖아. 왜 다신 못 볼 사람처럼...’

 

 해랑의 눈이 커졌다.

 

 “..잠시만, 오라버니!”

 

 해랑은 그를 밀어냈다.

 

 눈가가 부어 붉게 물든 치우의 얼굴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해랑은 가슴에 저릿한 통증을 느꼈다.

 

 “갑자기...그게 무슨 말이에요? 촌장님이 그러십니까?”

 

 해랑은 마음이 다급해졌다.

 

 “해랑아, 나는 이제 네가 위험한 일을 그만했으면 한다. 안전하게...그리고 다른 여인들처럼 살아가길 바라. 그래서...”

 

 치우는 뒤이어 어떤 말을 하려고 했다가 시선을 돌리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니까 그게 무슨 의미냐는 말입니다. 왜 갑자기...!”

 

 그의 말을 듣는 해랑의 머릿속엔 문득 전날 들었던 ‘혼인’에 대해 이야기하던 치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 마을을 떠나야 하는 거야...? 오라버니 말고 다른 사람을 가족으로 맞아서...?’

 

 “시...싫습니다! 그럼 거북마을을 살피는 일은 누가 합니까! 저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야...”

 

 “거짓말. 오라버닌 못하십니다! 오라버니께선 비를 내리고 우물을 솟게 하는 것만으로 힘에 부치지 않으십니까?! 촌장님이 비밀로 하라셨지만 전 다 알고 있습니다!”

 

 “촌장이…. 뭐라고?”

 

 “오라버니가 많이 약해진 상태이시니 제가 이런 종류의 일 만큼은 온전히 맡아야 한다고 하셨단 말입니다!”

 

 해랑이 이성을 잃고 소리쳤고 치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런 종류?”

 

 해랑은 지지 않고 눈을 똑바로 뜨고 치우를 쳐다봤다.

 

 “이런 종류라니, 이것 말고도 혹 내가 모르는, 내가 모르게 네게 다른 일을 맡긴 거야?!”

 

 “오라버니께서 신경 쓸 일이 아닙니다.”

 

 해랑은 치우가 멋대로 자신을 혼인시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반항적인 태도를 취한 것이었지만, 치우는 자신에게 선을 긋는 해랑의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해랑아. 나는 네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이제 어린아이가 아닌데. 늘 저를 위하느라 오라버니만 무리하셨잖아요?”

 

 이젠 해랑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치우는 그런 해랑의 모습을 보고 감정을 진정시키고 타이르듯 말했다.

 

 “그건, 촌장이 네게 무언가 잘 못 알고 말한 것이다! 내가 할 수 있어!”

 

 “그렇게 무리를 해서라도 ...저를 꼭 보내셔야겠습니까?”

 

 해랑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무슨 말이냐... 보내다니, 어딜....?”

 

 치우와 해랑의 오해를 기반한 말다툼은 서로에게 묘하게 잘 맞아떨어지는 대답 때문에 상대의 대답은 듣지 않고 자신의 말만 하는 극단의 갈등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늘 그렇게 애 취급만 하시더니. 갑자기 여인처럼 살라고 하십니까? 아무도 믿지 말라고 하셔놓곤...이제와서 다른 가족을 맞으라구요? 그것 때문에 오라버니는 무리해서 제 일을 대신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치우는 그제야 무언가 대화가 잘못 엮여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그녀를 불렀다.

 

 “해랑아...!진정하고 들어. 그런 게 아냐.”

 

 “멧돼지 일은 제가 해결할 테니, 나서지 마십시오.”

 

 “안돼. 안된다.”

 

 치우는 돌아서려는 해랑의 양쪽 어깨를 잡고 멈춰 세웠다.

 

 해랑은 치우의 얼굴에 자신을 향한 걱정이 잔뜩 담겨있는 걸 알았지만, 왜인지 모르게 자꾸만 솟구치는 반항심을 제어할 수 없었다.

 

 “어딜 가려구, 집으로 가자...응?”

 

 그녀는 손을 치우며 말했다.

 

 “왜 모든 걸 오라버니 마음대로 하십니까?”

 

 그는 다시 그녀를 잡았다.

 

 “해랑아, 오라버니가 집에서 전부 다 얘기할...”

 

 “진짜 오라버니도 아니면서.”

 

 해랑이 내뱉은 한마디에 치우는 더이상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그녀는 곧장 돌아서서 계곡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

 

 자신을 등지고 떠나는 해랑의 뒷모습을 보며 그는 그녀를 향해 뻗은 손을 거두지도, 그녀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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