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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약속의 향기
작가 : 살리에르
작품등록일 : 2019.10.3

향기를 잃어 절망에 빠진 여자

사랑을 잃어 슬픔에 잠긴 남자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여자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남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향긋한 아로마 향기처럼 다가오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오늘도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향기를 느낀다.

 
약속의 향기 - #8. 사랑을 다시 믿어보게 만드는 사람.
작성일 : 19-10-10 21:09     조회 : 389     추천 : 0     분량 : 7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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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향기 - #8. 사랑을 다시 믿어보게 만드는 사람.

 

 민아는 목을 좌우로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했다.

 

 환절기라 그런지 오늘따라 환자가 많았다.

 

 민아는 들어오는 간호사를 보며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오늘 환자가 엄청 많네요. 아직 많아요?”

 

 “아직 몇 분 계세요. 다들 외래로 오신 분들이라서요”

 

 “아.. 그럼 들어오라고 하세요.”

 

 민아는 간호사에게 차트들을 전달받으며 말했다.

 

 간호사는 진료실 밖으로 나가서 환자를 불렀다.

 

 “이순신 환자분 들어오세요.”

 

 민아는 속으로 ‘이순신?’ 하며 생각했다.

 

 분명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이 한 명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름은 절대로 흔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고개를 든 민아의 시선은 진료실 입구로 향했다.

 

 그곳에는 누가 봐도 ‘나 멋지게 봐주세요.’ 하고 잔뜩 꾸민 순신이 입에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고 있었다.

 

 순신은 일부로 기침을 하며 민아 앞에 앉았다.

 

 민아는 순신을 빤히 쳐다보다가 순신에게 마스크를 벗으라는 간호사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민아는 순신을 보며 말했다.

 

 “여긴 어떻게..?”

 

 “아니 그게 아니고요.. 콜록.. 제가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콜록콜록..”

 

 민아는 순신의 얼굴을 살펴봤다.

 

 겉으로 봤을 때 순신은 아픈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민아 앞에 앉아 있었다.

 

 순신은 민아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계속 기침을 하면서 앉아 있었다.

 

 “아.. 그래서 어디가 아프세요?”

 

 “아.. 제가 어제 갑자기 운동이 너무 하고 싶어서 운동을 했더니 목하고 코하고 막 너무 아파서요..”

 

 “아.. 그러세요? 운동을 했는데 근육이 아니고 목하고 코가요?”

 

 “네.. 제가 원래 기관지가 안 좋아서 병원을 자주 찾는데 민아 씨가 있는 줄은 정말 몰랐네요.”

 

 “아.. 그러셨구나.. 다니던 병원이 있으셨을 텐데 진료 기록은 없네요?”

 

 “아.. 제가 참을성이 좋은데 오늘은 너무너무 아파서요..”

 

 민아는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순신을 봤다.

 

 순신은 뭔가 찔리는 게 있는 눈치인지 자꾸 민아의 눈을 피했다.

 

 민아는 그래도 찾아온 환자고, 옆에 있는 간호사의 눈치도 보여서 순신에게 말했다.

 

 “그럼 어디 한 번 보죠. 이쪽으로 앉아 보시겠어요?”

 

 민아는 순신을 진료용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순신에게 입을 크게 벌리라고 말했다.

 

 “아 하고 크게 입을 벌려 보시겠어요?”

 

 순신은 자기가 벌릴 수 있는 최대한 입을 벌렸다.

 

 간호사는 그런 순신의 모습에 큭하고 웃음이 났지만 민아의 눈치를 보며 참았다.

 

 민아는 진료용 막대로 순신의 입안을 살폈다.

 

 순신의 목 상태는 그 어떤 사람보다 건강해 보였다.

 

 성대와 편도선은 물론 그 흔한 충치 하나 없이 잘 관리하고 있었다.

 

 이어서 민아는 순신의 코 안도 살폈다.

 

 순신은 바로 앞에 있는 민아의 얼굴을 보며 웃으면서 진료를 받았다.

 

 순신의 코 안에 면봉을 넣으며 민아는 말했다.

 

 “그런데 어제 제가 새벽이 만나러 카페에 갔었는데 카페에 안 계시더라고요.”

 

 “어제요!? 악!!!!”

 

 순신은 크게 놀라며 몸을 앞으로 숙였다.

 

 순신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민아가 진료하던 면봉이 순신의 코에 깊이 들어갔다.

 

 순신은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찔끔 흘렸다.

 

 민아는 웃음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면봉을 뽑으며 말했다.

 

 “네. 어제 갔었거든요.”

 

 “제가 어제 카페에 저녁 내내 있었는데요? 언제 오셨다 가신 거지?”

 

 그리고 순신은 순간 아차 싶은 마음이 들었다.

 

 민아는 그런 순신을 살짝 째려보며 말했다.

 

 “어제저녁에 운동하셨다면서요? 카페에 계신 거네요? 그럼 아플 이유가 하나도 없었던 거 같은데요?”

 

 “아.. 저 그게.. 카페에서 제가 운동을 해서.. 근데 정말 오셨던 거 아니죠..?”

 

 민아는 작게 한숨을 쉬면서 간호사에게 말했다.

 

 “김 간호사님 잠시만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간호사는 ‘네’라고 대답하고 진료실 밖으로 나갔다.

 

 민아는 간호사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순신을 돌아보며 말했다.

 

 “새벽이가 말했어요? 저 여기서 근무한다고?

 

 “새벽 씨가 말한 건 맞는데요.. 제가 한참을 졸라서 어쩔 수 없이 알려준 거에요.”

 

 “그럼 제가 이런 거 싫어하신다는 것도 들으셨겠네요?”

 

 “네.. 듣기는 했는데요.. 전 그냥..”

 

 “순신 씨. 여기는 제가 일하는 직장이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예요. 앞으로 이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그냥 저는 저번에 사과드릴 일도 있고 그래서..”

 

 “그때 다 사과하셨잖아요. 전 괜찮아요. 그러니까 이제 나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이런 일도 다신 없었으면 좋겠고요.”

 

 “... 네. 죄송합니다. 나가보겠습니다..”

 

 순신은 대답을 하고 조용히 뒤돌아서 밖으로 나갔다.

 

 민아는 진료실을 나가려는 순신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담배는 되도록 피지 마세요. 코 점막에 염증이 있는 것 같으니까 약 꼭 처방받은 데로 드시고요.”

 

 순신은 민아의 말에 잠시 멈춰 섰다.

 

 하지만 자신이 했던 행동이 부끄러워서 돌아보지 못하고 진료실 밖으로 나왔다.

 

 순신이 진료실 밖으로 나왔을 때 문밖에는 희형이 있었다.

 

 희형은 순신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민아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만지다 진료실 안으로 들어오는 희형을 보고 웃으며 반겼다.

 

 “선배.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아.. 교수님한테 다녀가는 길에 잠깐 들렸지. 얼굴 피곤해 보이네?”

 

 “괜찮아요. 환절기잖아요.”

 

 “환자 많은 건 아는데 그래도 몸 챙겨가면서 해야지. 자 이거.”

 

 희형은 민아에게 아래 카페에서 산 따뜻한 모과차를 건네며 환하게 웃었다.

 

 “선배 고마워요. 뭘 이런 걸..”

 

 “너 모과차 좋아하잖아. 생각나서 샀지. 아. 그리고 오늘 친구가 결과 보러 오기로 했지?”

 

 민아는 시계를 보면서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아마 지금쯤 와 있을 거예요. 선배 잘 좀 부탁드려요.”

 

 “응. 당연히 잘 챙겨 드려야지. 그럼 수고하고 있다가 보자.”

 

 희형은 민아에게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희형은 진료실을 나왔을 때, 진료실 앞 벽에 기대 있는 순신을 봤다.

 

 희형은 다시 순신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자신의 진료실로 향했다.

 

 순신은 희형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했던 행동이 얼마나 아이처럼 유치하고 철없는 행동이었는지를 느꼈다.

 

 순신은 진료실에 살짝 열린 문틈으로 민아의 얼굴을 봤다.

 

 모과차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는 민아.

 

 순신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민아의 미소였다.

 

 순신은 그 자리에 더 이상 서있을 수 없었다.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고 바보 같아 보였다.

 

 순신은 간호사가 건네는 처방전을 받아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나갔다.

 

 새벽은 진료실 안에서 희형을 기다렸다.

 

 조금만 기다리면 올 거라는 간호사의 말에 진료실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은 희형의 진료실을 둘러봤다.

 

 깔끔하게 정리된 진료실 내부를 보며 희형의 성격을 알 수 있었다.

 

 진료실을 둘러보던 새벽은 진료실 뒤쪽 책장 위에 놓여 있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봤다.

 

 새벽은 왠지 저 선물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아서 웃음이 났다.

 

 그렇게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때, 희형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아.. 미안해요. 새벽 씨. 교수님이 갑자기 호출을 하셔서.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에요. 저도 방금 들어왔어요.”

 

 새벽은 웃으며 말했다.

 

 새벽은 희형의 웃음과 목소리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희형의 부드럽게 매력 있는 얼굴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새벽은 희형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입술 옆에 묻은 빨간 자국을 봤다.

 

 새벽은 희형의 입술을 쳐다보다가 희형에게 말했다.

 

 “선생님. 입술에서 피가 나신 거 같은데요?”

 

 “피요?”

 

 희형은 서둘러 거울을 봤고, 급하게 물티슈를 꺼내 입 주변을 닦았다.

 

 희형은 웃으면서 새벽에게 말했다.

 

 “제가 오늘 저희 점심 메뉴를 선전을 하고 다녔네요.”

 

 새벽은 희형의 말을 들으며 웃었다. 참 유쾌한 사람이었다.

 

 희형은 새벽의 검사 결과 차트를 꺼내서 간단하게 살피고 새벽에게 말했다.

 

 “우선 그때 진행한 검사들을 모두 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어요. 다 정상 범위 내에 있고, 크게 문제 될만한 부분도 없죠. 생각했던 것보다 스트레스 지수도 그렇게 높게 나오시진 않았어요. 그래도 평균치보다는 높은 수준이기는 하니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저는 결국 그냥 스트레스로 인해서 후각이 마비가 된 건가요?”

 

 “우선 의사 소견으로는 그렇다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따로 약물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보다는 자연적으로 돌아오게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아.. 저한테는 중요한 일이라..”

 

 “알죠. 민아한테 조향사라고 들었어요. 많이 신경 쓰이시겠어요.”

 

 “아무래도 그렇죠.. 저 지금 사형선고받은 거니까요.”

 

 희형은 그런 새벽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금방 좋아질 거에요. 우선 후각이 마비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자꾸 인지하는 것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최대한 그런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고요. 평소에 못했던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새벽은 희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꿈만을 위해 쫓기던 살아온 새벽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유라는 것을 느끼는 것이 사치이며,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새벽은 쉬어 가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다.

 

 새벽은 가만히 생각하다가 성원에게서 난 커피 향이 생각이 났다.

 

 새벽은 희형에게 말했다.

 

 “선생님 근데 저.. 사실은 음.. 후각이 마비되었는데 향을 느낄 수 있나요?”

 

 “그렇다면 후각이 마비가 된 게 아니겠죠? 왜요? 무슨 일 있었어요?”

 

 “사실 제가 우연하게 한 남자분에게서 커피 향을 느꼈거든요. 확실하게 커피 향이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 주변에서만 그 향이 나지 다른 곳에서는 전혀 나지 않거든요. 막 커피를 마셔도 아무 향이 안 느껴지는데 그 사람한테서만 향이 나더라고요.”

 

 희형은 새벽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웃으며 말했다.

 

 “혹시 새벽 씨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새벽은 손사래까지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절대 절대 아니에요. 그냥 우연히 만난 사람이에요.”

 

 “알겠어요. 음... 후각이 마비된 상태인 건 지금도 아무 향이 나지 않으신다고 하니까 확실한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특정 향만을 맡는다는 것도 불가능하죠. 제가 새벽 씨한테 그 사람을 좋아하냐고 물어본 건 혹시 향이 아닌 호르몬과 관련된 페로몬의 일종을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어서 물어본 거에요.”

 

 “아.. ”

 

 “그런 경우에는 향을 느낀 게 아니고 그냥 뭔가 남녀 사이에 성적으로 끌리는 그럴 때 분비되는 페로몬을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는 거죠. 실제로 향을 맡는다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새벽은 희형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새벽은 커피 향의 출처를 알기 위해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모든 커피까지 구매해서 테스트를 했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새벽은 병원 내부에서 나는 아무런 향도 맡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새벽이 느끼는 성원에게서 나는 향기는 결국 새벽의 착각이라는 말이 된다.

 

 새벽은 뭔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형은 이마가 좁아지고 입이 삐쭉 튀어나오며 혼자 골돌이 생각하는 새벽을 보며 말했다.

 

 “아마 술 때문일 수도 있어요. 술을 먹으면 그런 착란 증세가 생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술을 드시지 말라고 한 거예요.”

 

 “아.. 네.. 이제는 안 마실 거예요. 그날은 제가 좀 일이 있어서..”

 

 “그래요. 되도록 치료될 때까지는 마시지 않는 걸로 해요. 그리고 우선 처방해줄 약은 안정제 정도가 될 것 같으니까 조금 피곤하고, 기분이 안 좋다고 생각이 드실 때 한 알씩 드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감사합니다. ”

 

 새벽은 인사를 하고 진료실 밖으로 나가려 했다.

 

 그때 희형이 새벽을 보며 말했다.

 

 “오늘 민아랑 같이 저녁 먹기로 했는데 새벽 씨도 같이 가실래요?”

 

 “아.. 저는 데이트를 방해할 만큼 눈치가 없진 않아서..”

 

 “그런 거 아니에요. 전부터 한번 만나서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민아의 얘기겠지만요. 민아가 너무 이야기를 안 해서 궁금하기도 하고요.”

 

 희형은 새벽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새벽은 환하게 웃는 희형의 뒤로 아까 봤던 포장된 선물을 봤다.

 

 새벽은 희형을 보며 말했다.

 

 “정말 제가 방해가 안돼 신다면 오늘은 눈치 없는 사람이 되어보죠.”

 

 새벽은 민아에게 가 있겠다고 말하며 진료실을 빠져나왔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은 세 사람의 웃음소리로 가득해졌다.

 

 새벽과 민아, 그리고 희형은 레스토랑에 널찍한 자리에 앉아서 맛있게 저녁을 먹고 있었다.

 

 새벽은 학창시절의 민아의 이야기를 했고, 희형은 흥미롭게 들었으며, 민아는 새벽을 나무라면서 재미있게 듣고 희형과 함께 웃었다.

 

 음식이 나오고 민아의 음식을 정성스럽게 잘라주는 희형의 모습을 보며 새벽은 두 사람이 참 좋아 보였다.

 

 희형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민아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

 

 새벽은 뭔가 뿌듯한 마음과 미소가 생겨났다.

 

 새벽은 마치 민아의 엄마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즐거운 식사 자리를 끝내고 새벽은 오랜만에 민아와 함께 민아의 집으로 왔다.

 

 두 사람은 서로 직장을 가지고 나서부터 가끔씩 서로의 집에서 같이 잠을 자곤 했다.

 

 힘든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때 철없는 소녀로 돌아가 깔깔거리며 웃어볼 수 있는 시간들이기 때문이었다.

 

 오늘 두 사람은 정말 오랜만에 한 침대에 누워 예전 이야기들로 밤을 수놓고 있었다.

 

 그때, 민아의 핸드폰이 울리고 민아는 핸드폰을 들어 확인했다.

 

 잘 들어갔냐는 희형의 문자가 와있었다.

 

 민아는 잘 들어왔다고 대답하며 자신도 모르게 입에 미소를 머금었다.

 

 새벽은 그런 민아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그렇게 좋냐? 이뇬아?”

 

 민아는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웃었다.

 

 “좋아 보이더라. 너를 잘 배려하고, 잘 웃어주고, 편안하게 해주고, 좋은 것 같아.”

 

 “근데 아직 잘 모르겠어.. 내가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구..”

 

 “네가 왜 어때서?”

 

 “그냥.. 아는 이야기니까 굳이 또 할 필요는 없겠지.”

 

 민아는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전동 휠체어로 향한다.

 

 새벽은 그런 민아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말했다.

 

 “민아야. 이건 중요한 게 아니야. 그런 생각을 아직도 하는 거야?”

 

 “넌 알잖아.. 지금까지 내 사랑이 어땠는지.. 그냥 무서워..”

 

 “그래.. 무서운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마냥 이렇게 살 수는 없는 거잖아. 나도 분명히 그 사람이 널 좋아하는 게 느껴져. 그리고 널 보며 웃는 것도 보여. 이번엔 다를 거잖아.”

 

 “내가 지금까지 정말 사랑에 많이 다치고 울고 했는데.. 새벽아.. 진짜 바보 같은 게.. 희형 선배를 보면.. 날 그렇게 지독하게 만들었던 사랑을.. 그 사랑을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싶게 만들어..”

 

 새벽은 그런 말을 하며 눈에 눈물을 글썽이는 민아를 보다가 그녀를 꼬옥 안아주었다.

 

 민아는 새벽의 품을 약간의 눈물로 적셨다.

 

 새벽은 민아의 사랑이 행복하기만을 바랐다.

 

 그리고 새벽은 병원에서 만났던 민아에 대해 순수한 사랑을 고백했던 순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새벽은 그런 순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괜한 미안함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그렇게 오랜만에 서로의 품에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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