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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규격 외 던전 보스
작가 : 오구진
작품등록일 : 2019.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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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고 캠핑을 즐기던 평범한 30대 독신남!

쉬러 갔던 캠핑장은 던전이 되어버리고, 헌터들은 몬스터를 퇴치하러 몰려 온다.

나는 그저 쉬고 싶었을 뿐이라고!

살아남기 위해 던전의 보스가 되어 헌터들을 퇴치해야 하는 생존형 던전 보스.

 
001화 던전 발생(1)
작성일 : 19-10-09 22:04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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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장 (1)

 던전 발생

 

 

 

 

 

 

 

 캠핑의 묘미는 첫째도 장비, 둘째도 장비, 셋째도 당연히 장비다.

 요즘에야 와일드 캠핑이니 부쉬크래프트니 장비 없이 하는 캠핑도 유행한다지만 암만 생각해도 캠핑은 장비 빨이다.

 그것이 오랜 세월 캠핑을 꿈꿔왔던 이현의 지론이었다.

 

 “그리고 장비는 돈 빨이지. 푸흐흐.”

 

 이현의 손에는 오늘 택배로 받은 매끈하고 튼튼한 캠핑용 손도끼가 들려있다.

 꽤나 돈이 든 장비였다. 티타늄 도금이 된 독일제로 50만원이나 했다.

 

 “에이, 그러면 좀 어떠냐. 이제 내가 비싼 거 산다고 잔소리할 사람도 없는데.”

 

 주말 내내 캠핑 간다고 바가지 긁을 사람도 없었다.

 

 ‘자기가 캠핑을 좋아하는 건 상관없는데, 나랑 살면서 그런 거 할 생각하지 마.’

 

 자신이 이제껏 이렇게 좋아하는 캠핑을 즐기지 못했던 이유가 떠오르자 이현의 미간에 험악한 V자가 새겨졌다.

 심지어 그 목소리마저 귀에 쨍하니 울릴 정도였다.

 

 ‘난 이런 사람이니깐 자기가 맞춰줘. 싫으면 헤어지던가.’

 

 “에휴.”

 

 이현은 한숨을 길게 내뱉고 기억을 털어내듯이 고개를 저었다.

 

 ‘이제 끝났어. 내가 다시는 그런 생활 하나봐라.’

 

 이젠 좋아하는 캠핑을 매주 주말, 아니 매일매일 다녀도 된다.

 이현은 그 생각에 신이 나 콧노래를 부르며 이미 어제 저녁부터 싸놓은 캠핑백 옆구리에 티 잘나게 도끼를 걸어놓았다.

 

 “크~ 보기 좋구만.”

 

 이제 장장 일주일간의 캠핑을 즐기러 떠나기만 하면 된다.

 

 “일주일이나 캠핑 가도 출근할 직장도 없으니 이게 바로 욜로지 욜로야. 도이현 인생 폈다!”

 

 요컨대 돈 많은 백수란 소리다.

 

 ***

 

 지방에서 태어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이현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공부 밖에 없었다.

 머리가 좋은 건 아니었고 그나마 잘 하는 게 엉덩이 붙이고 버티는 노력뿐이라 고생 끝에 서울에 있는 4년제 유명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남들 하는 만큼 군대도 다녀오고 노력해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난 속에서 적당한 대기업에 취직도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현의 인생도 무난히 잘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이현의 인생을 바꿔놓은 그녀를 만나기 전까진.

 

 “이현씨, 맘에 든다.”

 

 이현이 막 입사한 직장의 사수로 만난 그녀는 집안도 잘나가고 외모도 뛰어난데다가 능력도 좋았다.

 사내에서 인기도 많았고 인정도 받는 멋진 선배였다.

 사내 남성 직원들에게는 인기 1순위, 여성 직원들에게는 적당히 시샘을 받는 사람이었다.

 이현도 마찬가지라 막연히 호감을 품고 있었다.

 

 “그럼 우리 사귈래요?

 “그래.”

 “진짜요?”

 

 그래서 술김에 뭣도 모르고 들이댔던 이현은 운 좋게 승낙을 받자 본인이 제일 놀랐다.

 주변의 인식 역시 다 그녀가 아깝다는 말 뿐. 하지만 둘의 사이는 급속도로 진전되었고,

 

 “이현씨, 우리 결혼하자.”

 

 이현은 사귄지 3달 만에 그녀에게 청혼을 받았다.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직장 근처의 신축빌라를 전세로 얻고, 결혼식장을 알아보러 다니고, 웨딩사진을 찍고 청첩장을 돌리고, 주변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다.

 이현의 인생에서 다신 이런 행복을 느낄 수 없을 거라고 생각되던 시기였다.

 

 그게 함정이었다.

 

 정확히 3년이었다.

 3년의 결혼 생활 끝에 이현은 끝내 도망치고야 말았다. 도망치듯이 합의 이혼 서류에 사인을 했었다.

 

 “자기가 그만둘 거지? 나 여기 못 그만둬. 내가 얼마나 여기에 시간 쏟은 줄 알잖아.”

 “…….”

 “다른 사람들 시선 감당하고 다닐 수 있으면 다녀. 부서이동은 신청하고. 근데 난 부담스러운 거 못 견뎌.”

 “…….”

 “알아서 잘 생각해 봐. 나 그만 갈게.”

 

 그녀와의 마지막 만남에서 이현은 단 한마디의 사과나 배려하나 받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온전히 그녀에게 이혼의 귀책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현은 그저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리고 사표를 쓰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

 

 “그리고 그게 신의 한수였단 말씀이지. 흐으읍! 이 신선한 자연의 향기! 피톤치드가 나를 부른닷!”

 

 반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을 여유다.

 이현에게 여유란 사치였다. 퇴근하면 집안일 하느라 바빠, 아내 수발드느라 바빴다. 캠핑은커녕 개인시간 하나 갖지 못했었다.

 

 ‘이제는 돈도 내 맘대로! 시간도 내 맘대로! 이세상의 모든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내 행복을 찾아왔지!’

 

 그리고 그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이현이었다.

 

 “엄마! 아빠가 나한테 물 뿌렸어. 으앙”

 

 캠핑하러 온 계곡은 이미 사람들이 복작복작했다.

 7월도 하순경이었고 날도 훅 달아올라 도시에서 가까운 이 계곡은 이미 피서하러 온 가족들이 많았다.

 

 “여, 장씨. 한잔 더 혀.”

 “아까 마신 거 안주도 아직 안 먹었어! 그래도 주면 또 내가 마시지. 크~ 좋다.”

 

 꼴불견인 술주정뱅이들도 많았다.

 

 ‘좋은 술집 놔두고 왜 이런 깨끗한 자연 속에서 술을 먹는 걸까?’

 

 주변에 크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이런 복잡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이현은 재빨리 계곡 하류를 벗어나 상류로 올라갔다.

 

 “좀 불편하긴 해도, 여기가 조용하고 좋지.”

 

 계곡 하류랑 달리 평평한 곳도 적고 돌이 많아 미끄러지기 쉬운 위험한 곳이다.

 가족 단위 피서객이나 술 마시러 오는 사람들은 불편하다며 잘 찾지 않았다.

 덕분에 이현이 조용하게 캠핑을 할 수 있어 자주 찾아오는 곳이었다.

 

 “간단히 텐트를 치고 땔감이나 구해올까.”

 

 계곡의 상류까지는 캠핑이 허가된 캠핑장이었다. 바비큐 통 안에서만 피운다면 불도 피울 수 있었기 때문에 이현은 이곳을 캠핑장소로 선택했다.

 그리고 가방 한가득 구워먹을 재료를 싸온 이유이기도 했다.

 

 타닥탁!

 

 드럼통을 반으로 잘라 놓은 바비큐 통에서 숯과 땔감이 기세 좋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금이야 한낮이라서 덥지만 곧 해가 지면 계곡의 밤은 꽤나 쌀쌀하다. 그리고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캠핑의 꽃은 캠프파이어 아닌가.

 

 ‘이것도 다 낭만을 즐기자고 하는 거지.’

 

 이현에게 캠핑은 ‘낭만’이라는 단어 하나로 모든 설명이 되는 취미였다.

 

 “그럼 두 번째 낭만을 즐길 준비를 해볼까?”

 

 가방 옆에 얌전히 놓여있는 마대자루에 그 두 번째 낭만이 가득했다.

 

 ***

 

 “아유, 뭘 이런 걸 다. 잘 먹을게요.”

 “고맙습니다. 이 수박이라도 좀 가져가서 드세요.”

 “와! 옥수수다!”

 

 두 번째 낭만이란, 바로 옥수수였다.

 이현은 호일로 감아 숯불에 구운 옥수수를 잔뜩 싸들고 와서 캠핑장 사람들한테 나눠주었다.

 이현의 부모님은 이 근처에서 소규모로 옥수수 농사를 짓고 계셨다. 소일 겸 하시는 거지만 맛이 나름 괜찮아 잘 팔렸고 택배판매까지 겸사겸사 할 정도였다.

 이렇게 옥수수를 나눠줘서 서로서로 기분도 좋아지고,

 

 “저희 부모님이 이 근처에서 옥수수 농사지으시거든요. 드시고 맛있으시면 가실 때 사주시면 됩니다. 하하.”

 

 홍보도 했다.

 

 ‘이런 게 자본주의적 낭만이지.’

 

 요즘 세상이 아무리 험악해지고 서로 믿을 사람 없다지만 공짜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공짜로 받는 옥수수에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여행지에 오면 요상하게 지갑이 쉽게 열리기 마련. 그리고 그렇게 이현의 부모님의 매출이 올라가는 법.

 

 “젊은 사람이 아주 기본이 됐네. 나 때는 말이야~ 정이란 게 있었어!”

 “어이, 몇 개 좀 더 줘봐. 이거 가지고 누구 코에 붙여?”

 

 물론 이런 낭만을 깨부수는 주정뱅이 꼰대들이 꼭 있기 마련이다.

 

 “어이구, 이거 죄송해서 어쩌죠. 제가 가져온 게 얼마 안 되는데. 다른 분들한테도 나눠드려야 해서요.”

 

 그래도 이현이 얼굴 찌푸리지 않고 웃는 낯으로 슬슬 달래면 군말 안하고 자기들 술판으로 돌아간다.

 

 ‘정말 다른 사람들 쾌적하게 노는 데 방해만 하는 양반들이네 아주.’

 

 그때, 이현의 옷자락을 쿡쿡 당기는 손길이 있었다. 돌아보니 입 주변에 옥수수 알갱이를 한가득 묻힌 꼬마 여자애였다.

 한 손에 다 먹은 옥수숫대를 보아하니 금세 하나를 해치운 듯 했다.

 

 “옥수수 더 먹고 싶어요!”

 “민아야!”

 

 그제야 아이가 나한테 조르는 걸 깨달았는지 아이 어머니가 후다닥 달려왔다.

 

 “엄마, 나 옥수수 더 줘!”

 “엄마가 내일 사줄게! 그렇게 조르면 못 써!”

 “지금 먹고 싶어!”

 “민아 너 혼날래!”

 

 아마 이 가족은 옥수수를 사오지는 않았나보다.

 떼쓰는 민아의 얼굴이 울상이 되자 아이 어머니도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아이가 떼쓰는 건 또 부모나 보는 사람이나 힘든 일이었기에 이현은 남은 옥수수를 건넸다.

 

 “아저씨가 그러면 마지막으로 남은 옥수수 줄게.”

 “진짜요? 와!”

 

 민아의 얼굴이 환해진다. 이현이 건넨 옥수수를 꼭 품에 안는 게 참 귀여웠다.

 

 “이거 죄송해서 어떡하죠.”

 “아니에요. 애기가 참 예쁘네요. 맛있게 먹고 엄마 말 잘 들어야 해.”

 “민아야 고맙습니다, 해야지.”

 “고맙쭙니다! 아빠! 나 옥수수 또 먹어!”

 

 옥수수를 들고 아빠를 향해 도도도도 달려가는 모습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오는 이현이었다.

 

 ***

 

 [……가 시작됩니다.]

 

 “응? 깜빡 잤나보네. 저녁을 너무 배부르게 먹었나?”

 

 저녁으로 통삼겹살 바비큐를 두 덩어리나 먹었더니 아직도 배가 안 꺼진 기분이었다.

 불을 앞에 두고 캠핑의자에 앉아 라디오를 듣다보니 몸도 따뜻해졌겠다, 이현은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었다.

 

 “치-치-치-.”

 

 계곡 속이라 전파가 잘 안 잡히는지 아까까지만 해도 잘 나왔던 라디오가 먹통이었다.

 이현이 라디오를 끄고 나니 정적 사이로 풀벌레 소리가 들려온다.

 

 “으아아아!”

 

 기지개를 쭉 피면서 하늘을 보니 어느새 밤이 깊었는지 별이 가득 떠있었다.

 

 ‘캠핑의 낭만이 또 별보기인데. 쌍안경을 어디에 뒀더라?’

 

 이현은 가져온 쌍안경을 설치할까 하다가 귀찮아져서 관뒀다.

 지금 이 편한 상태에서 벗어나면 너무 후회될 것 같았다. 그리고 맨눈으로 봐도 별은 이미 충분히 밝고 많았다.

 

 “천국이네 천국이야. 응? 무슨 소리지?”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시끌벅적하게 노는지 하류 쪽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민폐야 민폐. 자기들만 놀러왔나? 다들 조용히 편하게 쉴 수 있게 배려 좀 해주지.”

 

 보통 캠핑장에선 해가 지면 조용히 캠핑을 즐기는 것이 매너이자 규칙이다.

 낮의 주정뱅이들도 그렇고 이현은 매너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캠핑장에 오는 걸 매우 싫어했다.

 

 “아으, 정말 시끄럽네.”

 

 꺅꺅 비명 같은 소리와 첨벙첨벙 물소리도 들린다.

 오밤중에 수영까지 하는 것 같다. 밤중에 물에 들어가는 건 금지행위였다. 사고 날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이현은 직접 나서서 말릴 정도로 준법정신이 투철한 건 아니었지만,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쯧, 기분 잡쳤는데 거기나 갈까?”

 

 이 주변에 꽤 유명한 동굴이 하나 있었다. 벽에 기괴한 낙서가 있어서 너튜버들이 심령체험이랍시고 많이들 다녀간다고 했다.

 

 “흐흐흐, 역시 여름엔 공포체험이지.”

 

 이현은 헤어밴드형 전등과 장갑 등 간단한 동굴탐사장비를 챙겨서 낮에 미리 봐두었던 동굴로 향했다.

 

 ***

 

 그 시각,

 계곡 하류에선 방금 전까지 이현이 사람들이 시끄럽게 논다고 생각했던 소리들의 정체는 이현의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투투툭

 첨벙

 

 거의 들리지도 않은 조용한 총성과 함께 도망가려던 주정뱅이 둘이 그대로 계곡물 속으로 고꾸라졌다.

 계곡물이 붉게 물들어가자 그들을 살해한 이가 재빨리 시체를 건져서 물가로 집어던진다.

 그것도 한 손으로.

 한손으로 마치 인형을 다루듯이 건장한 남성 두 명의 시체를 차례차례 던지는 괴력이었다.

 

 투투툭

 

 다시금 기묘한 총성이 들리고 캠핑장의 사람들이 하나둘 씩 쓰러져갔다. 캠핑장은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다.

 

 “으아아아아악!”

 

 점점 어두워지던 하늘이 잠깐 붉게 물들고,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린 직후였다.

 갑자기 나타난 괴인은 총으로 보이는 무기를 들고 캠핑장의 사람들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민아 챙겨, 얼른!”

 “오빠!”

 

 여자는 찢어져라 우는 딸을 안고서 사색이 되었다. 여자와 딸을 지키려고 막아선 남편의 앞에는 처참한 학살극이 벌어지고 있었다.

 

 “□□□□ □□ □□□!”

 

 알 수 없는 말을 외치는 괴인이 쏘아대는 총은 직업군인인 장민수 중사도 본 적이 없었다.

 기묘한 총이었다. 총성도 거의 들리지 않았고 반동도 없었다.

 정말 발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총구가 향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너 어느 나라 새끼야?”

 

 특수한 재질로 되는 방탄조끼와 검은색 일색이었지만 활동하기 편하게 만들어진 군복과 유사한 옷, 기묘한 총과 얼굴 전체를 가리는 헬멧.

 장민수가 보기엔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특수부대 쯤 되는 것 같았다.

 온 몸에 주렁주렁 매달린 군용으로 보이는 장비는 그 믿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아니, 그건 그렇다 쳐도, 이 망할 것들이 왜 엄한 나라에서 행패야!’

 

 중요한 정부청사나 사람이 많은 대도시도 아니고, 민간인들이 노는 오지의 캠핑장에 와서 저들이 이러는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정말 끔찍한 것은 그 괴인의 다음 행동이었다.

 

 “뭐, 뭐하는 거야, 저것들 지금……!”

 

 괴인은 총을 한 쪽에 내려놓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람들의 곁에 쭈그렸다.

 그리고는 상처에 알 수 없는 장치에 연결된 관을 꽂아 넣었다.

 반투명한 관을 따라 붉은 피가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사람의 몸에서 빠져나온다.

 

 “□□□□.”

 

 웃는 것일까? 바람이 빠지는 것 같은 숨소리를 내던 괴인은 피를 모두 뽑아낸 뒤, 장치와 관을 수거했다.

 

 “□□□□□□ □□□ □□□□.”

 

 괴인이 헬멧의 바이저를 들어올렸다. 얼굴이 전부 보이진 않았지만 몹시 창백하고 거친 피부를 보니 역시 외국인같이 보였다.

 다만 히죽 웃는 괴인의 이는 상어처럼 전부 송곳니였다.

 그리고 괴인은 관에 남아있는 피를 그 송곳니가 가득한 입에 넣어 털어 넣었다.

 

 “이 역겨운 새끼!”

 

 흡혈. 그것만 해도 구토가 올라오는 광경이었는데 그 놈들은 피가 다 빨려 미라처럼 되어버린 시신을 발로 차대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무기가 될 만 한 건 캠핑을 위해 가져온 야전삽이 전부였다.

 야전삽을 단단히 쥐고 뒤를 돌아보았다. 아내는 딸을 꼭 안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딸아이가 이 광경을 보지 못하게 품에 꼭 안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오빠가 너랑 민아는 꼭 지킨다!’

 

 어차피 괴인은 한 명이었다. 그도 생각이 없이 달려든 건 아니었다.

 먼저 채혈을 하느라 괴인이 바닥에 내려둔 총을 발로 멀리 걷어 차버렸다.

 

 “□□□□!”

 

 괴인이 깜짝 놀라는 것이 보였다. 그럼 그렇지. 장민수도 나름 군에서 한 실력 하는 사람이었다.

 장민수는 괴인을 몸으로 밀쳐 넘어뜨린 다음 그 위로 올라탔다.

 

 “자기야, 어서 민아 데리고 가! 이놈은 내가 어떻게 해볼 테니까!”

 

 헬멧이나 방탄복이 튼튼해 보였기에 노릴 만한 곳은 바이저가 열리면서 드러난 얼굴뿐!

 창백하게 질린 괴인의 표정에 공포가 드러난다. 야전삽을 꼿꼿이 세워 번쩍 들어올렸다.

 이제 내려찍기만 하면 되는 순간에 괴인이 뻗은 손에 목 줄기가 잡혔다.

 

 “컥!”

 “오빠!!!!”

 

 무시무시한 괴력이었다. 괴인은 장민수의 목을 움켜쥔 채로 몸을 일으켰다.

 인간이라면 불가능한 동작이었다.

 자신의 위에 건장한 성인 남자가 올라타 있는데 한 손으로 그 사람을 들고 있는 채로 몸을 일으키다니!

 

 “놔, 이… 개…새끼…야!”

 

 장민수는 최대한 발버둥을 치려했지만 목을 움켜쥐고 있는 힘이 너무나 강력했다.

 숨이 막히고 눈앞이 캄캄해진다. 바람 빠지는 듯한 괴인의 웃음소리가 귀에 들리더니 손아귀의 힘이 강해진다.

 

 우드득

 

 자신의 목이 부러지는 소리를 들으며 장민수는 생각했다.

 

 ‘자기야, 민아야, 얼른 도망쳐…….’

 

 그게 장민수의 마지막이었다.

 

 
작가의 말
 

 굳이 공포체험 하러 갈 필요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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