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유천사
작가 : 심유미
작품등록일 : 2019.8.29

어느 날 자신도 모르는 사건에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가 인간 세계로 내려와 만들어가는 이야기

 
고유천사 11화
작성일 : 19-10-09 20:11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1010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민은 우찬을 기다리는 동안 심심했는지 마계의 문을 요리조리 둘러보았다.

  “와. 진짜 신기하다.”

  하민은 방금 전 우찬과 이 자리에 도착했다. 하지만 도착하고 나서는 문이 보이지 않았는데 우찬이 이상한 거울로 비춰보니 그 자리에 문이 하나 보였다. 신기해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거울에서 빛이 나오더니 자신 눈앞에 문이 생겼다. 그 장면을 직접 본 하민은 아직도 신기해하며 우찬이 들어간 문을 살펴봤다.

  “와 진짜 신기하단 말이야. 우찬 쌤이 진짜 마수였다니.”

  계속 둘러보던 와중 이상한 인기척이 들려 주위를 살펴보니 한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뭐지. 왜 인간이 마계의 문 앞에서 얼쩡거려.”

  “네?”

  인기척이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남자가 자신을 째려보고 있었다.

  “왜 인간이 여기에 있냐고.”

  “아니 저는 그게...”

  “너는 누구 쪽이지?”

  ‘누구 쪽...? 그게 무슨 소리야.’

  “대답 안 하나?”

  “아 저는 그냥 여기 지나가던 중에...”

  “뭐? 지나가던 중?”

  그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하민을 쳐다봤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군, 인간 따위가 여기를 지나 올 수 있었다는 건가?”

  “저는...”

  “누구지. 너를 여기까지 끌고 온 자가.”

  하민이 ‘이걸 어쩌지.’ 생각하며 우찬이 어서 빨리 돌아와 이 상황을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찬 쌤. 빨리 돌아오세요... 하윤 쌤 만나기 전에 제가 먼저 죽게 생겼습니다...’

  간절히 빌던 와중 마계의 문에서 우찬이 나왔다.

  “뭡니까.”

  우찬은 나오자마자 하민과 남자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네가 이 인간을 여기까지 끌고 온 건가?”

  “아. 네. 제가 아끼는 인간인데 혼자 인간 세계에 두기는 좀 불안해서 데려온 겁니다.”

  “하? 여기에 인간이 있다면 마족들이 가만히 둘 거 같나?”

  “금방 돌아올 거였으니 잠시만 기다리게 한 겁니다.”

  “웃기는군. 이봐. 너 마수인 거 같은데 여기가 훨씬 위험한 건 알고 있나? 다음부터 조심하도록 해.”

  “네. 그러죠.”

  그 남자는 우찬을 지나 마계문으로 향하기 직전에 우찬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그 천사를 너랑 나 둘 중에 누가 먼저 찾을지 궁금하네.”

  우찬은 놀란 듯 눈이 커지며 그 남자를 쳐다봤지만 이미 문 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누군지는 몰라도 제가 먼저 찾을 겁니다.”

  이를 갈며 문을 노려보는 우찬은 화가 난 모습이였다. 그 모습을 지켜 본 하민은 우찬의 그런 모습이 낯설기만 했다. 학교에서는 그저 조용하고 자기 할 일만 딱 하는 사람이었지만 지금의 모습은 마치 소중한 것을 잃은 슬픔과 분노가 보였기 때문이다.

  ‘하윤 쌤... 저는 진짜 안 되나 봐요...’

  한숨을 쉬며 우찬이 다시 움직일 때까지 땅만 바라보며 기다렸다.

 

  그 시각 하윤은 너무 지쳐있었다.

  “뭐야!! 너 벌써 지쳤어?! 우리 아직 할 놀이가 얼마나 많은데!! 빨리 일어나!!”

  “아~ 제발 세율아 우리 조금만 쉬었다가 놀자. 힘들어...”

  “안 돼!!!!!! 빨리빨리!!!”

  하윤은 땅바닥에 누워 있었고 세율이 놀자며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야. 너 그만해. 힘들다고 하잖아.”

  “아 왜!!! 나는 더 놀고 싶은데...”

  “나중에 다시 놀아준다잖아. 너 혼자 놀아. 아님 다른 정령들이랑 놀고 있던지.”

  “쟤네들은 재미없어. 나는 이 천사랑 놀고 싶단 말이야...”

  “아이고. 세율아. 나중에 다시 꼭 놀아줄게. 그러니깐 너도 조금만 쉬어.”

  “씨이... 약속한 거다?!”

  “당연하지.”

  하윤은 세율이 귀여웠는지 머리를 쓰담아 주었다. 그러자 세율은 기분이 좋았는지 웃으며 다른 정령들과 다른 놀이를 하기 위해 다시 팀을 짜며 노는 모습이 보였다.

  “쟤가 저렇게 생각 없어 보여도 정은 많습니다.”

  “응. 그래 보여. 너도 그렇고.”

  “뭐. 그래요.”

  “근데 나 인간 세계로 보내달라고 하면 화낼 거야?”

  라율은 어이없다는 눈으로 하윤을 보며 헛웃음을 쳤다.

  “그냥 해 본 소리야.”

  “왜 그렇게 인간 세계로 가고 싶어 하시는 겁니까?”

  라율은 하윤의 옆으로 와 앉고 궁금하다는 듯이 뚫어져라 쳐다보며 물었다.

  “만나야 하는 사람이 있어.”

  “사람?”

  “아. 사람은 아니다. 근데 지금은 인간이 맞는데...”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위험한 곳으로 뛰어 들겠다는 겁니까?”

  “만나고 싶단 말이야...”

  “그냥 가만히 계세요.”

  “왜...”

  하윤은 냉정한 말에 라율을 쳐다보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더 이상 질문 안 받겠습니다.”

  냉정하게 돌아서며 점점 멀어져가는 라율의 뒷모습만 보는 하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빨리 갈테니깐 조금만 기다려줘... 그리고 다치지마...”

  어서 빨리 우찬 곁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손에 힘을 쥐고 하늘을 바라봤다.

 

  해는 지고 밤하늘에는 아름다운 달이 뜨며 우찬을 비추고 있었다. 늙은 마족이 준 지도에 표시 된 곳은 우찬이 처음 보는 장소였다.

  “하... 찾을 수 있을까...”

  고개를 숙여 지도를 껴안고 제발 하윤이 사라진 이 순간이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땅바닥에서 자고 있던 하민이 뒤척이며 깨고 있었다.

  “쌤... 안 주무세요?”

  “나는 괜찮아. 너야말로 불편하지 않냐. 곱게 자라서 이런 일 겪어본 적도 없을 텐데.”

  “저는 괜찮아요. 뭐 좋은 경험이죠. 그것보다 하윤 쌤이 계신 곳은 도대체 어디에요? 가도 가도 끝이 없네요.”

  “거의 다 온 거 같기는 한데... 아직은 좀 더 가야할 거 같다.”

  “에이... 빨리 만나고 싶은데... 언제까지 걸어야 되나...”

  “힘들어도 조금만 참아. 지금 상태로는 네가 있던 세계까지 못 가. 그래서 내가 며칠 전에 그냥 가라고 했을 때 가지 왜 고집을 부려.”

  “이렇게 힘든 줄 알았나요... 그리고 저도 하윤 쌤 만나고 싶거든요?!”

  입이 삐죽 나온 하민이 투덜투덜 거리며 자신 머리에 붙은 나뭇가지들을 떼어냈다. 며칠 전 우찬이 마계에 다녀온 뒤 더 이상 하민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판단해 다시 돌아가라고 했지만 하민의 고집 때문에 결국 우찬이 두 손을 들었다. 그렇게 결국 같이 가게 되었고 중간에 많은 종족들과 마주치며 죽을 뻔한 위기가 몇 번이나 마주했다.

  “와 저 진짜 이렇게 생명의 위협을 받은 건 처음이에요! 진짜 죽는 줄 알았다니까요? 근데 쌤 여기는 아직 인간 세계잖아요. 근데 왜 이상한 괴물들이 많아요?”

  “여기는 인간 세계지만 이 부근은 많은 차원의 문들이 존재하는 곳이야. 인간 세계와 다른 차원을 연결하는 장소지.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는 많은 종족들을 볼 수 있어. 물론 인간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결계로 인간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지.”

  “인간 세계이면서도 인간들이 볼 수 없는 곳이라니... 진짜 신기하네요. 잠깐만요. 그럼 저는 여기 어떻게 들어 온 거예요?”

  집중해서 듣던 하민은 의문이 들었는지 우찬에게 질문을 했다.

  “내가 네 옷 속에 마도구 하나를 넣어놨어. 원래는 마족들이 자신을 감추기 위해서 만들어진 도구인데 지금은 별 수 없잖아. 그게 너의 인간 냄새와 기운을 감춰준 거야.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너는 인간이 아니라는 거지. 인간의 냄새도 기운도 감춰버렸으니.”

  “와... 언제 그런 걸 다 준비한 거예요? 저는 진짜 몰랐어요.”

  “내가 너보고 다시 돌아가라고 했지만 말을 안 들을 거 같아서 말이야. 그래서 마계에 갔을 때 하나 사온 거지. 야. 그거 은근 비싼 거다. 언젠간 그만큼 다시 돌려받을 거야.”

  “네네~ 언젠간 드리지요~”

  두 사람은 시덥지 않은 이야기로 분위기를 돌렸다. 하지만 우찬의 머릿속은 계속 하윤의 생각으로 더욱더 복잡해져 갔다. 그때 갑자기 이상한 움직임이 느껴져 우찬이 경계태세로 주위를 살펴보던 중 한 나무 뒤에서 한 여자가 나왔다.

  “안녕? 너 정말 오랜만이다. 그동안 잘 지냈니.”

  “... 저번에 하윤이를 납치했던 마족 맞죠?”

  그 여자는 며칠 전 교무실에서 하윤을 납치했던 여자였다.

  “흐음~ 기억하네? 멍청한 마수인 줄 알았더니.”

  “그때 하윤을 지키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고 절망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지켜낼 거거든요.”

  “호오~? 그때는 아무 말도 못하더니 깨달았다봐? 뭐 그런 건 아무 상관없지. 근데 네가 뭘 어떻게 지켜내겠다는 거지? 아무런 힘도 없는 마수가?”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제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제가 지켜낼 겁니다.”

  “진짜 웃기는군. 너랑 같이 온 인간도 못 지키는 주제에 누구를 지킨다는 거야?”

  우찬은 갑자기 오싹한 느낌이 들어 하민 쪽을 쳐다보니 다른 마족에게 잡혀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인간 하나 못 지키는 게 천사를 지키겠다고? 네가?”

  비웃는 여자가 거슬린 우찬이 입술을 꽉 깨물며 하민을 잡고 있던 마족을 째려봤다. 그 마족은 그냥 시키는데로 하는 건지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하민의 목을 잡고 마검으로 위협하고 있었다.

  “그만 두시죠. 힘없는 인간을 위협하다니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뭐가 부끄러워? 어차피 쓸모없는 인간 하나 죽는다고 뭐가 달라져? 오히려 쓰레기 같은 인간 치워주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해야지.”

  “쓰레기요? 하... 그쪽이야말로 웃기는군요. 마족들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쓸데없는 일로 신을 농락하고 살아있는 생명을 장난감 취급하면서 악적인 일은 전부 다 하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땐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발버둥 치는 인간보다는 악적인 존재인 마족이 더 쓰레기 같습니다.”

  “하하- 진짜 웃기네. 야. 너도 마수잖아? 마족들이 탄생시킨 마수주제에 마족을 농락하다니. 마족이 없었으면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났을 거 같냐?”

  “...”

  우찬은 여자의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마수는 마족이 만든 짐승으로 처음에는 마족들을 지키기 위해 만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저 애완동물처럼 살아가는 게 마수이기 때문이다.

  “뭐 네가 강하다고 해도 그 여자를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 몸만 지키면 뭐하니. 마음도 지켜줘야지.”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아직 잘 모르는 건가. 하긴 너도 기억을 잃어버렸으니.”

  “너도? 저 말고 또 기억을 잃은 사람이 있다는 겁니까?”

  여자는 아차하는 표정으로 당황하며 우찬의 눈길을 피하는 순간에 그 뒤쪽에서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제인. 너는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탈이야.”

  “씨이... 내가 뭘!!!”

  “넌 빠져 있어. 더 이상 입 놀리면 알아서 해.”

  “아! 알겠다고...”

  “일단 그 인간부터 놔줘. 그런 인간 따위를 위협하려고 온 건 아니니깐.”

  “네.”

  하민을 잡고 있던 마족이 남자의 말에 하민을 천천히 놔주었다.

  “거기 마수. 미안하지만 아직 네가 나설 차례가 아니야. 그러니깐 좀 더 물러나 있는 게 어때?”

  “제가 아직 나설 차례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죠?”

 “아직은 네가 필요하지 않다는 거지. 나중에 네가 필요해질 때가 오면 다시 너를 찾아 올테니 그때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 괜히 우리가 하는 일에 방해하지 말고.”

  “제가 필요해질 때요? 제가 무슨 그쪽들 물건입니까?”

  “그럼 마수가 우리 물건이 아니고 뭐지?”

  “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의미 없는 질문은 더 이상 답하지 않는다. 얼른 돌아가. 나중에 내가 다시 찾아갈ㅌ...”

  “싫습니다. 며칠 전 마계 문에서 본 그 분 맞죠? 아무래도 저희와 목적지가 같은 거 같은데 무조건 저희가 먼저 찾아내서 지킬 겁니다.”

  “덜떨어진 마수와 평범한 인간이 너희들이 우리보다 먼저 찾는다고? 먼저 찾는다 한들 우리를 이길 수 있을 거 같으냐?”

  “그런 거 의미 없습니다. 어떻게든 제가 지켜낼테니깐.”

  “그래. 아주 재미있는 내기네. 어디 한번 누가 이기는지 보자. 근데 그것만 알아둬. 너는 절대 그 천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당신도 알아두시죠. 누가 뭐래도 제가 지킬 겁니다...”

  “어디 한번 잘해봐.”

  신경전을 벌이며 쳐다보던 우찬은 더 이상 이 남자와 대화해도 의미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들이 갈 길을 찾아 나서며 굳게 다짐했다.

  ‘하윤아. 내가 무조건 너를 지킬게. 그러니깐 무사해줘.’

  두 사람의 신경전을 보고 있던 제인이 남자에게 의아한 듯이 물었다.

  “왜 그냥 가게 냅둬? 만약 진짜 쟤가 먼저 찾으면 어쩌려고?”

  “찾아봤자 지가 뭘 할 수 있겠어? 차라리 쟤가 스스로 자멸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어.”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때는?”

  “죽이는 건 그때 가서 해도 안 늦어.”

  “에휴. 그래도 대천사가 껴 있는데 만약 그 천사가 쟤 편 들어주면?”

  “만약 둘 다 기억이 돌아온다면 그때 그 천사가 쟤 편을 들어줄까? 만약에 들어줘도 저 마수가 그걸 감당할 수나 있겠냐.”

  “하긴 저 마수가 그 사건을 알게 된다면 감당은 불가능하겠지.”

  “그러니깐 그냥 저 마수가 자멸할 때까지 기다려. 그때 해답을 찾아도 늦지 않을테니.”

  두 마족은 이번 승리는 자신들이 거머쥘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네가 어떤 선택을 할지 정말 궁금하군. 루카의 마수.’

 

  밤하늘 아름다운 이곳에는 하윤이 그 하늘을 슬픈 눈으로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이쁘구나... 이 하늘을 같이 바라보면 좋으려만...”

  “아직도 그 사람 생각중이십니까.”

  “아. 라율.”

  “계속 그러고 계실 겁니까. 다른 정령들이 걱정이 많아요.”

  “미안해요. 근데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어요.”

  “도대체 어떤 인간이기에 그러시는 겁니까.”

  “음... 되게 상처가 깊은 아이에요. 그래서 그 상처를 치료해줄 수 없다고 해도 다시는 상처를 받지 않게 해주고 싶은 그런 아이요. 그래서 안아주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었어요. 그 아이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거든요.”

  “그럼 지금은 다가갈 수 있습니까?”

  “아니요. 아마 지금도 다가갈 수 없을 거예요. 그래도 상처받지 않게 지켜볼 수는 있잖아요.”

  “꼭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미안할 거 같아서...”

  하윤은 갑자기 자신 입에서 나온 미안하다는 말에 놀라며 이해하지 못했다.

  “미안하다뇨?”

  “왜... 제가 미안하다고 한 걸까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렇겠네요. 근데 저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 미안해졌어요.”

  “...” 라율은 무표정으로 하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하윤은 그 눈길이 부담스러웠는지 눈길을 피하며 딴청을 부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령들이 소란스럽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죠? 정령들이 왜 갑자기...”

  “왔나보군요.”

  “왔다니. 누가?”

  하윤이 질문을 하던 도중 평소와는 다르게 굳은 얼굴로 다가온 세율이 라율을 찾았다.

  “라율 걔 왔어. 근데 혼자 왔는데?”

  “혼자 왔다고?”

  “응. 혼자였어.”

  “일단 가보자.”

  둘은 하윤이 알 수 없는 대화만 나누다가 자리를 이동하려고 했지만 그런 둘을 하윤이 잡았다.

  “뭐야. 어디가?”

  “아... 하윤님도 같이 가시겠습니까?”

  “응?”

  “따라와.”

  세율이 막무가내로 하윤의 손목을 잡고 살짝 끌며 걸어갔다.

  “도대체 누가 왔길래 그러는 거야.”

  “저기 봐.”

  세율의 손가락이 가르키는 방향에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이 거기에 서 있었다.

  “유하민...?”

  “어? 하윤 쌤!!!!!!!”

  하민도 하윤을 발견했는지 손을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지만 하윤은 어째서 하민이 여기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와!! 진짜 하윤 쌤이다!! 쌤 진짜 오랜만이에요!!!!! 보고 싶었어요!!”

  “네가 여길 어떻게...”

  “거기 인간 다른 한명은 어딨지?”

  벙쪄있는 하윤을 재치고 라율이 하민에게 다가가 다른 한명의 행방을 묻고 있었다.

  “아? 우찬 쌤 말하는 건가요?”

  우찬의 이름이 들리자 하윤은 눈이 커지며 재빠르게 하민에게 다가가 살짝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민아 설마 박 선생님도 여기 와 계시니? 지금 어디 계셔!”

  “쌤...”

  “헐. 너 너무한 거 아니야? 얘도 고생하면서 여기 왔을텐데 그 사람만 찾으면 얘는 얼마나 속상하겠어!”

  세율이 흥분한 하윤을 진정시키려 하민에게 살짝 떼어내 핀잔 아닌 핀잔을 놨다.

  “아... 그게 미안하다. 하민아...”

  “아니에요!! 쌤이 무사하신 거 보니깐 괜찮아요!!!”

  “아니. 잠깐 도대체 네가 여기를 어떻게 온 거야?”

  “아. 그게 우찬 쌤이 데려다 주셨는데...”

  “아니. 박 선생님이 인간인 너를 왜 여기까지 끌고 와!!!”

  “그게...”

  “일단 진정하시죠.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하윤은 모든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그 자리에 풀썩하며 앉아버렸다. 라율은 그 모습을 보고 잠시 눈을 감고 하민을 쳐다보고 아무도 들리지 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 너를 데려온 그 마수는 어디 간 거지?”

  “그게... 아까 밖에서 이상한 종족들이 우리를 덮치려고 했는데... 우찬 쌤이 여기로 들어가면 안전할 거라고 저 먼저 여기로 보냈어요...”

  “뭐?! 그것들이 누군데!!!!”

  세율은 어이가 없었는지 하민에게 소리를 지르며 다그쳤다.

  “세율 그만해. 얘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일단 다른 정령들이랑 같이 나가서 확인 해봐. 그 마수부터 구하고.”

  “알겠어.”

  세율은 내키지는 않았지만 다른 정령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때 하윤은 아무것도 안 들리는지 그저 땅만 바라보며 이게 무슨 상황인지 판단하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윤님. 일단 저도 나가보겠습니다. 아무래도 그 마수가 조금 위험해 보이니 도와주러 가야할 거 같네요.”

  “위험...?”

  하윤은 마수가 위험하다는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라율을 잡고 벌벌 떨며 말을 했다.

  “나도 갈게.”

  “안 됩니다. 지금 하윤님 그 상태로 도움주지 못할 겁니다. 저희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얌전히 여기 있는 인간과 같이 계시죠. 혹시라도 이 인간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우선 이 인간부터 지키십시오.”

  하윤은 하민을 쳐다봤다. 더러워진 옷에 잘생긴 얼굴이 엉망이 돼서 언뜻 보면 거지라고 오해 받을 거 같았다.

  “저는 나가보겠습니다.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시면 이 인간과 도망치십시오. 저희가 금방 따라갈테니.”

  “응...” 하윤은 할 수 없다고 판단하자 라율을 놔주고는 하민 앞으로 다가갔고 라율은 바로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하윤과 하민 둘만 남게 되었다.

  “하민아... 도대체 이게 무슨... 지금 무슨 상황인지는 알기는 하니...? 왜 위험한 일에 끼어들고 그래!! 왜!!!”

  “쌤... 저는 단지... 쌤을 보고 싶어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일에 너까지 휘말리면 어떡해... 잘못 되기라도 하면...”

  “우찬 쌤이 지켜주셨어요... 저는 괜찮아요...”

  “박 선생님이...”

  하윤은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간 네가 여기에 있으면 얼마나 위험한데!!!!!! 그리고 박 선생님은 힘도 없으면서!!!”

  “아니에요. 우찬 쌤 진짜 쎄던데...”

  “하... 지금까지는 괜찮았나보지... 근데 더 강한 종족이 나타났으면 어쩔 뻔했어...”

  “죄송해요. 쌤...”

  “하...”

  하윤은 이젠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지금 상황에서 자신은 하민도 지켜야 되고 밖에 나간 정령들과 밖에서 싸우고 있을 우찬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기 때문이다.

  “일단 상황이 끝나면 데려다 줄게.”

  “쌤...”

  하민은 하윤과 눈을 맞추기 위해 살짝 구부리며 눈가에 있는 눈물을 닦아 주었다.

  “제가 잘못했어요... 그니깐 울지 마세요...”

  “하민아...”

  하민은 하윤이 안쓰러웠는지 부드럽게 안아주고는 등을 토닥여주었다.

  “괜찮을 거예요. 그러니깐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겠지...? 괜찮을 거야... 미안해. 이런 일에 너를 끌어 들여서.”

  “아닙니다!!!! 제가 선택한 일인데요. 뭘.”

  “그래. 고생 많았지? 수고했어. 이젠 내가 지켜줄게.”

  “우와!! 쌤 진짜 멋있어요!!!”

  하민은 조금 오바하며 하윤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런 하민을 보며 하윤은 피식하며 웃음이 나왔다. 그때 세율이 오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하윤에게 소리쳤다.

  “야!!! 빨리 도망가!!! 금방 따라갈테니깐!!!”

  “뭐? 다른 애들은!!”

  “괜찮아. 조금 힘만 들뿐이지. 밀리지는 않으니깐.”

  “정말 괜찮은 거야...?”

  “당연하지. 우리를 뭘로 보고!!!”

  “하지만!!”

  “쌤. 괜찮을 거예요. 아까 말했죠? 괜찮을 거라고. 우찬 쌤이든 다른 분들이든 절대 하윤 쌤 두고 죽지 않을 거예요.”

  하윤은 하민의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세율에게 외쳤다.

  “진짜 너희들 지면 가만 안 둬!!!!! 꼭 돌아와!!!”

  “당연한 소릴. 아직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대로 죽진 않을 거다. 그 마수도 상처 없이 데려갈테니깐 걱정 하지마. 저쪽으로 가면 또 다른 문 있으니깐 거기로 나가. 나가면 너도 어딘지 알 거야.”

  “알겠어. 가자. 하민아.”

  “넵!!!”

  하윤은 하민을 데리고 있는 힘껏 뛰어 문까지 달려갔다. 우찬이 걱정 됐지만 옆에는 다른 정령들이 있고 그 정령들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돌아와. 우찬도. 너희들도.’

 
작가의 말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4 고유천사 마지막화 2019 / 11 / 10 258 0 14858   
23 고유천사 23화 2019 / 11 / 10 289 0 9069   
22 고유천사 22화 2019 / 11 / 8 264 0 10833   
21 고우천사 21화 2019 / 11 / 7 252 0 10327   
20 고유천사 20화 2019 / 11 / 5 264 0 7625   
19 고유천사 19화 2019 / 11 / 3 254 0 10252   
18 고유천사 18화 2019 / 11 / 1 254 0 9867   
17 고유천사 17화 2019 / 10 / 29 296 0 10012   
16 고유천사 16화 2019 / 10 / 25 279 0 10407   
15 고유천사 15화 2019 / 10 / 24 247 0 11065   
14 고유천사 14화 2019 / 10 / 22 270 0 10914   
13 고유천사 13화 2019 / 10 / 17 255 0 9039   
12 고유천사 12화 2019 / 10 / 14 253 0 9238   
11 고유천사 11화 2019 / 10 / 9 267 0 10100   
10 고유천사 10화 2019 / 10 / 7 258 0 6986   
9 고유천사 9화 2019 / 9 / 30 401 0 6756   
8 고유천사 8화 2019 / 9 / 23 260 0 6129   
7 고유천사 7화 2019 / 9 / 20 252 0 5527   
6 고유천사 6화 2019 / 9 / 18 252 0 6692   
5 고유천사 5화 2019 / 9 / 16 264 0 6277   
4 고유천사 4화 2019 / 9 / 13 270 0 7102   
3 고유 천사 3화 2019 / 9 / 9 266 0 7663   
2 고유천사 2화 2019 / 9 / 2 275 0 5447   
1 고유천사 1화 2019 / 8 / 29 456 0 578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