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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3화. 킬러 그리고 아비규환
작성일 : 19-10-09 13:43     조회 : 437     추천 : 0     분량 : 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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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쿵! - 쿵! - 쿠쿵!"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조립식 건물.

 창문 틈 아래로, 가수 에미넴의 랩이 새어 나온다.

 

  사방에 자리 잡은 창문 사이로,

 햇살은 쉼 없이 쏟아지고 있다.

 

  바닥에 부딪힌 햇살은,

 다시 튀어 오르고...

 

  이내 샌드백을 치는,

 긴 생머리의 늘씬한 미녀에게로 향한다.

 

  온 몸이 땀에 젖고,

 양 볼에 홍조까지 띤 그녀를...

 

  초면인 햇살마저도, 눈부셔 한다.

 

 "투둑! - 파팍!"

 

  한동안 음악을 느끼며,

 샌드백을 두드리는 미녀.

 와~수준급이다.

 UFC 크리스 싸이보그 형 느낌 충만~...

 

  간이침대 위,

 노트북에서 플레이 되던 노래가 끝난다.

 

 "휴~"

 

  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고,

 빨간 글러브를 벗는다.

 

  땀범벅이 된 트레이닝 복을,

 ‘훌~훌~' 벗어 던지고,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친 몸으로,

 샤워장으로 향한다.

 

  20대 중반으로 보이지만,

 글세~ 몸매는 머슬매니아 우승이다.

 

  샤워장으로 걸어가는 내내...

 건물 틈새에서 새어나오는,

 불규칙한 자연 조명에 의해,

 그 화려한 외모와 탐스러운 몸매가,

 살짝 살짝 드러난다.

 오예~ 정말... 오예~~~

 

 "쏴~ 솨~ 슉!"

 

 샤워기 물줄기가 멈춘다.

 

 "철컥 - 끼이익 – 탁"

 

  샤워 가운으로,

 물기가 마르지 않은, 촉촉한 몸을 감싸고,

 거실로 걸어 나온다.

 

  수건을 감싸,

 헤어를 소라 모양으로 뙇!

 

  화장대에 앉아,

 기초화장을 하며, 시계를 올려 본다.

 

 AM 11시가 좀 넘었다...

 

  노트북을 터치해,

 차분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고,

 ‘비즈니스’ 라는 폴더의 창을 띄운다.

 

  날짜 별로,

 여러 개의 파일이 나열 되어 있다.

 

 "슈-슈-슉"

 

  몇 번의 마우스 질 끝에,

 오늘 날짜, 03월05일 파일을 연다.

 

  미션 내용과, 미션 장소, 약도,

 뷰띠크와 똠양꿍의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잠자코 바라보다,

 ‘뷰띠크, 똠양꿍, 13시 시작, 14시까지...

 희.망.은.행. 쉽지는...'

 미간이 찌푸려진다.

 

  노트북을 덮고,

 발렌타인은, 외출 준비를 마무리 한다.

 

  발렌타인...

 그녀가 소속된 조직의 실체는,

 아직 이렇다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정부에서, 이 조직을 비밀리에,

 조사하고 있다는 설도 있지만,

 확실히 밝혀진 건, 어디에도, 어떤 것도, 없다.

 

  아직까진...

 

  "끽, 끼이익!"

 

  희망 은행 맞은 편, 옥상 위.

 낡은 출입문이 열리고...

 

  "또각!, 또각!"

 

  씩씩하게 들어서는 발렌타인.

 발걸음까지도 색시하다.

 

  타이트한 검은색 가죽 자켓과 팬츠.

 봉긋한 가슴선과, 풍만한 엉덩이가,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뒤로 당겨 묶은 머리에, 날렵한 선글라스,

 핏빛 이슬을 머금은 입술...

 연예인 만난 듯 누구든 얼어붙을 미모다.

 

  선 자세로, 유심히 은행 주변을 살펴본다.

 오른 손에 들려있는 저격 총 하드 케이스...

 

  '10분전이네... 슬슬... 준비를...’

 

  가방을 내려놓고...

 드러나는 날렵하고 심플한 저격 총의 자태.

 

  한 옆 구석에 큰 가방이, 두 개 더 놓여 있다.

 

  ‘하아~ 무겁기만 하고 필요 없다니깐...

 쓰지도 않을 거, 짐만 늘었네...'

 

  매번 쓸데없이 짐 나르는 수하들이,

 이번에도 역시 눈먼 오지랖으로

 헥헥거리며 옥상을 오르락 내리락 하였을터다.

 그 미련함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 번 혀를 내두르는 그녀다.

 

  은행이 훤히 보이는 곳에, 저격 총을 설치하고,

 조준경을 들여다본다...

 

  조준경 속 십자선이,

 희망 은행에 오롯이 박힌다.

 

  "쓰읍~ 후우~"

 

  어깨를 들썩이며, 크게 한 번, 숨을 몰아쉰다.

 

  집중 모드 돌변...

 은행을 중심으로, 조준경 십자 선을,

 이리 저리 옮기기 시작한다.

 

  은행 앞에서,

 기타를 치는, 휠체어 탄 수현이 보이고,

 그와 마주보고 서 있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여자,

 그리고 그들 사이로,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을 따라가던 십자 선은,

 지하철 3번 출구에서 멈춘다...

 

  마침...

 출구에서 뛰어 나오는,

 뷰띠크와 똠양꿍이 보인다.

 

  ‘굿~ 타이밍~’

 

  저격총부리는, 뷰띠크를 따라간다.

 그가, 은행 앞으로 다다른다.

 

  ‘얘들아~ 맘껏 놀아라~

 시비 거는 못된 애들은~ 엄마가 맴매해줄게~'

 

 "쿠광!, 꽈과광!"

 

  은행에서 터져 나온, 화염마의 열기는...

 발렌타인이 자리 잡은 옥상까지 피어오른다.

 

  ‘이런, 씨발!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애들은 아직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연신, 조준경으로 확인을 해보지만,

 화마와 연기로 자욱한 은행 앞은,

 이미 아비규환이 되어 있다.

 

  "아아! - 아아아! - 살려줘!"

 

  먼저 정신을 차린 똠양꿍은,

 시커먼 연기와 먼지로 뒤덮인 은행 앞에서,

 피범벅 된 손으로 코를 부여잡고,

 뷰띠크를 찾는데 여념이 없다.

 

  "쿨럭! 쿨럭!! 쿠에엑!!!

 야! 뷰.뷰... 거시기~! 어디 있노?!..."

 

  여러 번 부름 후에...

 땅바닥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그 놈 목소리...

 

  "여그... 똠, 쿠엑!... 똥얌꿍!... 아, 나 여긋서!..."

 

  똠양꿍이,

 소리 나는 쪽으로 힘겹게 기어간다.

 시커먼 먼지로 가시거리가,

 눈앞에 손가락도 확인불가다.

 

  "어, 어디여? 어디냥께!... 뷰.뷰.뷰. 부띠크~!"

 

  "아, 여긋서!... 좀 더 와봐!...

 여그 이그쩜, 치워버려야!...

 워~매 잡것!... 디져블건네!!"

 

  다리를 누르는 무언가를 잡고서 안감 힘이다.

 

  "휘이이이이잉!!!"

 

  서로를 찾아 헤매던 중,

 일순 광풍이 휘몰아친다.

 

  바람은, 성난 고래처럼,

 은행 주변의 연기를,

 모두 집어 삼킨 뒤,

 잽싸게 빠져 나간다.

 

  뒤이어,

 폭파되고 틀만 남은 외벽 너머로,

 은행 내부가, 차츰차츰 드러나기 시작한다.

 

  서서히 드러나던 내부는,

 이제 훤히 드러났지만,

 사람들의 눈은 여전히,

 허우적대느라고 정신이 없어 보인다.

 

  다음 순간...

 

  어느 누구도 짐작 못한,

 정적이 흐른다.

 

  흐르는 정적이,

 쓸려 내려가 부딪친 곳에서는...

 

  모든 사람이, 엎드려 숨죽인 가운데,

 아란이 속옷 바람으로,

 상처 입은 은행 밖 부상자들을,

 은행 내부로 옮기고 있다.

 

  그 중엔, 수현도 포함되어 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작고 가냘픈 아란은...

 

  선혈에 물든, 여린 두 손으로,

 수현을 간신히 들어, 힘겹게 옮기고 있다.

 

  그것은 마치,

 아이가 다칠까봐 노심초사하는,

 어머니의 모습과도 같았고...

 

  혹은,

 예수가 못 박힌 후,

 최후를 맞이할 때,

 그를 연민과 사랑으로 감싸주던,

 성모 마리아의 모습과도 같이 보였다.

 

  ‘으으~, 응?... 어... 엄마...’

 

  끌려가던 수현은...

 그녀의 품속에서...

 오랜만에...

 

  어릴 적,

 어머니의 품속에 안겨있을 때처럼,

 포근함을 느낀다.

 

  잠시 뒤,

 수현의 눈망울에,

 속옷을 입은 아란의 모습이,

 점점 선명히 맺힌다.

 

  차츰차츰...

 속옷에 매달려 있는 여러 개의 수류탄이

 눈동자 속으로 빨려 들어온다.

 

 “흐엑~?!”

 

  눈알이 튀어나왔다 들어간다.

 

  한편, 뷰띠크와 똠양꿍 역시...

 예정에 없던 폭발로, 얼이 빠져 있다가,

 서서히 은행 내부가, 시야에 들어온다.

 

 똠양꿍은, 뷰띠크를 부축하며, 호들갑이다.

 

  “임마!, 좀 괜찮나?... 어디 마이 다친나?!”

 

  “아, 씨끄러야~!”

 

 피가 배어나온 바지를,

 인상을 찌푸린 채 가리킨다.

 

  “여그 좀 까졌나부다...

 아, 근디 어떻게 된겨?!..."

 

  “아, 몰라!... 아~ 인자 우짜지!...”

 

  “어쩌긴 뭘 어쪄! 악! 아따 갈비 때 아픈 거~

 후딱 챙겨서, 윽! 아크~ 떠야제!...

 똠양꿍아... 아크~ 얼른 금고...

 아크~ 아, 금고~!!"

 

  “어, 아, 아라따!... 그래, 그냥 갈 순 없쥐~!"

 

  가방 속, 큰 자루를 빼서, 울러 맨다.

 

  "와야~! 이 문 일이고 진짜!"

 

  뒤도 안 보고,

 어수선한 실내를 비집고, 금고를 향한다.

 뒤따르는 뷰띠크.

 

  ‘두리번 – 두리번’

 

  수현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근처에서 엎드려 떨고 있는,

 한 아주머니에게 말을 건넨다.

 

  “저기...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예요?”

 

  “아, 몰러어! 저, 저, 미친년이...

 폭, 폭탄을... 저, 저짝에다가...

 이구, 미친 년!"

 

  “아주머니는... 어디 많이... 안 다치셨어요?”

 

  “나?, 몰러어!...”

 

  정수리를 수현 코앞에 들이댄다.

 

  “어디... 여기 머리 좀 봐봐... 피 안나?

 머리 구멍 난 덴 없고?"

 

  “예... 머리는... 괜찮아 보여요...

 다른 덴... 괜찮으세요?"

 

 “몰러어!... 빙원 가 봐야 알제... ??!! ...”

 

  한 쪽에서, 연신 아픈 사람들을 돌보고 있는 아란.

 아주머니는 어이없어 콧방귀다.

 

  “저, 저년은! 이 지경을 맹글어 놓고,

 저건 또 뭔, 지랄이랴~!"

 

  수현은, 아주머니의 탄식을 쫓아,

 아란의 동태를 살핀다.

 

  “예에... 저도 잘... 참, 신고해야지!

 112... 아니 119부터!"

 

  신고 전화를 하는 와중에도...

 

  쓸려나간 은행 한 쪽 외벽에선,

 인명 구조 활동(?)으로 아란은,

 여전히 구슬땀이다.

 

  수현은, 119와 통화 중에도,

 아란을 눈에 가득 담는다.

 

  ‘분명히... 실수... 아냐...

 내가... 실수 할 리가 없어...

 그럴 리 없어...'

 

  발렌타인은,

 은행 맞은 편 옥상 위에서,

 아비규환인 은행 주변을 바라보며,

 혼란스러운 생각에 잡혀있다.

 

  몇 일전,

 은행 외벽에 설치해 놓은 C-4폭약이,

 폭발 신호도 없이 터져버린걸,

 이해 할 수가 없다.

 

  먹튀냐?, 미션 클리어냐?

 갈등이 이만 저만 오지다.

 

  홀연 나타난 강한 바람이,

 발렌타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 놓는다.

 

  미동도 없이,

 조준경에 눈이 붙은 듯, 더 집중한다.

 

  바람 덕분에, 조준경의 시야가 밝아진다.

 얼른, 은행 주변을 살핀다.

 

  아란이 유독 눈에 거슬린다.

 

  ‘뭐야, 저 속옷... !!! ...'

 

  수류탄으로 도배를 한,

 속옷차림의 아란이,

 조준경 속으로,

 차갑게 빨려 들어온다.

 
작가의 말
 

 회식과 근무가 겹쳐서 좀 늦어졌어요ㅜㅜ

 분발하겠습니다.

 한글날이네요^^

 옛 선조들이 넘 감사한 요즘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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