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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非어천가 - 하늘에 오르지 않는 노래 -
작가 : Namwoo
작품등록일 : 2019.9.3

먼 옛날 사람과 어울려 살았던 이무기, ‘치우’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감정을 봉인하고 깊은 물로 들어가 여의주가 생길 천 번째 해만 기다리게 된다.
인연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어두운 물속에서만 지냈건만, 여의주를 얻은 날 마지막으로 옛 마을의 터를 찾았다가 ‘문종’과 마주치고 만다.
‘문종’과의 대화로 얼어붙었던 ‘치우’의 마음이 녹게 되고, 높은 산에 오른 ‘치우’는 승천하려던 순간에 들려온 한 소녀의 비명을 외면하지 못하고 마는데...
‘치우’를 하늘에 오르지 못하게 할 새로운 인연, ‘해랑’과 모종의 사건들이 그를 둘러싼다! <매주 화, 금 업로드>

 
11화. 각자의 사정(1)
작성일 : 19-10-08 00:38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6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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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해랑이 목욕을 하러 떠나자 치우는 쌓아두었던 고깃덩어리를 배낭에 담았다.

 마을에는 여덟 채의 집이 있었지만 일곱 채에만 사람이 살고 있었고, 한 채는 사람이 살지 않는 허물어진 있는 폐가였다.

 촌장은 그 폐가를 바탕으로 ‘거북 머리 길’ 전설을 지어낸 것이었다.

 

 치우는 촌장의 집부터 시작하여 마을을 한 바퀴 돌 작정으로 집을 나섰다.

 

 거북 마을의 촌장은 거의 집을 벗어나는 일이 없어서 마을 사람들은 시시때때로 촌장을 찾아가 손을 빌리곤 했다.

 그때마다 촌장은 아이를 봐주거나, 부엌의 불을 봐주는 일 등 큰 힘이 필요하지 않는 일들을 도와주곤 했다.

 촌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 머물며 뒤뜰에서 갖가지 채소를 가꾸었다.

 그집 담장 주변에는 거름만 대강 뿌려도 주렁주렁 잘 자라는 푸른 호박들이 자라고 있었다.

 

 촌장 집의 담장 가까이에 다다르자 촌장은 기다렸다는 듯 방문을 열고 나와서 그를 맞았다.

 

 “그대가 우리 집까진 어인 일로 걸음 하셨는지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촌장은 인자하게 웃으며 치우에게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를 건넸다.

 촌장의 태도에 치우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선 배낭을 살짝 흔들어 보였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지?”

 

 *

 촌장은 혼자서 살고 있었지만, 노인 혼자 사는 것 치곤 방안은 생각보다 잘 정돈되어 있었다.

 드문드문 실내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놓여있었는데, 누가 보아도 섬세하게 가꿔진 듯 보였다.

 

 “어제 해랑이가 멧돼지를 주워와서 말이야~. 죽은 모양새는 썩…. 맘에 들진 않았지만, 그대로 썩히는 것도 도리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이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려고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가장 먼저 자네한테 와 보았네.”

 

 치우는 배낭에서 종이로 싸맨 고기 중 한 꾸러미를 상 위로 내밀며 언뜻 보기에도 나이가 지긋한 촌장에게 벗 대하듯 편하게 말을 놓았다.

 

 ‘내가 먹지도 않는 걸 알면서도 가져온 것을 보니...’

 

 치우는 발랄하게 말을 건넸지만, 촌장은 그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제게 무언가 언질을 주시려는 겁니까?”

 

 인자하게 웃고 있던 촌장의 입가에 미소가 사그라들고 가늘게 호를 그리고 있던 눈엔 칠흑 같은 검은색 눈동자가 드러나며 치우를 주시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하진 않을 테지?”

 

 “변죽만 울리지 말고 말씀을 해 보시지요.”

 

 촌장의 능글능글한 미소에 치우의 눈썹이 꿈틀댔다.

 

 “어찌 목이 절반이나 뜯겨나간 커다란 멧돼지의 사체가 산에 있었을까?”

 

 “산에서 짐승이 죽는 것은 흔한 일 아니겠습니까?”

 

 “짐승들은 본능에 의한 사냥이 아니고선 인간처럼 스스로의 의지로 뭔가를 죽이지 않아. 자네도 알고 있잖아,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원한 같은 감정이나 오락거리를 이유로 무언가를 죽이는 것은 오직 인간뿐이라는 걸…! 분명. 산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다.”

 

 치우는 언성을 높였으나 뚜렷하게 산을 확인해 보기 전엔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멧돼지 한 마리 죽은 일이 제게 따져 물을 만큼 그렇게 신경 써야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해랑이에게 경계를 부탁한 마을 주변의 산엔 다른 미물이나 멧돼지를 죽일 정도의 맹수는 들어오지 못하게...계약을 맺었다고 하지 않았었나?”

 

 “그랬지요. 우리 마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제가 이곳에 터를 잡을 때 분명 그랬습니다.”

 

 “그럼 무엇이 그것을 죽였을까?”

 

 잠깐 그들 사이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우리 산의 경계엔 아무것도 침입하지 않았습니다. 침범을 당했다면 제가 느끼고 직접 나섰겠지요. 안전한 걸 알고 해랑이를 확인차 내보낸다는 것을 모르시지 않을 텐데요?”

 

 “속 시커먼 네놈의 말을 내가 어찌 믿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5년을 보시고도...어찌 저를 못 믿으시는지. 그리고 제겐 ‘네놈’이 아니라, ‘이든’이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화를 내던 치우의 표정이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악취미군... 내 앞에서 잘도 그 이름을 네 놈 것이라 지껄이다니.”

 

 치우는 이를 바득 갈며 중얼거렸다.

 

 “...후에 다시 오겠네. 일단 마을 사내들이 준비 중인 내일 낮 사냥을 중단시켜.”

 

 치우는 자신이 할 말을 마치자마자 촌장의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일어서서 다시 배낭을 둘렀다.

 

 “말씀대로는 하겠습니다만, 무엇을 하려는 겁니까?”

 

 “당연히-”

 

 “그건 당신한테 맡겨진 일도, 당신이 나설 일도 아닐 텐데요? 설령 우리 산의 경계 밖에서 짐승간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들, 그대가 개입하지 않아도 섭리대로 흘러가 잠잠해질 터. 반쪽짜리 힘이지 나마 부정한 것을 쫓는 그대와 조화를 관장하는 제가 자리 잡고 있는 이 터, ‘거북마을’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인데.”

 

 촌장은 자신의 말을 듣고 자신 쪽으로 휙 돌아선 치우를 향해 다시금 주름이 자글자글한 인자한 얼굴을 지어 보이곤 독기 서린 말을 내뱉었다.

 

 “뭐어. 산에 한바탕 피가 흩뿌려지고 피 냄새가 진동하겠지만 그것이 뭐 대수입니까? 그건 그것들의 사정이고, 수고스럽겠지만 모든 일이 끝난 뒤에 해랑이가 마을 주변의 산만 정리해주면 될 터인데...”

 

 “그것들의 사정이라니… 네놈에겐 한 마리의 죽음이 그것 하나로 끝날 일로 보이나? 해랑이가 제 손으로 어미 잃은 새끼의 숨을 끊어 놓았다. 그것이 설령 새끼에게 부탁을 받은 일이었다 해도 밤새 내내 악몽에 시달렸다고! 그런 아이에게… 모든 것이 끝난 후의 상황을 수습하라고 말하는 거야?!”

 

 치우는 촌장의 입에서 해랑의 이름이 언급되자 머리가 뜨거워지며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이 가슴 속에서 용솟음쳤다.

 

 “나의 터에 그대와 그 소녀를 받아들이는 대신에, 제가 걸었던 단 한 가지 조건을 기억하지 못하십니까...? 그것 또한 그 소녀가 감당해야 할 일이겠지요.”

 

 촌장도 칠흑같이 시커먼 눈동자로 치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들의 얼굴엔 더이상 웃음기라곤 없이 냉기만이 뿜어져 나왔다.

 

 “기억하고말고. 네놈의 터 안에 있는 어떤 것도 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마을을 지키는 것.”

 

 치우는 격앙되지 않으려 애쓰며 눈을 질끈 감고 숨을 한번 고른 뒤 애써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5년간 네놈을 봐오면서, 조금은 괜찮은 녀석이라고 잠시라도 기대했던 내가 멍청했구나. 해랑이도 이 터의 인간이라는 걸 잊지 마. 나와는... 다르다고.”

 

 치우는 더 이상의 대답은 듣지 않겠다는 듯, 말을 마친 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촌장의 집을 빠져나왔다.

 

 촌장의 얼굴에 심기가 불편한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오히려 애틋함이나 괴로움에 가까운 복잡한 표정이 잠시 스쳤다.

 

 그리고 곧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치우가 가져온 고깃덩이를 아궁이에 처넣었다.

 

 “용이 한낱 몇백 년 묵은 거북에게 반쪽짜리라는 말을 듣고도 다른 말에 더 분노하다니. 맛이 갔구나. 하기사… 여의주를 잃고 이무기 정도의 능력만 남았으니... 제 아무렴, 용도 아닌게지.”

 

 혼자 남은 촌장은 귀가 밝은 그에게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말했다.

 

 

 

 문을 나선 치우는 주먹을 꽉 쥔 채 잰걸음으로 다음에 들를 집을 향해 갔다.

 집마다 인사와 함께 고기를 건네기를 여러 차례, 이윽고 샘찬이 있는 사냥꾼의 집을 마지막으로 곧장 해랑이 있는 ‘거북머리길’로 향했다.

 

 

 *

 한양. 긴장감이 감도는 형조정랑의 기와집에서는 사랑채의 문밖으로 높은 언성이 흘러나오자 주인집 종들이 긴장하고 있었다.

 혹시나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갈까 봐 안절부절못하며 문 앞을 지키던 하인들 사이로 한 양반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윤 정랑과 시경이 서로 마주 보고 앉아있다가 문을 열고 들어온 사내를 쳐다보았다.

 

 “유성원. 그대가 갑자기 어쩐 일로 오시었습니까?”

 

 “두 분 다 이제 그만 하시지요. 어르신! 어르신께서 말씀하신 자를 벌써 다섯 해나 찾아 헤맸습니다. 이제 전국에 가보지 않은 마을도 없단 말입니다!”

 

 유성원은 무릎을 꿇고 앉아 주먹을 쥐었고 그 앞에 앉은 윤정랑은 고개를 획 돌리며 대답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이젠 더더욱 그럴 수가 없어요! 악랄한 것이 내 조카의 왕위를 찬탈하였으니 더더욱 그럴 수 없단 말입니다!”

 

 윤 정랑의 말에 사내는 입술을 깨물며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도 윤 정랑만큼이나 선대 왕이 지금 왕의 압력에 못 이겨 선위(왕위를 넘김)를 한 것이 통탄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어르신!! 형조 정랑 어르신!”

 

 그때 밖에서 외침이 들렸다. 그 목소리에 담긴 흥분과 설렘은 안에 있던 셋에게까지 전달될 정도였다.

 

 “들어와라!”

 

 남루한 행색을 한 장사치가 들어와 고개를 조아렸다.

 

 “이제 왔는가! 예를 갖출 것 없으니 어서...! 어서 입을 열어보아라!”

 

 윤 정랑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장사치에게 손을 뻗어 재촉했다.

 

 “그것이, 콜록! 형조 정랑 어르신께서 저에게 분부하신 대로 콜록! 콜록, 콜록!”

 

 윤 정랑은 자신의 옆에 있는 찻잔을 장사치의 입가로 급하게 들이밀었다.

 

 “어...얼른 목을 축이고 대답해보아라! 어서!”

 

 장사치는 물을 들이켜고 나서 숨을 한번 고르고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르신의 말씀대로 아직 호조에 등록되지 않은 작은 마을들이 있다고 합니다. 호조에 등록된 마을 중 가장 변두리에 있는 마을에 가서 다른 마을이 없느냐 물었더니 가구 수가 적지만 모여 사는 마을이 분명 있다고 하였습니다!”

 

 얘기를 듣던 시경과 윤 정랑의 눈이 커졌고, 유성원은 계속될 헛수고가 불 보듯 뻔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전국에 그런 마을이 수두룩할 텐데, 시간 낭비입니다.”

 

 윤 정랑은 유성원의 말은 들은 척도 않고 장사치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찌하였어?”

 

 “변두리 마을마다 사람을 보냈습니다. 그곳에서 길을 물어가야 하니, 각지에 믿을 만한 사람을 보냈으나…. 그게, 아직 가장 유력한 한 지역은 사람이 부족하여...”

 

 “가장 유력한 지역이라니? 그럼 제일 먼저 사람을 보냈어야지!”

 

 “그..그것이, 뒤늦게 그 동네에 오래 살았었다는 웬 노인이 우연히 제가 있던 숙소에 머물렀던지라, 제가 직접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윤 정랑은 인상을 쓰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때를 틈타 유성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어르신...! 어찌 용 따위의 미신에 사로잡혀서 이러십니까?!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해야겠습니까? 부디...차라리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써 주시는 것이...!”

 

 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곳에 은오를 보내라.”

 

 “예에?”

 

 안에 있는 모두가 놀라 윤 정랑을 쳐다보았다.

 

 “제 어미에게 버려진걸 입후(부계친척간의 입양제도)하여 지금까지 거둬주고 먹여준 은혜를 갚을 때가 된 것 아니겠나?”

 

 장사치는 유성원의 눈치를 보며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그게...헌데 다른 이의 말로는 그 마을은 소문만 많고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가본 적이 없다고 하는 이야기도 많은 곳인지라, 정확한 길도 모르는데 도련님이 가시기엔 너무 험난합니다. 호조에서 조사를 나갔던 관리도 마을이 있단 얘기를 듣고도 포기하고 돌아간 곳이라는데...”

 

 윤 정랑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확신에 차서 말했다.

 

 “그러고 보면, 은오도 그날 그 마을에 있었다. 어릴 때 만나면 영 비실비실하여 픽픽 쓰러지던 놈이 제 어미에게 버려진 날 이후론 보란 듯이 건강해졌지. 그게 낫는 병이 아닌데, 어쩌면 용을 마주쳤거나 우리가 모르는 무언갈 알고 있을지도 몰라.”

 

 “어르신, 아무리 양자라곤 하나 그건 아들을 사지로 보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정 보내야겠다면 차라리 사람을 쓰시지요.”

 

 유성원이 다급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거들었다.

 

 “아니오. 생각해보니 은오만큼 적격인 아이가 없습니다, 그려. 심성이 착하고 권력욕도 없으니 눈을 마주쳐도 죽을 일도 없어! 하하하.”

 

 윤 정랑의 대답에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시경이 입을 열었다.

 

 윤 정랑의 제자였던 시경은 은오보다 나이가 조금 많았는데, 은오가 윤 정랑에게 입후된 후로 그를 은근히 견제해왔다.

 

 “허나, 전 반대입니다. 아무리 어르신께서 입후하신 양자라 하여도... 우리와 반대편에 서 있는 이씨 부인의 혈육이지 않습니까?”

 

 “자넨 뜬금없이 무슨 소릴 하는 겐가. 은오가 그럴 아이냔 말이야?”

 

 유성원이 발끈하여 쏘아붙였지만, 시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윤 정랑을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5년 전에도 호연이를 처리해야 한다던 제 말을 듣지 않으시고 관아에 넘겼다가 어찌 되었습니까? 그놈 때문에 용에게서 여의주를 얻는 것을 두고 이씨 부인 쪽과 경쟁하게 되지 않았습니까?”

 

 “어디...어딜 감히! 호연이 놈과 은오를 비교하는가?!”

 

 유성원이 시경의 멱살을 잡았으나 그의 말을 멈출 줄을 몰랐다.

 

 “하물며 그 지역엔 이미 이씨 부인이 수족을 풀었다는 말도 있는데…. 어찌 압니까? 한통속이 되어 우리 뒤통수를 칠지는?!”

 

 그때 윤 정랑이 상을 내려쳤다.

 

 “그만들 하시오! 은오를 보낸다는 내 뜻에는 변함이 없으니. 여봐라.”

 

 “예! 어르신.”

 

 장사치는 납작 엎드렸다.

 

 “고생하였으니 오늘은 하루 쉬고, 내일 동이 트거든 은오를 데리고 가도록 해.”

 

 “여...여부가 있겠습니까...!”

 

 시경과 유성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다들 이만 나가보시오! 피곤하여 머리가 다 지끈거리는구먼.”

 

 “예, 어르신.”

 

 시경이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문을 나섰다.

 

 

 “자네도 그만 가 보게.”

 

 유성원은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지만 윤 정랑의 강경한 태도에, 이제 설득하기를 포기한 듯 통탄한 표정으로 일어나서 한숨을 내쉬며 문을 나섰다.

 

 

 

 대문 밖을 벗어난 셋은 인사도 없이 서로 갈 길을 찾아 흩어졌다.

 

 ‘어린 전하께서 내쫓기듯 상왕이 되시고, 나라가 엉망진창이니…. 어찌 나라의 관리가 이런 미신을 쫓기에 바쁜가. 허어...’

 

 유성원은 한숨을 내쉬며 도성의 문을 나서서 변두리를 향해 걸어갔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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