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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뉴드
작성일 : 19-10-07 17:58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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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에 집중하고 있을 때 문의 목소리가 들렸다. 황급히 손을 때며 그를 보자 그는 팔짱을 낀 채 허무하게 웃고 있었다.

 

 “무슨 말이야?”

 “태초의 나무는 그들의 믿음을 사야만 보고, 듣고, 만질 수 있어. 무모하게 손을 댔다간 나무의 기운에 잠식될 수 있거든. 무모한 이들은 나무의 기운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단명하게 돼.”

 “그렇지만.”

 

  난 나무에게서 아주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 경험이 무모했던 이들과 똑같다면 나또한 그들처럼 최후를 맞이해야 하니 미리 그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싶었다.

 

 “그래. 넌 아주 멀쩡하다.”

 

  그의 말에 놀란 가슴이 폭 내려앉으며 안도가 되었다.

 

 “앞으로 너한테 놀랄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닐 텐데 우리가 익숙해져야지. 가자.”

 

  나를 지나치는 문에 옆에 있던 화현을 보니 그녀는 아주 환하게 웃으며 나를 이끌었다. 내 눈을 사로잡았던 태초의 나무들 사이를 지나갈수록 마음이 깊은 평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 평화가 날 침착하게 만들었다. 그 평화에 취해 있을 때 우린 끝에 다다랐다. 눈앞에는 가로 막힌 높디높은 절벽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의 옆에 서자 그는 절벽의 끝을 가린 구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구름 위에 하프로 가는 굴이 있어.”

 “가는 길은?”

 

  문이 화현을 보자 그녀는 우리보다 한발 나가 가볍게 도움닫기를 한 뒤 하늘 위로 솟았다. 마치 트램펄린으로 높이 올라가듯 구름을 가르고 퐁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가른 구름이 솜사탕처럼 주위를 날아다녔다.

 

 “난 저렇게 할 수 없는데?”

 “꽉 잡아.”

 

  문이 내 허리에 팔을 감싸 세게 끌어안은 뒤 화현과 같이 가벼운 도움닫기 후 높이 뛰어올랐다. 발아래 느껴지는 허공이 주는 두려움은 문의 옷깃을 그러쥐게 했다. 우린 화현과 같이 구름을 흩날리며 위로 올라갔고, 구름에서 약 3m가량 높은 곳에서 손을 흔드는 화현을 볼 수 있었다. 문이 벼랑에 안착하며 날 내려놓았고, 난 얼른 화현의 곁으로 갔다. 그녀는 날 따스하게 보듬아 주며 진정될 수 있게 등을 토닥여주었다. 놀란 가슴이 조금 가라앉자 그녀의 어깨너머로 기다란 터널이 보였다. 그 끝에서는 꽤 환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가 갈 곳이 빛이 들어오는 터널의 끝임을 알 수 있었다.

 

 “가자.”

 

  문이 나를 톡치고 앞서 걸었다. 그 이후론 걷고, 걷고, 또 걸었다. 가까워질 듯 가까워지지 않는 저 끝에 평범한 인간인 내 다리는 한계에 다다랐다. 아무렇지 않은 듯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일정한 걸음으로 가는 문과 화현에 무어라 하지도 못한 채 최대한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걸었다.

 

 “쉬었다 갈까?”

 

  화현이 걸음을 멈춘 채 문에게 말했다. 두 사람은 잠시 무언의 대화를 나누다 동시에 나를 보았다. 그들은 쉬지 않아도 충분히 이 긴 터널을 걸어서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체력 분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달랐다. 화현의 말 한마디에 난 우뚝 멈춘 채 벌써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문이 고개를 작게 끄덕이자 화현은 모자를 뒤로 넘기곤 제 풍성한 치마 자락을 넓게 펴 내게 그 위를 두들겨 보였다.

 

 “앉아.”

 

  피부만큼이나 새 하얀 그녀의 옷이 더러워질까 고개를 저었지만 그녀는 내 팔을 잡아끌었다.

 

 “괜찮아. 앉아. 다리 아프잖아.”

 

  불편한 마음이었지만 엉덩이가 바닥에 닿자 다리에 가해지던 내 몸무게와 중력의 힘이 사라졌다. 다리를 앞으로 길게 빼자 쥐가 나듯 근육이 잘게 욱씬거렸다.

 

 “율.”

 “응?”

 

  화현은 정찰을 나가는 문을 힐끔 보곤 속삭였다.

 

 “난 네가 구원자라는 걸 알아.”

 

  처음으로 그녀의 말에 반발심이 들었다. 내가 구원자라느니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은 혹시라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상상이상의 모험이 날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그 모험과 맞바꿀 것이 가족이 될까 무서웠다. 이미 너무나 그들을 위험한 상황에 끌어들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욕심이 나지 않았다. 아니. 솔직한 심정으로 화현과 문에 대한 신뢰가 다시 쌓이고 있는 이 지점에서라면 누구든 감수해야 할 모든 것들을 보호해준다고 한다면 생각해볼 여지는 있었다.

 

 “어떻게 장담하는데?”

 “나는 보기보다 잔재주가 많거든.”

 

  잔재주. 그녀는 자신의 여러 능력을 그저 잔재주라고 한다.

 

 “너에 대해서 물어봐도 되니?”

 “그럼. 너라면.”

 

  그녀가 나에게 왜 이리 호의적인지 알고 싶었다. 그럴 이유가 없는 우린 처음 만난 사이니 문보다도 내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외로운 타지에서 큰 힘이 되기도 했지만 막연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문은 네가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문은 늘 배려심이 깊어. 내가 다른 사람들의 숙덕거림에 예민해서 그래. 미연에 방지하려는 거지. 자기가 제일 많이 놀리면서도.”

 

  그녀가 우리 쪽으로 돌아오는 문을 다정하게 보았다. 난 그 모습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아닐까 싶었다.

 

 “주 능력이 뭔데?”

 “난 소통가야. 나머지 능력들은 말했다시피 그냥 잔재주일 뿐이지. 조절도 안 되는 게 더 많아.”

 “왜 예쁜 얼굴을 가려?”

 

  그녀가 나를 보고 심장이 멎을 듯이 예쁘게 웃었다.

 

 “너는 상대를 기분 좋게 해주는 재주가 있구나?”

 “그렇지 않아. 사실이야. 너 정말 예뻐.”

 “고마워. 모자는 쓸 수밖에 없어. 조절이 안 되는 능력이 더 많다고 했잖아. 그 중 하난데 최근에 발현된 능력이야. 다른 사람들은 하고 싶어도 안 되는 발현이 난 왜 이러는지 모르겠지만 시사신이라는 능력인데... ”

 

  그녀가 머쓱해하며 눈을 피했다.

 

 “무섭다면 네가 온전히 다루면 되는 거잖아. 그렇게 되면 깊이 숨길 수 있지 않을까?”

 “맞아. 그렇게 해보려고. 그런데 모든 생명체에겐 화라는 감정이 있어. 나도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가 있다는 게 문제야. 이 능력은 내가 그럴 때 유난히 올라오는 것 같더라고.”

 “너는 잘 할 거야.”

 

  화현의 미소와 함께 문이 우리 앞에 섰다. 화현이 가는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말했다.

 

 “얘도 그렇게 말했어.”

 “뭘?”

 

  문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일어나자 그녀도 풍성한 치맛자락을 두어 번 탈탈 치고 웃으며 그를 지나쳤다. 뒤이어 우리를 따르는 문이 내내 어떤 이유인지를 캐내려 아등바등이었지만 화현은 꿋꿋이 입을 다물었다. 그녀가 통하지 않자 문은 내게로 넘어왔지만 화현이 문에게 갖은 그 작은 감정을 읽었기에 두 사람의 긴장감과 설레임을 유지하게 두고 싶었다.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던 터널의 끝에 다다르자 앞서 가던 화현이 걸음을 멈추고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하프에 온 걸 환영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 하프 경은 나를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태초의 나무들이 가득한 숲이 발아래 펼쳐져 있었다. 그 아래를 향해 가는 절벽의 좁은 길이 아슬아슬해 보였지만 위험을 감수 할 의향이 충분했다.

 

 “얼른 가자. 호치가 안달 나있을 거야.”

 

  문을 선두로 우린 아슬아슬한 절벽의 좁은 길로 들어섰다. 밧줄 하나만 허벅지 중간 부분에 오게 연결된 안전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길을 가려니 오금이 저려왔다. 그 기분을 나 혼자만 느끼고 있는 기분이라 화현과 문 사이에서 멀쩡해 보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했다. 가만히 걷는 것에 집중하려니 발 옆으로 보이는 60층이 넘는 고층 건물보다 더 아찔한 높이에 머리가 핑 돌 것만 같았다.

 

 “호치라는 아이는 누구야?”

 “호치?”

 “응.”

 

  문은 이 아찔한 높이에서도 여유만만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 나를 보며 느릿하게 뒤로 걸었다. 안 그래도 저리는 오금이 달달 떨리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호치는 플라러야. 네가 아킬레아 본부로 들어가기 전까지 하늘에서 경호를 해줬어.”

 “왜?”

 “뉴드에는 플라러들이 많아. 그 녀석들은 호기심도 많아서 쓸데없는 일에 관심을 보이거든. 호치가 혼자 그 녀석들을 다 커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김새와는 달리 일을 꼼꼼하게 하거든. 최근에 호핀에게 여러 가지 자문을 구하느라 하프에 자주와. 이번엔 시간을 맞춘 것 같지만. 조심해.”

 

  가파른 내리막길은 탄탄해 보이지 않는 미끄러질 돌 더미들이었다. 문의 손을 잡으며 조심조심 내려오자 그는 나를 먼저 보내고 뒤이어 오는 화현을 챙기고 있었다. 나는 두 사람을 위해 용기를 내어 앞장섰다. 점점 발아래 있던 숲과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가팔라지고 있었다. 이젠 내 뒤를 따라오는 문과 화현에 주춤할 수가 없었다. 나는 두려움을 감추고 당당하게 걸음을 내딛었다. 두 사람의 발소리와 가팔라지는 경사에 우린 말없이 숲 가까이 다가갔다.

 

 “호치다.”

 

  화현의 목소리에 뒤를 모자 두 사람 다 하늘을 보고 있었다. 고개를 드니 하늘 높이 매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인영이 보였다.

 

 “기다리다 지쳤나봐. 어서 가자. 지우진도 한계에 다다랐나 봐.”

 

  문이 하늘을 향해 있던 고개를 돌려 나를 앞장서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나 된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제야 해가 꽤 오래 떠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의 눈을 피해 숲을 들어가자 태초의 나무가 곳곳에 보였다. 청량한 숲의 기운이 긴장으로 물든 나를 달래주고 있었다. 사람의 발길이 닿아 작은 오솔길처럼 난 숲길을 따라 걸으니 숲의 끝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한 무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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