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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영애•랑
작가 : 배로만자루
작품등록일 : 2019.9.30

1920년 일어난 일제감정기에 '한성'학교에 여자아이가 전학오면서 운명은 시작됐다. 1965년 그 어렵던 시절 또 다시 만난다.
시대를 넘나드는 사랑하는 연인이여.

 
마주한 연인
작성일 : 19-10-05 15:57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7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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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러운 상황에 겁을 먹고 두 눈을 감았던 영애가 살며시 눈을 뜬다. 그러자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애는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했다.

  “어딜 그리 급히 가시오.”

  “상관할 바가 아니지 않소.”

  영애는 단호했다. 영애의 손을 잡고 있던 그가 조그만 목소리로 비웃음을 짓고는 평소와 같은 눈으로 영애를 차갑게 째려보기 시작했다. 영애에게 밀리지 않는 단호함이었다. 영애가 조금 당황했다. 그러나 대받아치니 영랑이 오히려 당황했다.

  “상대가 물음을 하거든, 답을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닙니까?”

  “.......어느 댁에 아드님인데 그리 상관을 하십니까. 보아하니 행색이 뛰어난 집안의 자제인 것 같은데.”

  “역시 그리 보게 되는 구려.”

  “보이기보단, 말 폼 세를 듣자하니 그런 듯해서 그리 말한 것이었소만.”

  “.......”

  “당황한 듯하니, 이만 가겠습니다.”

  영애가 빠져나가려는 듯하자 다시 영애의 손을 더욱 굳게 잡았다. 영애는 당혹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한 마디를 던지려 그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무ㅓ...” “쉿!”

  영랑이 영애의 입을 막았다. 작은 영애의 얼굴을 덮을 만한 큰 손으로 영애에 얼굴의 반을 가려버렸다. 영애는 놀란 듯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어쩐지 그의 시선에 심상치 않음이 비춰졌다. 영애는 할 수 없이 기다려보기로 했다.

 

  영랑은 한산한 거리를 숨죽여 살피기 시작했다.

 

  그가 예전에 경찰에 붙잡혀 끌려간 전 적이 있었다. *보통경찰관들에게 맞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들과 길가에서 굶어 죽어가다가 붙잡혀 온 사람들을 다시 보기에는 그의 심장도 남아나지 않았기에 더욱 신중히 경찰을 피해 밤길을 다녔다. 그럼에도 그가 밤길을 다니는 이유는 그의 아버지인 최 성덕의 뒤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보통경찰관: 1920대, 문화통치 시대에 경찰관

  그의 아버지는 태어난 처음부터 아버지가 아니었다. 그저 집안의 명예가 높고 돈이 많은 간부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신분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싫다는 거다. 다 필요가 없으니, 아들인 영랑은 그저 아버지와 어머니가 필요했다.

  무슨 일을 하고 다니는 지 영랑의 아버지는 누구보다 더 쉽게 많은 돈을 손에 쥐는 사람이었다. 아마 항상 발길이 조선총독부 관직으로 향하는 걸보니 관부들과의 사직을 면하는 작당을 짓는 듯했다. 민주주의를 논하는 인간들을 쳐내는 일을 하는 듯하다. 3.1운동 이후 유독 심해졌다. 식민통치(식민을 억압하여 통제를 함)를 억제하고 문화통치를 행하겠다는 정부의 말과는 달리 아버지의 발길은 더욱 바빠졌다. 살인 또한 개의치 않았다. 영랑이 목격한 바로는 그러했다. 그리고 영랑은 최근에 아버지의 의심스러운 행동들을 주시하다 드디어 그 증좌를 밝혀낼 수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그래서 밤길을 거닐고 다니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더 이상 욕망으로 가득 찬 검은 세력들을 가만히 둬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영애와 영랑이 살아야한다. 이대로 경찰에 잡혀 간다면 풀려나기는 힘들 것이다. 지난번에는 아버지에 의해 한 군데도 다치지 않고 풀려났지만 오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생에서 하찮다 여겼던 것들 중 가장 모질게 느꼈던 학교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그와 분위기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입을 열고 하려 했던 말이 그녀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그는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와중에 또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통금이 있어서 특히, 학생들은 절대 다니지 않을 밤길에 그녀를 만났다.

  영랑은 그녀가 무얼 하러 다니는 지, 또 어디로 가는 지 궁금했다. 그러나 지금 그가 자신을 생각하는 지도 집착조차 하지 않는 것 같은 영애는 그의 앞에서 도망가는 것을 포기하고 서 있었다. 영랑은 왠지 모르게 삐져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냈다.

  거리에 발소리가 잦아들자, 그녀의 얼굴에서 손을 떼고 영랑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작은 그녀가 그를 올려다보며 시선을 맞추니 웃고 있는 그가 어이없어, 조용한 말소리를 내었다.

  (“지금 뭐하시는 겁니까?”)

 “경찰들은 이미 간 듯합니다.”

  영애가 민망한 듯이 헛기침을 내었다. 영랑은 그런 그녀가 귀여운 듯,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리고 ‘끅끅’거리며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애는 강인한 눈빛과 성숙한 말솜씨 치고는 작고 왜소하여 사람들은 그녀가 16세라고도 믿지 못할 것이다.

 *1920년대 보통학교 고학년인 16세는 지금의 20세와 다를 것 없는 느낌이다.

 

  처음 본 그가 자신에게 허물없이 대하여 영애는 당혹스러웠다. 영랑은 학교에서 보고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영애의 모습에 당황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한 기색이었다.

  그가 입을 열어 재차 확인했다.

  “혹, 저를 기억 못하시겠습니까?”

  “.......?”

  그러고 보니 최근에 스친 것 같은 행색이었다. 까까머리 보통 남식이들과는 달리 잘 정돈된 머리와 잘 먹고 컸는지 훤칠하고 얼굴에서는 윤기가 났다. 그리고 영애도 만만치 않았다.

  농민운동가 무리에 대장인 영애의 아버지는 양반집에 아들이었고 영애는 손녀였다. 뿜어져 나오는 기색이 다른 여식이들과는 견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한 번씩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하는 행동은 여대장과 맞먹었다. 정의를 지키고 칼 같은 성격에 불같은 성질을 지녔다. 이는 영랑의 어머니와 닮아있었다. 그래서 영랑의 눈에 들어온 것일 지도 모른다.

  영애도 의식하지 않아도 영랑이 자신과 꽤 비슷하며 어쩌면 같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낮에 자신을 빤히 보았던 그가 떠올랐다. 그때, 삐끗삐끗 움직이는 영애의 눈썹이 얇게 비추던 가로등 불빛으로 영랑의 눈에 포착되었다.

  “떠올리셨습니까?”

  “...왜 그리 저를 빤히 쳐다보셨습니까, 혹 저를 아십니까?”

  영랑의 입술이 꾹 닫힌 채 달싹였다. 왠지 모르게 영애가 불안한 듯 보였다.

  영애는 농민운동가인 아버지를 따라 경찰들과 정부인들을 피해 밤길을 다니며 조선총독부(식민을 통치하는 기관)에 관제(행정을 담당하는 기관)를 노리며 조사하는 반대입자를 살피는 중이었다. 5년 전부터 행해져 오던 일이다. 그런 영애를 알아보는 보통경찰들을 예의주시하며 밤길을 다녔다. 죄를 짓는 이들은 밤길을 다녔으니 말이다.

 *1920년대 보통 경찰은 문화통치를 무기로 식민을 감시, 통치하였다.

 

  영랑은 아버지에게 들키지 않으려 밤길을 다니고, 영애는 경찰들에게 잡히지 않으려 밤길을 다닌다. 그러나 비슷한 처지에 서로를 알아보기에 너무나 짧은 첫 만남이다. 같은 분위기를 내는 서로가 불빛하나 비추는 어두운 골목 안에 어색하게 서 있었다. 묘한 정적이 흐르고 영애의 말에 답을 찾던 영랑이 다시 입을 열었다.

  “...밤길은 위험하니, 낮을 다니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라는 말을 하곤 머뭇거리다 주위를 살핀 영랑이 영애를 두고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영애는 영랑과의 만남을 되새기며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새벽, 영애가 일찍 학교로 나섰다. 영랑도 역시 평소보다 일찍 학교로 등교했다.

 오늘은 영애가 제일 먼저 교실의 문을 열었다. 아무도 오지 않은 교실은 산막하고 우울한 분위기까지 내었다. 영애가 뒷문으로 들어왔으니 뒷자리 창문을 벌컥 열었다. 새벽이라 안개로 덮인 운동장이 시아를 가린다.

  숨 막히는 정적감이 현실을 냉담하다 못해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이 안타깝다 한탄하는 듯했다. 창밖을 내다보며 울컥해진 영애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나는 왜 이 시대에 태어나야 했을까’를 생각하던 찰나에 교실의 앞문이 열렸다. 영랑이었다.

  영랑은 창문 앞에 서 있는 영애를 바로 찾아냈다. 어제의 만남이 꽤나 좋았던 모양이다.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아보였다. 보이지 않던 미소까지 얼굴에 띄워 그녀의 뒤로 다가갔다.

  영애는 눈치 채지 못한 듯했다. 영랑은 영애의 어깨를 치며 놀라게 할 생각이었다. 이럴 때보면 영락없는 16세 소년이다.

  그러나 영랑이 홀로 즐거운 기분을 느끼는 것도 잠시, 영랑의 등교 모습을 보겠다며 매일 같이 일찍 등교를 하는 여식이들이 교실로 몰려왔다. 창문 앞에 서 있는 영애와 그 뒤에 뒷짐을 지고 멋있게 서 있는 영랑이 보였다. 영랑은 여식이들과 눈이 마주치고 바로 자세를 고쳐선 것이다. 교실로 들어오던 여식이들의 안색이 변했다.

  영랑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헛기침을 내뱉으며 자신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제야 영애가 인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봤다. 자신을 제외한 4명이나 교실에 들어와 있었다. 우울했던 기분이 무색하게 민망해진 영애는 표정에 들어내지는 않지만 허둥지둥 제자리에 앉았다. 영애가 의자에 앉자마자 여식이들이 빠른 속도로 영애에게 달려들었다. 여식이들은 앙심이라도 품은 듯 영애에게 따지듯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너 어디서 전학 왔어?”

  “.......”(영애는 책을 꺼냈다.)

  “우리 말 안 들리니?”

 “.......”

  영애가 책을 펼치려던 순간, 여식이들 중 한명이 책을 낚아채 영애의 책상에 세게 내리쳤다. 영애는 한심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여식이들은 기가 찼다. 전학을 온 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은 영애에게 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영애는 여식이들의 심심한 놀음에 동참할 여지조차 생기지 않았다. 현재 밖은 사람들의 죽음으로 판을 두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식이들의 화는 쉬이 가라앉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녀들의 등교는 영랑을 보러오는 것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 따져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흠을 잡을 만한 일들을 모조리 꺼내었다.

  “너! 있는 집 자제라며? 동네가 아주 시끄럽던데?”

  “맞아! 너 때문에 어제 한숨도 못ㅈㅅ...”

  (영애) “시끄러”

  영애가 여식이들의 말을 끊었다. 여식이들은 기가 찬 듯 “허!”를 연발하며 두 팔은 팔짱을 끼고 씩씩거리며 말을 더듬거렸다. 그러나 영애는 아랑곳하지 않고 되받아쳤다.

  “너...지금...뭐니?”

  “너네는 일말에 양심이라는 건 없는 거니? 어디 산에 다 묻어놨어?”

  “뭐?! 뭐라는 거야. 집만 잘 살면 다 되는 거야?!”

  “너네는 학교 왜 오니?”

  “뭐?!”

  괴상한 표정을 지으며 영애를 노려보는 여식이들이다. 그러나 영애의 굴하지 않는 눈빛에 여식이들은 팔짱을 풀고 얼굴의 미간도 풀었다. 그리곤 여식이들은 서로를 마주보며 대답을 망설였다. 영랑을 보러 온다고 하려니 말이 안 되는 건 누구보다 잘 아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부족한 살림에도 학교를 보내는 어머니들이 떠올랐나보다. 하나 같이 고개를 숙이고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

  “.......”

  “.......”

  여식이들에게서 대답이 없자 영애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역시 키가 작아서 여식이들보다 조금 더 어려 보인다. 그러나 강인한 여인은 거대한 거인과도 같았다. 어제 영애의 첫 사건으로 영애의 성질을 알아버린 여식이들이 살짝 겁을 먹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영랑도 긴장이 되었다. 평소 보지 않던 여식이들의 얼굴들도 오늘 처음 보게 되었다. 낯설지만 겁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절실하게 보였다. 순식간에 살벌한 정적이 흐르는 순간에 드디어 영애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네는 도시락 까먹으러 학교오지?”

  영랑의 앞에서 무시를 하는 그녀의 말투에 자존심이 상한 여식이들의 성질이 글키기 시작했다. 지각 변동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너 지금 뭐라 그랬어?”

  “뭐? 너 미쳤니?”

  도시락 폭탄이 던져지듯 내뱉어지는 말들에 영애는 더욱 열이 올랐다.

 “아님, 저 남식이 보러오니?”

  영랑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영애의 모습에 여식이들이 격하게 놀랐다. 두 손을 포개어 입을 가리고 “헤 엑!”소리가 절로 나왔다. 나이를 어느 정도 먹고도 영랑에게 함부로 손을 올리는 이는 단 한사람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영애가 가볍게 해내고 있는 것이었다. 여식이들은 황급히 영랑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영랑은 조금 놀란 기색이었지만 화가 난 것 같지는 않았다. ‘같은 여자지만 여자가 아닌 것 같은 여인이라’ 여식이들은 영애가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영애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내가 어제 나랑 같이 들어오던 일제의 부하로 추정되는 선생에게 말을 하는 걸 듣지 않았나...보구나? 일제와 우리가 전쟁을 끝냈다고 생각하는 거니? 너네는 사는 게 쉬워보여서 좋겠구나.”

  영애의 얼굴이 일그러져 늑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무서운 게 아니라 석연하고 정신은 아득해진다. 호랑이나 늑대를 만난다면 들 생각이 지금 왜 드는 것일까. 그러나 영애의 말은 서글프고 피하고 싶은 현실을 콕콕 집어내는 말이었다. 곧이어 여식이들의 마음이 울컥했다. 영애가 미워서가 아닌 무서워서다. 고작 16세인 학생들이 생각하기엔 너무 아픈 배경이었다. 같은 처지에 놓였지만 비판이라도 내뱉는 영애가 대단하기도 무섭기도 했다.

  “너희들은 일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나라를 갖겠다고 한다면 겁은 나지 않은가보다.”

  영애 역시 말을 내뱉고도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탄도 못하는 신세에 한탄했다. 그녀도 이 사회가 억울했다. 그러나 영애는 여식이들을 비난했다. 아니, 이 사회를 적응한 사람들에 대한 욕이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똥통이었으니 말이다.

  여식이들은 영애의 말이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것 하나만 확실했다. 우리는 지금 이 세상에서 살아내야 했다. 이 사회가 주는 피해와 절망이 얼마나 큰일인지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인지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걸 몸소 받아들이는 순간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하여 집에서 쪼그리고 앉아, 울기만 해야 한다. 애써 담담한 척, 괜찮은 척 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살고 싶었다. 숨이 붙어있는 한. 여식이 중 또 다른 한명이 목을 누르는 눈물을 삼켜내고 입을 열었다.

  “...흠! 너는 그렇게 잘났어? 그래! 너는 잘랐다 치자! 다 같은 사람이고 잘 못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건 우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인데! 고작 16살인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

  영애의 머리에 큰 돌이 떨어진 듯 어안이 벙벙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아니, 그 무슨 말보다 더 정확했다. 영애는 여식들에게 반격한다고 한 자신의 모든 말들을 반성했다. 여식이들도 처음에 갖고 있던 영애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과는 달리 왠지 모르게 서글퍼진 마음에 영애와 부둥켜안고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학교에서 울었다간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기에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목이 메여 꿀떡꿀떡 삼켜지는 무언가가 가슴에 돌덩이처럼 무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영애의 눈에는 서러움이 가득했다. 모두의 눈이 마주쳐지자 슬그머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숙연해졌다.

 

  영랑은 무언가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다.

 
작가의 말
 

 첫 만남에 알 수 없는 기리를 두고 헤어진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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