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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뱀파이어 로망스
작가 : 꽃님발
작품등록일 : 2019.9.3

내가 왔어. 너 찾으러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네가 발이 묶여 나한테 못 온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그 발목을 잘라내서라도 널 다시 내 옆에 둘 거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겨 버린 뱀파이어 희선. 마지막 순간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그를 찾으러 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뱀파이어계 모든 사건 사고에 관여하는 그가 제발로 찾아오기를 바라며 인간 흡혈을 저지르는데….

영원을 살아가는 저주받은 존재, 뱀파이어와 인간 그리고 뱀파이어 헌터들 간의 엉켜버린 운명과 사랑이야기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번외 6. 반드시 돌아올거예요
작성일 : 19-10-05 00:06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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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의 최면. 그걸 바로 가서 따질 수는 없었다. 그랬다간 다시 또 어떤 일을 당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가만 있을 수도 없었다. 지금 이대로 가다간 뱀파이어가 아니라 잭의 꼭두각시들만 존재하게 되었으니 그걸 막아야했다. 어쩌면 자신의 숙명은 뱀파이어 교주가 아니라 그를 막는 것인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최면을 걸 수 있다면 모든 부분에 걸어서 지금처럼 그랬듯 조종하면 되는 것일 텐데. 굳이 현경을 사랑하라는 단 한부분에만 조종을 걸었다. 도무지 생각해도 그 이유를 모르겠는거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을 하기전에 해야할 일이 있었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

 

 " 영원…이…? "

 

 부스럭부스럭 거리는 소리 때문에 예민한 잠귀로 일어날 수 밖에 없어서 일어난 현경이 눈을 끔뻑끔뻑 느리게 뜨며 초점을 맞춘다. 자신의 눈 앞에는 몇일만에 보는지도 가물한 영원이 서 있었다. 그게 잘 못 본 것 같아서 눈을 비비고 볼까지 꼬집어 봤지만 느껴지는 건 아픔이요, 보이는 건 영원이라.

 

 " 일어났어요? "

 " 언제… 왔어? "

 

 영원이 뱀파이어 교주라는 것을 알게되고, 희선에 대한 마음을 자신에게 돌리고. 그래서 잭의 눈밖에 나고. 로메니족에게도 가시가 박히고. 현경도 지금 상황이 안좋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 원인에 자신이 한몫한다면 하는 것이라 그에게 징징대지 않았다. 이럴 때 가장 힘든 건 그일테니. 하지만 이렇게 예고도 없이, 맥락도 없이 찾아 온 그의 표정이 좋지 않다. 아니 표정이 없다.

 

 " 할말이 좀 있어서. "

 " 할말…? "

 

 불안한 예감이 등뒤에 척하니 붙는다. 가슴이 울리고 피가 빠르게 도는 듯한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은 아주 빨리 적중했다.

 

 " 그만해요, 우리. "

 

 이 불안감이라는 거 정말 지금 이순간만은 어긋나길 바랬는데.

 

 현경은 자신이 그 말을 잘 못 들었을까 싶어 잠시 눈을 감는다. 눈을 떴을 땐 그가 없어도 상관 없을 것 같다. 그저 이 말이 거짓말이라고 환하게 웃어주었으면 좋겠는데. 하지만 그녀의 작은 바람은 싸그리 무시 당하고 만 모양이다. 여전히 그는 눈 앞에 떡하니 있는 상태였고 헤어지자는 말을 장난으로 내뱉었다기에는 너무나 진지한 표정이였다.

 

 어쩌면 저렇게 이기적이게도 추스를 시간도,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을까. 현경의 눈앞에 있는 영원은 차갑고 평화롭기 그지 없었다. 분명 그만하자는 말에'우리'가 포함되어 있던 것 같은데 과연 그게 정말'우리'가 맞을 줄은 모르겠다.

 

 " 내가 경솔했어요. "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기계같은 표정. 그리고 텅 비어있는 눈동자. 그의 마음이 텅비어 잇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검게 변해 곧 암전처럼 퍼져가고 있었다.

 

  " …뭐? "

 

 자신의 마음이 거짓인걸 느끼자마자, 그리고 그 최면술사 덕에 조종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그러자 희선에 대한 미안함과 무의식속에 자리잡고 있던 애정이 싹텄다. 그랬다. 그는 희선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리고 잭을 무너트릴 계획을 가진 지금. 이런 불필요한 사랑 관계까지 가질 여유는 없었다. 영원은 원래 무심하고 냉철한 사람이였다. 그게 예외로 작용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 희선이였는데 잭의 최면으로 그 자리는 현경이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었다고' 한들 이제 최면이 다 풀렸으니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놔야했다.

 

 " 미안해요. "

 

 그래서 생각해낸 이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였다. 그녀에게는 미안했지만 이것이 사실이였다. 잭이 최면으로 했다고 이 이별에 대한 정당성있는 이유라도 말해주고 싶었지만 사실 모든 이별에는 정당한 이유 같은건 없었다. 단지 상대의 마음이 떠났음을 여러 형태로 말해주는 것 뿐.

 

 " 여기 있으면 내가 불편하니까. 고향으로 돌아가요. "

 " …… "

 " 미안해서 살집이랑 다 마련해 놨어요. "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꾹 물고 있는 아랫입술이 추위에 떠는 사람처럼 몸이 떨린다. 현경은 지금 자신이 들은 말을 다 못알아 듣고 있었다. 다가온 것도 넌데 버리는 것도 너라니. 참 불공평하지.

 

 현경은 두 눈을 꼭 감은채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끝없이 아니라고 입으로 되네이며 자신에게 주문을 거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에서 떨이지는 투명한 사랑들이 바닥을 수놓았다.

 

 " 나, 갈께요. "

 

 그녀의 모습을 더이상 보기 힘들었던 영원이 한 발자국을 떼었다. 그런 그의 소매자락을 잡은 현경이 바닥을 보면서 말한다.

 

 " …기다릴꺼야. "

 

 거의 속삭이듯이 말해서 아무도 듣지 못할 것 같은 말을 그는 들었다. 그녀는 마치 인형극의 인형이 입만 뻐끔거리는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잡혀 걸음을 멈춘 영원을 쳐다본다.

 

 " 니가 싫어하든 말든 상관없어, 난 기다릴꺼야. "

 

 현경의 눈은 무언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굳어져 있었다. 의지로 꽉꽉 차있는 그녀의 눈은 빛나보이기 까지 했다. 항상 침착하고 현실적인 그녀 답게 아마 이별의 순간에도 이렇게나 빨리 제정신을 되찾았나보다. 영원은 말을 잇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더 이상 얼굴위로 표정은 들어나지 않았다.

 

 현경이 소매자락을 놔주자 마자 영원은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집안을 빠져나갔다. 마치 연기처럼, 들어왔을 때 처럼 나갈때도 매한가지다.

 

 쾅. 문이 닫히자마자 현경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기 위해 이를 악문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 날은 언제나 가슴이 아프다. 느끼는 통증의 부위는 늘 비슷한 곳이나 익숙한 통증은 없다. 아프다. 처음아팠던 것처럼.

 

 

 

 

 

 

 

 

 

 

 

 * * *

 

 

 

 

 

 

 

 

 

 

 

 

 " 우리 여행갈래요? "

 

 여느때와 다름없이 지쳐서 집에 들어오는 영원을 반겨주던 희선은 급작스런 말에 놀랄새도 없이 그날 바로 비행기에 태워졌다.

 

 " 여행? "

 " 여기 다버리고 우리 고향으로. "

 

 자신에게 무심하고 소흘해졌던 영원은 비행기에 탄 순간부터 마치 처음 만났던 그 때처럼 희선을 대했다. 다시 느끼는 그 따뜻함에 희선은 그가 돌아온 것 같아서 마음을 놓았다. 잠시의 일탈이었다고, 한순간의 바람일 뿐이었다고 다행이라 생각했다.

 

 " 여기가 정말 한국이야? 안 믿긴다, 그치? "

 " 그렇네요, 정말. "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 올라오는 듯한 불안은 덮칠 수 없었다. 이렇게 행복하다고 서로를 바라보지만 지난 몇 주 동안의 방황이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른다. 영원의 바람을 의심하는 지난 몇 주간의 그 시간은 말대로 지옥이였다. 그리고 그는 교주였다. 언제나 제자리에 앉아 상황을 정리해야하는.

 

 한국은 그 옛날에 그 때국물을 다 벗어던져 버리고 있었다. 몇 년만에 온 건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간만에 돌아 온 한국은 새삼 정겨움을 가져다 주었다. 적당한 날씨와 마음을 흐트러트리는 바람, 그리고 아름 다운 풍경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사랑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런 소소한 감정들이 너무 광적으로 일어나는 바람에 주체하기가 힘들었다.

 

 "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

 

 정말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영원이다. 지금 이순간 만큼은 뱀파이어고, 교주고, 잭이고 다 포기한 채 그저 희선의 손을 잡고 있고 싶었다. 최면이 벗겨진 그의 감정이 너무나 강렬하고 격하게 희선을 원하고 있었다.

 

 " 그래두, 내일 돌아가야해. "

 " …알아요. "

 " 다시 여행 오면 되지, 안그래? "

 

 냉하도록 차가운 희선과 뜨겁도록 따뜻한 온기의 영원이 서로를 끌어안고 누워 있었다. 그의 왼쪽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있어서 심장소리가 잘 들린다. 무슨 말을 꺼내려하는 건지 영원의 가슴이 빠르게 뛰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할까, 사랑한다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 내가 들어야 할길이 이길이 아닌데 그 길로 들어선거 같아요. "

 " …응? "

 " 나가려고 애를 쓰면 쓸 수록 더 미로속으로 빠지는거같아. "

 

 원하던 말이 아니라서 희선은 살짝 당황을 한다. 고개를 들어 이 말을 꺼내는 그의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볼 수가 없었다. 이상하게도 슬픔에 잠겨버린 것 같은 느낌과 떨리는 목소리에 올려다 보기 싫었다.

 

 " 그래도 돌아올게요. 반드시 돌아올거예요. "

 

 그렇게 다시 생각해보고 곱씹어본다면 충분히 의미 심장한 말을 내뱉은 영원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 뒤로는 잠이 들었는지 일정한 숨소리가 귓가에 와닿았을 뿐이였다. 심적으로도 몸적으로도 많이 지쳐있던 희선이였던 터라 그 말을 곰곰히 씹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똑같이 잠이 들었다.

 

 그걸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아마 평생에서 가장 후회한다고 대답할 것이다. 영원은 아주 보란듯이 그 다음날, 희선이 곤히 잠든 새벽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그 넓은 방안에서 엉엉울며 그의 이름을 크게 외쳐보아도 들려오는 건 메아리 조차 없는 정적이었다.

 

 영원은 그대로 잠적해버렸다. 희선에게서도, 현경에게서도, 잭에게서도 벗어나 말그대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렇게 이야기는 처음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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