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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뉴드
작성일 : 19-10-04 17:57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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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게 무슨 말이야? 이런 상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이니?”

 “그래. 맞아.”

 

  난 그녀가 장난을 치는 줄만 알았다. 그러나 그녀의 새하얀 얼굴이 더 새하얗게 질린 채 내 반응을 살피는 모습을 보니 장난삼아 던진 말은 아닌 모양이다. 그녀의 말은 놀라운 이야기였지만 조금 어처구니없는 말이기도 해서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상당히 예상치 못한 말로 날 당황시켜 웃음이 새 나오려고도 했다. 심각한 얼굴의 화현을 보고 웃음을 애써 참으려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내 심정이 콧바람을 타고 흘러나왔지만 그녀를 기분 나쁘게 하진 않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순간 창문 너머 하늘에서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플라러들을 보고 내가 있는 곳이 뉴드라는 걸 깨달았다. 뉴드. 내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인지하자 그녀의 말이 그리 현실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우리에겐 훌륭한 예언가가 있거든.”

 

  초자연적인 능력이 있는 이들에게도 예언가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게 신기했다.

 

 “누군데?”

 

  화현과 문이 눈빛을 교환했다. 진지한 문의 얼굴과는 다르게 화현의 얼굴은 약간의 흥분감이 감돌았다.

 

 “호핀.”

 

  호핀. 낯익은 이름이었다. 그의 이름이 들리자 내 귀가 작게 움찔거렸다. 나는 괜스레 반복적으로 움찔거리는 귀가 신경 쓰여 귓바퀴를 만지작거렸다.

 

 “넌 그를 봐야 해.”

 “어째서?”

 “호핀이 널 도와줄 거니까.”

 “어떻게?”

 “그건... ”

 

  조목조목 잘 이야기하던 화현의 입술이 할 말을 끝내지 못하고 생각에 잠겼다. 맑고, 큰 눈이 데구르르 굴러가더니 살짝 벌어졌던 입이 다물어졌다. 시무룩해진 그녀의 표정에 내가 말했다.

 

 “미안해.”

 “아니야. 율. 네가 미안할 게 뭐 있어. 내가 미안해야지.”

 

  그녀가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내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자신의 시무룩한 그 얼굴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찝찝하게 하는지 모를 것이다. 마치 잘못한 것 같은 그 아리송한 죄책감이 들게 하는 그런 얼굴이었다.

 

 “사실 호핀을 만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그라면 네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거든.”

 “궁금한 게 있어.”

 “뭔데?”

 “화현 네 능력은 뭐니?”

 

  그녀는 어색하게 웃었다.

 

 “난 소통가야.”

 “소통가?”

 

  조심스레 말하는 화현의 모습과 함께 아리송한 단어에 고개가 갸웃했다. 소통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대화라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 아닌가.

 

 “대화를 조금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지.”

 

  그녀를 보니 뭔가를 감추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알아차리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이라 그 문제를 끄집어 낼 수는 없었다. 그녀와의 대화를 쭉 돌이켜보니 그녀의 능력은 의외로 막강한 능력인 듯 했다

 

 “그럼 무슨 생각으로 호핀이라는 사람에게 날 데려가려는 거야?”

 “아, 그건 걱정마. 전에도 너와 같은 경우가 있었거든. 그때마다 호핀이 그들을 찾는 걸 봤어.”

 “나도 이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널 뉴드로 들인 거야. 널 희생시킬 생각은 없었어.”

 

  문의 말에 생각에 잠겼다. 분명 모든 이들이 온전한 인간의 상태로는 마음대로 뉴드를 오갈 수 없다고 했는데 나와 같은 경우가 이전에도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정되었다. 어쩌면 지금의 일탈이 원래의 내 생활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였는지도 모른다. 문과 화현이 그 사실을 강조하며 내 마음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게 사실이면 아까 지브와 카트리나는 왜 그런 말을 했던 거야?”

 “그들은 몰라. 말했다시피 이건 예언과 관련되어 있고, 예언을 믿는 사람들은 많이 없거든. 뉴드에선 예언가들이 그다지 큰 힘이 없어.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우리 스스로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여기거든. 바트로가는 특히나 우리 존재 자체를 신성시 여기고.”

 

  화현의 말에 문이 틈을 가르고 나왔다. 어쩌면 그는 이어질 미카엘의 이야기가 내게 들어와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의 이야기에 몹시 목말라 있었다.

 

 “어쨌든 호핀의 예언과 관련된 모든 건 하프 밖으로 나가지 않아. 하프 소속 뉴지너들이 철저하게 입단속을 하고, 설령 뉴드로 흘러갔다 하더라도 우리에겐 그걸 되돌릴 수 있는 친구가 있거든.”

 “하프라는 곳 말이야.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거니?”

 

  문이 흐뭇한 미소를 띠웠다. 화현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이 왜 그런 미소를 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소란 좋은 반응이니 그리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금 사람들에게 알려진 하프는 단순히 호핀의 거처로만 알려져 있어. 그 안에서 우리가 배우고, 하려는 일들은 아무도 모르지. 종종 그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찾는 사람들을 빼곤 발길이 없는 곳이야.”

 “여기서 멀어?”

 “곧 도착해. 기차에서 내리면 좀 오래 걸어야 해.”

 

  지금까지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오랜만에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젠 온전한 자연 속이었다. 이렇게 청량한 자연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울창한 나무들이 만든 터널로 들어가니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태초의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여긴 어디야?”

 “천지산. 하늘과 땋을 이어주는 산. 산의 중심에 하프가 있어.”

 

  기차가 천천히 멈추자 화현이 커다란 모자를 다시 뒤집어썼다. 그녀가 내게 살며시 미소를 지어준 뒤 우리 칸의 문을 열었다. 그녀의 뒤를 따르려는데 문이 내안에 있던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화현은 특이하게 여러 능력이 발현되는 아이야. 최근에 발현한 능력이 조절이 되지 않아서 되도록이면 사람들과 시선을 맞추지 않는 거야.”

 “무슨 능력인데?”

 “시사신.”

 

  문과 눈이 마주치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앞서 가는 화현을 보았다.

 

 “눈으로 생명체를 죽일 수 있어.”

 

  나 또한 아주 천천히 화현을 보았다. 한참을 사람들에 치이며 앞서 가던 화현이 문득 뒤를 돌아 우리를 보았다. 문이 내 어깨를 가볍게 치며 걸음을 옮겨 나도 그를 따랐다. 뒤늦게 오는 우리를 애정 어린 눈으로 보던 화현은 조금 가까워졌을 무렵에 시선을 내리고 걷기 시작했다.

 

 “미카엘이 능력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다고 했어.”

 “맞아. 대부분은. 화현은 스스로를 대상으로 그 이상도 가능한지 알아보는 중이야. 저애만큼 다발적인 발현이 나타나는 경우는 없거든. 슈타인의 먹잇감으로도 딱이지.”

 “얼마나 많은 능력이 있는데?”

 “나도 몰라. 사람들에게도 미처 말하지 못한 능력들이 수두룩하겠지. 눈을 맞추지 않는 모습에서 화현에게 시사신이 발현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곧바로 모자를 뒤집어쓰더라. 그 뒤로는 특별하게 눈에 보이는 능력이 아니면 말을 잘 안해.”

 

  아름다운 얼굴을 가릴 수밖에 없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나는 그녀의 비밀을 더 이상 다른 이에게 묻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저 가볍게 뛰어 그녀와 걸음을 맞추며, 사람들에 치이는 연약한 몸을 조금이라도 보호해주고 싶었다. 그녀의 시야로 내 장화가 들어갔는지 내 쪽을 향해 고개를 트는 그녀에게 살풋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사람들과 눈을 맞추는 걸 두려워한다는 문의 귀뜸에 비해 그녀는 첫 만남부터 나와의 눈 맞춤을 잘 해왔다. 그것에 대한 이유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녀와 발을 맞춰 걷는 것이 먼저라는 걸 알았다. 많은 인파를 뚫고 역을 나와서도 꽤 오래 걸어서야 오로지 자연 속에 우리 셋만이 남았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기존에 우리 집에 있던 나무들과는 달리 그 크기와 높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큰 나무는 처음 봐.”

 “태초의 나무라 그래.”

 

  나를 따라 문이 내 옆에서 나무의 기둥에 손을 댔다.

 

 “태초의 나무?”

 “우린 대부분 가오의 친구들이 태초의 뉴드 창시자라고 배우지만, 뉴드의 바탕인 태초의 자연을 지키고 있던 이들이 있어. 그들은 존재가 알려지는 걸 꺼려해서 거의 은둔자처럼 지내고 있지. 가오도 그들의 존재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존중해줬어. 그래서 아무도 태초의 뉴지너들이 누군지 알 수 없지. 호핀의 아래에서 배우는 우리조차도.”

 

  나는 다시 웅장한 나무를 올려다봤다. 그 끝을 다 볼 수 없었지만, 나무가 뿜어내는 오랜 향취와 기운이 신비롭게 나를 감싸고 있었다. 문을 따라 조심스럽게 기둥에 손을 대자 미세한 진동이 내 손끝을 타고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그 기분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나무의 장엄함을 아주 짧게나마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율. 네 발길, 손길이 닿을 때마다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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