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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뉴드
작성일 : 19-10-03 17:54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3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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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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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햄프턴 궁전을 빠져나오는 내내 문은 내 뒤를 일정 간격을 두고 뒤따랐다. 내가 몹시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을 거다. 풀 죽은 강아지마냥 내 뒤를 따라오는 그가 가엽기도 했지만, 집으로 가는 시간동안 그를 편하게 해주고 싶진 않았다.

 

  어둠이 내려앉은 밤을 거니니 유독 미카엘이 떠올랐다.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내가 이곳에 왔다는 걸 알고 있을지 궁금했다. 어쨌든 아킬레아가 계획했던 대로 내가 뉴드를 다녀갔으니 조만간 그의 귀에도 내 소식이 들릴 거다. 그와 난 아킬레아의 손에 놀아난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데로 집에 돌아가면 곧 뉴드의 감찰원들이 들이닥쳐 날 죽일 것이다. 가족들까지 건들일지는 모르겠다. 누군가의 희생을 강박적으로 기피하는 뉴지너이기에 그들이 죄 없는 내 가족들을 해칠 것 같지는 않다. 그 대신 나와 관련된 이 불가사의한 일들의 기억이 모조리 지워질 것이다. 뉴드에 어떤 능력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상상이상인 것은 맞으니 인간의 기억정도는 가뿐하게 조작하는 이가 하나는 있을 것이다. 그가 우리 가족에게서 나와 관련된, 어쩌면 내가 가족의 일원이었다는 사실까지 지워버릴 수도 있다. 잘된 것일지도 모른다. 가족들이 자식과 형제를 잃었다는 슬픔에 잠겨 삶을 암울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말이다. 감찰원들이 넓은 아량으로 날 이 일의 피해자로 여겨 마지막 소원이라도 말하라 한다면 가족들을 위해 쓸 것이라 다짐했다. 그 기회마저도 없다면 내가 가족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가 런던에 올 수 있었던 다리 아래 홀에 가까워 졌을 때 걸음을 멈췄다. 내 걸음에 맞춰 축 쳐진 채 따라오던 문도 여전히 거리를 유지한 채 멈춰 섰다.

 

 “가족들이 아프지 않게만 해줘.”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것만 약속해줘. 그럼 난 어떻게 되도 괜찮으니까.”

 

  여전히 답이 없는 문을 두고 홀로 걸어갔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내 부탁을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그것이 전부였다. 아지랑이가 날 위로해주는 그 짧은 공간을 지나 도착한 이름 모를 기차역에서 심상치 않은 문과 내 모습에 놀란 틸리를 만났다. 그녀에게 간단한 목례를 하고 나는 계속해서 돔비 역으로 향했다. 기차를 기다리기 위해 내가 멈춰 서자 문이 내 옆으로 조심스레 섰다.

 

 “율. 미안해.”

 “사과는 하지 말아줄래? 네가 사과를 하는데 내가 무시할 수는 없잖아. 난 아직 화가 나서 누굴 용서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거든.”

 

  그가 무어라 말을 하려 했지만 마침 기차가 들어와 그의 진심어린 사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올 때와는 달리 사람이 조금 북적이는 바람에 우리 공간에 다른 이들이 앉게 되었다. 차라리 다행이었다. 문과 단 둘이 이 칸에 남았다면 그는 끈임 없이 용서를 받기 위해 사과를 할 것인데 다른 사람들과 함께이니 사적인 이야기를 접어둬야 하니 말이다. 그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은 채 나는 어둠만 있는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 깜깜한 어둠이 꼭 내 앞날을 예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내릴 역에 도착해서는 문이 내 팔을 잡았다.

 

 “율. 나를 한 번만 믿어줄래?”

 

  내가 아무 대답이 없자 그는 발을 동동 구르다 날 안아들고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올라탔다.

 

 “뭐하는 거야?”

 “한 번만 기회를 줘. 너도, 네 가족도 위험하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말고.”

 

  그의 말에 대한 신뢰도는 이미 떨어졌다. 그렇지만 가족들을 언급하는 바람에 날 흔들었다.

 

 “내가 바보 같아 보이니?”

 “그런 게 아니야.”

 

  불편해 하는 내 모습에 문은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호핀을 존경하지만 이해가 안 갈 때가 있단 말이야.”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뭐라고?”

 “아니. 별 말 아니야.”

 “뭐라고 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나랑 관련된 거니?”

 

  내 질문에 그가 입을 뻥끗거리기만 했다. 그리고 내 등 뒤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왔어.”

 “누가?”

 “율.”

 

  내 이름을 부르는 청아한 목소리에 뒤를 돌자 망토를 둘러쓴 화현이 있었다.

 

 “화현?”

 

  고개를 들고 내게만 얼굴을 살짝 보인 그녀가 미소를 지었다.

 

 “너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어서.”

 “그래.”

 

  그녀에겐 호의적인 내 목소리에 놀랐다. 그녀는 살풋 미소를 짓고는 앞장서 빈자리를 찾았다. 문까지 우리 셋이 앉을 수 있는 칸에 들어가 문을 닫자 그녀는 재빨리 커튼을 치고 모자를 벗었다. 그녀는 몸을 다 덮을 만큼 커다란 모자를 벗으니 윤기 나는 백발에 가까운 금발이 빛나고 있었다.

 

 “할 말이 뭐야?”

 “먼저 사과를 하고 싶어. 허락해 줄래?”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맑은 눈동자를 보니 그럴 수밖에는 없었다. 그녀의 가늘고 하얀 손이 내 손을 잡았다.

 

 “너의 허락 없이 네 앞날을 정한 것, 너의 가족들의 아픔을 더 깊이 헤아리지 못한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 상황에서 네가 하찮게 느껴지게 했던 것까지 모두 진심으로 미안해.”

 

  내 손에 느껴지는 유약한 그녀의 힘에 나는 반발을 하거나, 뿌리칠 생각은 하지 못했다. 문을 힐끔 살피고 입을 연 화현은 생각지 못한 말을 하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의문들이 하나로 연결되고 있어. 어쩌면 네가 열쇠일지도 몰라.”

 

  생뚱맞은 말에 내가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지 몰라 가만히 있자 그녀는 싱긋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카엘이 네 주위에 있었던 것, 네가 멀쩡하게 홀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 로즈가 널 허락한 것까지. 모든 게 예언의 실현일 수도 있다는 말이야.”

 “예언이라니?”

 “뉴드에서 전해지는 하나의 전설이라 미신이라고 여겨도 좋지만 호핀의 사람들에겐 예언이라고 불리는 것들이야.”

 

 그녀가 다시 이야기를 이으려 했지만 나는 손을 저었다.

 

 “잠시만.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문과 화현이 눈빛을 주고받았다. 나를 제외하고 다른 이들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을 때면 굉장히 심술이 난다. 마치 어린아이를 두고, 어른들끼리 의논을 하는 모습이랄까? 나는 어린 아이도 아니고, 바보도 아니다. 충분한 생각과 사고를 할 수 있음에도 결국 내 생각은 무시당하고, 이들의 부추김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이 몹시 불쾌했다. 화현과 지브처럼 날 반기는 태도였던 이들조차도 호레나같이 날 향한 반감을 거리낌 없이 보이는 이들과 같아 보였다. 어쨌든 나만 무언가를 모르는 기분은 그닥 좋은 기분은 아니란 거다.

 

 “율. 이건 뉴드의 세계에선 금기되는 이야기들이야. 그래서 함부로 입에 담거나 해선 안 되지. 특히나 이 예언이 뉴드가 아닌 바깥에서까지 나돈다면 우리에겐 아주 심각한 일이야. 이야기가 아주 길어. 약속한 삼일이 아직 유효하다면 설명해줄 의향이 있어.”

 

  화현은 아주 타고난 흥정가다. 그녀는 내 호기심을 극대화시켜 나에게 제안을 했다.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유도했고, 그걸 미처 깨닫지 못할 정도로 차분하게 이야기 하는 바람에 그녀가 나쁘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녀를 미워할 수도 없다. 결국 선택은 내가 하는 것이니까.

 

 “좋아.”

 “하프로 가야 해.”

 

  화현의 말에 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프라는 곳이 어디인지,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했지만 화현이 입을 열고 하려는 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순간 시끄러운 소음들이 내 귀에서 사라졌다. 오직 문과 나, 화현. 우리 세 사람의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그녀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실오라기 같은 숨 하나도 섣부르게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슴에 힘을 주어 말했다.

 

 “율. 우린 널 만나게 될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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