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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용사의 검 -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8.9.3

세계에 뿌려진, 신의 힘을 가진 검. 단 하나 뿐인 검을 사용하던 용사가 수백 년이 흐른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그가 깨어난 세계는 자신이 살던 나라와 사람이 죽은, 이미 한번 멸망한 세계. 괴수라는 생명체로 인해 세계가 혼란스러웠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는 현실에 그는 체념하지만, 그 만이 사용 할수 있던 검을 쓸 수 있는 소녀를 만난 그는, 그녀가 곧 그와 같은 운명을 걷게 될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해 주기로 마음 먹는다. 용사의 검에 얽혀 운명이 뒤틀린 두사람의 이야기 시작합니다!

 
#17. 마지막 이야기(7)
작성일 : 19-10-02 22:53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7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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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쾅! 콰과광!

 

 차원이 다른 전투. 마치 그 옛날의 선주들과 12마리의 괴물들이 싸우던 모습과도 같아보였다. 아바르는 그의 실력을 어림잡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강력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가볍게 휘두른 게 저 정도라니.”

 

 아멜과 스피넬이 아무리 베려고 해도 흠집 하나 가지 않았던 녀석의 팔에는 어느새 상처가 군데군데를 수놓고 있었다. 데미아는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마.... 전성기 때의 모습이랑 같을 거야.”

 

 “전성기? 그게 가능해?”

 

 전성기 때의 그에 대한 것은..... 역사책으로나 구전으로 밖에 듣지 못했다.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 모든 종족이 두려워했던 존재로 알려진 제국의 용사. 신이라고 불리는 선주들을 쓰러뜨린 자였으니까.

 

 근데, 예전의 그와 비교해 봤을 때, 키도 약간 작아진 것 같고 설렁설렁 걸어 다니는 남자와는 다른 그의 모습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그 모습 때문에 데미아의 시선이 더 떨리는 것 같아보였다. 앳된 모습의 그의 모습이었으니까. 그 신전에서 그녀와 처음 만났었던, 그 때의 그 모습과 같았었으니까 말이다.

 

 “키아아아악!”

 

 “하아압!”

 

 푸른 장검이 빛날 때마다, 녀석의 몸에는 고통스러운 상처들이 하나 둘 생겨나갔다. 아델은 그런 녀석을 바라보며 오히려 더 화가 난 듯, 더욱 힘을 쥐어 녀석을 베어나갔다. 정말이지 그저 야수가 물어뜯는 것 같은, 법칙 하나 없는 무차별적인 공격이.

 

 “이건 내 친구들의, 이건 내 제자들의, 이건........”

 

 그는 검을 내리치며 그동안의 일들을 떠올렸다. 같이 웃고 떠들던 대원들과 병사들이 다쳐서 오는 것도, 웃고 있던 스피넬이 다쳐서 업혀 오는 것도, 그리고 아멜은 큰 상처를 숨기며 스피넬을 업고 오는 것도. 순간 그 모습에 이성을 잃을 뻔했었다.

 

 ‘흐음? 갑자기 이걸 왜 나한테 주는 거야? 네가 쓰는 게 더 낫지 않아?’

 

 ‘하하하, 이건 말이야, 나보다는 너한테 꼭 필요할 거 같거든. 중요한 순간에 사용하도록 해.’

 

 어쩌면 이 상황이 벌어질 줄 알고 녀석이 이 망할 보석을 준지도 몰랐다. 참 마지막까지 고맙다고 해야 할지 밉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덕분에 그 망할 금기를 사용할 수 있었으니 상관은 없었지만.

 

 ‘정말로 이런 몸으로 싸우는 건 오랜만인데.’

 

 몸이 가볍다 못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과자를 씹어 넘기면 안에서 갈리는 듯 하는 아픔을 느끼던 몸이고, 움직일 때마다 근육이 뒤틀려서 고통스러움에 쓰러지고 싶은 몸이었다. 지금은 그와 달리 완전한 모습으로 싸우는, 어쩌면 최고의 전력이라고 말 할 수 있을 지도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없어.”

 

 그는 천천히 금이 가는 보석을 바라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금기의 대가 역시 생각을 해둬야 한다. 아주 오래전, 흰머리 바보에게서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언제나 마법이라는...... 마력을 사용하는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니까. 아니 세상 모든 것에는 항상 주는게 있다면 받는 게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키아아악!”

 

 “하하하... 이정도 일 줄은 몰랐네요? 스.승.님?”

 

 고통스러워하는 괴물 옆에서 붉은 로브는 그를 비꼬듯 말을 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없이 검을 고쳐 잡고는 괴물과 그에게 검을 겨누며 자세를 취할 뿐이었다. 오직 앞에 있는 것들을 베어 넘기겠다는 일념 하나로.

 

 ‘젠장...... 젠장!’

 

 그도 아델이 나타날 것 까지는 생각했었지만, 이정도로 강할 줄은 상상을 못했다. 마치 그 동굴에서 여섯 명을 상대했던 그 때와 같은 모습이 보일 정도였다. 말이 여섯이지 실제로는 세계의 전력과 맞붙은 것이고, 아카레니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를 간신히 제압하는 것조차 못했을지도 몰랐다. 거기다 죽이는 것이 불가능해서 그 관 속에 집어넣은 것이었으니........

 

 “난 너 같은 제자를 둔 적이 없다. 망할 사도자식들아.”

 

 “무섭게 말씀하지 마시죠? 그리고 이 위대한 계획은 꼭 이뤄져야 하는 일입니다. 이 거짓된 세계를 부수기 위해서 말이죠!”

 

 붉은 로브도 가세를 할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아바르와 데미아는 순간 녀석이 달려들 것에 대비해 움직일 준비를 했지만, 아델은 오히려 두 사람을 제지하며 말했다.

 

 “괜찮아. 여기서부터는 나한테 맡겨줘.”

 

 “그.. 그래도! 너 혼자 싸우게 할 수는 없다고.”

 

 “우리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줘!”

 

 “아니.. 그게 아니라 한번 큰 걸 써보려고 하거든. 근데 휘말리게 할 수는 없잖아?”

 

 아델의 능청스러운 말에 데미아는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아바르는 그런 그의 반응에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뭔 짓을 하려는 건지는 몰라도 그렇게 위험한 거야? 우리 모두가?”

 

 “뭐... 어쩌면 이 언덕 자체를 날려버릴지도........”

 

 “뭐어? 그런 게 가능해?”

 

 “아마, 가능 할걸? 저 자식 예전에 산 하나를 잘라 먹었던 적도 있었으니까.”

 

 “흐익? 그게 가능하다고? 말도 안 돼!”

 

 아바르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는 피식 웃으며 검을 땅에다 꽂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 못 믿겠다면 이 검 뒤에서 있으라고. 참, 오랜만에 해서 잘 될지 모르겠네.”

 

 붉은 로브는 검을 내려놓은 그의 모습에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지만 알 수가 없으니. 뭐, 괴물은 그런거 신경을 안 쓰니 그냥 냅다 달려들었지만 말이다.

 

 “키아아악!”

 

 “우선... 말 안 듣는 아이에게는 꿀밤을!”

 

 콰아아앙!

 

 검으로 베었을 때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힘이 녀석에게 밀려들어왔다. 거대한 충격과 동시에 그 거대한 덩치의 녀석이 한 번에 뒤로 밀려나 구르기 시작했다. 물론 아델 역시 팔이 많이 아픈지 팔을 휘저으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어우.. 역시 맨손으로는 단단해서 못 치겠네.”

 

 “ㅋ..... 키... 키아아아......”

 

 저 미친 괴물을 맨손으로 날려 보내다니. 역시 그와 얽혀있으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단 말이지.......

 

 “참, 이건 너한테도 보여주지 못 한 거니 잘 봐두라고. 처음 보여주는 거니까 말이야.”

 

 “하하하... 옛날처럼 가르치시는 건가요? 참 언제나 한결 같은 분이시네요. 정말이지.....”

 

 아델은 붉은 로브를 가리키며 잠시 손을 모아 무어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붉은 로브는 그 모습에 눈을 크게 부릅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상한 문자들이 사방으로 퍼져 나오는 게 보였으니까.

 

 “뭐.. 뭘 하려는 거야? 아델?!”

 

 “저.. 저건... 잊혀진 문자.......”

 

 아바르와 데미아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저 말을 잇지 못했다. 하늘에 떠있는 문자들과 반응하는 모습에 붉은 로브는 눈살을 찌푸리며 그것을 바라보았다.

 

 “설마.... 저것도 당신이 만든 건가요?”

 

 “아니. 내 친구랑 같이 만들어 둔 거지.”

 

 일전에 딱 한번 봤었던 힘이다. 그 흰머리 녀석은 자유자재로 사용하던데,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어떻게 그 녀석은 혼자 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늘에 떠있던 문자들에서 거대한 진들이 그려져 나갔다. 동시에 거대한 섬광이 하늘을 뒤덮기 시작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델을 제외한 남은 사람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그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빛에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저.... 저건.....”

 

 “진짜... 신의 권능......”

 

 이 따뜻한 빛은 괴물과 붉은 로브를 중심으로 천천히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괴물은 그 빛에 닿자마자 몸이 뒤틀리며 찢어지기 시작했다.

 

 “키.. 키아아아아악!”

 

 “으... 으아아아아! 안 돼... 안 돼!!”

 

 붉은 로브 역시 그대로 찢겨나가며 모습이 사라져 가는 게 보였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가루가 되어 사라져가는 것이 보였다.

 

 “하아... 원래는 아카레니에게 먹여주려고 했는데........”

 

 아델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검 뒤에서 꼼짝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참....... 다행인 걸까. 지금 이 자리엔 그녀가 없으니.......

 

 “서.. 설마!”

 

 데미아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로 뛰어가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그녀를 누군가가 붙잡는 게 느껴졌다. 아바르 역시 누군가의 손길에 붙잡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에는 리즌과 붉은 머리의 여자가 서있었다. 리즌의 등장에 놀라기는 했지만, 더 놀란 것은 처음 보는 여자에게서 익숙한 느낌이 드는 게 신기했다.

 

 “걱정 마. 저 녀석은 안 사라지니까. 그럼 부탁할게.”

 

 리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모습이 사라져갔다. 동시에 붉은 머리 여자는 두 사람을 감싸며 거대한 보호막을 만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거대한 섬광이 그들을 덮쳐왔다.

 

 그렇게 모든 것이 사라져갔다. 주변의 모든 냄새도, 소리도, 울림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

 

 ............

 

 ...............

 

 각오는 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니. 그때와는 너무 많이 다른 것 같네.

 

 “참........ 그때는 어두컴컴하기라도 했지, 죄다 하얗게 칠해져있으니 미치겠네.”

 

 천천히 눈을 뜬 아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의 말대로 온통 새하얀 공간. 아니, 새하얗다기보다는 빛으로 둘러싸인 공간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여기가 바닥인지 하늘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그저 그는 그 공간에서 가만히 서서 앞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싸워 보네. 물론 조금 시시하긴 했지만.”

 

 적어도 이 빛을 맞았으니 괴물은 죽을 것이다. 아니, 죽지 못하더라도 예전만큼의 힘을 못 쓸 테니, 아이들의 힘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테니 괜찮겠지.

 

 “무엇보다 그 녀석이 있으니 괜찮을 거야.”

 

 “그래. 그 녀석이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란 그는 급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오랜만에 보는 낯익은 얼굴의 여자가 서 있었다.

 

 “자... 잠깐만..... 너도 여기 온 거야?”

 

 “온 거라니. 너랑 나랑은 항상 같이 다닌다고. 그게 수호자로서의 계약이지.”

 

 붉은 머리의 여자는 피식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왔다. 언제나 그녀보다 작았던 그는, 어느새 그녀와 같은 높이에서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정말이지, 그 영감탱이랑 너랑, 그리고 네 제자랑 어쩜 그렇게 똑같니? 험하게 다루는 데에는 도가 텄단 말이야. 아주 그냥.”

 

 “하하하.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 아니겠어?”

 

 “으이구....... 뚫린 입이라고 말은 잘해요.”

 

 그녀는 팔짱을 낀 채 투덜거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델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만 지었다. 이렇게 마주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정말이지, 그때도 이렇게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곤 했었는데.

 

 “그나저나 그 아이는 아직 날 못 보는 것 같네.”

 

 “이 환경에서는 절대 보지 못할 거야. 그녀에게 걸린 저주도, 나에게 걸린 저주도 풀지 못하니까.”

 

 이곳에는 더 이상 비전..... 아니 ‘마력’이라는 존재는 없으니까. 애초에 마력의 존재가 희박한 세계였지만, 괴수들로 인해 마력을 다루는 존재들도, 마력을 가진 존재들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세계의 순환 역시 정체되어서 어쩌면 이 세계는 괴수들 없이도 멸망해 갈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래도 말이야. 네 친구 녀석이 힘 써준 덕분에 세계는 다시 회복되고 있어. 아직도 그 푸르른 레프레아의 고향이 살아있는 것을 보면 말이야.”

 

 그가 없는 사이, 그녀도 오랫동안 이곳저곳을 굴러다닌 모양이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토벌부대로 들어오게 된 것이고. 그 덕분에 세계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그들이 남긴 것들을 바라보았던 모양이다. 서로에게 검을 겨누던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괴수들과 맞서는 모습을. 죽어가던 세계를 살리려는 그들의 피와 땀을. 그리고 하나로 뭉친 그들을 밝은 세계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을 말이다.

 

 “그래. 참, 나도 그 녀석 덕을 많이 봤지. 어쩌면 신이라고 불리는 게 어울릴 정도로 말이야.”

 

 “하하하, 그러게. 진짜 신이라고 불려도 될 것 같네. 정말로 신의 권능에 가까운 힘을 쓸 정도니까 말이야.”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주변에서 따뜻한 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은 점점 그녀에게서 아델에게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참, 넌 복 받아도 너무 복 받았다니까. 지금도 널 부르는 녀석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시끄럽게 들려오는데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야? 소리가 들려온다니?”

 

 그녀에게서 나오는 빛과 그녀의 말에 놀란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그녀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반지가 날 여기로 이끌었고, 그의 힘이 너를 이곳에서 다시 꺼낼 수 있게 해주었어. 단지 그뿐이야.”

 

 “반지? 그 반지라니? 설마 그 아이가 거기 있는 거야?”

 

 “그래. 널 기다리느라 목을 아주 길게 빼고 있다고. 빨리 가봐. 나도 슬슬 힘에 부치니까 말이야.”

 

 그녀와 그를 감돌던 빛은 어느새 하나로 뭉치더니, 그들 앞에 거대한 문을 만들어냈다. 그 문 너머에는 그의 곁에 모여 있는 데미아와 아바르, 그리고 가장 보고 싶은, 푸른 머리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설마... 저건.......”

 

 소녀의 손가락에 껴져있는 낯익은 반지에서, 그와 그녀를 감싸고 있는 빛이 흘러나오는 게 느껴졌다. 아마 이 문을 만들어 준 것도 저 반지에서 흘러나오는 빛임이 분명했다.

 

 “그러니까 빨리 나가자고.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실례잖아. 안 그래?”

 

 그녀는 가볍게 그의 등을 밀어 문 앞으로 세워두었다. 그녀는 마치 뒤에서 응원이라도 하는 듯 그에게 미소를 지으며 어서 가라는 손짓을 했다. 아델은 그런 그녀를 보며 잠시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한 번 문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했다.

 

 “참, 멋진 척은 다해놓고는 이런 꼴이라니........ 돌아가서 한소리 크게 듣겠네.”

 

 그는 천천히 발을 구르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점점 가벼워지는 발걸음이 기분이 좋았다. 어쩌면 하늘을 날아 저 높은 곳 까지 갈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그래. 어서 가자. 모두들 기다리고 있잖아.’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냅다 문을 향해 뛰어들었다. 동시에 거대한 빛이 그를 감싸기 시작하며 주변의 풍경이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새하얗던 공간에 무엇인가가 덫 칠해지는 그런 느낌으로. 아무것도 없는 세계가 점점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붉은 머리의 여자는 그가 뛰어 들어간 문을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나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아주 세상 떠나가라 기뻐하며 뛰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흠, 이제 슬슬 나도 가야겠네.”

 

 그녀는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가 문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다 문득 무엇인가가 떠올랐는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고마웠어. 내 주인을 지켜줘서.”

 

 “아니야. 나야말로 고마운 걸. 그가 없었다면 내가 여기까지 올수 없었을 테니 말이야.”

 

 금발머리의 남자는 붉은 머리의 여자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점점 옅어져가는 그의 모습은 수증기처럼 증발할 것 같은 그런 모습에 가까웠다.

 

 “내가 나가면 당신은 어떻게 되는 거지?”

 

 “아마....... 빛이 되어 사라지겠지. 그리고는 영원이 세계를 떠돌아다니게 될 걸?”

 

 “그런가? 역시 당신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밖에 말 할 수 없네. 마지막까지도 희생을 하다니 말이야.”

 

 그녀의 말에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그래....... 마지막의 멋진 모습은 가져갔으니 다행이려나?

 

 “.... 아틀라스였나?”

 

 그의 말에 그녀는 순간 멈칫 가만히 그를 바라보았다.

 

 “아틀라스... 오랜만에 듣네.”

 

 “내 친구를 잘 부탁할게.”

 

 “당연하지. 내 주인인걸. 그리고 당신의 친구인걸. 헬라오스.... 아니, 리즌인가?”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천천히 문을 향해 걸어 나갔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리즌은 그저 미소를 지은 채 점점 사라져가는 문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거면 된 거야........’

 

 “그래... 이거면......”

 

 점점 사라져가는 문과 함께 그의 몸 역시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사라져갔다. 처음 이 세계에 왔었던 모습과 같이...... 그 모습 그대로.

 

 ‘참... 그때도 아름다웠었지.’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문 역시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졌다. 새 하얀 공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아니, 따뜻한 빛 한줄기만이 그 공간을 비출 뿐이었다.

 

 그 따뜻한 빛 한줄기가. 순수한 세계를 비추듯이.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검의 연대기 작가 크네프 입니다! 오늘부로 검의 연대기 용사의 검 1부가 끝났네요.

 

 조금 부족한 것도 많았고...... 많이 모자란 작품이지만 그 동안 감상해 주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내일 1부의 에필로그가 올라올 예정이고, 그 후 잠시 휴재기간을 가졌다가 2부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쓰도록 노력하는 작가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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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연대기 - 마
크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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