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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 뉴드
작성일 : 19-10-02 15:4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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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감이구나.”

 

  그를 당장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불행한 일은 맞지만 지브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문. 율에게 어디까지 설명해줬니.”

 

  카트리나의 말에 문이 나를 힐끔 보곤 망설이듯 입술을 쭈뼛거렸다.

 

 “미카엘이 슈타인을 만난 것까지요.”

 “말한 거랑은 다르잖아.”

 

  호레나의 말에 분위기는 한층 더 가라앉았다.

 

 “알아. 하지만 율에게도 이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의 정보는 필요하고, 그 이야기를 우리가 걱정했던 것보다 침착하게 받아들였어.”

 

  문은 또박또박 자신의 이야기를 호레나의 귀에 들어가길 바라 듯 말했다. 별 소용없는 짓이었다.

 

 “그랬든 어쨌든 저 애는 삼일 뒤엔 다시 자기가 살던 세계로 갈 거잖아. 애초부터 이 일은 우리가 걱정했던 심증을 입증할 근거를 찾는 것이 목적이었어. 인간여자 아이의 궁금증 따위는 상관없다고!”

 “율은 충분히 우리를 도울 수 있어!”

 

  그의 목소리가 격양되자 호레나는 비웃음을 날리며 말했다.

 

 “문. 너 방금 그 말은 되게 위험한 발언이야. 처음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설득한 네 주장이 뭐였는데? 미카엘이 저 애를 만났다는 게 입증만 되면 돌려보낼 거라고 하지 않았어? 그것만으로도 미카엘을 자극하긴 충분하다며! 일을 이렇게 만들어서 우리가 순순히 따라줄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야!”

 “호레나. 넌 어떻게 한 가지밖에 모르니?”

 “내가 보는 그 한 가지는 모두가 안전 할 방법이니까! 네가 생각하는 그 수백, 수천 가지엔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불가피한 희생들이 생길 거라는 건 모르니? 과연 저 애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녀의 말이 공기를 싸늘하게 얼렸다. 심지어 오한이 드는 기분에 나는 그녀의 능력이 궁금해졌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건 어떤 뉴지너의 능력이 아니었다.

 

 “왜 미카엘과 제가 만났다는 걸 알려고 하시는 거예요?”

 “율.”

 

  지브가 나를 진정시키기 위해 말을 걸었다.

 

 “미카엘이 왜요? 왜 그를 자극하죠?”

 “율아.”

 

  문도 내가 점점 흥분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탁자의 끝을 잡고 있는 내 손을 잡았다.

 

 “왜.”

 

  정적이었다. 누구도 나를 말리지 않았다.

 

 “제가 돌아갈 수 없다는 거죠?”

 

  모두가 나를 외면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이 낯선 세계가 두려워졌다. 이제 다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얼마나 큰 공포가 찾아오는지는 표현할 수가 없다. 부모님과 내 형제들이 있는 우리 집에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에 심장 박동이 폭발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각성조차 하지 않은 내가, 그저 문과 그의 친구들의 눈속임으로 이곳에 들어온 내가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건 그 끝이 죽음이라는 소리처럼 들렸다.

 

 “화현? 당신이 설명해 줄래요?”

 

  그녀가 슬프게 미소를 지었다. 그 옥구슬이 굴러가든 청아한 목소리로 나를 안심시켜주길 바랐는데 그녀가 푸른 눈동자를 서서히 아래로 떨어뜨렸다. 새하얀 그녀의 속눈썹이 내려앉자 나는 고개를 돌렸다.

 

 “문?”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카트리나? 지브?”

 

  두 사람 모두 내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호레나 당신이 말해줘요. 부탁할게요.”

 

  그녀는 홧김에 자신이 내뱉은 말에 후회를 하고 있는 듯 보였다. 깊은 한숨과 함께 간절한 내 마음을 읽은 그녀가 입을 열었다.

 

 “미안. 일을 그르칠 생각은 없었어. 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져서.”

 “믿기진 않지만 믿는 척이라도 해볼게.”

 

  잔뜩 성이 난 문이 화를 못 이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 더 이상 못 있겠어요. 제 생각은 맞았지만 힘을 실어준건 지브와 카트리나였잖아요. 그 밖에도 많았고 심지어는 티모나까지 긍정적인 입장이었으니 이곳에 온 거 아니었어요? 이제 소용없어 졌으니 미카엘을 잡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네요. 그 빠른 녀석을 잡을 방법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지만요.”

 

  그가 문을 닫고 나갔다. 이제 내 옆은 모두 빈 자리였다. 외로웠고, 두려웠고, 무서웠다.

 

 “제가 말할게요.”

 

  예상 외로 호레나가 침착함을 유지한 채 나를 보았다. 그녀가 내게 사과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사실 미카엘과 네가 교류가 있었다는 건 아무도 몰랐어. 네 생각보다 엄청 빠른 녀석이라.”

 

  호레나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해 입술에 침을 발랐다.

 

 “너희 둘의 교류를 발견한건 지젤이야. 미카엘의 엄마지. 지젤이 그 약점을 이용해 미카엘을 손에 넣은 셈이야. 미카엘이 슈타인의 일을 돕는 것도 어쩌면 지젤의 협박 때문이겠지. 지젤은 슈타인의 스폰서니까. 중요한 건 미카엘은 우리 편에서 많은 일을 해주고 있었어. 그 애가 우리의 정보통이었지. 특이 케이스였기 때문에 우리의 믿음을 얻기 위해 위험도 마다하지 않았어. 그래서 인정받았고, 믿었는데 갑자기 등을 돌려버린 이 상황에서 우린 그가 우리의 기밀과 계획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빠른 시일 안에 잡아야 해. 그런데 스피더를 잡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 문이 친구였기에 추측으로 너를 찾을 수 있었고, 우린 널 통해서 미카엘을 잡으려고 했어. 어쩔 수 없거든. 우리 조직이 유지되려면.”

 “당신들이 누군데요?”

 

  호레나는 내 질문에 재빨리 제 동료들과 눈빛을 교환했다. 내 질문은 그들이 꺼려했던 질문들 중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 내게 정체를 들키지 않는 것. 그들에겐 중요한 일일 것이다.

 

 “우린... ”

 

  호레나의 말끝이 흐려졌다.

 

 “우린 아킬레아다.”

 

  지브가 말했다.

 

 “인간과의 교류에 우호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만든 민간단체다. 지금은 그 크기가 커져서 꽤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

 

  아킬레아. 미카엘을 통해서도 들었던 이름이다. 미카엘이 그 단체에 속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터라 당황스러웠다. 그런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든 생각은 따로 있었다.

 

 “그럼 미카엘이 지금.”

 “바트로가에 있단다.”

 

  그가 경멸하듯 말했던 곳에서 그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실이 진실이라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그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게 확실해졌다.

 

 “딱히 놀랄 것도 없어. 사실 미카엘은 바트로가 사람이니까.”

 

  고개가 번쩍 들렸다. 호레나에게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놀란 나머지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나를 보다가 카트리나의 눈길을 받고선 입술을 깨물며 자신의 실수를 후회하고 있었다.

 

 “말해줄게요. 사실대로 모두 말해줄게요. 이야기를 다 듣고 충동적인 행동만은 자제해줘요.”

 “제가 어떻게 반응할 거라고 생각 하시는데요?”

 

  카트리나는 답이 없었다. 그녀가 지브를 보자 그가 목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단 지금 뉴드가 상당히 복잡한 상황이고, 우리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걸 미리 알아줬으면 싶구나.”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도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미소를 띠웠다.

 

 “미카엘은 바트로가 사람인데 그는 집안이 주장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킬레아로 발을 들이게 됐지. 옳은 일이라는 집념 하에 그는 바트로가 사람으로 아킬레아에서 인정받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해줬다. 이중 스파이처럼 가문의 계획을 알아내 우리에게 전달하며 아킬레아가 지속되고, 늘 바트로보다 한 발 앞설 수 있게 해줬지. 그렇지만 가족들을 배신한다는 건 그 녀석에게 엄청난 고통이었을 거다. 그런 와중에 너를 만나 많은 위로를 받은 것 같았다. 너희 둘의 만남에 대해서는 우리도 잘 모른단다. 그 녀석이 왜 네 주위에 머무르고, 너와의 만남을 지속했는지에 대해서 말이야. 중요한 건 녀석이 제 엄마에게 일탈을 들켜버린 것이고, 지젤은 그걸 약점으로 잡아 집안에서 나도는 제 아들을 붙잡아 놓았다는 거지. 녀석이 아킬레아의 많은 걸 알고 있어. 이미 다 발설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지브는 초조한 듯 손끝으로 메마른 입술을 훑었다.

 

 “미카엘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냈는데 바트로가에서 하는 일에 상당히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니 우리로선 그 녀석을 빠른 시일 안으로 잡아야 해. 우리 조직의 미래와 더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다음 이야기는 더 놀라운 비밀이 있는지 그가 망설였다.

 

 “문은 제 친구들과 이 일에 대해서 해결책을 갈구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너를 뉴드로 들이는 거였다. 미카엘 녀석이 분명 네가 이곳에 왔다는 걸 알고 이성을 잃을 테니까. 녀석의 능력이 잠시 주춤했을 때가 우리의 유일한 기회거든. 그게 성공한다면 녀석은 배신 여부를 밝히는 심판을 받을 거였고, 넌... ”

 

  지브가 망설이자 내 심장은 불안감에 더 빨리 뛸 수 없을 정도로 뛰고 있었다.

 

 “널 원래 세상으로 되돌아가게 둘 수는 없단다. 인간은 뉴드를 마음대로 오갈 수 없거든.”

 

  카트리나가 실로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이 계획에 동참한 이들이 모두 입을 다물고, 너 또한 근래의 일들은 모두 잊혀 진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감찰원들에게 걸릴 거란다. 그들에게 걸린 이상 온전한 기억과 죽음을 보장받을 수는 없단다. 널 희생시킬 생각은 아니었어. 억울한 죽음보다 뉴드에서의 삶은 너의 잠재능력이나 각성을 앞당길 수도 있어서, 그렇게만 된다면 이곳에서의 죽음은 면할 수 있으니 다들 그 의견에 표를 던졌지. 뉴드에서의 삶이 안정적이게 된다면 가끔 원래 세상의 외출도 가능하단다.”

 

  죽는 것, 아니면 죽은 척 하는 것. 내게 결정권은 이 둘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 의견을 후보에 올리는 그 중요한 결정은 모두 내게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지금 저에게 죽을 건지, 죽은 척 뉴드에서 살 것인지 정하라는 말씀이죠?”

 

  또 다시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누군가 제 죽음을 논하는 걸 저만 모르고 있었네요.”

 

  카트리나의 입에서 나오는 죽음에 내 머리 속에 가족들의 얼굴이 스쳐갔다.

 

 “여러분은 이미 수많은 인간을 죽인 거나 마찬가지에요. 제가 죽든, 죽은 척 집을 떠나든 제 가족들이 고통 받을 건 생각지 못하셨나요? 전 초능력이 판을 치는 이 세상을 가족들과 맞바꿀 생각이 없는데 말이죠. 제가 뉴드에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혹할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왜 그런 생각을 하셨을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제 미래에 대해 논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보다 향상된 지능을 가진 게 뉴지너 아닌가요? 그 작은 문제는, 그 기본적인 문제는 생각지 못하셨어요? 모든 건 제가 선택한 거라고 하시겠죠. 그래요. 물에 내 발로 걸어 들어갔지만, 그 상황을 만든 건 빌어먹을 뉴지너. 당신들이라고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대리석 탁자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탁자는 꿈쩍도 안 했고, 내 손만 아릿하게 아려왔다. 그게 더 화가 났다. 내가 얼마만큼 화가 나고, 분노했는지 이들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나를 화나게 했다.

 

 “당신들이 누군가의 죽음을 정할 만큼 대단한 존재는 아닌 것 같네요.”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자 호레나가 말했다.

 

 “집에 돌아간다고 하면 데려다 주겠지만 얼만 안 가서 감찰원들이 널 찾을 거야.”

 “이건 개꿈이에요.”

 “그렇게 되면 우리가 널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빌어먹을 개꿈. 말도 안 되는 꿈이라고.”

 

  문을 열자 문이 보였다.

 

 “날 집에 데려다 줘.”

 “율.”

 “당장.”

 

  그를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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