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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더 문(The Moon) - 차원의 비밀
작가 : 하이커
작품등록일 : 2016.8.24

전직 경찰이었던 장태식은 서도대교에서 연쇄추돌 사고를 당한다.
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되지만 낯선 마을에 격리되고, 이내 자신이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든 마을에서 벗어나 가족에게 돌아가려고 하는데.... 과연 그는 자신의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11화. 사냥(1)
작성일 : 16-10-04 18:44     조회 : 750     추천 : 0     분량 : 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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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태식이 참으라고 말했지만 거나하게 취한 김한영은 이미 앞뒤 안 가리고 돌진할 태세였다.

 “뭐가 어째? 야 이 새꺄! 너 다시 말해봐!”

 김한영이 어깨를 앞으로 내밀며 말리는 태식의 손을 뿌리쳤다. 김한영이 술을 마신 것이 아니라 술이 김한영을 집어삼킨 것 같았다.

 태식은 어이가 없었다. 누가 보면 술집 술을 혼자서 다 마신 것으로 알 만했다. 하지만 김한영이 마신 술이라고 해봐야 고작 2000cc가 다였다.

 

 젠장, 술취한 사람 뒤치다꺼리 하는 건 정말 딱 질색인데….

 

 “남의 동네에 왔으면 조용히 있다 돌아갈 것이지, 왜 여기까지 기어들어와서 술맛 떨어지게 하는 건데? 어?”

 사내가 물러서지 않고 조금 더 목청을 높이자 여기저기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덩치로만 보면 걱정할 게 없었다. 그만큼 김한영은 덩치가 컸다. 하지만 김한영의 팔뚝을 잡아본 태식은 난감했다. 순수한 비계덩어리. 싸움은 커녕 줄넘기도 안 해본 살덩이일 뿐이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술집이 난장판이 될지도 몰랐다. 가뜩이나 원주민들의 눈길이 곱지 않은데 난투극까지 벌어진다면! 일방적으로 몰매 맞고 내쫒기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아무리 생각해도 자리를 그만 접는 게 나을 듯싶었다.

 “자, 다들 그만 일어나죠.”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 챈 이민상과 채태민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한영은 여전히 막무가내였다. 부축하려는 태식의 손을 뿌리치며 나가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렸다.

 “씨X, 정신 좀 차려라, 어?”

 짜증이 치밀었다. 이런 인간은 정말 딱 질색이다. 성질 같아서는 한 대 패주고 싶은 심정이 굴뚝 같았지만, 태식은 꾹 참았다.

 김한영을 겨우 잡아끌다시피 하여 술집 밖으로 나가려는데 뒤에서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어? 쥐새끼들이 도망가네?”

 낄낄거리는 웃음 소리.

 

 태식이 돌아섰다. 빌어먹을, 이렇게 또 일이 꼬이는 건가?

 “말이 좀 심한 것 같습니다만.”

 태식이 목소리를 착 내리깔고 상대편 사내를 노려보았다.

 “그래서, 뭐. 한번 해보자는 거야?”

 사내가 기다렸다는 듯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자 함께 있던 그의 일행들도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집에 있던 마을 주민들 중 한 명은 완전히 만취 상태였다. 그는 정수리가 훤희 드러난 오십대 중반의 사내였다. 눈은 반쯤 감겼고, 고개는 자꾸만 아래로 떨어졌다.

 사내는 갑작스런 고함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나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자마자 휘청거렸다. 두 팔을 허우적거리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애를 썼지만 이미 그의 몸뚱이는 테이블에 한 차례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테이블 위의 술병과 잔들이 와르르 한쪽으로 쏠렸다가 바닥으로 떨어져 와장창 박살이 났다.

 

 소리는 신호가 되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태식과 사내 사이에 주먹질이 오갔고, 술집은 눈 깜짝할 사이에 난장판이 되었다.

 

 술집 안에 있던 사람들은 광장으로 우르르 몰려나갔다. 광장에 있던 마을주민들과 이주민들까지 합세하는 바람에 싸움은 패싸움으로 번졌다.

 사람들은 뒤엉킨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코뼈가 깨지고 이빨이 부러졌다.

 주먹과 발길질이 오갈 때마다 시뻘건 피가 낭자하게 튀었다.

 

 군인들이 나타났다. 군인들의 진압봉이 사람들 등짝 위에서 무자비하게 춤을 추었다.

 악!

 윽!

 컥!

 군인들이 사람들을 진압하는 데에는 단 5분도 걸리지 않았다.

 

 * * *

 

 이튿날 아침, 군 본부 유치장에 갇혔던 사람들이 모두 풀려났다.

 이주민들과 마을주민들 사이에는 묘한 냉기류가 흘렀다. 그들은 상대를 노려보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고, 괜히 눈을 부라리고 주먹을 들어보이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재수없는 새끼들.”

 “씨x, 너 뭐라 그랬어! 죽고 싶어 환장했냐?”

 사람들 사이에 험악한 욕설이 오가던 순간, 호루라기 소리가 “삐익” 들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리난 곳에 쏠렸다. 감독관이었다.

 “다들 철창에 다시 갇히고 싶어 안달이군.”

 감독관의 싸늘한 어조에 이주민들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슬쩍 외면했다.

 “감독관님, 도대체 우리가 왜 이 자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겁니까?”

 마을 주민들 중 하나가 큰 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맞습니다.”하는 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당장 저자들을 마을에서 내보내 주십시오. 우리는 저자들과 함께 못 삽니다. 왜 그런지는 감독관님께서 더 잘 알겁니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김한영에게 먼저 시비를 걸었던 사내였다. 그는 울분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목에 핏대까지 세워가며 소리쳤다.

 “허기성, 지금 누구한테 하는 소린지 알고나 있는 건가?”

 감독관이 허기성을 노려보았다.

 태식은 순간 허기성이라는 작자의 얼굴에 아차, 하는 후회의 빛이 스치는 걸 놓치지 않았다.

 “아… 아니… 그게 아니라요…….”

 감독관의 날카로운 눈빛을 알아챈 허기성이 움찔하더니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자, 다들 해산!”

 

 감독관이 소리치자 사람들은 앞다투어 군본부를 빠져나갔다.

 

 “어우, 대단하십니다. 말 한 마디에 깨깽이네요?”

 장태식이 능글거리며 아는 체를 했다.

 “비웃는 건가?”

 “설마요… 제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럼, 전 이만.”

 태식은 감독관을 향해 고개를 까딱 숙이고는 발길을 돌렸다.

 

 “요리사 보조 일은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되네.”

 

 등 뒤에서 감독관이 소리쳤다.

 “왜요?”

 눈을 동그랗게 뜬 태식이 돌아서며 되물었다.

 “자네는 할 일이 따로 있어.”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그냥 요리사 보조 일 하면 안됩니까?”

 도대체 무슨 일을 시키려고. 태식은 자꾸 감독관과 마주치는 상황이 성가셨다.

 “사냥을 나가게.”

 “네?”

 갑자기 사냥이라니. 이건 또 무슨 꿍꿍이인가.

 태식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감독관을 바라보았다.

 

 * * *

 

 마을 본부 앞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대부분이 마을 주민들이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이주민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태식은 주민들 사이에 어정쩡하게 자리를 잡고 섰다. 자신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원주민들의 눈빛을 못 본 척 외면하며 태식은 자신을 데리고 온 군인에게 말을 걸었다.

 “다른 이주민들은요?”

 “그들에 대해선 별다른 지시가 없었습니다.”

 “그럼 나만 사냥에 참여하라고 했다는 겁니까?”

 “전 그저 감독관님의 지시에 따랐을 뿐입니다.”

 “왜요? 왜 나만…….”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릅니다.”

 

 군인들은 사람들에게 소총을 나누어 주었다. 자신에게도 총이 주어지자 태식은 총을 살폈다. 군에서 사용했던 K2 소총과 비슷했지만 무게가 더 가벼운 것 같았다.

 감독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늘 사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지금 적이 터널 근처까지 침입해 왔다고 한다.”

 감독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걱정어린 탄식이 새어나왔다.

 태식은 감독관이 내뱉은 단어들 중 ‘적’이라는 낱말에 주목했다. 사냥감을 표현하는 단어에 ‘적’은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도대체 뭘 사냥하는 것이길래 적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걸까?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놈들이 이토록 가깝게 접근했던 적은 없었다. 산이 뚫리면 마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다들 잘 알고 있겠지? 그러니 터널만은 반드시 사수해야 한다. 알겠는가?”

 “옙!”

 “부디 살아서 돌아와라. 신의 가호가 있기를.”

 감독관의 표정은 더없이 비장했다.

 

 마을 본부 앞에 트럭이 도착했다.

 

 ‘아니, 뭘 사냥하길래… 괜히 사람 겁주고 말야.’

 트럭에 올라탄 태식은 옆사람에게 슬쩍 말을 걸었다.

 “도대체 뭘 사냥하러 가는 겁니까?”

 멧돼지니 고라니니 하는 대답을 기다렸던 태식은 뜻밖의 대답에 당황했다.

 “침략자들이오.”

 “네?”

 태식이 어리벙벙한 얼굴로 되물었다.

 

 “다른 차원에서 온 존재를 죽이러 가는 거요.”

 

 트럭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외부세계와 마을을 잇는 단 하나의 다리를, 트럭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 * *

 

 다리를 건넌 트럭은 곧 산길로 접어들었다. 비포장된 도로는 산등성이를 따라 구불구불하게 이어졌는데 강원도 고갯길과 비슷했다. 이십여 분쯤 산길 오르내리기를 반복한 끝에 트럭은 거대한 터널 앞에 멈추어섰다.

 

 사람들이 트럭에서 모두 내리자 지휘통솔을 맡고 있는 마을 주민들 중 하나가 긴장된 얼굴로 지시를 내렸다. 사람들은 그를 ‘대장’이라고 불렀다. 40대 중반쯤으로 되어 보이는 사내는 강인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는데, 눈썹이 짙고 턱 주변으로 거칠게 수염이 돋아나 있었다.

 “제1조는 터널 안을 맡고, 제2조는 산의 서쪽 방어기지를, 제3조는 동쪽 방어기지를 맡는다. 마지막으로 제4조는 중앙 방어기지를 사수한다.”

 “저는 어느 조에 속합니까?”

 어디에도 끼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태식이 대장에게 물었다. 태식을 알아본 대장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당신이 여기에 왜 있지?”

 대장은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장이라는 작자가 다짜고짜 자신에게 반말을 해대자 태식은 빈정이 상했다. 하지만 별다른 내색은 하지 않았다.

 “감독관이 사냥인가 뭔가를 같이 하라고 그랬다는군요.

 “이봐, 사실이야?”

 대장이 군인들 중 하나에게 물었다.

 “네!”

 군인이 대답하자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대장이 “나를 따라오슈.”하고 말했다.

 

 태식은 십여 명의 마을주민들과 대장을 따라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십여 분쯤 산을 오르자 문이 나타났다. 문 옆에는 수문장 둘이 입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수문장들은 대장이 나타나자 육중한 철문을 열어 사람들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굴 안으로 들어온 태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 앞에 나타난 것은 거대한 승강기였다.

 승강기에 올라타자 덜컹거리며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태식은 바짝 긴장한 채로 마른 입술을 꽉 캐물었다.

 몇 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승강기가 멈추었다.

 

 태식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는 탄성을 터뜨렸다. 그가 서 있는 곳은 거대한 암벽 꼭대기였다. 암벽의 꼭대기에는 가슴 높이만큼의 돌벽이 쌓여있었다. 주민들은 돌벽을 엄폐물로 삼아 각자 위치를 잡기 시작했다.

 “아니, 사냥을 한다면서 왜 이런 곳에…….”

 의아한 얼굴로 돌벽 아래를 바라보던 태식이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섰다.

 “저…저건 … 뭡니까?”

 완만한 암벽의 경사면을 기어오르고 있는 것들이 보였다. 태식은 침을 꿀꺽 삼키고 돌벽 가까이 다가가 암벽을 기어오르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자세히 살폈다. 거침없이 네 발로 암벽을 기어오르는 것들은 거대한 도마뱀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도마뱀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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