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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몬스터클럽
작가 : 쇼센
작품등록일 : 2019.9.5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뇌신경정신과학자 데이빗 한 박사는 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뇌스캔을 통한 잠정적 사이코패스 범죄용의자 테스트(몬스터 테스트)의 개발을 종용받는다. 마침 그때 한 프로파일러가 사이코패스테스트의 의무실시를 주장해 대중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자, 야당 대선후보 이중필은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몬스터 감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표심을 얻기 시작한다.

한 편 데이빗 한의 장남이자 천재 사이코패스 고등학생인 한명석은 여당 대선후보와 결탁해 전략적으로 소년범죄를 저지르는 <몬스터 클럽>을 비밀리에 조직하고, 군중의 세뇌에 효과가 있는 약물 ‘마리오네트’를 은밀히 유포하는데, 사건성을 의심한 한수형 경위가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하고….

 
#8. 데이빗 한 vs 이중필
작성일 : 19-10-01 21:28     조회 : 247     추천 : 2     분량 : 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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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와 앉으세요.”

 약속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한 한 박사를 미리 와 있었는지 이중필 후보가 반갑게 손을 내밀며 맞이했다. 눈치 빠른 비서가 식당 종업원을 불러 주문을 마치고 조용히 사라졌다. 내부가 널찍한 개별실 안에 한 교수와 이중필 후보 단둘이 마주하게 되었다. 잠시 뜸을 들이는가 싶더니 이 후보가 먼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뗐다.

 “정치가 쉽지 않지요?”

 “네...?”

 “정치라는 게 거시적으로 큼직한 포부도 중요하지만 또 세밀한 작업들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의중을 파악하려고 한 박사가 말없이 이중필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역시나 웃음기가 없었다. 예전부터 한 박사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담담하고 차가운 그 눈빛이 섬뜩하다고 생각했었다.

 “우리는 그러니까 한 배를 탔다는 겁니다. 저를 섬세하게 도와주시지 않으면 다 같이 이 소용돌이를 헤쳐나갈 수가 없지요.”

 “물론 저도 후보님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얘기가 빠르겠군요. 전화로도 말했지만 지금 우리에겐 골든 구스가 당장 필요합니다.”

 한 박사는 ‘우리’라는 말이 왠지 거슬려 말없이 미간을 가늘게 좁혔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약품 개발은 시중에 나오기까지 많은 단계가 필요합니다.”

 “네 압니다. 그러니까 아직 시중에 나오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골든 구스의 존재를 대중한테 알리자는 겁니다. 몬스터들을 통제할 수 있는 약을 확실히 개발했고, 곧 시중에 나올 예정이라고 발표해주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아직 그럴 단계가... 가장 중요한 임상실험이 아직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또 뭡니까.”

 한 박사는 순간 사라진 약의 행방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아닙니다.”

 “한 박사, 잘 들으세요. 우리에겐 시간이 없고, 때가 늦은 후에 그 약이 세상에 나와 봤자 아무 쓸모가 없게 됩니다. 박사님이 열심히 연구개발한 모든 과정이 헛수고가 되는 겁니다. 그 약이 제때 나와줘야 그 약이 효험을 발휘하는 겁니다. 일단 M테스트 의무화가 통과돼야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반드시 이 약이 출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로서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발표에 앞서서 임상실험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아... 그게 무슨 말입니까.”

 순간 이 후보가 어이없다는 듯 짧은 탄식을 터뜨리며 얼굴을 한 박사를 향해 바짝 들이밀었다.

 “황금알이 급하다고 거위의 배부터 가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럼 박사님, 하나만 묻겠습니다. 세상에 자식을 버리는 부모가 있답니까.”

 “그게 무슨.... 뜻입니까.”

 “자식이 몬스터로 확정돼도 부모만큼은 자식을 버릴 수 없단 얘깁니다. 그 부분을 안심시켜야 부모가 자식을 괴물로 만들지 않을 수 있구요. 자식이 괴물인 걸 알고 괜찮을 부모가 어딨겠습니까. 박사님은 그 마음을 잘 아실텐데요?”

 어둡고 새까만 눈동자가 한 박사의 바로 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한 박사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을 들여다본 것처럼 소름이 끼쳤다.

 “방금…… 그 말씀의 의도가 뭡니까?”

 한 박사는 시선을 돌렸다. 가슴이 불안과 공포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의도요? 그건 한 박사님이 더 잘 아실 것 아닙니까. 의약품 개발자로서의 양심도 중요하지만 박사님도 집에서는 평범한 아버지시지 않습니까. 자식이 몬스터라면 대단히 절망스럽겠지만, 한 편 구제할 방법이 있다면 안심이지 않겠습니까. 자식을 굳이 버리지 않아도 되니까 말입니다.”

 “버리다니요! 후보님, 혹시 뭔가 알고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한 박사는 경직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그렇게 물었다. 혹시 길명섭 소장이 무슨 말을 전한 걸까. 그렇다면 큰 일이었다.

 “큰 바다에 야망을 품고 항해를 나가는데 배 점검을 꼼꼼히 안 하겠습니까. 조그만 구멍이 있어도 배는 가라앉습니다. 한 박사님에 대해서도 알 만큼 알고 있지요.”

 “그 말은…… 지금 제 아들을 빌미로 협박을 하시겠다는 겁니까!”

 한 박사는 수치인지 분노인지 모를 감정에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자 이중필이 놀란 척 손사래를 치며 상반신을 멀찍이 뒤로 뺐다. 그러나 충분히 한 박사의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한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아이고, 협박이라니요. 그렇게 서운한 말씀 하지 마세요. 한 박사님의 집안일은 이제 제 집안일이기도 한데요. 저는 진심으로 아드님을 도와드리고 싶은 겁니다. M테스트가 개발되더라도 골든 구스가 출시된다면 전도유망한 아드님 미래도 다치지 않고 지킬 수 있을테니까요.”

 “인간을 그깟 약에 길들일 수 있겠습니까! 그 약을 개발한 연구소나 제약회사는 큰돈을 벌지도 모르지만 그 약을 먹어야 하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약을 강요받는 셈입니다. 제 아들은, 명석이가…… 그 약 따위에!”

 “그 약이 왜요.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신 겁니까. 설마 사이코패스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며 다른 사람을 해치고 자신의 본능대로 무슨 짓이든 할 권리가 있다고 말씀하고 싶으신 겁니까.”

 “... ...”

 “박사님의 말씀대로 고작 약입니다. 약 좀 먹인다고 권리침해는 아니지요. 오토바이 탈 때 답답하다고 헬멧을 안 써서 사고를 내면, 운전자 탓이지 헬멧 탓입니까. 저희는 어디까지나 국민을 보호하자는 겁니다.”

 “후보님이 말하는 국민에, 제 아들도 포함되는 겁니까.”

 “아, 물론이지요. 그러니 어서 가져온 걸 꺼내 보세요. 발표 일정을 짜 봅시다. 시간이 없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한 박사는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가방에서 자료들을 꺼냈다. 그리고 그간 준비해 온 ‘골든 구스’의 연구 진행 과정과 현 단계에서 알아낸 약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이 후보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동물 실험 결과는…… 일부 우려되는 점이 있었습니다.”

 “그게 뭡니까.”

 “약을 복용한 후 지각 능력의 이상이 높은 확률로 발견됐습니다. 시각이나 청각, 촉각, 후각 등 감각기관이 잘못된 감각 정보를 뇌에 송신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눈앞의 장애물을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 간다거나 음식을 줘도 반응하지 않거나 엉뚱한 곳에서 음식을 찾는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그 어떤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무기력증과 같은 무반응의 상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의미 있는 수치입니까.”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흠 반대로 그만큼 감각 제어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어느 정도 일시적인 반응에 그친다면 문제될 거 없어요. 모든 약에는 주의사항이 있는 거고. 그리고 그런 부작용을 개선하는 게 한 교수의 역할 아닌가요.”

 “네. 하지만 인간은 몰모트와 다릅니다. 적은 확률이라도 인간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확실하다면 쉽게 세상에 출시해서는 안 됩니다.”

 “임상실험이 필요하다면 진행해요. 부작용이 짧은 기간에 그친다면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하는 것으로 충분할 거고. 실험할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면 내가 당장 구해주겠어.”

 “그렇게 해서라도, 꼭 M테스트 의무화를 추진하고 싶으신 겁니까.”

 “아니지, 한 박사! 나한테 중요한 건 선거야. M테스트가 날 선거에서 이기게만 해준다면 나는 거기에 어떤 비용도 기꺼이 치를 각오가 돼 있다는 겁니다.”

 “저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연구자의 윤리라는 것도 있습니다. 후보님께서는 이 나라에 M테스트나 골든 구스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든 것이 필요한 지 필요하지 않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법이야! 필요란 건 말입니다. 만들어내는 겁니다. 결국은 이 나라에 정치 아닌 게 어딨겠어요. 즉, 힘 있는 자에게 조금이라도 봉사하는 것일수록 그것의 필요는 생기는 겁니다. 박사님은 이미 거부권이 없습니다. 이미 국민들이 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한 박사는 곧바로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었으나 이중필 후보는 손을 들어 그의 말을 제지하고는 메모지에 뭔가를 서둘러 적은 후 내밀었다.

 “자, 길게 끌 것 없어요. 이 날짜로 하지요. 기자회견을 준비하세요. 이 날이 골든 구스가 세상에 나오는 날이야. 그리고 그 날이야말로 비로소 M테스트가 완벽해지는 날이 될 거고. 알겠습니까.”

 이 후보가 건넨 메모지에는 그의 말대로 날짜 하나가 휘갈기듯 적혀 있었다. 한 박사는 그 날짜를 확인한 순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겨우 열흘 후였다. 그리고 그 날은 그에게 익숙한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그날은 한 박사가 지난 17년 동안 한 번도 잊은 적 없이 챙겨 온, 바로 장남 명석의 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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