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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리콜렉션 (re-collection)
작가 : 레드펀치
작품등록일 : 2019.8.31

뭐야!? 세계가 끝났다고!?
인간 강한경
그는 자신의 앞에 나타난 여신의 말에 경악했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그녀의 이어진 말에 그는 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인간의 완성을 꿈꾸는 「최초의 존재」의 죽음 이후 99개로 나누어진 세계.
창조신 가이아에 의해 무한히 반복되는 정화와 재생.
존재의 유지라는 거창한 의미도 필요 없는 없다!
가족, 친구를 지키기 위한 구도자들의 반격이 곧 시작 됩니다.

 
13화 : 귀환 (3)
작성일 : 19-10-01 20:53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6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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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 새끼들 한 놈은 살려 준다니까..”

 [... 그런 눈빛을 하고 말하면 누가 믿겠냐...]

 “그래도 한 놈이라도 튀어 올 줄 알았는데... 괜히 땀 뺐네!”

 

 그의 친절한 제안(?)이랑 다르게 눈에 가득 담긴 살기에 괴물들은 사방으로 도망쳤다.

 덕분에 하나하나 쫓아다니며 도깨비들을 격살한 한경은 털썩 주저앉더니,

 주위에 널브러진 수백 구의 도깨비 사체를 보며 이마의 땀을 훔쳤다.

 

 “뭐 어차피 살려줄 마음도 없었지만, 그나저나 14선악이 도대체 뭐야?”

 [그들은... 파괴자들의 실질적인 지배자들이다.]

 “지배자?”

 [한경. 그들에 대한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지.]

 “또 자격이 안된다는 이야기인가.”

 [... 그렇다기보단, 어차피 때가 되면 너의 기억 속에서 그들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아... 뭐가 이렇게 복잡하냐. 알았어. 아무튼 그놈들이 최종 보스인 거지?”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맞으면 맞는 거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는 건 또 뭐냐? 일단 알았어. 그 이야긴 이제 그만할게.”

 

 그간의 모르와의 대화를 통해서 시스템상 허락되지 않은 정보는 일정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진 그가 해줄 수 있는 말은 없다는 것을 깨달은 한경은 깔끔히 포기했다.

 그리곤 그의 눈이 자연스럽게 한쪽을 바라보았다.

 

 “와, 그런데 저 새끼 잘 처먹네. 쟤 정말 저렇게 하나하나 다 흡수 하나 본데?"

 [그런가 보군.]

 

 그곳에는,

 전투가 끝나자 인벤토리에서 자동적으로 소환된 팔계가 꼬리를 흔들며 도깨비들의 사체에 주둥이를 파묻은 채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었다.

 

 “이거 정말 미친 거 맞지?”

 [세계가 창조된 후 억겁의 세월 동안 한번 도 발생되지 않았던 버그이다. 가이아의 힘을 이런 식으로 흡수하게 될 줄이야...]

 “흐흐흐. 그렇게 고생시키더니 복덩이였어! 정보 창!”

 

 [소환수 정보

 이름 : 팔계

 등급 : 자(1) 성장형

 능력 : 1. 파괴자들의 본질 흡수(식). 2. ??? 3. ???]

 

 “파괴자의 본질 흡수라니... 역시 식과 관련이 있었어. 흐흐”

 

 파괴자들의 시체 앞에 물음표만 가득했던 팔계의 능력 하나가 공개됐다.

 팔계는 파괴자들의 사체에서 구슬 모양의 에너지를 뽑아냈고, 구름을 뭉친듯한 형태의 그것은 다시 빠르게 팔계의 입속으로 눈 녹듯 사라졌다.

 어떤 메커니즘으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조차 알 수 없었고, 단순한 흡수라고 명시된 정보 창에서 한경이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하지만,

 앞서 모르가 이야기한 것처럼, 파괴자의 힘은 가이아에게서 나온다.

 그것을 흡수한다는 것 자체가 소유주인 한경이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스탯조차 하나없는 작고 귀여운 돼지 한 마리 키운다고 생각했던 한경에겐 뜻밖의 선물.

 비록, 파괴자의 본질 흡수가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순 없으나, 무려 가이아와 관련된 힘이라 언젠간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 한경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다 흡수할 때까지 기다릴 텐가?]

 “아니 그럴 순 없지. 조금 더 쉬었다가 다시 움직여야지.”

 [...]

 

 한경의 기분과는 별개로 그의 단호한 대답에 별달리 할 말을 찾지 못한 모르는 한동안 침묵했고,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말을 이어갔다.

 

 [기회를 봐서 움직이는 것이 어떤가? 너는 확실히 어느 세대보다 강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전투 스타일. 아무리 공격해봤자 한방에 한 마리. 스태미나가 한계가 있는 이상. 뢰설화(壨雪華)가 범위에 특화 되고 지금 수준에서는 대단한 스킬이긴 하지만 기껏해야 두 번밖에 사용 못 하지 않나?]

 “더 이상 그 이야기도 그만하지? 기회를 봐서는 모두 지킬 수 없어. 그리고 잊었나본데, 나 잔여스탯이 75개남아있어. 아직 강해질 여력은 충분하다. 부족한 스태미너야 어차피 레벨업 하면 채워지니 문제 없다.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움직인다. 지금 위치 기준으로 북쪽 20km 지역만 괴물이 느껴지는 거 확실하지?”

 [몇 번을 물어보나? 확실하다. 아래쪽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곳에 귀환 이후 네 능력에 따라 파괴자는 최소 사방 100km까지는 포착 가능하다.라고 벌써 세 번째 설명하는군.]

 “가족들은 무사하겠군... 다음 위치는 어디야?”

 [11시 방향 3km 지점이다.]

 “좋아 바로 출발하지.”

 

 * *

 

 후암 재래시장.

 방앗간의 구수한 냄새와 후끈한 열기와 함께 지글지글 전 부치는 소리.

 흥정하는 손님들과 상인들까지.

 평소라면 사람 냄새로 가득 넘쳤을 이곳에 처절한 비명과 잔인한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

 

 「마나술 – 파이어볼(Fire Ball)」

 

 [펑!]

 [꾸에엑!]

 

 사람 주먹 만 한 불의 구체가 빠르게 시민을 덮치던 도깨비에게 날아갔다.

 적중당한 도깨비는 그대로 쓰러졌지만 치명적인 피해는 입지 않은 듯 잠시 뒤 일어나 자신을 향해 불의 구체를 쏘아낸 인간을 향해 빠르게 뛰어갔다.

 

 “이런! 이쪽에 지원 좀 부탁...!”

 

 [쾅!]

 

 “하아... 괜찮으세요?”

 “넵! 감사합니다!”

 “정말 끝이 없네요... 살아 나갈 수 있을지...”

 “그래도 저들을 포기할 순 없습니다!”

 “제가 앞에서 막을 테니 「파이어볼」 한방 더 부탁드립니다!”

 

 깨달음의 숲에서 기초 마나 술을 익혀 나온 남자와 그 앞을 지키고 남자하나.

 이들의 앞에는 수십의 괴물들이 달려들었고, 둘은 한조가 되어 사력을 다해 방어를 하고 있었다.

 

 그와 같은 구도자들 수십 명이 각각의 조를 짠 채 괴물들의 공격을 막고 있었다.

 그들 앞에 쓰러진 도깨비들은 백을 넘긴지 오래지만 아직도 골목을 가득 채운 그들의 모습에 구도자들은 점차 희망을 잃어갔다.

 

 “이... 이대론 끝입니다!”

 “조금만 버티세요!”

 “공격이 이곳만 시작됐을까요? 우리라도 먼저 살아야 합니다!”

 “그럴 순 없어요! 우리가 저들을 지키지 못하면 우리 가족은 누가 지킵니까?”

 

 자신을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는 괴물의 측면을 빠르게 파고들어 급소에 단검을 박아 넣은

 김희성이 뒤를 바라보며 외쳤다.

 

 자신들을 한줄기의 희망으로 여기고 있는 수백의 시민들.

 지구를 지배하는 포식자였던 시민들은 갑작스레 나타난 파괴자들에게 무력하게 먹잇감이 되어 잘게 찢겨 그들의 입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나타난 직후 각자 흩어져 위기를 겪던 구도자들을 김희성이라는 구도자가 결집했다.

 도깨비들의 군락을 하나하나 격파한 그들은 이곳에 도착했고, 살아남은 시민들을 구출해 방어진을 형성했다.

 김희성은 떨리는 눈빛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민들과 끝없이 몰려오는 도깨비들을 번갈아 쳐다본 후 고개를 흔들며 한 마리라도 더 죽이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끄아악!”

 “이런!”

 “저쪽 방어진이 뚫렸습니다!”

 “군대는 대체 뭐 하는 거야!”

 “당신! 튜토리얼에서 뭘 배웠어?! 저것들은 구도자들의 공격이 아니면!”

 “젠장!”

 “각자 방어 범위 넓히세요!”

 

 아슬아슬하게 지키던 방어선이 첫 번째 구도자의 희생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 명의 죽음.

 힘겹게 버티던 그들에게 죽음의 막연함이 실제로 다가온 순간 한 명의 죽음은 수 십 명의 마음을 죽였다.

 어느 순간부터 구도자들은 공포라는 벌레에 좀 먹혀 들어갔고, 그렇게 무너진 방어진 사이로 도깨비들이 침입하기 시작했다.

 

 “킥킥! 구도자! 맛있겠다!”

 “이익! 미친 괴물 자식이!”

 

 [쉬익!]

 [퍽!]

 

 침입한 도깨비에게 막 화살을 날리던 구도자 한 명의 머리통을 박살 냈다.

 

 “또 한 명이 죽었습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고 생각한 김희성은 한 공장 건물을 가르치며 입을 열었다.

 

 “일단! 저기로 피합시다!”

 “저기까지 수백 마리가 있습니다. 어떻게 저기까지 갑니까?”

 “일단 제가 먼저 길을 뚫겠습니다. 뒤따라오시고 그쪽 열 분은 뒤따라오는 시민들을 지켜 주세요!”

 “무립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먼저 출발하겠습니다!”

 

 말을 마친 김희성은 선두에 서서 그들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그의 뒤를 따르는 구도자들.

 김희성과 몇 명의 구도자들이 선두에서 괴물들을 헤치며 나아갔다.

 

 “헉~! 헉~! 마지막입니다! 시민들 위쪽으로 이동시켜 주세요!”

 

 [쉬익~!]

 [푹~! 푹~!]

 

 도깨비 네 마리가 동시에 김희성을 공격했지만, 암살 계열 스킬을 익힌 그는 순식간의 그들의 뒤로 이동해 단검으로 그들을 찔렀다.

 

 “으랏차차 차!”

 

 [털썩]

 

 희성의 공격에 도깨비들은 잠깐 멈칫했고, 그 틈을 이용해 김희성과 함께 선두에 섰던 구도자 셋이 각각 검과 도끼로 그들을 동시에 처리했다.

 

 “자 이제 들어갑시다! 내가 뒤를 지킬 테니 시민들부터 차례대로 들어가세요.”

 

 말을 마친 그는 빠르게 뒤쫓아 오는 괴물들을 향해 뛰어갔다.

 그를 선두로 책임감이 강한 구도자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몇 명의 구도자들이 힘을 써 두꺼운 철문으로 된 건물의 입구를 열었고, 시민들은 연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하며 안쪽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약 절반 정도의 시민이 대피했을 때였다.

 

 [우르릉! 쾅!]

 

 “엉? 뭐야?”

 “이... 이거 왜 이래?”

 “이거 열어요!”

 

 짤막한 키에 머리 가운데가 벗겨진 검은색 정장을 입은 50대 중년인.

 그가 허겁지겁 건물 안으로 들어가더니 안쪽에서 문의 자동 개·패 버튼을 눌러 버리자.

 문이 빠르게 닫혔다.

 

 [쾅! 쾅!]

 

 “으악! 살려줘! 문 열어줘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맨 앞에 있던 남자가 문을 두드리며 크게 외쳤다.

 

 “이 개새끼야! 문 열어!”

 

 이미 구도자들은 몰려오는 괴물들을 막으러 모두 후방으로 빠진 상태라 굳게 닫힌 두꺼운 철문을 일반인들이 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흑흑! 미안합니다! 고등학생 딸내미 하나가 저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맞아! 살 사람은 살아야지! 당신들은 밖에서 그 괴물 놈 들이나 같이 막아!”

 “당신만 가족 있어?! 당장 문 열어!”

 “으아악! 살려줘!”

 “끄윽! 그만 밀어!”

 

 문이 닫혔다는 소식이 맨 끝 생존자에게까지 전달되고, 패닉 상태에 빠진 그들은 막무가내로 건물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끝내 열리지 않는 문에 건물 앞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잠시만! 잠시만! 비켜 주세요!”

 “저희가 문을 열...!!”

 “당신들 먼저 들어가려 그러지? 못 믿어! 저리 비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일부 구도자들이 문을 열기 위해 건물 쪽으로 다가갔지만, 아수라장이 된 현장을 헤치고 나갈 능력은 그들에게 없었다.

 오히려 그런 그들에 대한 불신이 생겼고, 결국 일부 생존자들이 구도자를 향해 주먹을 날리며 그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왜 이쪽으로 오자고 해서! 너네 때문에 죽게 생겼잖아! 빨리 나가서 싸워! 저 괴물들 막으란 말이야!”

 

 갑작스러운 비난에 구도자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자신들을 비난하며 손가락질 하던 사람들.

 결국 자신들을 희생해서라도 시민들을 지키고자 했던 구도자들은 그런 그들의 행태에 배신감을 느꼈다.

 

 “이... 이 개자식들이”

 “이런 씨팔! 이런 것들을 때문에! 다 뒤져!”

 “거 헉!”

 

 구도자가 시민을 향한 최초의 공격.

 가죽 재질의 건틀릿을 착용한 구도자 한 명이 자신에게 욕설을 내뱉던 시민 하나를 공격했고, 시민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배신과 광기라는 감정에 전염된 구도자들은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공격했다.

 

 괴물들을 막기에도 급급한 상황에서 급격히 전력이 빠져 버리자 최전방에 있던 구도자들은 하나둘 도깨비들의 몽둥이에 쓰러지기 시작했다.

 

 * *

 

 “헉, 헉...”

 

 이제는 두 손에 주먹을 쥘 힘도 남아 있지 않다.

 온 힘을 다해 단검을 쥔 나는 바로 앞에서 몽둥이를 휘두르는 괴물의 공격을 급하게 피했다.

 깨달음의 숲 탈출 이후, 운이 좋아 보상으로 얻은 ‘살수의 어린 시절’ 기억.

 누구의 기억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기억의 조각보다 조금 더 특별한 기억의 조각이다.

 현실로 돌아와 괴물들의 습격에 잔인하게 갈기갈기 찢기는 사람들.

 지구 최고의 포식자에서 존엄성을 상실한 채 먹잇감으로 전락하는 인간들을 보면서 나는 사명을 깨달았다.

 바로 인류의 보호와 인간의 존엄성 유지.

 과대망상증이라는 정신병력을 가진 과거의 삶.

 괴로운 기억밖에 없었지만, 평생을 괴롭힘당했던 과거는 그들을 지키는 미래로 바꿀 것이다.

 사람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살수의 힘으로 그들을 지키기 위해 나는 떨리는 손과 다리를 부여잡고 일어났다.

 살수의 기억이 나에게 최적의 투로를 뇌 깊은 곳까지 속삭인다. 성공할 수 있을까.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이지만 사력을 다해 투로를 완성시켰고 공격을 받은 괴물은 자신이 어떤 공격을 받았는지 모른 채 쓰러졌다.

 

 수 십 명의 구도자들과 함께 괴물을 막던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함께 싸운 그들의 얼굴을 보기 위해.

 남은 것은 일곱 그들은 나를 중심으로 원형을 만든 채 괴물들의 맹공을 사력을 다해 방어했고 이제 막 49번째 괴물이 쓰러졌다.

 괴물들의 ‘킥킥’ 거리는 비웃음과 지친 듯 구도자들의 벅찬 숨소리만 들리는 전장의 한 가운데.

 가지고 놀려는 듯 잠시 동안 우리를 희롱하려는 괴물들 덕분에 여유가 생긴 나는 문득 뒤를 돌아 봤다.

 모두 다 대피했을까. 부디 모두 대피해서 저 강력한 철문 뒤에서 이들을 저지할 최후의 방어선이 완성되었기를 바란다.

 

 ‘두근!’

 

 “이... 이런!”

 

 ‘두근!’

 

 아수라장이었다.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시민들은 그들끼리 서로 싸우고, 믿고 후방을 맡겼던 구도자들은 분노에 휩 쌓인 채 그런 시민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을 가슴에 담고, 고통스러운 과거를 잊은 채 저들을 지키려고 마음을 먹었건만, 이제 시작이건만, 역시 인간이란 어쩔 수 없는 건가.

 굳게 다졌던 마음은 서로 물어뜯는 인간들의 모습에 허무하게 무너져간다.

 그리고,

 머리에 가득 채웠던 ‘사명과 책임’은 ‘절망과 살심’으로 가슴을 채워갔다.

 그들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에 절망했고, 희생의 각오를 다진 우리들에 대한 배신에 살심이 끌어 올랐다.

 그 후 찾아온 지독한 무기력.

 지키고자 마음에 새겼던 인간들... 그 인간의 본성을 나의 망막에 새기는 순간 그들이 보잘것없게 느껴졌고, 한순간에 목적을 잃어버린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희... 희성 씨!”

 

 그런 나에게 날아온 몽둥이에 옆에 제법 이쁘장한 여성이 나의 이름을 불렀다.

 같이 함께 싸워 살아남으면 번호라도 물어보려 했는데... 그런 그녀를 향해 나는 자그맣게 말했다.

 

 “이젠 끝났어요. 괜히 저 때문에.. 고생하셨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그때,

 

 [파지지직!]

 

 “키킥! 끼에엑!”

 

 잠시 뒤 눈을 떴을 땐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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