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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잭 앤 블랑 Jack & Blanc
작가 : 힛쥐
작품등록일 : 2019.9.6

갈수록 부패해져만 가는 귀족사회. 상류층은 하류층을 억압하고 그들을 그저 자신들의 재산이라고만 생각한다.
이런 세상속에서 태어난 두 명의 살인귀. 그들의 이름은 잭과 블랑이라고 한다.

 
13. 황금과 선혈의 도박장 (下)
작성일 : 19-10-01 14:46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6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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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런, 벌써 끝인가요?"

 

  골리앗이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그의 테이블에 남아있는 칩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에 비해 상대쪽은 골드칩이 산처럼 수북이 쌓여있었다.

 

  앞에 있는 남성은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보이며 골리앗을 쳐다보았다. 시선을 받은 그는 남성의 눈을 바라볼 자신이 없어 옆을 보았지만 그곳에도 마치 자신을 비웃는 듯한 웃음들이 있었다.

 

  구경하던 관객들이 게임에서 완벽하게 패배한 그를 비웃고있었다.

 

  "─기야."

  "네?"

 

  골리앗이 고개를 떨군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없애 그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모든 시선을 한몸에 받은 그는 얼굴을 들면서 크게 외쳤다.

 

  "─사기라고! 이상하잖아, 갑자기 그렇게 좋은 패들이 막 들어간다는게!!"

  "그러는 골리앗님도 초반에 좋은 패 많이 가져가셨잖아요? 그 뒤로도 계속."

  "그야 그렇지만…! 너, 내 패를 마치 안다는 듯이 승부를 걸어오고……!"

 

  화를 감추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 관객들은 한걸음 뒤로 물러나고 골리앗은 남성을 향해 한걸음 다가간다. 주먹이 굳게 쥐고 남성에게 성큼성큼 걸어가고있는데도, 그는 카드를 만지며 여유를 부리고있었다.

 

  남성의 멱살을 향해 손을 뻗자, 옆쪽에서 다른 손이 날라와 그를 제지하였다. 딜러였다. 지금까지 게임 진행 외에는 아무런 말도, 행동도 보이지 않던 딜러가 처음으로 다른 행동을 보였다.

 

  그 모습에 당황한 골리앗이 딜러쪽으로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보았다. 마치 바위같이 무덤덤한 얼굴로 자신을 보고있는 딜러의 얼굴을 마주하자 자연스럽게 손에 들어간 힘이 풀렸다.

 

  그리고는 마치 내팽개치듯 골리앗의 손을 던졌다. 뒤로 주춤한 골리앗은 자신의 오른손을 잡은 채 남성과 딜러를 번갈아가며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머릿속으로 떠올렸다. 그가 처음부터 만지고 있던 카드뭉치, 부르자마자 나타난 이 딜러. 그리고 그의 의심은 곧바로 확신으로 바뀌어 그 확신이 입 밖으로 튀어나온다.

 

  "한패구나! 너희 둘, 서로 짠거지?"

 

  침을 마구 튀기며 소리친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며 마치 애원하듯이 말한다. 자신은 저 둘에게 사기를 당한거다. 누군가 자기의 편이 되어주지 않을까. 지금 이 억울한 상황에서 자신을 도와줄 사람.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다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골리앗은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허망한 눈빛으로 천장을 보았다.

 

  초점을 잃은 눈으로 천장의 빛을 반사하고 있자니 남성이 쥐고있던 카드들을 테이블에 놓고 입을 열었다.

 

  "단순한거였는데. 당신이 바보같았던거라고요."

 

  남성은 방금 전 상황과는 반대되게, 자신이 직접 골리앗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겼다. 마치 반사적으로 고개를 내린 골리앗이지만 무언가 일을 저지를 듯한 눈빛은 아니었다.

 

  그런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남성은 말을 이어나갔다.

 

  "자신이 카지노에서 게임 몇 번 이기니까 뭐라도 된 줄 알았죠? 무엇을 하든 모두 자신의 뜻대로 될 것 같고."

 

  뒷짐을 진 채 그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말을 이어나가는 남성. 골리앗이 듣고있는지가 의문이지만 상관없는 듯 계속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여긴 원래 그런 곳이거든요. 처음에는 뭐든 해낼 것 같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냥꾼들이 나타나서는 자신을 공격해오죠."

 

  손짓을 섞어가며 골리앗의 눈 앞에서 설명을 하는 남성. 그리고는 폭죽이 터지는 것을 따라하는 듯한 의성어와 함께 손을 양쪽으로 뻗는다.

 

  "그리고는 탕! 결국에는 사냥꾼들에게 죽고말죠. 지금의 당신처럼."

 

  마치 놀리듯이, 그의 앞에서 연극을 한다. 연극을 끝낸 배우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카드를 섞기 시작했다. 구경거리가 사라져 관객들도 하나 둘 자리에서 뜨기 시작한다. 그곳에 남은 건 남성과 딜러, 그리고 골리앗 뿐이었다.

 

  골리앗은 터덜터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발은 카지노의 출입문쪽으로. 아무도 그를 신경쓰지 않는다. 카지노에서 나온 그는 자신이 타고 온 마차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없다. 마차가, 없다.

 

  "어…?"

 

  자신이 타고왔던 마차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있었다. 그는 골든 카지노 주변을 걸어다니며 마차를 찾아다녔지만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는 다시 출입문으로 돌아와서 그곳에 서있는 경호원에게 물었다.

 

  "마차 말입니까? 골리앗님의 마차라면 한참 전에 출발했습니다."

  "뭐라고?"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그가 경호원에게 따지듯이 되물었다. 경호원은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자신이 봤던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검은 머리의 남자가 마차로 가서 몇마디 나누더니 그대로 출발하더군요."

 

  간략하게 설명을 한 그는 다시 정면을 보며 마치 더 이상 할 말은 없다는 듯한 태도를 하였다. 골리앗도 뭐라 할 기력이 없는지 그대로 야밤의 거리로 나섰다.

 

  시간이 꽤 늦었는지 거리에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골리앗은 한적한 거리를 혼자 거닐며 생각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어디부터가 문제였던 것일까. 자신은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오늘 카지노에 도착하고난 뒤 룰렛게임을 했을 때에도 그러지 않았는가.

 

  그 남자와의 포커도, 평소처럼 자신이 더 많은 승리를 챙기고 끝났어야 했다. 하지만 갑자기 급격하게 올라가는 판돈, 이길 수 있는 듯한 패를 쥐고 승부를 하면 상대는 더 강한 패를 보여준다.

 

  하지만 자신에게 패배했었던 것은 오늘을 위한 초석, 혹은 자신을 완벽하게 파멸로 몰기 위해 공들여 쌓은 탑이었고 자신은 그 사실도 모른채 탑을 열심히 올랐을 뿐이었다.

 

  '그러고보니.'

 

  생각에 잠겨 걷다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전혀 모르는 거리에 골리앗은 홀로 서 있었다. 지금까지 마부가 이끌던 마차로만 이동했었기 때문에 골든 카지노에서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전혀 알지 못했다.

 

  문 라이트의 빛이 들지 않는 이 곳은, 패배자들의 거리라고도 불리는 '뒷골목'이었다.

 

  "제길….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야."

 

  비록 골든 카지노에서 돈을 잃기는 했지만 아직까진 큰 타격이 아니다. 저택으로 돌아가면 더 많은 돈이 있다. 그 돈을 이용해 그 재수없던 남성을 꼭 짓밟아주리라.

 

  그렇게 다짐하며 몸을 돌려 자신의 저택으로─

 

  "응?"

 

  몸을 돌리자 자신의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머리, 검은색 옷. 사신같은 분위기를 풍기고있는 그는 골리앗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뭐하는 녀석일까, 생각하고 있을 때. 무심코 그의 얼굴을 보니 괴상한 가면을 쓰고있었다. 눈매는 축 쳐져있고 왼쪽에 눈물모양이 그려져있는 우는 얼굴의 가면.

 

  그 가면을 보자 괜히 모르게 섬뜩함이 느껴졌다. 왜 저 사람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그의 양쪽 팔에서 갑자기 칼과 나이프가 빛을 내며 나타났다. 그것을 본 골리앗은 짧은 비명소리를 내며 뒤로 한껏 물러났다. 그가 물러나자 반대로 자신의 앞에 서있는 사신은 한발자국 앞으로 걸어나왔다.

 

  골리앗이 뒤로 물러나면, 호응하듯이 사신이 앞으로 한 걸음. 이상함을 느낀 골리앗은 용기를 내 그에게 물었다.

 

  "다, 당신은 누구시오!"

  "골리앗 베르나도지."

 

  자신이 먼저 질문했는데 오히려 생뚱맞게 자신의 이름이 답으로 돌아왔다. 원래 평소 성격대로라면 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겠지만 지금은 그럴 분위기가 아니란 것을 골리앗도 잘 알고 있었다.

 

  순순히 자신이 골리앗 베르나도라고 밝혀야하나, 하지만 그의 의도를 알지 못하는데. 이런 생각들 때문에 입밖으로 아무런 대답을 못하고 있을 때 저쪽에서 먼저 입을 열어주었다.

 

  "투기장으로는 만족을 못했나보군."

  "……뭐?"

 

  골든 카지노에서의 나날때문에 잊고있었던 투기장. 여기에서 그 투기장이 언급되어 골리앗은 잠깐동안 투기장에서의 일들을 회상했다. 투기장의 결말, 베일이 암살되었던 것 까지.

 

  순간 골리앗의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본능이 소리쳤다. 저 사람은 위험하다고. 여기에서 얼른 도망쳐야 한다고. 하지만 어디로?

 

  사신이, 칼을 덜렁거리며 한 발자국 더 내딛자 골리앗은 바로 몸을 돌려 골목길의 어둠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퀴퀴한 냄새가 엄습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을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뒤에서는 칼을 든 사신이 추격해오고 있다.

 

  얼마 뛰지도 않았건만 벌써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뱃살을 출렁거리며 열심히 뛰었지만 평소의 운동부족으로 인해 이러는 것이리라. 골리앗은 남은 힘을 다해 소리쳤다.

 

  "아, 아무나 도와줘! 누가 나를 죽이기 위해 쫓고있어!!"

 

  온 힘을 다해 소리친 보람이 있었는지 좁아터진 골목길에 빼곡히 들어서있는 작고 초라한 집들에서 사람들이 문을 열던지, 창문을 통해서던지 골리앗의 현상황을 확인했다.

 

  그 순간, 골리앗은 일말의 희망을 느꼈지만, 그 뿐이었다.

 

  아무도 그를 돕기 위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고개를 내리며 자신의 인상착의를 확인하더니 그대로 뒤로 돌아섰다. 사람이 죽을 위기에 처했다는데 이 무슨 반응인가.

 

  우는 얼굴의 사신은 여전히 자신의 뒤를 쫓고있었다. 처음에 마주쳤던 거리보다 훨씬 좁혀지기는 했지만 어째서인지 그 거리에서 더 좁혀지지는 않았다. 이건─

 

  '나를 가지고 노는건가?!'

 

  목표물을 앞에 두고 여유를 부리고있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 행동이 오히려 더욱 큰 공포심을 불러왔다. 골리앗은 코너가 나올때마다 계속 그곳으로 들어갔다.

 

  사신을 혼란시키기 위함이었다. 이 작전이 통했는지 자신의 뒤를 쫓는 소리가 점점 멀어지다가 결국에는 사라졌다.

 

  골리앗은 잠시 멈춰서서 벽에 기대 가쁜 숨을 진정시켰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나 생각해보았으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마땅한 답이 떠오르지를 않았다.

 

  자신이 살인을 청부받을 만한 일을 했었는가. 어찌됐든 우선 자신의 목숨이 더욱 중요하다. 다시 다리에 힘을 주어 이곳에서 움직이려고 할 때, 위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가게?"

 

  골리앗을 쫓던 사신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맑은 여성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괜히 반사적으로 몸이 펄쩍 뛰며 뒤쪽으로 물러섰다. 그러자 순백색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길게 늘어뜨러진 흰색의 양갈래 머리와 마찬가지로 하얀색의 옷. 그리고, 방금 전 그 사신과 같은 흰색의 가면을 쓰고있었다. 표정은 그 남자와는 다르게 웃는 얼굴이었지만.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똑같이 가면을 쓰고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저 여자도 마찬가지로 골리앗을 죽이기 위해 온 살인청부업자일 것이다.

 

  여성은 지금 이 상황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밝은 목소리로 골리앗에게 말을 건넸다.

 

  "그렇게 땀을 뻘뻘 흘리고있는데. 더 쉬었다 가는게 좋지 않아?"

 

  공포심이 한계에 도달했다. 이젠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안잡히는 골리앗은 다리를 후들후들 떨더니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그것을 본 여성에게서 한순간 웃음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그리고 앞쪽의 어둠에서도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우는 얼굴의 가면이었다.

 

  "잭, 늦었잖아. 설마 놓쳤던거야?"

  "그, 그런거 아니야. 블랑."

 

  잭과 블랑은 골리앗은 안중에 없다는 듯 서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다. 블랑이 가볍게 골목길의 돌담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팔짱을 낀 채 골리앗을 내려다보았다.

 

  잭도 그녀 옆에 서서 마찬가지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골리앗은 금방이라도 오줌을 지릴것만 같은 공포심을 느끼고있었다.

 

  "대, 대, 대체 뭐 때, 뭐때문에 이러시는…"

  "자신이 했던 짓도 모르는건가?"

 

  잭이 차가운 목소리로 골리앗의 말을 잘라냈다. 그러면서 동시에 왼손의 칼을 들어올렸다.

 

  "모르는채로 죽던지."

 

  달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칼이 빠르게 내려오며 골리앗의 목을 잘라냈다. 툭 하고 힘없는 소리와 함께 피를 뿜으며 골리앗의 몸이 옆으로 쓰러졌다.

 

  "도박에 미쳐 살더니, 결국 도박장에서 패배하고 뒷골목에서 죽는구나. 너에게 잘 어울리는 결말이야."

 

  블랑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골리앗의 시체를 뒤로한 채 어둠을 향해 걸어갔다. 잭도 골리앗의 옷을 이용해 피를 닦고는 블랑의 뒤를 급하게 쫓아갔다.

 

  "그나저나 마부는 어떻게 돌려보낸거야?"

  "골리앗이 오늘은 꽤 늦게까지 할거란 말을 전해달라했었다고 하니까 바로 돌아가던데."

  "흐음~. 밤을 새면서 한게 한두번이 아니었나 보구나."

 

  그리고, 아무도 없는 뒷골목의 어두운 거리에 잭과 블랑의 발소리가 은은하게 퍼져나갔다.

 

 

 ※ ※ ※

 

 

  다음 날 아침, 뒷골목에 쓸쓸하게 있던 골리앗의 시체에 여러명의 경찰들이 몰려들어 그 주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었다.

 

  아무런 증거도 남아있지 않아 골머리를 썩고있는지 현장의 반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짜증을 내며 머리를 박박 긁었다.

 

  "아아, 미치겠네. 뭐 이런 깔끔한 살인사건이 다 있는거람."

 

  폴리스라인의 뒤쪽에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사건의 현장을 보고있었다. 경찰들은 그들을 최대한 저지하며 뒤로 밀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흰색머리에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한 남성이 커피를 마시며 사건현장을 관심어린 눈빛으로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한쪽손은 코트 주머니에 넣은 채 커피를 홀짝이며 현장으로 다가갔다. 자연스럽게 폴리스라인을 넘어 시체쪽으로 다가간다.

 

  "무슨일이죠?"

  "우왓?!"

 

  남자의 순수한 물음에 반장이 호들갑을 떨며 소리쳤다. 남자는 길게 째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무슨 일 있냐는 듯한 표정을 하였다.

 

  "뭐, 뭐야!? 일반인이 왜 여기까지 들어와있어? 너네들 뭐하는거─"

  "아, 어?! 저, 저사람!"

  "엉?"

 

  화를 내는 반장의 뒤쪽에서 한 경찰이 남자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그 반응에 반장은 뒤를 돌아보았고 남자는 마치 제 일이라는 듯 시체를 살펴보고 있었다.

 

  "키… '킹덤 센트럴' 살인전담 2팀 형사인『베네딕트』예요!"

 

  반장은 다시 얼굴을 돌려 그의 얼굴을 보았다. 방금 전에는 흥분해서 잘 몰랐지만 진정하고 제대로 보니 확실히 익히 봐왔던 얼굴이었다.

 

  베네딕트는 고개를 들며 반장에게 물었다.

 

  "도와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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