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일반/역사
영안(靈眼) - 숨겨진 역사
작가 : 리진
작품등록일 : 2019.9.4

세조를 암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무리에 맞서 그들의 계획을 파헤치는 영안(귀신을 보는 눈)의 주인공과 남이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대체역사
집안의 저주로 영안을 갖게 된 박윤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집을 나서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운명의 상대인 귀신 명선을 만난다. 하지만 명선이 가진 극음의 기운을 탐내는 자들이 나타나 그들을 위협하고, 위험에 빠진 그들 앞에 궐에서 파견나온 남이가 나타난다.

 
사건의 실체
작성일 : 19-09-28 00:06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508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박윤의 말에 스님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명선은 뜨끔하여 가슴이 두근거렸다.

 “글쎄다. 낭자가 이상한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괜찮을 것 같구나. 낭자가 혼만 있는 상태로 돌아다니게 되면 얼마 못 가 소멸해버릴 수도 있으니 오히려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그렇군요, 그런데 이상한 행동이라니요?”

 “도련님! 스님 피곤하시게 뭘 그렇게 자꾸 꼬치꼬치 캐물어요! 스님께서도 허락하셨으니 잘된 일 아니에요?”

 “그, 그렇지. 알겠소.”

 박윤은 과연 자신에게도 잘 된 일인 것인지 의문이 들었으나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괜히 명선이 심통을 부리기 시작하면 머릿속이 쾅쾅 울리는 것 같아 성가셨다.

 “그건 그렇고, 스님…”

 박윤은 어젯밤 있었던 일을 스님에게 말했다.

 박윤의 이야기를 들은 스님의 미간에 작게 주름이 생겼다.

 “큰일을 당할 뻔했구나. 둘 다 다친 곳은 없느냐?”

 “예, 다행히 그 청년이 도와주는 바람에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습니다.”

 “다행이구나. 손에서 상대의 칼을 얼려버릴 정도의 기운을 쏟아낸 것은 낭자께서 한 일이오?”

 “아마도 그런 것 같아요. 어제 낮에도 제가 스님을 오해하고 스님의 옷을 얼려버렸어요. 죄송해요.”

 “괜찮소. 우리 모두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으니 마음 쓰실 것 없소. 하지만 웬만하면 그 힘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소.”

 “그럼요, 저도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닌걸요. 너무 화가 나고 답답한 상황에서 저도 모르게 나오는 것 같아요.”

 명선의 대답에 스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려. 윤아, 너희를 습격한 사람 중에 혹 안면이 있는 자가 있더냐?”

 “아니요,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필시 그들은 네가 아닌 낭자를 노리고 있었던 듯싶구나. 상황을 보아하니 낭자가 네 몸 안에 있다는 것도, 낭자가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걸 어찌 알았을까. 그놈들은 대체 누구일까요?”

 “글쎄다. 아마도 이번 귀신 소동을 벌인 자들의 소행이겠지. 이상한 일들을 만들어 귀신의 소행인 것처럼 꾸민 후, 그걸 빌미로 낭자에게 접근하려는 생각이었을 것 같구나.”

 귀신 소동이라는 말에 박윤은 화초 생각이 났다.

 “스님, 이것 좀 보십시오. 마당에 갑자기 말라죽은 화초 중 하나인데, 누군가 뿌리를 자른 흔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시면 무언가 미끈미끈한 것이 발라져 있습니다.”

 화초를 살펴본 스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개를 죽인 것도, 화초를 말라죽게 한 것도 모두 사람이 꾸민 짓이었어.”

 “이제 누구의 짓인지만 밝혀내면 되는데, 어떻게 알아내죠?”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집안사람들뿐이다. 이 집에 사는 사람 중 범인이 있을 것이야.”

 “집안사람이라고요?”

 스님의 말에 명선은 당황했다.

 그 말은 집안사람 중에 자신을 해하려는 자가 있다는 말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개가 먹은 독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꾸나. 그 독은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것인데, 이 근처에서 구할 수 있는 곳이 한군데 있다.”

 “알겠습니다.”

 

 박윤과 명선은 스님을 따라 시전 거리를 걷고 있었다.

 시전은 명선에게는 신세계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우와! 도련님, 저기 좀 봐요! 저 비단 빛깔도 곱고 너무 아름답죠?”

 “어머, 저 노리개 좀 봐! 알록달록 예쁘다!”

 “저기 엿장수 구경 좀 하고 가면 안 돼요?”

 ‘또 시작이군.’

 박윤은 피곤한 표정으로 슬쩍 한숨을 내쉬었다.

 “낭자, 지금은 낭자를 해하려 하는 범인을 쫓고 있는 중이니 좀 참으시지요. 사건이 해결되고 나면 실컷 구경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하, 낭자가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와서 그런 것이니 네가 이해를 좀 해주거라.”

 스님의 말에 박윤과 명선의 표정이 엇갈렸다.

 “헤헤헤, 스님 정말 다정하고 멋지세요. 도련님, 스님 말씀 잘 들었죠? 뭘 그렇게 쫀쫀하게 굴고 그래요?”

 ‘아무래도 업보를 풀 인연이 아니라 골칫덩어리를 떠맡게 된 거 같은데.’

 박윤은 쓰게 입맛을 다시며 명선이 가자는 대로 시전을 돌아다녔다.

 그러는 사이 그들은 조금씩 사람의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골목까지 들어왔다.

 “이곳에 시중에는 잘 유통되지 않는 약초들을 파는 이가 있는데, 그가 다루는 약초 중에 협죽도 나무가 있다.”

 “협죽도 나무라면 사약을 만드는 데 쓰이는 맹독이 아닙니까?”

 “그래, 내가 보기에 낭자 댁의 개는 협죽도의 독을 먹고 죽었다.”

 스님은 좁은 골목을 이리저리 지나더니 마침내 어느 집의 작은 쪽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뉘슈?”

 안쪽에서 한 털북숭이 사내가 한 손에는 호미를, 다른 손에는 낫을 들고는 흉흉한 기세로 방문을 열었다.

 ‘야, 약초꾼 맞아? 아무리 봐도 산적 같은데.’

 박윤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그가 만면에 미소를 띠고는 달려 나와 스님의 손을 움켜쥐었다.

 “아니, 대현 스님이 아니십니까! 이게 얼마 만입니까!”

 “헛헛, 그동안 잘 지냈는가.”

 ‘웃으니까 인상이 귀여워지네.’

 두 사람이 서로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며 박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협죽도 말씀이십니까?”

 털북숭이 사내가 곤란하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사실 손님에 대한 정보는 누설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

 “자네가 곤란하다면 더 묻지 않겠네.”

 “아닙니다. 다른 분도 아니고 스님께서 물어보시는 건데 다 무슨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스님의 말에 털북숭이는 손사래를 치며 대꾸했다.

 “스님의 말씀대로 이중산 대감 댁 사람이 협죽도를 사 간 적이 있습니다. 이정운이라고 이중산 대감의 서출입죠.”

 “뭐라고! 오라버니가?”

 예상치 못한 털북숭이의 말에 명선은 매우 놀랐다.

 하지만 스님은 대략 짐작하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맙네. 내 자네가 곤란하게 될 일은 만들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게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스님이 아니었으면 전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요. 스님을 위해서라면 그 정도 곤란함이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 후 몇 마디 말이 더 오간 뒤, 박윤 일행은 털북숭이의 배웅을 받으며 밖으로 나왔다.

 “스님, 저 사람과는 어떤 인연이 있으셨나요? 저 사람이 스님을 은인처럼 대하더군요.”

 “산에서 독사에 물린 것을 구해준 적이 있다. 인상은 좀 사납게 보일지 모르지만, 마음은 선한 사람이다.”

 스님의 대답에 박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남을 돕다 보면 이렇게 도움받을 일도 생기는구나.’

 얼마간 스님을 따라 길을 가던 박윤은 문득 허전함을 느꼈다.

 시끄럽게 떠들던 누군가가 잠잠했다.

 “낭자, 괜찮으시오?”

 박윤은 명선이 한동안 잠자코 있자 걱정이 되어 물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오라버니가 나에게 나쁜 짓을 할 리가 없다고요.”

 ‘오라버니가 독초를 구해간 일로 상처를 받았구나!’

 박윤은 그제야 명선의 마음이 심란할 것을 깨닫고는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 낭자의 오라버니가 무슨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낭자를 해칠 생각은 아니었을 거요.”

 “그렇죠? 그럴 거예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요.”

 박윤은 명선의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었으나 이정운이 귀신 소동을 벌인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그런 소동을 벌일 수 있는 것은 집안사람뿐이었고, 독약까지 구해갔다면 그가 확실했다.

 문제는 그가 왜 그런 소동을 벌인 것인지 까닭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윤아, 너는 어제 정운 도령과 함께 있던 사내를 기억하느냐?”

 스님의 말에 박윤은 이정운 옆에 있던 갓을 눌러쓴 사내를 떠올렸다.

 그의 눈빛이 유난히 무서웠던 것이 기억났다.

 “예, 기억합니다. 그 사람에게 뭔가 이상한 점이라도 있습니까?”

 “그의 기운이 일반 사람들과는 달리 범상치 않았다. 아마 그 또한 적어도 귀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야.”

 “그럼 그가 명선 낭자를 노리고 나타난 것이라는 말씀이세요?”

 “그럴 가능성이 크다. 명선 낭자가 가지고 있는 힘은 일반 사람들이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정운 도령은 명선 낭자의 힘을 다룰 수 있는 그자를 집안에 들이기 위해 귀신 소동을 벌인 것 같구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럼 모두 오라버니가 내 힘을 빼앗기 위해 꾸민 짓이라는 거잖아요!”

 “낭자, 좀 진정하시고…”

 박윤이 흥분한 명선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왠 목소리가 들려왔다.

 “과연, 범상치 않은 분이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정말 날카로우시군요, 스님.”

 박윤이 놀라 골목 앞쪽을 바라보니 두 사내가 길을 막은 채 서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정운과 갓을 눌러 쓴 사내였다.

 ‘위험하다!’

 박윤은 그들이 자신들을 습격하러 온 것을 깨닫고 다른 길을 찾아보았으나 이미 뒤쪽에서도 세 명의 사내가 길을 막은 채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어젯밤 자신들을 습격했던 바로 그자들이었다.

 지금 박윤 일행이 있는 곳은 외진 골목길이라 인적이 없었고, 양옆은 높은 담이 가로막고 있어 도망칠 길도 마땅치 않았다.

 “오라버니다! 도련님, 뭔가 오해가 있었을 거예요. 오라버니에게 사정을 잘 설명하면 오해를 풀 수 있어요!”

 명선이 머릿속에서 소리쳤지만 박윤은 대꾸할 수 없었다.

 위급한 상황도 상황이지만 명선이 상처받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아미타불, 정운 도령께서는 지금 하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소? 무슨 까닭으로 평생을 힘겹게 살다 간 누이동생을 죽은 후까지 괴롭히는 거요? 명선 낭자가 지닌 힘은 이 세상 사람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오. 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 힘을 원하는 것이오?”

 “그런 것까지 아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저희가 아니라 스님과 저놈입니다!”

 이정운은 퉁명스럽게 대꾸하고는 박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명선아, 혹 그놈 몸속에 깃들어 있는 것이냐? 스님이나 그 녀석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넌 속고 있는 거다! 이 오라비가 널 구해줄 것이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오라버니! 그게 아니에요! 스님과 도련님은 절 도와주려고 하시는 거에요!”

 명선은 목이 터지라고 이정운을 향해 외쳤지만 그에게 들릴 리 만무했다.

 조명환이 눌러썼던 갓을 밀어 올리고는 품속에서 칠성검을 꺼내 들었다.

 “스님은 이미 저희에게 너무 위험한 존재이십니다. 저희에게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는 서서히 칠성검을 겨눈 채 박윤 일행에게 다가왔다.

 그와 동시에 이정운과 뒤쪽의 세 사람 또한 무기를 빼 들고 서서히 접근하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스님, 이제 어떡하죠?”

 “내가 포위를 뚫을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넌 그 길로 어서 털보에게로 돌아가거라. 그에게 사람을 모아 도와달라고 해라.”

 “하지만 스님이 위험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수상한 목적 2019 / 11 / 9 296 0 5060   
22 남이의 실력 2019 / 11 / 7 297 0 5041   
21 복면인 2019 / 11 / 2 296 0 5045   
20 다가오는 위험 2019 / 10 / 31 310 0 5739   
19 숨겨진 사연 2019 / 10 / 28 282 0 5095   
18 위기의 순간 2019 / 10 / 24 299 0 5066   
17 납치 2019 / 10 / 19 318 0 5096   
16 두 번째 음기 2019 / 10 / 17 312 0 5436   
15 서진 도령 2019 / 10 / 12 303 0 5028   
14 기묘한 손님 2019 / 10 / 8 272 0 5636   
13 새로운 음모 2019 / 10 / 8 315 0 5279   
12 남이 2019 / 10 / 5 291 0 6603   
11 일촉즉발의 위기 2019 / 10 / 3 312 0 5114   
10 사건의 실체 2019 / 9 / 28 299 0 5087   
9 기묘한 동거 2019 / 9 / 26 304 0 5024   
8 습격자와 구원자 2019 / 9 / 21 304 0 6214   
7 의문의 사내 2019 / 9 / 19 282 0 5502   
6 그녀와의 만남 2019 / 9 / 14 299 0 5003   
5 명선 아씨 2019 / 9 / 12 297 0 5269   
4 하산 2019 / 9 / 7 304 0 5209   
3 귀신의 습격 2019 / 9 / 5 315 0 5306   
2 집을 나서다 2019 / 9 / 5 299 0 5079   
1 영안(靈眼)의 발현 2019 / 9 / 5 486 0 50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