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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영안(靈眼) - 숨겨진 역사
작가 : 리진
작품등록일 : 2019.9.4

세조를 암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무리에 맞서 그들의 계획을 파헤치는 영안(귀신을 보는 눈)의 주인공과 남이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대체역사
집안의 저주로 영안을 갖게 된 박윤은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집을 나서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운명의 상대인 귀신 명선을 만난다. 하지만 명선이 가진 극음의 기운을 탐내는 자들이 나타나 그들을 위협하고, 위험에 빠진 그들 앞에 궐에서 파견나온 남이가 나타난다.

 
기묘한 동거
작성일 : 19-09-26 00:03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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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박윤은 최대한 발소리를 죽인 채 스님이 주무시고 있는 손님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는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도련님,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방에 안 들어갈 거에요?”

 “그것이…”

 “스님이 깨실까 봐 그래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아, 답답해! 도련님 왜 이렇게 우유부단하신 거에요!”

 “그, 급한 용무가 있소!”

 명선의 재촉에 박윤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명선은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다.

 “급한 용무라니, 이 밤중에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낭자, 정말 내 몸에서 나갈 방법을 모르는 거요? 지금이라도 다시 시도해 보면…”

 “몇 번이나 해봐도 안 된다고 했잖아요!”

 “이젠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단 말이오!”

 “참다니, 뭘 말이에요?”

 영문을 몰라 되묻던 명선은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실제로 붉어진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는 그렇다고 생각했다.

 “차, 참아요! 끝까지 참으라고요!”

 “아, 안 돼요, 더 이상은…”

 “안 되긴 뭐가 안 돼요? 참으란 말이야!”

 “더 참다간 죽어!”

 박윤은 급기야 다시 밖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어디 가요!”

 “뒷간을 찾아야겠소!”

 “뒷간이 어디 있는 줄 알고요!”

 “에잇, 집이 워낙에 넓으니 뒷간 찾기도 힘드네!”

 박윤은 급한 김에 마당에 심겨 있는 화초밭으로 다가갔다.

 “도련님, 설마 여기서?”

 “눈을 감고 귀를 막고 계시오!”

 명선은 엉겁결에 박윤의 말대로 했다.

 얼마 안 있어 박윤이 부르르 몸을 떠는 것이 느껴졌다.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했소. 이렇게 오랜 시간 참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오.”

 “남녀가 유별한데 그런 말씀을 잘도 하시네요.”

 “낭자가 내 몸에서 나올 수 있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잖소.”

 “들어오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 이제 와서 그런 말씀이세요? 나가는 법도 알아둔 후에 들어오라고 해야죠!”

 “방법이 따로 있어야 하는 줄 누가 알았나! 귀신이 무슨 정해진 절차와 법칙대로 사람에게 깃들어야 하는 거요?”

 박윤의 말에 명선은 금방 시무룩해졌다.

 “맞아요, 전 귀신이죠. 귀신인 주제에 아무것도 할 줄도 모르고…”

 ‘아차차!’

 “전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간단한 것도 못 하는 바보예요. 게다가 도와주신 도련님에게 폐만 끼치고…”

 “낭자, 그만하시오. 내가 실언을 했소.”

 “저 같은 건 진작에 사라져버렸어야 했는데 남들 다 하는 승천도 못 하고 이렇게 도련님 발목을 잡고 있네요.”

 “제발, 그만! 내가 다 잘못했소.”

 박윤은 왜 자신이 비는 상황이 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험험, 그나저나 여기 화초들은 왜 이렇게 다 죽어있지?”

 박윤은 말을 돌리기 위해 화초로 눈길을 주었다.

 화초들은 하나같이 싯누렇게 말라 죽어 있었다.

 박윤은 잘 자라던 화초들이 갑자기 말라죽는 바람에 집안사람들이 귀신의 짓이라며 두려워했다는 말을 떠올렸다.

 “흥! 도련님이 여기서 볼일을 보시는 바람에 이렇게 됐잖아요!”

 “그게 무슨 말씀이오? 이건 내가 일을 치르기 전부터 죽어있던 것이오! 그리고 내가 한 일은 화초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죽게 하는 것이 아니오!”

 “흥! 알 게 뭐에요? 그것이 엄청나게 독해서 화초가 죽었는지.”

 “낭자, 내 말을 제대로 들으시오! 이건 원래부터 죽어있었다니까!”

 “아 네, 네.”

 “…”

 박윤은 명선과 말씨름하는 것을 포기하고 화초 주변을 살폈다.

 ‘이건 최근에 누가 땅을 파헤친 것 같은데.’

 박윤은 작은 화초 하나를 골라 뿌리 쪽을 파보았다.

 이미 말라 죽어서 그런지 화초는 쉽사리 뽑혔다.

 그는 화초의 뿌리를 자세히 살폈다.

 ‘역시 뭔가 이상하군. 누군가가 뿌리를 자른 흔적이 있고, 확실하진 않지만 무언가가 발라져 있는 것 같아. 스님의 말씀대로 귀신 소동은 사람이 벌인 짓이야.’

 박윤은 누군가가 일부러 귀신 소동을 일으켰다고 확신했다.

 애초에 이 집에는 명선 외에 다른 귀신은 보이지 않았고, 명선은 자신의 앞마당 밖으로 나올 수 없었으니 그녀의 짓일 리가 없었다.

 ‘날이 밝는 대로 스님께 보여드려야겠군.’

 박윤은 화초를 집어 들고 몸을 일으켰다.

 “이제 들어가는 거에요?”

 “그럽시다. 스님이 일어나시기 전에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 같소.”

 

 다행히 스님은 박윤이 이부자리 속으로 들어갈 때까지 잠에서 깨지 않았다.

 ‘이거 찝찝하네. 역시 스님에게는 명선 낭자의 일을 말씀드려야겠지. 스님이 일어나시는 대로 의논드려야겠다.’

 “도련님, 저에 대한 것이나 오늘 밤 있었던 일, 스님께 다 말씀드릴 거에요?”

 ‘헉!’

 박윤은 날카로운 명선의 물음에 헛바람을 들이켰다.

 ‘이 아가씨가 내 안에 있다고 내 생각마저 읽을 수 있는 건가?’

 “낭자는 왜 그렇게 스님을 경계하시오? 스님께 조언을 구하는 것이 낭자에게도 가장 도움이 되는 일일 것이오.”

 “방울 소리 무섭단 말이에요!”

 “…”

 박윤은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말씀드리지 않더라도 어차피 스님의 눈은 피할 수 없을 것이오.”

 “그건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죠.”

 “아, 알겠소! 낭자의 말대로 할 테니 인제 그만 눈 좀 붙이시오. 오늘 밤새도록 돌아다녔으니 피곤할 것이오.”

 “알겠어요. 도련님도 어서 주무세요. 조금 있으면 날이 밝을 거에요.”

 너무나 고된 하루를 보낸 박윤은 얼마 안 있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가 잠든 것을 확인한 명선은 내심 킥킥대며 웃었다.

 ‘도련님은 너무 순진하단 말이야. 귀신이 무슨 잠을 잔다고.’

 그녀는 박윤이 자느라 가만히 누워있자 곧 심심해졌다.

 ‘도련님 덕분에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었지만, 제약이 너무 많아. 게다가 앞으로 스님과 함께 다니게 되면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도 없을 테고.’

 답답해진 명선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팔을 박윤의 팔과 겹친 후 움직여보았다.

 처음에는 마음먹은 대로 잘 안 되었으나, 몇 번 시도하다 보니 조금씩 움직임이 느껴졌다.

 ‘어어, 움직인다!’

 명선은 온 정신을 집중하여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헤헤헤, 된다! 조금만 더 하면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겠는데.’

 명선은 손을 움직여 박윤의 몸 이곳저곳을 더듬어보았다.

 자신의 손에 감촉이 전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언가를 만지고 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그녀는 평생 마음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살았었다.

 조금만 몸이 틀어져도 이곳저곳에서 통증이 전해져왔고,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조차 힘에 겨웠었다.

 ‘난 왜 이렇게 태어난 거야!’

 그녀는 자신의 가련한 처지를 원망도 해보고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런데 죽은 후에라도 이렇게 소원을 풀게 되자 감회가 새로웠다.

 ‘하늘이 날 불쌍하게 여겨 이렇게라도 소원을 이루어주시는구나. 이 소중한 기회를 허투루 쓰지 말아야지.’

 명선은 열심히 손을 움직여보았다.

 그런데 박윤의 가슴팍에서 무언가가 손에 걸렸다.

 ‘이게 뭐지?’

 박윤의 품속으로 손을 넣어보니 어떤 물체가 만져졌다.

 명선은 열심히 손을 놀려 그것을 꺼내보았다.

 ‘주머니잖아!’

 주머니 안에는 돈 꾸러미와 작은 은장도가 들어있었다.

 호기심이 생긴 명선은 은장도를 집어 들려 했다.

 “꺄악!”

 그런데 은장도를 만지는 순간, 그녀는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손을 떼고 말았다.

 ‘이 은장도 대체 뭐야?’

 명선은 박윤이 깰까 봐 잠시 꼼짝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다행히 박윤은 피곤했는지 세상 모르고 잠에 빠져 있었다.

 ‘휴, 깜짝 놀랐네. 아무튼, 이 은장도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명선은 박윤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다시 주머니를 닫고 품속에 넣어두었다.

 그리고는 다시 손을 놀리며 박윤의 몸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적응하면 할수록 자꾸만 신경 쓰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자신의 생전에는 결코 없었던 무언가가 박윤의 몸에 있었다.

 문득 조금 전 박윤이 급하게 볼일을 보던 일이 생각났다.

 ‘서서 볼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그것…’

 명선은 부끄러운 생각에 계속 외면하려 했지만 호기심에 자꾸만 손이 움직였다.

 그때였다.

 “적당히 하거라.”

 ‘으앗!’

 갑작스러운 스님의 목소리에 명선은 소스라치게 놀라 손을 거두었다.

 몰래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방망이질 쳤다.

 실제로 숨을 쉬고 있지는 않았지만,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저 스님 뭐야? 설마 나한테 한 소리는 아니겠지? 잠꼬대인가?’

 명선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스님의 동태를 살폈으나 스님은 미동도 없이 누워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명선은 날이 밝을 때까지 아무짓도 하지 못했다.

 

 날이 밝고 잠에서 깨어난 박윤은 머릿속으로 조심스레 명선을 불러보았다.

 “이보시오, 낭자. 아직 거기 있소?”

 “…”

 “낭자, 거기 있는 거요?”

 “왜 자꾸만 불러요! 여기 있어요! 자고 일어나면 내가 사라져 있기를 바라기라도 했나 보죠?”

 “아니, 그게 아니라… 그냥 잘 잤느냐고 인사하려고 한 건데.”

 ‘아침부터 왜 이렇게 심통이 나 있지?’

 영문을 모르는 박윤은 그저 뒷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일어났느냐.”

 “예, 스님. 편히 주무셨습니까?”

 스님은 어느새 일어나 이부자리까지 정리해 놓은 채 참선을 하고 있었다.

 박윤은 늦잠을 잔 것 같아 서둘러 이부자리며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네 업보를 풀어줄 운명의 상대를 찾은 모양이구나.”

 “예?”

 느닷없는 스님의 말에 박윤은 흠칫 놀랐다.

 머릿속에서 명선이 흥 하고 콧방귀를 뀌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스님께서는 모든 것을 꿰뚫어보셨구나.’

 박윤은 스님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미처 말씀드리지 못해서 송구스럽습니다. 다른 뜻이 있어 스님을 속이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괜찮다. 다 인연이 그렇게 엮여 있는 것을.”

 스님의 반응에 잔뜩 긴장하고 있던 명선은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도련님, 스님의 저 말씀은 제 존재를 알고 계시면서도 괜찮다는 거죠?”

 “그런 것 같은데요.”

 “낭자는 걱정할 것 없소. 만일 두 사람이 인연이 없었다면 윤이가 호흡법을 이어가는 순간 낭자는 몸 밖으로 밀려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오. 낭자가 윤이의 몸 안에 있을 수 있는 것은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오.”

 ‘헛, 스님은 내 말을 들으실 수 있는 건가?’

 명선은 스님이 자신을 보며 말하는 것 같아 놀랐다.

 “낭자가 그리 병약하게 태어난 것은 타고난 업이 있기 때문이오. 윤이 또한 그러하니 두 사람이 합심하여 업보를 풀어낸다면 그 후로는 편히 성불할 수 있을 것이오.”

 “감사합니다, 스님.”

 명선은 스님이 자신의 처지를 알아주는 것 같아 뭉클했다.

 “저, 스님. 그럼 낭자는 이대로 업보가 풀릴 때까지 제 몸속에서 지내야 하는 겁니까? 낭자가 제 몸에서 나오기 위해 몇 번이나 시도해봤는데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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