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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몬스터클럽
작가 : 쇼센
작품등록일 : 2019.9.5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뇌신경정신과학자 데이빗 한 박사는 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뇌스캔을 통한 잠정적 사이코패스 범죄용의자 테스트(몬스터 테스트)의 개발을 종용받는다. 마침 그때 한 프로파일러가 사이코패스테스트의 의무실시를 주장해 대중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자, 야당 대선후보 이중필은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몬스터 감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표심을 얻기 시작한다.

한 편 데이빗 한의 장남이자 천재 사이코패스 고등학생인 한명석은 여당 대선후보와 결탁해 전략적으로 소년범죄를 저지르는 <몬스터 클럽>을 비밀리에 조직하고, 군중의 세뇌에 효과가 있는 약물 ‘마리오네트’를 은밀히 유포하는데, 사건성을 의심한 한수형 경위가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하고….

 
#7. TV토론회, 강민국의 반격
작성일 : 19-09-25 17:05     조회 : 263     추천 : 4     분량 : 7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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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을 3주 앞두고 첫 TV토론회가 열렸다. 녹화를 앞둔 방송국 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토론회에 참가하는 후보는 셋이었으나 기호 3번은 들러리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대선 구도는 여당 대표인 강민국 후보와 2번을 차지한 야당 이중필 후보와의 대결인 셈이었다. 둘의 지지율은 하루가 다르게 수치가 변하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었고, 양 진영의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싸움도 극에 달해 있다. 그리고 두 진영 사이에 가장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이중필 후보가 들고 나온 ‘M테스트 의무화 법안’이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이코패스테스트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법안이었는데 이중필 후보가 자신의 핵심공약으로 강력하게 내걸고 있었다.

 

 여전히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은 잡히지 않고 있었고, 그 잔인하고도 대범한 행각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범위를 넓혀 이미 전 지역에서 동일범으로 보이는 살해사건이 12건째 이어지고 있었다. 전국 국민이 두려움에 떠는 시점에서 이중필 후보의 M테스트 관련 공약은 무력한 경찰 공권력의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길거리에서도 둘 이상이 모이면 ‘M테스트’를 입에 올릴 지경이었다. 그 영향일까. 이번 주 들어서는 나흘 째 이중필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었다.

 “이중필 후보님, 전 국민을 잠정적 범죄자 취급하는 반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사이코패스테스트 의무화 법안’을 계속 밀어붙이고 계시는데요. 한 나라의 지도자이자, 국민의 대표라 할 대통령 후보가 그런 법안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반민주적인 행위이자 끔찍한 권력남용의 예고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민국 후보님, 권력남용이라니요. 말씀을 하시려면 정확히 하셔야지요. 오히려 저는 국민 대다수의 강한 열망을 대변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국민의 70%가 M테스트의무화 법안을 지지하거나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응답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70%가 긍정적으로 보는 법안을 추진하려는 저한테 반민주적이라고 하신 겁니까. 그럼 반대로 이 후보께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30%만 바라보고 선거에 임하고 계신가 보지요?”

 “아니지요. 이 후보께서는 연쇄살인범이 설치고 다니는 이 흉흉한 시기를 이용해서 자극적인 정치 선동을 하고 계신 거 아닙니까. 국민들의 공포와 불안을 악용하시다니요. 범죄자 하나 미리 잡겠다고 전 국민을 우롱하다니 그거야말로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 아닙니까.”

 “범죄자 하나라니요. 그 연쇄살인범이 일으킨 살해사건만 12건이고, 관련 피해자는 20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경찰은 머리카락 하나 단서가 없는 상황이구요. 이런 극악한 사이코패스 범죄 유형은 ‘M테스트’가 의무화 되었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범죄입니다. 어디 이번뿐입니까.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사이코패스 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고, 어느 나라든지 인구의 2퍼센트 이상은 사이코패스에 해당합니다. 2퍼센트라구요!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정도라고 한다면 얼마나 되는 줄 아십니까? 자그만치 100만입니다, 100만!”

 “이 후보는 대통령 후보이시지, 검찰 총장 후보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경찰이 괜히 있습니까? 무엇보다 전 세계 어디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이런 불유쾌한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한답니까. 국민이 모르모트입니까? 이 후보 말대로 ‘M테스트’를 의무화한다고 칩시다. 사이코패스는 정상 인간이 아닌 ‘몬스터’란 의미로 M테스트라고 부른다지요. 그럼 테스트 결과 몬스터로 판명난 사람들을 다 감옥에 가두기라도 하실 겁니까?”

 “저의 ‘M테스트 의무화 법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군요. 사건의 예방과 사후 처벌은 다른 문젭니다. 사이코패스와 같은 인격장애는 선천적인 요인이 매우 크게 작용하고 여기에 환경적인 요소가 영향을 끼치게 되죠. 하지만 그들에게 미리 자신의 상태를 알게 하고 정부 정책에 의해 범죄로 발전하지 않게 도움과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범죄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사이코패스가 곧 범죄자는 아닙니다. 저는 이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싶습니다. 오히려 그들을 범죄자가 되지 않게끔 하자는 정책이니까요.”

 “과연 그럴까요.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솔직히 내 주변에 사이코패스 진단을 받은 지인이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를 자연히 잠정적인 범죄자로 취급하고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것은 낙인입니다. 그는 범죄자가 아니니까요. 그런 억울한 인권침해 피해자들이 얼마나 많아지겠습니까?”

 “M테스트의 결과는 본인과 가족, 그 지역단체의 장과 소속 집단의 대표 밖에는 알리지 않습니다. 누구나 알 수 있게 배지를 달게 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이들은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범죄자는 아니지만 일반인보다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몇 배나 높은 것도 사실이지요. 국가가 장애인을 지원하고 정신질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건 낙인이 아니라 보호입니다. 그것도 다수의 국민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매우 필수적인 의무입니다.”

 “아무리 낙인이 아니라, 보호라고 해도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은 무고한 국민에게 가해질 인권침해를 피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치료라니요, 사이코패스를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근거가 없는 억지 주장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마십시오!”

 

 데이빗 한 박사는 평소와 다르게 대선토론 방송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집중하고 있는 딸의 옆얼굴을 슬쩍 훔쳐 보았다. 요즘은 중고등학생까지도 교실이나 sns상에서 M테스트 의무화 문제로 열을 올리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게 사실인지 딸에게 굳이 물을 필요는 없어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기 아이돌의 예능 프로가 아니면 가만히 앉아서 TV를 보는 일도 좀처럼 없는 아이였다. 뭔가 느끼는 걸까. 괜히 한 박사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아빠는 어떻게 생각해?”

 “뭘 말이야?”

 “뭐긴 뭐야. M테스트 말이야. 나는 찬성이야. 사이코패스는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라잖아. 사이코패스가 언제든 옆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확 끼친다고. 아빤 안 그래?”

 한 박사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장남 명석이 떠오른 탓이다. 자신의 하나뿐인 오빠가 M테스트로 사이코패스 낙인이 찍힐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면 이 아이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여전히 소름끼친다고 말할까.

 “말처럼 쉽지 않은 문제야. 지금은 테스트가 실시되지 않았지만 통과에 찬성했던 사람들도 막상 자기가 관리대상 판정을 받는다면 반발할테니까.”

 “아빠도 참. 그렇게 아무나 판정을 받을 리 없잖아. 몬스터가 그렇게 우글우글거린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겠어. 몬스터 국가지.”

 “몬스터라고 부르지 마. 그들도 사람이야.”

 그들도 사람이다. 한 박사는 자신이 방금 내뱉은 말이 이명처럼 되돌아오는 것을 들었다. 딸은 나를 의외라는 표정으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마 주변에서는 찬성자들이 대부분인 듯 했다. 그들은 몬스터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겠지. 애초에 M테스트라고 자리잡아버린 것도 문제지만.

 

 한 박사는 어색해진 정적을 깨듯이 울리는 전화에 얼른 휴대폰을 들고 자신의 서재로 향했다. 발신번호 표시 제한. 이런 수상한 전화의 출처는 하나밖에 없었다.

 “네. 데이빗 한입니다.”

 -한 박사님, 접니다.

 한 박사는 전화기 너머 들려온 음성에 일순 몸을 굳혔다. 짐작은 했지만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방금까지 TV에서 들려오던 목소리가 바로 뒤이어 자신을 부르니 놀랄 수밖에.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방금까지 달변으로 강민국에 맞서던 이중필 후보였다.

 “네 후보님, 저한테 전화를 주시고 어쩐 일이십니까.”

 -어쩐 일이라니요. TV토론회는 보셨습니까?

 “네. 안 그래도 방금 보고 있었습니다.”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강민국 후보가 이대로 물러설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도 좀 더 보완을 해야겠어요.

 “무슨 보완을…… 말씀이십니까?”

 -뭐긴 뭐에요. M테스트 보완 말입니다. 내가 한 교수한테 부탁할 일이 그거밖에 더 있습니까.

 “M테스트는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개발이 완전히 끝난 검사가 아닙니다. 좀 더 시간을 주시면…….”

 -허, 이 답답한 사람아. 대선이 3주 남았는데 시간을 달라니요! 더 끌 거 없이 지난 번 말이 나왔던 보완책에 대해서 아퀴를 지읍시다.

 “그건 순전히 가설일 뿐이고 아직 임상실험조차 하지 않은 단계입니다. 그걸 공론화하기엔 위험합니다.”

 -한 박사. 3주 후에 내가 당선되지 않는 상황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합니까.

 “네.”

 -그럼 오늘 저녁에 봅시다. 장소와 시간은 문자로 보내라고 할 테니.

 “네, 알겠습니다. 최대한 준비해서 가겠습니다.”

 전화가 끊어지고도 한 박사는 한동안 수화기를 귀에서 떼지 못했다. 손끝이 바르르 떨렸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자신은 깊숙이 발을 집어넣은 셈이니 이제서 발을 빼는 것은 불가능했다. M테스트의 화두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버린 이상 최대한 이 법안의 부작용을 없애고 보완하는 것은 자신의 책임이었다. 한 박사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왜 자신은 그 때 그런 말을 입 밖에 꺼낸 것일까. 한 박사는 그날의 대화가 생생히 떠오르며 후회가 밀려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런 테스트를 의무화시킨다니 일시적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는 있겠지만 금방 인권탄압 논란이 거세질 것이 뻔합니다. M테스트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고 해서 그들을 무조건 범죄자 취급을 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극악한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는 사회화를 통해 정상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미성년자는 M테스트 대상자에서 제외해야 합니다.

 -무슨 얘깁니까, 한 박사. 이런 테스트야말로 예방 효과를 얻으려는 건데 미성년자를 대상에서 제외하다니요. 오히려 부모들이 자녀에 대해 제대로 알고 교화를 하려면 미성년 시기에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아닙니까!

 -M테스트는 일반인을 몬스터로 낙인찍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직 세상에 나가지도 않은 어린아이가 몬스터로 낙인찍혀 사회에서 냉대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건 아동의 인권을 유린하는 일입니다.

 - M테스트 자체가 문제가 아니지요. 테스트 결과를 어느 수준에까지 공개할지 신중하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 부모에게만 공개하고, 미성년의 경우 어떤 확실한 치료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 그거에요! 확실한 치료방법! 몬스터 판정을 받은 어린애들을 정상인으로 교화시킬 수 있는 약을 만드는 겁니다.

 - 네?

 - 어린 몬스터를 확실히 길들일 수 있는 일종의 억제제말입니다.

 - 뇌의 일부 피질을 자극해서 활성화하는 약물이 개발 중이긴 합니다만…….

 - 오, 어떤 약이죠? 그게 실제로 효과가 있답니까?

 - 인체 임상실험은 아직입니다. 동물 실험 결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그래요? 그거 반가운 일입니다. 그 약 출시를 어서 서두르세요. M테스트 법안이 의무화되면 반드시 필요한 약이 될 겁니다. M테스트가 황금 왕관이라면, 그 약은 그 왕관을 쓴 이후에 그 왕관을 이용해 터뜨릴 수 있는 엄청난 돈줄이에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겠어요!

 그리고 그날 부로 ‘골든 구스’라는 임시 명칭이 붙은 약이 M테스트 의무화 법안이 실시될 시기를 맞춰 극비리에 개발되기 시작했다. 극비에 붙인 이유는 이중필 대표의 말대로 M테스트 의무화 법안의 파급력을 타고 이 약이 가질 어마어마한 상업적 가치 때문이었다. 길명섭 소장은 이미 M테스트 개발만큼 이 약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TV토론회를 통해 경쟁 상대인 강민국 후보가 정확히 M테스트의 약점을 끄집어내자 위기감을 느껴 이 약의 개발을 독촉한 것이다. 이 약이 법안 추진과 함께 개발이 완성된다면 M테스트의 약점을 보완해 더 이상 강민국 후보가 반박할 여지가 없이 밀어붙일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 약이 여러 가지로 아직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미완의 단계에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 시간이 더 필요했다.

 

 데이빗 한 박사는 ‘골든 구스’ 관련 자료를 모아 강 후보에게 브리핑하기 위해 서둘러 자료를 보관했던 서재 서랍을 열었다. 그런데 그 때 한 박사는 문득 서늘한 감각이 등줄기로 흐르는 것을 느꼈다. 가지런히 놓인 실험보고서와 연구자료 카피본의 더미에서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뭐지?’

 불안감에 서류를 훑어보는 한 박사의 손이 빨라졌다. 다행히 누락된 문서는 없었고, 그 어떤 흔적도 없었다. 안심을 하며 마지막으로 약물을 넣어 둔 봉투를 여는 순간. 데이빗 한 박사는 숨이 멎는 듯했다. 약이 줄어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 열다섯 알을 세서 넣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약은 열 두 알이었다. 대충 넣어두었다면 눈치 채지 못할 만한 미세한 변화였다.

 ‘누가 손을 댔어!’

 누군가 아직 개발 중인 ‘골든구스’를 빼내간 것이다. 믿을 수도 믿고 싶지도 않은 사실이었다. 한 박사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 약이 줄어들 만한 합리적인 이유를 상상해봤다. 이 약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이 후보와 자신, 길명섭 소장, 그리고 연구를 도와주는 대학원생 조교 한 명뿐이다. 대학원생은 아직 이 약의 정체와 그 약이 연구되고 있는 진짜 목적을 알지 못했다. 그저 호기심에 따로 몇 알을 챙길 수도 있을까. 그리고 길명섭 소장도 약의 개발 목적을 너무 잘 알기에 이 약을 따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열다섯 알을 확인하고 봉투에 넣은 것은 연구소에서였다. 연구소 내부 관련자가 그럴 마음을 먹었다면 약을 빼낼 기회가 충분히 있었을 것이다. 일단 조교부터 당장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전화로는 얼마든지 거짓말을 둘러댈 수 있으니 직접 만나서 진의를 파악해야 했다. 조바심에 몸을 일으켰을 때 핸드폰에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 이 후보의 비서가 보낸 문자였다. 오늘 저녁 9시에 약속장소로 나오라는 말과 함께 논현동의 한 일식당 주소가 적혀 있었다. 지금 시각이 오후 5시 40분. 그간의 연구 과정과 결과를 보고할 수 있도록 취합해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 그에게는 열세 알의 골든구스가 있고, 이 약이 완성품인 것도 아니다. 그 안전성이 입증되면 추후에 대량 제조될 것이다. 일단 당장은 이중필 후보의 물음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했다. 서랍에 보관했던 자료와 약을 들고 연구소로 가서 간단한 연구 진행 과정을 정리하기로 결정한 한 박사는 빠르게 가방을 챙겼다. 거실로 나오자 어느새 대선토론이 끝나고 예능 프로가 시작된 TV화면에 명희가 푹 파진 채 키득키득하고 웃고 있었다. 한 박사는 잠시 약속이 있어 나갔다오겠다고 늦을지도 모르니 먼저 자라고 딸에게 일렀다. 딸 명희는 듣는 둥 마는 둥하는 태도로 어서 나가라는 듯 손만 공중에 휙휙 흔들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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