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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일희일비
작가 : 하늘새25
작품등록일 : 2019.8.17

우리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 말을 비웃듯, 소수의 인간에게는 초능력이, 모든 인간에게는 마력이란 것이 생겨났다.

그리고 전쟁이 벌어졌었다.

“바깥으로 나와서 뭐 하냐, 총 맞고 뒈지기나 하지.”

무슨 일이 없는 한 절대 나가고 싶지 않은 사람과,

“Y 님,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자신의 판단 기준에, 가치란 말을 달고 사는 사람 간에 일희일비하는 이야기.

 
4화
작성일 : 19-09-24 17:33     조회 : 399     추천 : 0     분량 : 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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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내가 그놈 때문에 못 살겠다.

 아니, 모래바람만 날리는 이곳에 살기 전 있었던 연 때문에, 그놈의 의뢰 아닌 의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걸어가고 있다. 안전이 제일인데, 죽을락 말락 하면서 부탁하는데 어떡하겠나, 들어 줘야지.

 

 “아이고, 힘들어라.”

 

 모래는 불어오지, 다리는 아프지, 이게 뭔 고생이냐. 제아무리 걸어서 한 시간 거리라지만, 너무하다.

 

 “자동차를 하나 사는 게 어떻습니까?”

 

 좋은 의견이다. 그렇지만 단점이 훨씬 많아서 안 샀다.

 

 “기름값 나가, 전기차면 충전하기도 힘들어, 마법진으로 움직이는 차는 5구역에만 있고, 수출도 금지인데.”

 

 거기에 얹어서, 내가 거기에 가게만 차린 게 아니라, 아예 산다는 것이 탄로가 날 수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환전소 사장님, 총알 판매상으로 불렸던 내가 실수로라도 Y라는 본명으로 불리게 될 수 있고,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불리는 날에는 끝장이다.

 

 “그냥 네가 날 업고 가면 안 되냐?”

 

 농담조로 이 말을 했을 뿐인데, 진짜로 업는 자세를 취했다. 자기 말로는 업힌 후 달리면 느린 자동차 속도는 낸단다. 아무리 명령, 명령한다지만, 그건 좀 아닌 거 같아서, 제지하려고 다가갔다.

 

 피슝, 하고 앞에 물체가 지나갔다. 뭐긴 뭐야, 총알이지. 방금 인생 끝날 뻔했다. 목숨 참 허망하지? 이러니까 바깥으로 나가면 개고생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바깥으로 나와서 뭐 하냐, 총 맞고 뒈지기나 하지.”

 “527.3 미터 앞에 무장한 무리가 있습니다.”

 

 그 자세 그대로, B는 말한다. 농담이었다고, 업을 필요 없다고 말한 후에야 자세를 풀었다.

 

 “총 열세 명.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방금 공격을 가한 사람은 왼쪽에서 세 번째 사람입니다.”

 

 열세 명이라면, 날치기로 좀 유명한 애들? 그것들이 언제부터 총을 가지고 돌아다녔더라?

 

 “죽여.”

 

 빼앗아 갈 게 있겠지.

 옆에서 펑 하는 소리가 열세 번 들린다. 그리고는 처치 완료했단다. 네가 총을 잘 쏘는 것은 알겠는데, 고작 그것 가지고 되겠어, 그 거리에서?

 

 반신반의하면서 가보니, 정말로 하나같이 머리에 구멍이 난 채 죽어 있었다. 무서워라, 적으로 두면 큰일 나겠다.

 

 “너 같은 사람이 또 있어?”

 “아니요, 지금은 저 하나뿐입니다.”

 

 그것참 다행이다. 1구역에서 전쟁이라도 걸었으면 어쩔 뻔했어. 지금도 솔직히 생각해보면, 구역 하나 정도는 탈탈 털릴 거 같다.

 

 일단 이 사람들로 못을 만들어 주머니에 넣고, 총들을 챙긴다. 때마침 2구역에 가고 있었는데, 이렇게 팔 것이 생기니 새삼 고마워진다. 그런데 너무 많아서 두 손으로도 들지 못하겠다. 모르겠다.

 

 팔을 휘둘러서 공간을 부풀린 후, 그 안에 아무렇게나 던져넣는다. 그것을 내 옆으로 고정하면 완성.

 

 “마법입니까?”

 “이 정도는 5구역에선 기초야.”

 

 거짓말이다. 공간을 다루려면 못해도 몇 년은 걸린다. 그런 사람이 넘쳐나는 게 5구역이니, 정말 기초일지도 모르겠다.

 

 “이동수단이 있습니다.”

 

 B가 오토바이를 가리킨다. 그것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하늘을 쳐다보고, 습관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이 몸을 어여삐 여기사, 교통수단을 내려 주셨구나-!”

 “신을 믿습니까?”

 

 아차.

 시큰둥하게 대꾸한다.

 

 “없다고 증명된 지 수백 년이 지났는걸?”

 

 그렇지만 한 편에서는, 그러니까 5구역에서는, 마법이란 게 생겼다는 것을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로 내미는 사람들이 있고, 거기에는 아무도 반박하지 못했다.

 

 B는, 내가 보인 태도 중 어느 쪽이 맞을지 판단하는 것 같다. 둘 중 하나겠지. 둘 다 맞거나, 둘 다 아니거나. 정 아니면, 모르겠다.

 생각을 도와주기 위해,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어서 타, 빨리 가야지.”

 “알겠습니다.”

 

 그런 복잡한 생각은, 가면서 하자고. 아니면 아예 하지 말든가.

 이런 세상에서 그런 것을 하기에, 너무나도 바쁘다고.

 

 

 눈앞에 요새가 보인다.

 심심해서 미사일을 쏴 재껴도 멀쩡할 것 같은 곳. 여기가 2구역이다.

 

 “오랜만이다?”

 “그렇지 뭐.”

 

 그리고 여느 때처럼 뒷문으로 몰래 들어갈 필요는 없다. 다행히도 이들과는 면식이 있어서, 정문으로도 당당하게 통과할 수 있다.

 

 

 “근데 이 아가씨는 누구?”

 B에게는 저기를 지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시켰다. 괜히 이상한 말을 했다가 여기서 사이가 파투나면 다시는 못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아는 동생이야. 2구역 구경 좀 시켜주려고.”

 “네가 아는 사람이 있었어?”

 

 왜 놀라는데. 제아무리 숨어서 사는 나라 해도, 아는 사람 하나쯤은 있을 수 있잖아.

 웃어? 내가 대체 뭘로 보이는 거야?

 

 “통과. 지나가도 돼.”

 

 자기들끼리 계속 키득거린다.

 

 “좀 웃긴 농담이었어. 차라리 결혼했다고 하는 게 더 낫지 않아?”

 “진짜라니까? 미치겠네.”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걸음을 잽싸게 해서 지나갔다. 저것들이 언제 또 트집을 잡을지 모르니까.

 

 이곳의 경치를 돌아볼 새도 없고, 볼 것도 없다. 집이 있고, 뭐 살 곳이 있고, 팔 곳이 있고, 그뿐이다. 이따가 통조림이나 사 가야겠다.

 

 지금, AZ라면 자신의 집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으니, 분명히 거기에서 회의하거나 작전을 짜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중앙에 있는 큰 집으로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다. 뭐야, 얘는 또 어디 간 거야? 도움 요청이라면서, 그러면 적어도 무언가 행동을 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냐? 그러면 지금 벽에 있나? 일단 앉아서 기다려야겠다.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 B. 여긴 집이라고는 하지만 회의장으로 더 자주 쓰여서, 이런저런 장식이 있다. 내가 앉아있는 곳도 원형 탁자에 딸린, 화려한 장식이 달린 의자다.

 의자 하나만 갖고 가고 싶긴 하다. 앉아서 삐걱거리고 갖고 놀면 얼마나 좋을까.

 

 순간 모습을 베껴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무를 어디서 구해, 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내 포기했다. 모래에서 나무가 어떻게 자라.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아냐. 6구역에 가면 살 수 있을걸.

 그러면 베껴갈까? 손을 댄 것은 순식간이었다.

 

 “미안, 손님이 있었는데 딴짓이나 하고 있었네.”

 

 AZ가 저쪽에서 하품하며 내려온다. 하긴 뭘 해, 밤새 작전 짜고 있었겠지.

 

 “자리에 앉자고, 피노키오 씨.”

 

  그걸 네가 어떻게 알고 있어?

 숨이 턱 막힌다. 주변을 스윽 둘러본다. B 말고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침을 삼킨다. 무언가가 약간 틀어졌다. 일단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해보자.

 

 “어…….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데. 이만 가보면 안 될까?”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 문으로 걸음을 걷는다.

 천둥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사방에서 들리더니, 눈을 감았다가 뜨자 수많은 총구가 여기를 겨누고 있었다.

 

 “B, 쏘지 마.”

 

 이들은 갑자기 이럴 사람이 아니다. 그것보다도 내가 공격을 했다간 사살당하거나, 나를 쫓는 단체가 하나 더 늘어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곤란하다.

 

 “모를 줄 알았어?”

 

 그냥 고분고분하게 자리에 앉자.

 이들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위협을 가하는 것인가. 피노키오라는 말은 5구역 시절에 쓰던 예명이었는데, 가명조차 아니고. 그래서 아무도 못 알아봐야 정상이었다.

 

 “에이, 옛날 얘긴 그만하고. 너희는 지금도 목숨이 걸려있지 않아, 나를 부른 걸 보면?”

 “5구역 출신에게 5구역 사람들을 없애달란 게 말이나 될까 싶지만…….”

 

 그게 못마땅해서 이런 것을 한 거였냐. 너도 참 한심하다.

 아니, 이들의 주적이 5구역 사람이니,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도미넌트라고까지 자칭하는 것들한테 뭐? 그냥 예전처럼 하자. 애초에 그때도 잘만 마법을 써 왔구먼. 왜 지금 와서 이런데.”

 

 물론 몰래 써 와서, 모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 관문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던 거였겠지. 이젠 어떡하냐.

 

 “그냥 찔러 본 거야. 우연히 얻은 정보 가지고. 혹시 뭐 나오나 싶었지.”

 

 너도 참 성격 고약하다.

 사람들이 물러나고, AZ는 반대편에 앉는다.

 

 “X 씨한테, 어디까지 들은 거야?”

 “방금까지 말한 거. 나머지는 알아서 거를 수 있지?”

 “다 들었네, 내일 온다는 것만 빼면.”

 

 뭐야. 그러면 다 준비된 전쟁에, 막바지로 날 부른 거였어? 뭐하러 그랬대?

 

 “늦게도 온다. 선전포고라도 했나 봐?”

 “아니, 정보원 출처지. 여태까지 그렇게 해서 살아왔고.”

 

 이들의 정보력은 1구역에 버금가는 것 같다. 어떻게 내 출신 구역을 알아차렸을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슬쩍 질문했지만, 비밀이라는 말만 돌아왔다. 혹시 5구역 사람을 섭외한 건 아니겠지?

 

 “무장은 어때?”

 “반은 총, 반은 마법으로 중무장.”

 

 미치겠네, 12.7mm를 때려 박아야 방어막이 뚫려 죽는 것들이 반이나 된다고.

 

 “무너뜨리겠다는 거네, 여기를.”

 “그래서 네 도움이 필요한 거야. 당분간 여기 머물면서, 일단은 보급을 담당해 줘.”

 “유사시에는, 뭐 그런가. 보수는?”

 

 봉투를 하나 내민다. 거기에 돈이나 들어있으면, 사양이다. 정말 작았으니까.

 대신, 손톱만 한 돌이 들어있다.

 이것을 보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런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그게 아니지, 이게 실존한다고?

 

 “판별은 네가 더 잘할 거라고 알고 있어.”

 

 내버려 두면 스스로 결정이 커질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대량의 마력을 저장할 수 있는, 수정 중 최상급.

 

 “죽을 각오, 해야겠네.”

 “그렇지.”

 

 AZ가, 계속 서서 주변을 돌아보기만 하는 B를 본다.

 

 “이 아가씨를 잠시 고용할 수 있어?”

 

 겉에 입은 슈트를 보고 말한 것이겠지. 딱 봐도 싸움 잘할 것 같이 생겼다. 옷이라도 입혀 줘야겠다. 계속 이렇게 눈에 띄면 곤란하다.

 

 “난 뭐로 몸을 지키냐, 아이고 나 죽는다.”

 “염병 떨지 말고. 이 아가씨, 딱 봐도 1구역 출신으로 보이는데. 얼마면 될까요?”

 “모르겠습니다. 제 가치는 재본 적이 없…….”

 

 급하게 B의 입을 막고, 말한다.

 

 “야, 끝나고, 멋진 포와 포탄이나 줘.”

 

 단숨에 AZ의 얼굴이 찡그려진다.

 

 “우리, 그게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말하는 거지?”

 “이 녀석 하는 걸 보면 그런 말 안 나올걸.”

 

 실제로, 내 돈을 다 빨아먹었으니까, 그 값을 하리라. 순전히 내 기대다.

 

 “알겠어.”

 

 일어나려고 하는데, AZ가 봉투를 가지고 가려고 하지 않는다.

 

 “날 믿는다고? 너무 위험한데.”

 “7구역 시절 때는 믿음직했잖아?”

 

 그렇게 받아치면 할 말이 없는데.

 

 “그 얘긴 꺼내지 말아 줘. 가슴이 아프다.”

 

 이 말만 마치고,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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