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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몬스터클럽
작가 : 쇼센
작품등록일 : 2019.9.5

대선을 앞두고 전국에서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뇌신경정신과학자 데이빗 한 박사는 연구소 소장으로부터 뇌스캔을 통한 잠정적 사이코패스 범죄용의자 테스트(몬스터 테스트)의 개발을 종용받는다. 마침 그때 한 프로파일러가 사이코패스테스트의 의무실시를 주장해 대중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자, 야당 대선후보 이중필은 이러한 분위기를 활용해 ‘몬스터 감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표심을 얻기 시작한다.

한 편 데이빗 한의 장남이자 천재 사이코패스 고등학생인 한명석은 여당 대선후보와 결탁해 전략적으로 소년범죄를 저지르는 <몬스터 클럽>을 비밀리에 조직하고, 군중의 세뇌에 효과가 있는 약물 ‘마리오네트’를 은밀히 유포하는데, 사건성을 의심한 한수형 경위가 그의 뒤를 쫓기 시작하고….

 
#6. 소년, 용이
작성일 : 19-09-24 00:43     조회 : 287     추천 : 4     분량 : 7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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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녀석이에요.”

 순돌이 평소와 다르게 언짢은 표정으로 눈짓을 해보이며 말했다. 그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니 의자 등받이로 조그만 뒤통수가 겨우 보였다.

 “어린애잖아?”

 “하아... 그러게 말입니다.”

 답지 않게 긴 한숨을 쉬고 어두운 얼굴을 하는 순돌이를 박수형 경위는 밖으로 조용히 불러냈다. 아무래도 한참을 비웠다가 들어선 서내 분위기가 묘하게 술렁이는 것과 관계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무슨 일인데?”

 “친족살해에요. 아버지를 죽였어요.”

 “저 어린 꼬맹이가? 몇 살이야?”

 “열세 살요.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데 덩치가 작아서 고작 3, 4학년 정도로밖에 안 보여요. 제대로 먹지 못하고 지속적인 학대에 시달렸다나 봐요.”

 “그래서 어떻게 죽였는데?”

 “술 취해 잠든 상태에서 손발을 테이프로 감고 목을 졸랐어요.”

 “그래...? 어린애가 제법이네.”

 칭찬하는 듯한 말투에 순동이 수형을 원망하듯 노려봤다. 수형은 이런 사건에 익숙하지 않을 순동에게 실언을 했다 싶어서 입맛을 한 번 다시며 말했다.

 “다른 건 없었어? 현장은 깨끗했고?”

 “처음 현장을 봤을 때는 시신 얼굴과 가슴 쪽에 피가 흥건해서 칼로 찌른 자상인가 했지만, 아니었어요.”

 “웬 피? 목을 졸랐다며?”

 “입에서 출혈이 있었어요. 피해자 앞니가 세 개나 부러져 있고 잇몸이 다 벗겨져 있었대요. 죽기 직전 입안을 노골적으로 다치게 하려던 거 같은데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뭘로 그랬는데?”

 “현장에 그럴만한 흉기는 딱히 안 보였어요. 주방의 칼이나 집게는 깨끗했고.”

 “흐음... 그 녀석 입 안은 멀쩡해?”

 “네?”

 “가해자 꼬맹이 말이야. 보통 그런 이상 행동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 지속적인 학대를 받았다면 보복성 가해였을 확률이 커. 자기가 당한 것을 똑같이 해주는 거지. 그 녀석 입 안을 확인해봐. 이빨이 멀쩡한지. 혀나 잇몸에 상처는 없는지. 아버지가 강제로 같은 부위를 다치게 한 적이 있었는지도 몰라.”

 “아아... 그렇군요. 사실 아까부터 도통 말을 안 해서 입 벌린 건 구경도 못 했어요.”

 “아버지 말고 다른 가족은?”

 “엄마는 어릴 때 집을 나간 모양이고, 키워주시던 친할머니는 얼마 전에 돌아가셨나 봐요. 그리고 여섯 살짜리 남동생이 있는데 최근에 사고로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하네요.”

 “그래? 그거 뭔가 있는데... 동생 쪽도 알아 봐. 입원할 정도의 골절상은 사고 때문이 아닐지도 몰라. 할머니가 계실 때는 어떻게든 방패막이가 돼줬겠지만 최근에 돌아가셨다면 막아줄 사람이 없어서 피해가 더 심했을 거야. 어쩌면 그게 이번 살인의 계기였을지도 모르지.”

 “그럴 수도 있겠군요. 아, 정말 이런 사건은 난감하다니까요....”

 “정신차려. 어려도 친족살인 가해자야. 감정이입하지 알고. 정 힘들면 나한테 넘겨.”

 “안 그래도 저로선 진술받는 데 한계가 있어서 아동전문상담사 불러 놨어요. 이럴 땐 전문가한테 맡겨야죠. 괜히 어설프게 몰아세워서 증언 받았다고 나중에 두들겨 맞는 건 이쪽이니까요.”

 “그래, 잘 했어. 그래도 나이가 어리니 다행이잖아? 14세 미만이면 사회봉사나 기껏해야 소년원행인데. 뭘 걱정해. 오히려 몇 년 더 참았다가 죽였으면 형사처벌을 면치 못했을 거라고.”

 “경위님! 겨우 열세살짜리에요. 처벌 이전에 아이가 안쓰럽지도 않으십니까.”

 “어린애한테 폭력이나 휘두르는 놈은 아버지가 아냐. 박수쳐 줄 맘도 없지만 나무랄 일도 아니야.”

 이 순둥아 하며 수형은 느긋하게 늘어진 고순동 경장의 볼을 있는 힘껏 꼬집었다. 순돌은 수형의 장난에도 평소와 다르게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여전히 거기엔 어린애가 장식품 같이 미동도 없이 앉아 있었다.

 

 “용이야 형사님 왔다. 심심하지? 아저씨가 사탕줄게 아 해볼래?”

 용이가 이건 또 뭔 소린가 싶어 몸이 굳는 게 보였다.

 “자, 아~ 어서. 이거 맛있어.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순돌이 자신의 자리에 있던 여러 개의 군것질 통에서 사탕 한 개를 꺼내 흔들어보였다. 용이가 마지못해 한 손을 내밀었지만 순돌은 아랑곳하지 않고 억지로 입을 벌려 먹여주려 했다. 입을 벌리지 않는 용이를 순돌은 기어이 손으로 입을 벌리려 하며 천연덕스럽게 다가갔다.

 “자아 어디 충치가 없나 먼저 볼까? 충치 있는 초등학생은 사탕을 먹으면 안 되는데?”

 수형은 순돌이 아까 자신이 한 말을 듣고 아이의 입 안을 살펴보려는 것임을 알았다. 영문을 모르는 소년이 어물거리는 사이 순돌은 능숙하게 양볼을 붙잡아 재빨리 입 안을 살폈다. 그리고는 충치는 없네 하면서 그 안에 사탕을 쏙 하고 넣어 주었다.

 “어때 맛있지? 사탕도 줬으니까 이제 아저씨가 묻는 질문에 솔직히 대답하는 거다?”

 “…….”

 “자, 우선. 동생이 있다던데, 동생 이름이?”

 동생 얘기를 하자 인형처럼 얌전하던 아이의 몸이 움찔하더니 눈매가 대번에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순동은 그대로 무반응인 것보다는 낫다고 차라리 생각했다.

 “다시 한 번 물을게. 동생 이름이 어떻게 되지?”

 “동생은…… 왜요?”

 동생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구나. 순돌이 아이를 향해 사람 좋은 웃음을 씩 웃었다.

 “그냥 확인 차 묻는 거야. 너한테 이름 물어본 거랑 똑같아.”

 “환이……요.”

 “네가 정 용이니까. 동생은 정 환?”

 아이가 고개를 끄덕한다. 이내 다시 숙인 얼굴 탓에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환이가 지금 사고로 다쳐서 입원해 있다며? 괜찮아?”

 “그건 이번 일이랑 상관없잖아요.”

 “꼭 상관있어서가 아니라, 네 동생 일이니까. 너랑 관계없다고는 할 수 없잖아. 동생인데.”

 마지막 말을 듣고는 용이는 말없이 고개를 들어 물끄러미 순동 쪽을 바라봤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것일까. 조그만 머리로 열심히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는 모습에 순돌은 다시 안쓰러움이 밀려왔다.

 “그래 알았어. 그럼 동생 말고 이번 일에 대해서 물어볼게. 왜 입 안을 다치게 한 거야? 다른 곳도 아니고 왜 입을? 아버지 이빨을 뽑은 거야?”

 “그냥…… 그렇게 됐어요.”

 “굳이 그러지 않아도 이미 아버진 죽었잖아? 죽고 나서 그랬던 것 같은데. 뭘로 어떻게 한 거야?”

 “…….”

 “아버지가 너희한테 무슨 짓을 한 거니? 그래서 화가 났던 거야?”

 “…….”

 다시 조개처럼 아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아, 하고 순돌이 한숨을 쉴 때 멀리서 그를 구원할 천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큰 키에 검은 롱 프록코트로 몸을 감싼 이지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젊은 여성이었다.

 

 “고순동 경장님?”

 “네. 누구…….”

 “연락받고 아동상담센터에서 왔습니다만, 이 아인가요?”

 여성은 순돌이 아닌 아이 쪽을 보며 말했다. 사건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고 있을 텐데도 차분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아, 상담 선생님! 마침 잘 오셨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순돌이 반가움에 화색을 띠며 말하자 여자는 지갑에서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그리고 곧바로 여자는 그에게서 몇 가지 사건에 관한 서류를 확인했다. 상당히 침착하고도 신속한 그 확인 과정에 순돌은 여자에게 신뢰감이 들었다.

 “그럼 형사님, 지금 여기서 바로 간단히 진행할 수 있을까요?”

 “네, 그러시죠. 용이야, 널 도와줄 선생님이 오셨어. 아저씨한테는 말 못했던 것들도 선생님께는 편하게 얘기하면 돼. 이 선생님은 경찰도 아니고, 네 편이 돼 줄 분이니까, 응?”

 용이는 흘끗 한 번 여자 쪽을 바라보는 듯했지만 그뿐이었다. 여자는 그런 아이의 무반응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무심한 얼굴로 아이 모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과연. 오히려 과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이 최선이라는 거로군.

 “네.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용이야, 선생님이랑 같이 얘기 좀 할까?”

 여자는 아이가 몸을 일으킬 때까지 잠시 서서 기다렸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났을까. 아이는 말없이 천천히 몸을 일으켜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역시 전문가는 다르군 하고 순돌이 속으로 감탄하는 새에 아이는 어느새 여자와 함께 안쪽으로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그제야 여자가 건네준 명함을 들여다봤다. 아동상담센터 아동심리상담전문 신희선 박사.

 순돌은 이 이름을 기억해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밀린 서류 작업을 하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신희선 박사가 혼자 취조실을 나오는 것이 보였다.

 “저기 선생님…… 어땠나요?”

 “네. 아버지의 확대 사실은 확실한 것 같아요. 기간도 꽤 오래됐던 것 같고. 현재는 공포의 대상이 사라져서 상당히 안심하고 있어요.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사실보다 아버지에게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이 큰 상태에요.”

 “학대가 오래됐다면 왜 갑자기 살해를 시도했을까요? 살해 동기나 계기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 없었나요?”

 “아버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부터 했다고 해요. 생각만 하던 게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으로 옮긴 것은 제 생각엔 아마 동생이 관련이 있을 것 같아요. 분명히 말은 안 하지만 어린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더군요. 본인은 끝까지 사고였다고 하지만 분명 동생의 입원은 아버지의 학대 행위와 관련이 있을 겁니다.”

 “입 안쪽의 상해에 대해선 무슨 말을 했나요?”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했다고만 하더군요. 생각보다 힘들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가해 도구가 ‘니퍼’라는 군요.”

 “니퍼요?”

 “네. 혹시 니퍼에 대해 형사님이 알려주신 게 아닌가요? 보통 애들이 알만한 단어가 아닌데.”

 “아뇨. 현장에서 입을 공격한 도구는 따로 발견되지 않아서 특정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안 그래도 뭘로 한 거냐고 물었지만 대답을 하지 않더라구요. 확실히 ‘니퍼’라고 했습니까.”

 “네. 니퍼로 이빨을 뽑으려 했는데 잘 안 됐다고.”

 “니퍼는 자르는 도구지 뽑는 도구가 아니니까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건 일부러 감췄었다는 거군요.”

 “네 장소는 말을 안했지만 아마 숨겼을 거예요. 그런데 아무래도 도구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보통의 초등학생이 정확히 ‘니퍼’를 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고. 그리고…….”

 “그리고 뭔가요?”

 “감정 반응이 있었어요. 니퍼를 말할 때. 다른 진술을 할 때는 담담했거든요.”

 “그럼 니퍼는 역시 아버지의 학대 도구였을까요?”

 “저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이에게 오래 된 상처는 많았지만 최근 생긴 상처는 심각한 것이 없었다고 하셨죠? 아이 입 안도 확인하셨나요?”

 “병원에 데려가봐야 확실하겠지만 아까 제가 확인한 바로는 깨끗하더군요. 이빨도 잇몸도 깨끗했어요.”

 “그럼 병원에 가서 동생 쪽을 확인해보세요. 니퍼와 들어맞는 어떤 상처가 있을지도 몰라요. 입 안도 확인하시구요. 아무래도 살해를 순순히 자백하면서도 그 동기를 자세히 말하지 않는 건 동생과 관련이 있어 보여요.”

 “네 알겠습니다.”

 “제가 아는 아동보호소에서 도움을 주실 수 있는데 혹시 형사님만 괜찮으시다면 그쪽에서 당분간 있게 해도 될까요? 비슷한 사정의 아동들을 정식으로 보호해주고 계시는 분이에요.”

 “비슷한 사정이라면...”

 “범죄를 저지른 아동들이죠. 특히 만 13세 미만의 촉법소년의 경우 정신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많아서 전문가의 섬세한 보호가 필요해요. 그쪽 경험이 많은 분이 계세요.”

 “네 그럼 데려가시죠. 오늘은 어차피 많이 늦었고 아이도 쉬어야 하니까요. 보호소 주소와 연락처가 ? 오늘은 일단 제가 동행하겠습니다.”

 “아뇨. 그러실 필요 없어요. 이미 그쪽에 연락해뒀으니 그분이 직접 경찰서로 데리러 와주실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역시 일 처리가 빠르고 꼼꼼하다. 게다가 절차에 어긋남이 없고 배려심까지 느껴진다. 순돌은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다. 얼마 후 여자의 말대로 인상이 좋아보이는 한 남자가 서를 방문했다. 한 아동보호소의 원장이라고 했다. 앞쪽 머리숱이 흐릿해진 중년의 남자였는데 키는 작은 편이었지만 덩치가 좋고 자세가 반듯했다. 용이는 왠일인지 얌전히 그를 따라갔다. 남자는 아이에게 지나친 호감이나 과장되게 호감을 사는 살가운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박사와 닮아 있었다. 하지만 왠지 그의 옆에 있으니 용이가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초등학생으로 보였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무뚝뚝한 아들 같은 느낌이랄까. 저 조그만 몸 어디에서 그런 끔찍한 살해욕구가 솟구친 것일까. 순돌은 서 밖을 함께 따라나와서 용이를 태운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서 아이를 배웅했다.

 “형사님도 지나치게 마음이 좋으시네요.”

 그때까지 여자가 옆에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순돌은 그녀의 말에 비로소 존재를 알아차렸다.

 “아, 저도 이런 일은 처음이라서요. 미숙한 꼴을 보여드렸군요.”

 “아뇨. 그런 뜻이 아니에요. 저렇게 어린 나이의 범죄 아동을 바라보는 눈은 둘 중 하나거든요. 지나치게 호들갑스럽거나 지나치게 차갑거나. 둘 다 어른인 자신의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보기 때문이죠. 그런데 형사님은 어느 쪽도 아닌 것 같아 드린 말씀이에요. 아이의 입장에서 사건을 보려고 하시는 점은 보통 저희 쪽 사람들의 시각이죠. 그래서 형사님처럼 마음이 좋으시면 힘들다는 걸 잘 알아요. 아이입장을 생각하면 사건을 객관화하기 어렵죠.”

 “네. 안그래도 아까 선배한테 감정이입하지 말라는 주의를 받았어요.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저렇게 어린 아이가 그런 끔찍한 행동을 했을 때는 무슨 이유가 단단히 있겠지 싶어서요. 단순한 가해자로 봐지질 않네요. 너무…… 어리잖아요.”

 “네……. 그러니까 나라에서도 처벌을 섣불리 하지 못하게 한 거겠죠. 문제는 이후에요. 어린 나이에 처벌을 면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에요. 법적처벌을 받게 되는 나이가 되어서도 좀처럼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많아요. 그걸 막는 게 저희의 역할이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에요.”

 “선생님도 참 힘드시겠어요.”

 신희선 박사는 대답없이 그저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때마침 저 멀리서 외근 나갔던 박수형 경위가 돌아오는 것이 보였다. 순돌은 사건에 관해 다시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고 박사와 인사를 나눈 후 헤어졌다. 그렇게 서에서 멀어지는 여자를 박수형 경위가 지나치며 유심히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

 “어이, 순돌아. 저 미인은 또 누구냐?”

 “미인에만 관심갖지 마시고 사건에 좀 관심을 가지시죠. 연쇄살인 사건에는 관심도 없으시면서. 또 이상한 사건에 혼자 꽂혀서 싸돌아다닌다고 반장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세요.”

 “이상한 사건이라니! 내가 큰 사건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 거 몰라? 두고 보라고 조만단 또 한 건 터뜨리는 거 시간 문제니까. 그나저나 저 여잔 누군데?”

 “아동심리전문가요. 아까 말했잖아요. 불렀다고.”

 “아 그거? 애가 뭔가 말했어? 미인 앞에서 약해지는 건 남자라면 어린애도 마찬가지지. 크크.”

 “하여튼 선배도……. 말을 하긴 했어요. 입 안을 그렇게 만든 건 니퍼였다는군요.”

 “니퍼?”

 “역시 이상하죠? 어린애가 그런 도구를 쓴다는 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 거야. 그게 현장에는 없었단 사실이 반증하지.”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일단 동생에 대한 보호심리가 강하대요. 아마 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게 살해 동기가 됐을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좀 이따 동생 병원에 가 볼 생각이에요.”

 “역시 미인 앞에서는 그 꼬맹이도 술술 부는구만. 그래서 연락처는 받았어?”

 “참나.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잿밥에만 관심 있으십니까.”

 “농담이야. 병원에 갈 때는 니퍼를 몇 개 사가도록 해. 진료기록과 대조해볼 때 도움이 될 거야.”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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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ie808 19-12-07 17:35
 
니퍼!! 저도 네일케어 일하며 매일쓰는건데. 같은 종류는 아니란걸알지만 왠지 내일 출근해서 달리보일듯해요 ㅋㅋ
     
자신만의 이미지를 등록해보세요
쇼센 19-12-09 23:21
 
작지만 예전부터 집에 있는 니퍼를 보면 뭔가 무섭고 그랬어요. 그래도 네일용 니퍼는 좀 더 날씬하고 예쁜 편이네요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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