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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뱀파이어 로망스
작가 : 꽃님발
작품등록일 : 2019.9.3

내가 왔어. 너 찾으러 내가 여기까지 왔다고. 네가 발이 묶여 나한테 못 온다고 해도 어쩔 수 없어. 그 발목을 잘라내서라도 널 다시 내 옆에 둘 거야.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겨 버린 뱀파이어 희선. 마지막 순간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그를 찾으러 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뱀파이어계 모든 사건 사고에 관여하는 그가 제발로 찾아오기를 바라며 인간 흡혈을 저지르는데….

영원을 살아가는 저주받은 존재, 뱀파이어와 인간 그리고 뱀파이어 헌터들 간의 엉켜버린 운명과 사랑이야기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집니다.

 
번외 4. 내가 예언하나 해줄까
작성일 : 19-09-24 00:04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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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인사라도 하듯이 찾아오는 상실감 마저 익숙해져 버린다. 정신이 깨고 눈을 뜨기 전 습관처럼 옆자리를 더듬거렸을 때 뭐라도 잡히길 바라는 희선의 마음 속 기도는 언제나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마 그녀의 간절한 기도는 하늘에 미쳐 닿아지지 못한 모양이다.

 

 눈을 뜨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던 옆자리를 그래도 혹시나 하며 쳐다보지만, 옆자리는 그가 오래전에 나갔다는 것을 알려주듯 온기조차 남아있지 않다. 비단 옆자리에 온기 뿐아니라 집안 전체엔 아예 온기조차 남아있지 않다.

 

 " 영원아…. "

 

 한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거실로 나온 희선이 조그맣게 그를 부른다. 대답을 기대한건 아니였지만 또 한번 역시나 하는 생각에 이제는 습관이된 한숨을 쉰다. 어떤일이든 되풀이 됨에 따라 적당히 습관화 되고 무뎌질 법도 한데 이놈의 상실감은 여전히 마음을 찌르르하게 만들어온다. 아침에 일어나 옆자리를 확인하고 언제나가 그렇듯 쓸쓸함에 익숙해져 툭툭 털어내야 하지만 그게 제대로 되지 않는거다.

 

 힘이라고는 하나도 담겨있지 않은 몇발자국을 움직여 쇼파에 앉는다.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기까지한 텅빈 집안을 둘러보다가 부쩍 감성적이게 변한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이대로 있다간 분명 또 청승맞게 눈물을 흘릴께 뻔해서 몸을 일으켜 티비를 킨다.

 

 헤어짐도, 이별의 그 순간도 아직 맞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선 사람들의 말소리라도 들려야 할 것 같았다. 티비를 키면 조금이라도 북적거리고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딴 곳에 집중해서 슬픈 생각이 나게 하지 않도록.

 

 희선의 외로움을 달래줄,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티비가 제 작동을 하며 소리를 낸다. 요즘 우리가 보는 드라마라고 치부하기엔 썩 디지털스럽지 못한 드라마가 방영중이다. 지금은 흔해 빠진 내용이지만 그 때만 해도 굉장한 화젯거리였던 내용의 드라마.

 

 

 [ 영원…히라고 했잖아요. ]

 [ 그땐 그럴 줄 알았어. ]

 [ 당신이 어떻게 이래! 나한테 어떻게 이래…. ]

 

 

 열렬히 사랑했던 두 남녀의 사랑이, 남자의 바람으로 인해 종말을 맡게되는 진부한 내용이였다. 왜 하필이면 전원을 키자마자 하는 드라마가 이런 내용이 였을까. 왜 이별의 장면을 보게 된걸까.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도 신경이 쓰이게 되는 지금 이 사실은 희선을 더 없이 슬프게 만드는 사실이다.

 

 정말 아무런 관계없이, 지금하는 이 드라마의 방영이 당연한 우연일지라해도 그녀에겐 이게 운명이라 믿어버리는 이상한 사고가 들어서 버린 것이다. 이 시간에 티비를 켜서 이 드라마를 보게 됨 으로써 조금의 준비라도 하란 걸까. 드라마속에 여자주인공이 보기만해도 가슴이 미어지게 울며 남자주인공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 하지만 남자주인공은 벌레 보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내려다 보며 매정하게 뒤를 돌아 떠나버린다. 매정하게, 정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 버린다.

 

 가련하게 울고 있는 여자가 왠지 자신과 닮아보였다. 저 멀리 걸어가는 남자주인공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끝없이 중얼거린다. 가지말라고. 제발 가지 말라고. 그간 마음 속 깊은 곳에 막아 두었던 눈물샘이 폭발해 튀어오른다. 굳이 손등으로 눈가를 닦지 않아도 무거운 눈물의 양이 허벅지 위로 떨어진다.

 

 그녀가 이러는 건 비단 너무 감정을 몰입해서 그런 것 같진 않았다. 왠지모르게 자신과 너무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였다.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도 모른채 다음주에 계속 된다는 내용으로 끝나버리는 화면을 계속해서 응시한다. 우리도 이렇게 끝나버리면, 어떻할까.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슬픈 이 일을 내가, 우리가 직접겪는다면 어떻할까.

 

 눈안에서 빠져나오는 그 물들이 뜨거워서 화상을 입을 것 같았지만 움직일 힘조차 없었다.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 엉엉 소리를 내 울지도 못하고 한참동안이나 숨죽여 운다. 눈물을 닦아 줄 사람이 없어서, 그래서 소리내어 크게 울지도 못한다.

 

 영원아, 최영원. 난 너 없이도 하루도 살수 없어.

 

 

 

 * * *

 

 

 

 먼지하나 없을 것 같고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듯 깨끗하게 닦인 대리석이 깔려 있다. 마치 동굴처럼 한 발자국, 한 발자국을 옮길 때 마다 사치스러운 발소리가 들린다. 양 옆에는 척 보아도 귀해보이는 조각 품들이 마치 박물관처럼 늘어져있었고 벽에는 횟불들이 안을 밝혀주고 있었다.

 

 그런 복도를 지나 육중한 문 앞에 도착한 남자가 문고리에 손을 댔을 때, 마치 기다렸던 것과 같이 문이 안으로 스스르 열린다. 방은 둥그런 아치 모양이였고 복도와 마찬가지로 벽에는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문의 정면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뚫린 통 창이 있었고 열린 창밖을 바라보고 또 다른 남자가 서 있었다. 190cm는 되어보이는 커다란 키에 건장한 체격을 가진 남자는 꽉 들어찬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 데니 죽었더군요. "

 

 방 안에 들어온 남자, 영원이 창밖을 보고 있는 남자에게 말한다. 방 한가운데에 있는 화로에서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것이 그 방에 있는 유일한 온기였다.

 

 " 참 이상하죠? 당신에게 반대만 하면 가루가 되어버리니. "

 

 영원이 웃으며 말했다. 분명 웃으며 말했지만 그 웃음에는 소리도 공기도 없었다. 그 말에 남자의 눈썹이 하늘로 치켜올라갔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들은 듯 버릇처럼 입안에 살을 씹었다.

 

 " 너 이러라고 살린거 아닌데. "

 

 등을 돌아 본 남자가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엄청난 가시가 박힌 말. 활활 타오르는 불을 사이에 두고 영원을 쳐다보는 남자는 잭이였다. 르꼬르 가문의 수장, 그리고 지금 살아있는 뱀파이어 중 가장 오래 된 남자.

 

 1차 전쟁을 겪고 난 뱀파이어들은 유명한 가문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을 만들었다. 스카운. 뱀파이어들과의 다툼이나 분쟁,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해결해주고 판단하는 조직이였다. 아주 공평하게 로메니족 6명, 브리아족 6명. 그리고 영원으로 구성 된 이 조직은 꽤 권위를 가지고 있었고 다들 이 조직이 무서워서라도 다툼을 기피하기까지 했다.

 

 모든게 그렇 듯 처음은 그 목적대로 제대로 돌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영원한건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단 하나,인 것 처럼 이 조직도 결국 변질되기 시작했다. 이 조직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거의 독재자처럼 뱀파이어들을, 적어도 로메니족을 거의 '통치'하고 '지배'했던 잭이 권력이 분산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 너 이러라고 살려두는 것도 아냐. "

 

 원래 잭의 말을 절대적으로 들었던 로메니족은 당연하게, 브리아족의 몇몇 가문까지 잭에게 포섭당해 결국 그 조직조차 잭에 손에 주물러지게 되었다. 허울뿐인 뱀파이어의 교주 영원 또한 마찬가지. 길거리에서 아기로 발견되었을 때 부터 잭의 손아귀에서 자라난 영원에게 그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란 처음부터 없었다. 그의 충실한 허수아비처럼 지금을 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뱀파이어들의 모든 일에 관여하며, 세상에 눈을 뜨니 더이상 그걸 두고 볼 순 없었다. 특히 잔인하게 인간 흡혈을 일삼는 그가 있는 이상 인간세상과의 공존은 꿈꿀 수 없었으며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사람을 소리 소문 없이 처단하는 것은 독재의 표본이었다. 그가 그렇게 버티고 있는 이상 뱀파이어 세계도, 인간 세계도 평화는 없다.

 

 " 살인은 이제 관두세요. "

 

 잭은 최근 더 과감하고 비상식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이제 모두 자신의 세력 안에 있자 더이상 포악함을 숨기려 들려고도 하지 않는거다.

 

 " 이번이 마지막 경고 입니다. "

 

 잭이 화로를 뱅글 돌며 시원에게 걸어온다. 서로의 눈을 응시하는데 그 눈안에 불빛이 비춰 이글거렸다. 아니 이글거리는 건 반사된 불 때문만은 아닌거 같았다.

 

 " 경고? 하, 경고라…. "

 " ……. "

 " 니가 그런식으로하면 걔는 어떻게 될 거 같은데? "

 

 영원의 바로 앞에 다가온 잭이 그의 눈을 보며 웃는다. 이번엔 입꼬리만 말아 올린 웃음이 아닌 눈까지 웃는 진짜 웃음이였다. 그 웃음은 어딘가 모르게 괴기스러웠다.

 

 " 유현경 말이야. "

 

 영원이 잭 모르게 오른손을 말아쥐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 역시 그는 아직 자신의 머리 꼭대기에 있었다. 사랑같은거 하지 않으려고 했다. 자신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이상, 지금 같은 이 시기를 이겨내야하는 이상 사랑같은거 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마음은 이미 그녀에게 갔고 그걸 잭이 알고 있다는 건 그녀가 위험하다는 것이였다.

 

 " 내가 예언하나 해줄까, 영원? "

 

 돌을 씹은 것 같이 표정이 굳은 영원을 두고 원을 그리듯이 걷는 잭이 노래를 부르 듯이 말한다. 그의 능력은 예지력이었다. 그 기간과 시기를 예측할 순 없지만 그는 미래를 보는 초능력을 가진 유일한 뱀파이어였다. 하지만 지금 말하는 것은 그의 능력에 의한 것이 아니였다. 이건,

 

 " 크리스탈(희선)이 알게되는 날에 넌. "

 " ……. "

 " 이 불의 장작이 될거야. "

 

 협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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