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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잭 앤 블랑 Jack & Blanc
작가 : 힛쥐
작품등록일 : 2019.9.6

갈수록 부패해져만 가는 귀족사회. 상류층은 하류층을 억압하고 그들을 그저 자신들의 재산이라고만 생각한다.
이런 세상속에서 태어난 두 명의 살인귀. 그들의 이름은 잭과 블랑이라고 한다.

 
8. 엘렌의 정원 (5)
작성일 : 19-09-21 13:54     조회 : 309     추천 : 0     분량 : 4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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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깥에는 어느샌가 어둠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이야기를 마친 알프레드는 고개를 꾸벅이고는 조심스럽게 엘렌의 방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엘렌은 천천히 자신의 책상 앞에 앉았다.

 

  "그렇군. '투기장'이…."

 

  맞닿은 손가락들을 서로 매만지며 잠깐동안 생각에 잠긴 엘렌은 알프레드가 보고한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책상 서랍에서 양피지 몇 장을 꺼내었다.

 

  그 후, 펜촉에 잉크를 적신 뒤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마약시장을 위해 만들어낸 마약작업장 중 '하나'와 베일에게 관리를 맡긴 투기장이 모두 붕괴. 엘렌은 누가 그랬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베일의 저택에 잠입하며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모든 경호원들을 사살한 것으로 보아 상대의 수는 적지만 실력은 뛰어난 인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엘렌은 글을 쓰고있던 자신의 오른손에 어느순간 힘이 조금 과하게 들어갔다는 것을 알아챘다. 펜을 내려놓고 미간을 주무르며 자신의 책상을 둘러보니 글자들이 빼곡히 쓰여진 양피지들로 가득하였다.

 

  푹신푹신한 의자에 몸을 기댄 엘렌은 눈을 게슴츠레 뜬 채 천장을 보았다.

 

  "어떤 놈들이려나."

 

  그리고 그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감돌았다.

 

 

 * * *

 

 

  베일의 암살을 끝낸 잭과 블랑은 베일과 수많은 경호원들의 시체를 뒤로한 채 유유히 저택을 빠져나왔다.

 

  저택에서 나갈때는 정문이 아닌, 누군가의 방 창문을 통해 나갔다. 그리고는 서로 날렵한 몸놀림으로 자신들의 키보다 훨씬 큰 담벼락을 뛰어넘었다.

 

  저택 뒤쪽에는 거대한 건물들이 무수히 들어서 있었고, 그로인해 마치 미로같은 구조가 되어있었다.

 

  잭은 어두운 곳에 숨겨두었던 가방에서 옷을 꺼내 블랑에게 건네주었다. 진한 피가 묻은 옷을 입고 돌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가면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잭과 블랑은 자신들의 '살인귀 복장'을 가방에 넣고는 가방을 잠그었다.

 

  "이걸로 됐을까?"

  "글쎄…."

 

  잭의 물음에 돌아온 것은 미묘한 대답이었다. 잭이 살짝 씁쓸한 표정을 짓자, 블랑이 "하지만"하고 말을 이었다.

 

  "─공포는 심어줬어."

  "응?"

 

  블랑의 말에 잭이 궁금증을 나타내자 블랑은 웃음을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몸을 돌리자 그에 맞춰 새하얀 머리카락이 찰랑거렸다.

 

  "돌아갈까, 잭."

 

  두 명의 살인귀는 항구쪽에서 밀려오는 바닷냄새와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달빛을 받으며 집으로, '문 라이트'로 향하였다.

 

  그 날 이후, 이틀이 지났을 때 베일의 저택에서 일어난 일은 곧바로 글자화 되어 신문에 실린 채 왕국의 모든 도시 혹은 마을에 뿌려졌다.

 

  잔혹한 살육의 현장, 아무도 생각할 수 없었던 포트리아의 귀족 살해. 그와 더불어 '투기장'에 대한 내용까지.

 

  하지만 그에 대한 내용은 완벽하게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일부 귀족들이 노예 몇 명을 데리고 만든 놀음판 정도로만 짧게 게시되어 있었고 초점은 사망한 베일에 대한 것과 범인은 누구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역시 이렇게 되나."

 

  문 라이트에 돌아오고 나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일에는 살인귀가 아닌, 문 라이트의 평범한 시민이라는 가면을 쓰고있는 잭이 자신이 일하는 카페, 플래버의 카운터에 기대어 신문 기사를 읽어보고 있었다.

 

  자신이 읽고싶었던 내용을 다 읽은 잭은 신문을 고이 접고는 옆으로 밀어내 자신의 시선에서 없애버렸다.

 

  "무섭네요, 요즘 세상."

 

  잭이 밀어낸 신문을 어느새 가져간 플래버의 점장이 포트리아에서 일어난 사건 부분을 읽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일전에 '영원한 봄의 숲'에서 일어난 사건도 그렇고…. 이번에는 포트리아 한복판에 있는 저택에서……"

 

  잭은 컵을 닦으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에 대해 점장은 별 괘념치 않은건지 아니면 신문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딱히 신경쓰지 않는건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의 문이 활짝 열리며 종소리가 가게에 울려퍼졌다.

 

  "어서오세요."

 

  컵에만 시선을 두고있던 잭이 들어온 손님에게 인사를 하였다. 점장은 신문때문에 손님이 들어온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잭은 눈만 살짝 올려 손님을 흘깃 보았다.

 

  블랑보다는 살짝 탁한 흰색 머리에 안경을 쓴,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남성이었다. 그는 베이지색 코트의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가게를 둘러보며 점장쪽으로 다가갔다.

 

  점장 앞에 멈춰선 그는, 오른손을 꺼내 점장쪽으로 손을 뻗더니─

 

  "잠시 실례."

 

  ─느닷없이 점장이 읽고있던 신문을 빼앗아 자신이 읽기 시작했다.

  그의 행동에 잭은 컵을 내려놓고 관심있는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점장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자신의 앞에 서있는 사람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무, 무슨…?"

  "아, 죄송해요. 오늘자 신문을 아직 못읽어서요."

 

  그는 신문에만 집중하고있는 상태로 점장에게 말하였다. 점장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한지 별다른 말도 못하고 있었다. 잭은 그런 점장을 바보같이 보며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컵을 닦기 시작했다.

 

  잠시 후, 신문을 다 읽었는지 그는 점장이 앉아있는 쪽 책상에 신문을 내려놓더니 점장에게 감사를 표하였다. 그러고는 카운터로 가 메뉴를 읽기 시작했다.

 

  "아메리카노 하나 주세요."

  "드시고 갈건가요."

  "아뇨."

 

  주문을 받은 잭은 능숙한 솜씨로 금방 커피를 만들어 손님에게 건네주었다. 커피를 건네받은 손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커피를 홀짝이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마음에 드네. 다음에 또 올게요."

 

  그는 당당한 걸음으로 카페를 나섰다. 겨우 정신을 차린 점장이 걸어가는 손님의 모습을 보며 입을 열었다.

 

  "뭐지, 저 손님은……?"

  "글쎄요."

 

  잭은 아까처럼 건성으로 대답하며 컵을 닦고 있었지만, 눈으로는 사라져가는 그의 모습을 쫓고있었다.

 

 

  근무시간을 마친 잭은 카페 유니폼에서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은 후, 점장에게 인사를 하고나서 밤이 찾아온 문 라이트의 거리로 나섰다.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로 가득 찬 문 라이트의 거리를 걸으며 집으로 향하였다. 도중에 지난번에 들렀던 빵집에서 빵을 사는 것도 잊지 않으며.

 

  조금 빠른 걸음으로 집에 돌아온 잭이 문을 열자 거실의 소파에는 흰색의 긴 생머리를 한 아름다운 여자, 블랑이 앉아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잭은 자신이 사온 빵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잭은 빵 봉투를 내려놓으며 블랑의 머리를 유심히 보고있었다. 그 시선에 블랑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

  "아니, 역시 블랑의 머리가 더 하얗구나 싶어서."

  "……뜬금없이 뭔 소리야?"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잭은 블랑과 나란히 소파에 앉아 빵을 뜯어먹으며 '그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해리엇 엘렌에 대해서 좀 알아봤어?"

  "응. 워낙 유명한 사람이더라고. 그리고……"

 

  빵을 살며시 내려놓은 블랑은 어딘가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잭을 쳐다보았다.

 

  "─평가가 너무 좋아."

  "평가?"

  "그래. 엘렌이라는 녀석, 귀족치고는 권력싸움이라던지 부를 늘리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으며 오히려 베품을 좋아하는 사람…… 이게 그 녀석에 대한 평가야."

 

  블랑이 종이 한 장을 건네주자 잭은 재빠르게 그것을 받아들어 종이에 적혀있는 내용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영지에 있는 마을에 막대한 금화를 기부했다라."

  "아, 마음에 안드네. 노예랑 마약을 팔아서 번 돈으로 자신의 평가를 올리다니."

 

  블랑은 엘렌에게 욕석을 마구 퍼붓고는 다시 빵을 집어 마구 씹어먹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손에 묻은 빵 부스러기 훌훌 털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응. 길버트한테."

  "엘렌에 관한 정보?"

  "그래. 피곤하지? 좀 쉬고있어, 잭."

 

  살짝 도톰한 옷으로 갈아입은 블랑은 곧바로 잭에게 인사를 한 후에 집을 나섰다. 잭은 그런 블랑의 뒷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읽고, 또 읽고, 다시 한 번 읽고. 계속해서 읽기를 반복했다. 읽을때마다 잭은 머리쪽에 뭔가 시원한 듯하면서도 기분나쁜 기묘한 감각을 느꼈다.

 

  이것은 '혐오감'이다. 엘렌을 향한 극도의 혐오감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었다. 잭은 빵을 먹기 전에 타왔던 커피를 마신 후 한차례 심호흡을 하였다. 그리고는 살짝 피곤해진 눈으로 바깥의 풍경을 보았다.

 

  "엘렌은 어떻게 죽여버릴까……"

 

  소파에 몸을 맡긴 잭은 서서히 눈이 감기기 시작했고, 이윽고 잠에 들었다.

 

 

 * * *

 

 

  "─엘렌이라고?"

 

  길버트가 흥분한 듯한 목소리로 작게 소리쳤다. 블랑은 고개를 끄덕여 길버트의 말에 대답하였다.

 

  블랑의 대답을 본 길버트는 한층 더 흥분했는지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이리저리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자신의 집을 돌아다녔다.

 

  "이거 놀랍군. 그 평가 좋은 대귀족녀석이 실은 뒷세계의 일각이라니."

  "뒷세계?"

  "너가 말했던 노예시장이라던지 마약시장은 전부 표면에 드러나있지 않지. 그런 것들을 보고 '뒷세계'라고 하는거다."

 

  길버트는 어지럽혀진 책상을 이리저리 뒤지더니 종이 한장을 꺼내들었다. 이번에는 베일 암살때같은 엉망인 지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지도였다.

 

  그는 지도의 한 부분에 붉은색 펜으로 원을 그리고는 거기에 엘렌에 이름을 표시한 후에 블랑에게 건네줬다.

 

  지도를 건네받은 블랑은 표정을 찡그리더니 길버트를 노려보았다.

 

  "이게 끝이야? 노예시장이랑 마약시장에 대한거는?"

  "아쉽지만, 엘렌에 대한 정보는 모으지 못했어. 줄 수 있는 정보는 이것뿐이야."

 

  길버트는 저번과는 다르게 자신을 노려보는 블랑에게 지지않고 오히려 기세 좋은 눈빛으로 블랑과 마주했다. 우스꽝스러운 얼굴인것은 변함없지만.

 

  "녀석은 귀족들의 세력싸움에 참여하지 않아. 그래서 다른 귀족들의 타겟이 되지 않았지. 지금 시점에서 그를 끌어내리기 보다는 오히려 잡아먹고 싶을테니까."

 

  블랑은 그를 노려보던 눈을 풀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가볍게 혀를 찼다.

 

  "어쩔 수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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