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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장미와 달 그리고 황제를 위해
작가 : 크한
작품등록일 : 2019.9.17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공작 영애 로즈. 운명의 사랑을 믿는 저주 받은 마법사 크리센트. 소설에 빙의해 최애님을 행복하게 하겠다 말하는 황녀 프리지아.
각기 다른 이유와 목표를 가진, '사랑'이라는 것으로 묶인 이들의 이야기. 어쩌면 애달프고, 때로는 귀여운 이들의 사랑으로 가기 위한 복잡한 이야기. 모든 이야기가 얽힌 가벼운 소설입니다.:)
[연하 남주/똑똑한 여주/삽질 많이/조금의 수위?/짜증은 가끔/아가씨/주인님/최애님/빙의/황좌 다툼]
가볍게 쓰는 습작입니다./작가 메일-bori_0415@naver.com

 
4장
작성일 : 19-09-20 21:44     조회 : 248     추천 : 1     분량 : 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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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장 - 제안이요, 최애님(2)

 

 

 

 

 나는 발코니로 가서 커튼을 쳤다.

 

 아직 연회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발코니는 전부 텅텅 비어 있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자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제니가 기껏 해준 화장이 눈물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생각이 들어도 쉬이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난 그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그는 나를 사랑하긴커녕, 쓸모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 같았다.

 

 그가 나를 버리고 루니아 영애를 옆에 두려고 한다면,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그가 바라는 대로 나는 그의 옆자리를 그녀에게 내주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무슨 말을 듣고, 그에게 더욱 미움받더라도 절대 그의 옆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면 되는 걸까…?

 

 무엇을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

 

 흘러내리던 눈물을 대충 닦아내고 있자니, 닫아두었던 발코니의 커튼이 조용히 열렸다.

 

 서둘러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본 기억이 있는 이가 서 있었다.

 

 “황녀 전하를 뵙습니다.”

 

 연회장에 들어왔을 때 눈을 마주쳤던 프리지아 황녀였다.

 

 “로즈 영애.”

 

 전하께서 내 이름을 불렀다. 어째서인지 그리움과 기쁨이 담긴 목소리였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전하를 만난 적이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지만, 아무리 기억을 되짚어봐도 그런 적은 없었다.

 

 “아, 너무 아름다우셔요. 제가 이날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나의 두 손을 꼭 맞잡은 전하께서 잘게 어깨를 떨었다. 우시는 것은 아닐 텐데, 대체 처음 보는 나에게 이러시는 연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저기…. 전하?”

 

 내가 조심스럽게 그녀를 부르자 전하께서 고개를 들어 나의 눈을 마주 보았다.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려는 듯 그녀의 볼이 잘게 떨렸다.

 

 “영애. 저는 황제가 될 거에요.”

 

 꼭 잡은 내 손을 놓지 않은 채로 그녀는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아니요. 제가 황제가 되는 것은 확실해요. 레이먼드는 절대 황제가 될 수 없어요.”

 

  “그게 무슨….”

 

  “안타깝게도, 레이먼드는 저보다 여러 면에서 많이 떨어지거든요. 영애도 아실 거예요, 아직 황태자는 정해지지 않았고 그 자리에는 저, 또는 레이먼드가 오르게 되겠죠. 그건 앞으로 저희 둘의 실적에 크게 영향을 받을 거고, 아직 큰 지지가 없는 저라도 기회만 있다면 된다는 말과 같아요.”

 

 자연스럽게 내 손을 끌어 소파에 앉은 전하께서는 계속해서 말을 이으셨다.

 

 나의 손을 놓아줄 생각은 없어 보이셨다.

 

 “전 레이먼드보다 공적이 많아요. 앞으로 그것을 더욱더 쌓아갈 거고요. 귀족들 사이에 있는 자그마한 분쟁이나 주위의 국가에서 벌어질 전쟁, 앞으로 무엇이 유행하고, 무엇이 필요해질지…. 전 모든 것을 알죠.”

 

  “그게 무슨….”

 

 전하께서 하신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단지 지식이 뛰어나다는 것만이 아니라 마치 미래를 알고 있다는 듯, 확신에 찬 말투였다.

 

 “알아요, 터무니없는 소리처럼 들리겠죠. 그렇지만 어쩔 수 없어요. 사실이니까요. 저는 미래를 알고 있거든요.”

 

  “...”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굉장한 비밀과도 같은 것을 가볍게 말한 전하의 표정은 평화롭기만 했다.

 

 도대체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무슨 목적인지 알면 상대하기도 수월했을 텐데, 황녀 전하를 상대로 지금 상황에서는 무엇하나 말도 편히 할 수 없었다.

 

 굳이 나에게 이것을 알려주는 이유가 무엇일까.

 

 레이먼드의 약혼녀인 나에게 내가 그의 비가 되어 함께 제국을 다스릴 거라 꿈꾸던 미래는 이제 없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인가?

 

 이미 난 그에게 한번 버림받았는데…. 그 사실을 누군가가 확실히 해준다는 것이 내가 있을 곳과 나의 처지를 정해주는 것 같았다.

 

 또다시 눈물이 나왔다.

 

 “어머! 울지 마요, 왜 울고 그래요.”

 

 내가 울자 당황한 것인지 전하께서는 자신이 더욱더 당황해서는 내 눈물을 닦아주었다.

 

 내 뺨을 쓸어 오는 전하의 장갑이 나의 눈물에 조금씩 젖어 들어갔다.

 

 “영애. 전 영애를 울리려고 온 게 아니에요. 영애를 웃게 해주기 위해서 온 것이죠.”

 

 전하께서 레이먼드와의 약혼반지가 끼워진 내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나를 웃게 해주겠다는 전하의 달콤한 속삭임과 전하의 손끝에서 가볍게 돌아가는 약혼반지는 간신히 버티다 무너져 버린 내 마음을 쥐고 흔드는 것 같았다.

 

 “레이먼드를 버려요. 그리고 제 편이 되는 거에요. 영애, 저를 황제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영애뿐이에요.”

 

  “전….”

 

 쉬이 대답할 수가 없었다.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지금의 나에게는 어느 쪽도 믿을 수가 없었다.

 

 레이먼드가 나를 버리지 않을지에 대한 확신도, 황녀 전하께서 그저 레이먼드의 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나에게 접근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도.

 

 무엇하나도 없었다.

 

 “고민되겠죠, 알아요. 그럼 영애가 절 믿을만한 정보를 알려드릴게요. 제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믿을만한 정보...”

 

 전하의 표정이 조금 괴로운 듯 구겨졌다.

 

 이런 말까지 할 생각은 없었다는 듯, 작게 심호흡까지 한 전하께서 눈을 내리깔고 단숨에 말을 내뱉으셨다. 처음 내비쳤던 괴롭다는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 연회가 끝난 후, 레이먼드는 영애께 가서 말 할 거예요.”

 

  “무슨…!”

 

  “영애와의 약혼은 이제 없던 일이야. 황태자비도, 황후도 영애가 아니라 루니아 영애가 될 것이고, 황태자가 되는 것은 나 혼자서도 이룰 수 있는 꿈이다.”

 

 레이먼드의 말투를 흉내 내며 전하께서는 잔인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으셨다. 이번에는 전하 대신 나의 표정이 괴롭게 구겨져 갔다.

 

 “그러면서 영애께서 갖고 있는 이 반지를 빼앗아가겠죠. 영애, 전 영애를 원해요. 차라리 잘 되었어요. 그 나쁜 녀석에게 하루빨리 정을 떼어버리고, 저한테 와요. 지금 당장 선택하기는 힘들 거란 거 알아요. 생각이 정리되면 언제든 저를 찾아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전하께서는 다시금 웃어 보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연주되고 있는 곡이 끝나면, 폐하께서 오시겠죠. 영애도 그전에는 돌아오셔야 해요. 저는 자리를 지켜야 해서, 먼저 가볼게요. 다시 만나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 말만을 남기고 전하께서는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커튼은 살짝 열려서 정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렸고, 연회장 안에서는 잔잔한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전하께서 연회장에 도착했을 것 같을 때쯤. 나도 곧바로 발코니를 벗어나 연회장 안으로 되돌아갔다.

 

 연회장에서 들려오던 음악도 내가 연회장에 들어서자 타이밍 좋게 끝이 났다.

 

 “제국의 아버지이자 태양이신 황제 폐하와 제국의 어머니이자 달이신 황후 폐하께서 드십니다!”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우렁찬 시종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연회장 안의 귀족들이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폐하가 단상으로 갈 때까지 연회장 안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방금까지 연회장 안을 가득 메우던 웅장한 음악과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소리, 이야기 소리가 전부 사라져버렸다.

 

 난 벽 쪽에 붙어 서서 허리를 숙였다.

 

 침묵만이 남은 연회장 안에 폐하의 걸음 소리가 일정하게 울려 퍼졌다.

 

 “쯧.”

 

 걸음 소리조차도 생생히 들려왔기 때문일까, 혀를 차는 작은 소리도 아주 작지만 확실하게 나에게까지 들려왔다.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 그리고 폐하의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레이먼드와 루니아 영애의 모습이 보였다.

 

 황제 폐하의 표정이 불쾌한 듯 구겨져 있는 것을 보면 방금 들렸던 혀를 차는 소리도 폐하께서 내신 소리임이 분명했다.

 

 폐하께서도 그것을 숨길 생각은 없으신 것인지 레이먼드를 무심히 바라보며 걸어가셨다.

 

 숨 막히는 침묵을 끝으로 폐하께서 단상을 밟자 화려한 음악과 춤이 다시금 시작되었다.

 

 레이먼드와 루니아 영애는 폐하께서 들어온 탓인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중앙에서 벗어났다. 레이먼드는 단상에 자리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루니아 영애도 어디론가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프리지아 황녀께서도 자리에 앉아 움직일 마음은 없으신 것 같았다.

 

 “로즈 영애.”

 

 내 이름을 부르는 익숙한 영애들의 목소리에 웃음을 지으며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머릿속에는 황녀 전하께서 남기고 간 말이 반복되고 있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입꼬리를 올렸다. 언제나 하던 일이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

 

 

 연회는 한창 달아올라 있었다.

 

 폐하께서 연회장에 들어오신 후로는 레이먼드도 자신의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나 또한 그가 없기에 첫 춤도 추지 않고 연회를 즐겼다.

 

 대신 줄곧 연회장 안을 살피며 루니아 영애를 찾았다. 언제 그녀가 레이먼드와 만날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루니아 영애는 보이지 않았다.

 

 막상 루니아 영애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더 불안해졌다. 그녀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알지 못하니 더 그랬다.

 

 혹시 그녀가 레이먼드의 방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면?

 

 불안한 마음에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최악의 상황들을 보여주었다. 절망적이게도 머릿속 한편에서 전하께서 전해주었던 말도 되풀이되었다.

 

  [영애께서 갖고 있는 이 반지를 빼앗아가겠죠.]

 

 내가 황태자비가 될 것이라는 것을 보증해주는 이 반지를 빼앗아 간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황녀 전하께서 그런 말을 괜히 하셨을까? 그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믿고 싶지 않은 가정에 다리에 힘이 빠졌다.

 

 순간적으로 몸이 휘청이자 주위에 있던 영애들이 나를 붙잡아 주며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내왔다.

 

 “영애, 가서 좀 쉬세요. 오늘 몸이 안 좋으신 것 같아요.”

 

  “맞아요, 영애. 그 나쁜 영애도 없는데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으신 거에요!”

 

 그녀들도 전부 한 번씩은 사랑을 해본 여인들이어서 일까, 레이먼드가 요즘 루니아 영애와 세기의 사랑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며 나에 대한 걱정을 해주었던 이들이기에, 너나 할 것 없이 각 가문에 배정된 휴게실에 가서 잠시 쉬고 오라며 그녀들이 내 등을 떠밀어주었다.

 

 나도 연회장에서 춤도 안 추고 앉아만 있는 것도 질리던 참이었기에 그녀들의 제안에 기꺼이 연회장을 나섰다.

 

 조명과 사람들의 열기로 덥게 느껴졌던 연회장을 나서자, 초여름 밤의 선선한 공기가 기분 좋게 불어왔다.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휴게실이 자리한 연회장에 딸린 별관의 궁으로 걷고 있자니, 이미 몇 명의 사람들이 정원으로, 그리고 휴게실로 가기 위해서 연회장 안팎을 바쁘게 오가는 중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입구 쪽에나 사람이 많았지, 별관으로 향할수록 인기척은 뜸해졌다.

 

 달빛을 받으며 생긴 그림자는 새하얀 길 위에 덩그러니 내 것만이 나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고 있었다.

 

 야외로 통하는 길은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정원을 구경하기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 아닐까요?”

 

 별관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자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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