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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12. 홍월, 홍월이라 하옵니다
작성일 : 19-09-19 02:06     조회 : 222     추천 : 0     분량 : 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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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옥은 그녀에 대한 간단한 신상을 상악에게 설명했다.

 

 

  올해 나이 열일곱.

 

  뛰어난 미색 덕에 나이 다섯 무렵부터 가히 개천에서 난 봉황이라 일컬어지던 아이. 삼기(三技)에 대한 기재 역시 뛰어나 여옥의 총애를 독차지했었던 지난 날 기방의 기대주. 지식과 교양이 출중하고, 행동거지에 빈틈이 없으며, 임기응변과 대범함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인재.

 

  그러나…….

 

 

  “잠깐, 지난 날? 그럼 지금은 기녀가 아니라는 겐가?”

 

  “예, 그게…… 그 아이에게 몇 가지 문제가 있어…… 지금은 기녀생활 대신 본 기방의 주류와 의복, 그 외 갖가지 품목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라면?”

 

  나이 열여섯에 처음 객을 맞이했으나,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영영 기녀생활을 접게 된 비운의 기방 기대주는 사실,

 

  “낯을…… 그러니까 객들의 안면(顔面)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옵니다.”

 

  “안면…… 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예. 한번 본 이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기본이고, 네다섯…… 아니 열 번을 넘게 본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사옵니다.”

 

  뿐만 아니라 수년을 함께 수학한 동료 기녀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여 핀잔을 먹는 경우도 심심찮게 본 여옥이었다. 그 아이의 안면인식장애(顔面認識障碍)는 가히 중증에 가까웠다.

 

  “허…….”

 

  여옥의 말을 들은 상악이 혀를 쯧쯧 찼다.

 

  “그 정도면 기녀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군.”

 

  “예, 찾아주는 객의 얼굴을 알아차리지 못하니 인연을 지켜가기가 쉬울 턱이 없었지요. 하여 현재는 숫자놀음이나 시키고 있는 형편입니다. 머리는 영특한지라 그것 하나는 잘 다루더군요.”

 

  물론 그 아이의 문제점이 비단 그것만은 아니었으나, 여옥은 슬그머니 입을 닫았다.

 

  ‘설마하니 세자마마 앞에서까지 그 흉포하고도 까칠한 성미를 부리진 않을 테니…….’

 

  그리고 여옥의 생각대로 상악은 꽤나 흡족해하는 눈치였다.

 

  “허허, 어쨌거나 적합한 인재로군. 그 아이가 가진 문제가 이번 일에 있어선 커다란 장점이 될 수도 있을 터. 물론, 입은 무겁겠지?”

 

  “어디 가서 떠벌리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애당초 누가 믿어줄만한 이야기도 아니고. 어쩌면 그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조차 여의치 않을지도 모른다.

 

  ‘바쁜 사람 앉혀두고 웬 장난이냐고 으르렁거릴지도…….’

 

  문득 오싹함을 느낀 여옥이었다.

 

  “그래, 그 아이의 이름은 무엇인가?”

 

  “홍월, 홍월(紅月)이라 하옵니다.”

 

  “호오, 붉은 달이라…… 좋군. 게다가 세자마마의 기명과도 맞춘 것 마냥 어울리고.”

 

  “세자마마의…… 예?”

 

  “기명 말일세, 기명.”

 

  …….

 

  순간 자기도 모르게 헛바람을 내뱉은 여옥이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

 

  “죄, 죄송합니다. 갑작스레 놀라…… 세자마마의 기명이라니 그런 건…….”

 

  “놀랄 것 없네. 기녀생활에 있어 기명은 필수이지 않은가.”

 

  아니, 그러니까 어찌 그리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으신 겁니까! 여옥은 차라리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세자마마의…… 기, 기…… 명은 무엇입니까?”

 

  “청화(靑華)일세. 뭔가 차가운 미(美)를 내보이고 싶다 하셨던가? 본인이 직접 지으셨네. 내 생각엔 그런 꽃이나 달 같이 흔한 것 말고 좀 더 특색 있는 것으로 지어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었으나…….”

 

  그러고 말을 이어가던 상악은 자신을 보던 여옥의 명한 표정을 보곤 슬쩍 헛기침을 하며 말을 마무리했다.

 

  “흐흠, 어쨌거나 조만간 그 아이와 함께 보도록 하세. 따로 또 당부해야 할 것이 많을 듯싶으니. 궁내 예법에 관해서든, 세자저하의 개인적인 것에 관해서든…… 먼저 잘 교육시키도록 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세자마마의 개인적인 사고방식이나 심경에 관해선 자신이 먼저 교육을 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예.”

 

  “아무쪼록 이번 일이 무사히 마무리되기만 한다면 세자마마께서 거하게 포상을 해주실 걸세. 괜한 수고를 끼치게 되었으니. 그러니 앞으로 남은 3개월…… 부탁 좀 하겠네.”

 

  포상 따위 바란 적도, 바랄 생각도 없다. 여옥은 그저 앞으로의 3개월이 부디, 부디 별 탈 없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몰래 온 밤손님처럼 다녀간 상악을 배웅한 뒤, 여옥은 깊은 상념 속으로 하염없이 빠져 들어갔다.

 

  ‘지금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 일이 과연 가당키나 한 것일까?’

  ‘만에 하나 들키기라도 한다면? 그리하여 세자마마가 기녀행색을 하고 돌아다닌다는 말이 저잣거리에 나돌기라도 하는 날엔?’

 

  여옥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무서운 일이다. 결코 벌어져선 안 되는. 세자마마에게 있어 백성들의 평판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안이다. 고작해야 한 기방의 방주 따위인 자신에게 마마가 위험을 감수해야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 턱이 없지 않은가.

 

  이해되지 않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상악어른. 노발대발 할 줄 알았던 상악께선 어찌 저리도 태연하신 건가. 예상했던 반응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오히려 권장하는 듯한 모양새…… 도대체 세자마마께서 뭐라고 말씀하셨기에?

 

  ‘하긴 애초에 세자마마께서 저 홀로 기방을 찾아왔던 것 자체부터가 말이 안 되는 일이긴 했지. 그러고 보면 상악께서도 실로 대담하시지 않은가…….’

 

  움직인 건 세자마마이나, 오히려 이를 사주하다시피 한 건 다름 아닌 상악이었다. 과거 세자마마의 예악스승이 되어달라며 찾아왔을 때 얼마나 놀랐던가.

 

  ‘도대체 뭐가 뭔지…….’

 

  상념이 깊어질수록 혼란은 짙어졌고, 생각이 길어질수록 마땅해야할 이치도 자꾸만 흐려져 갔다.

 

  대략 한 다경쯤 뒤, 여옥은 생각하는 것을 멈췄다.

 

  “모르겠다, 나는 정말 모르겠구나.”

 

  여옥이 선언하듯 중얼거렸다.

 

  “앞일은 오로지 하늘만이 알겠지.”

 

  부여받은 역할에 충실 하는 것. 그것이 현재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여옥은 그 즉시 행랑채로 가 왼편에 위치해 있던 자그마한 곳간의 문을 열었다. 빼곡히 쌓인 쌀 포대들과 각종 주류(酒類)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어디보자.”

 

  이윽고, 곳간의 여기저기를 뒤적거리던 그녀의 손에 한 자그마한 종이뭉치가 들렸다. 곳간에 적재되어있던 술과 쌀의 물동량이 적힌 내역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그녀가 알고자 한 또 하나의 정보가 담겨 있었다.

 

  ‘병인일(日). 사시(巳時). 군가네 주막. 송화주(酒) 네 동이. 홍월.’

 

  ‘사시(巳時:9~11시)에 군가 주막이라…… 이번에도 술을 퍼 마시고 있으면 내 이년, 기필코 경을 치리라.’

 

  주먹을 불끈 쥔 채 다짐하는 여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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