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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율의 법칙
작가 : 예다올
작품등록일 : 2019.9.4

평범한 소녀인 '율'이 자신의 수호천사라고 믿던 어린 날 환영의 정체 '미카엘'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정통 판타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 뉴드에서의 또 다른 삶.

 
2. 연리지 홀
작성일 : 19-09-18 15:16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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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이 지났다.

 

  그날 밤 이후 그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난 우리의 이별이 이렇게나 빨리 다가올 줄 몰랐다. 그날은 유독 암울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만 가득했고, 그 찝찝함에 그가 자취를 감춘 것 같아 그 날의 말과 행동들이 너무나 후회가 됐다. 갑작스런 이별은 내 정신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간의 비현실적인 일들은 역시나 미쳐버린 내 머리가 만들어낸 허구일 뿐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어졌다. 엄청난 후회들 중에서 나를 야속하게 만든 것은 전날들과는 다르게 그날은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저 미래에 대한 불안함에 휩싸여 순간 그를 놓쳐버렸다는 생각에 나를 탓하지 않곤 배길 수가 없었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잘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는 더 이상 위험을 무릎 쓸 필요가 없어졌고, 나 또한 환상에 불과할 이야기에 목을 매며 매일 밤 초월적인 존재를 기다릴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제발 환상에서 벗어나지 않게끔 나를 가두려 해도 선명한 기억들은 내 머릿속을 날아다녔다.

 

 “미카엘.”

 

  열린 창문으로 꽤 거센 바람이 불었다. 봄의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지 며칠 전 주말에는 눈까지 내렸다. 거센 바람은 작은 창문의 틈에 높은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아무리 불러도 오지 않고, 아무리 기다려도 보이지 않는다. 매일 밤을 뜬 눈으로 보냈고, 일주일이 지나니 피로에 찌들어 몸이 말이 아니었다. 깨어있어도 물에 젖은 것 마냥 온 몸이 무겁고, 머리는 먹먹했다. 그와 달리 인간인 난 마음을 따라갈 수 없는 저질 체력을 가졌다.

  창문에 바짝 붙어 있던 날들과는 달리 오늘은 기대하는 마음과 포기한 마음을 반반씩 고루 나눈 채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다른 날과는 다르게 침대에 누웠다는 것은 내가 그와의 이별을, 갑작스런 일방적인 이별을 받아들이려는 첫 신호였고, 여전히 반쯤 열린 문은 이별을 인정할 수 없는 마음의 간절함이었다. 눈꺼풀이 무거우면서도 쉽게 감기진 않았다. 내가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왔다 갈 그가 생각나서였다. 일주일간의 시간동안 그는 완벽하게 날 홀로 두었다. 내가 조금은 빨리 자신과의 일들을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조금 더 괴로워하면 그가 마음이 아파 견디질 못하고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눈을 감았다. 다행히 괜한 기대에 다시 눈이 떠지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마음속에 있는 기대를 내다 버리고 있을 때 누군가 내 침대에 사뿐히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아주 조심히 열어서 못 들었지만 감긴 눈을 환하게 비추는 것을 보니 엄마가 들어왔나 보다.

 

 “율아. 무슨 일 있어?”

 “아니.”

 

  나는 엄마를 힐끔 보곤 이불로 얼굴을 반쯤 가렸다.

 

 “왜 이렇게 힘이 없어. 감기야?”

 “그냥 피곤해서.”

 

  엄마가 그만 나가줬으면 했다. 혼자 있고 싶었다. 그 마음이 엄마의 손길을 탁탁 쳐내고 있었다.

 

 “몸 안 좋으면 감기약 먹고 자.”

 “응.”

 

  엄마는 몇 분간 나를 내려다보곤 일어났다. 나를 살피며 아주 조심히 문을 닫아 주는 게 근래 내 행동이 꽤 침울하게 보였나보다. 나는 이불에 얼굴을 묻고는 그저 잠이 들길 바랐다. 간간히 들리는 문밖의 목소리에서는 엄마가 가족들에게 내 상태가 좋지 않으니 푹 쉬게 두라고 하는 듯 했다. 오늘 밤은 완전히 혼자가 되는 밤이었다. 모든 관심으로부터 벗어난 기분에 조금은 울컥했다. 그저 답답함과 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이 기분에 울컥했던 것 같다. 답답한 마음이 괜한 심술이라도 부려야 잠잠해질 것 같아 조금 거칠게 몸을 뒤척였다. 옷장을 향해서 등을 지고 누웠을 때 눈이 떠졌다. 분홍 벽지가 눈에 보였다. 물론 어두웠지만, 내 방 벽지는 알고 있었으니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벽이란 건 알고 있었다. 그 시선을 유지한 채 상체를 일으켰다. 내 뒤에 있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안녕.”

 

  그의 낮은 목소리를 들으니 이 순간은 환상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러자 내 입에서 헛웃음이 나왔다.

 

 “화났구나.”

 

  다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만 돌리면 이 모든 것이 환상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왜인지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너희 세상에선 시간이 크게 중요한 개념은 아니란 건 알지만 일주일이 지났어.”

 “미안.”

 

  나는 여전히 그에겐 눈길을 주지 않고, 정면을 응시했다. 이젠 흰자로 보이는 그의 인영에 마주보고 싶은 욕구가 들솟았지만 침착함을 유지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집에 일이 생겼어.”

 

  화가 났다. 나름 일리 있는 변명임에도 화가 났던 건. 그가 가족들과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난 알고 있었고, 첫 만남 이후 항상 자연을 통해 곁에 있다는 신호를 보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늘 가슴 속에 품고 있었는데, 일주일 동안 그 어느 바람 한 점에도 그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완벽히 혼자인 기분에 난 내가 미쳤다는 생각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었다.

 

 “미안.”

 

  거짓말을 해서? 아니면 기미도 없이 모습을 감춰서? 그가 어떤 것을 사과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의 사과에도 내 마음이 쉽게 풀어질 것 같지도 않았다.

 

 “율. 오늘이 마지막이야.”

 

  고개가 홱 돌아갔다. 혹시나 했던 불안은 애절하게 내 침대에 손을 대고 있는 그의 모습에 사라졌다.

 

 “무슨 말이야?”

 “이제 볼 수 없을 거야.”

 “왜?”

 

  다급해졌다. 그와의 완전한 이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잊혀지게 두지. 굳이 찾아와 이별을 고하며 아프게 하는 건 무슨 심보인지 그가 미웠다.

 

 “불장난은 끝났어.”

 “그러니까 왜?”

 

  내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원했다. 그러나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으로 일관하던 그는 내 재촉에도 이렇다, 저렇다 할 답을 주지 않았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서둘러 그를 따라 침대에서 일어났다.

 

 “네 말대로 위험해.”

 “그걸 갑자기 깨달았니?”

 

  내 목소리가 커졌다. 난 본능적으로 문 밖에 있는 가족들이 생각나 서둘러 목소리를 낮춰야만 했다. 답답함에 미쳐버리기 직전인 나를 보는 그의 눈은 여전히 어두웠다.

 

 “납득할 만한 이유를 말해줘. 들켰니?”

 “아니.”

 “그럼?”

 

  그는 내 질문에 대한 답을 피하고 있었다. 왜 그러는지 답답함만 배가 되고 있었다.

 

 “말을 해줘. 미카엘 나는 너와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내 상상이 아니란 걸 알아. 그렇지만 너무나 꿈같은 일들이라 이렇게 애매한 끝이라면 난 결국 미쳐버릴 거야. 나도 우리 만남이 위험한 걸 알고 있었고, 언젠간 이별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제발 널 미워하지 않게 해주라. 조금이라도 널 이해할 수 있게 해줘. 네가 사는 세상과 내가 사는 세상은 완전히 다르니까. 그냥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도와주면 안 되겠니?”

 

  내가 말을 이리 빨리 할 수 있었나 생각할 정도로 내 입에서는 쉬지 않고 말이 나왔다. 희망이 가득한 내 부탁에 그가 망설이는 듯 보였다. 난 그 망설임을 놓치지 않고 그를 흔들었다.

 

 “부탁할게. 미카엘.”

 “율.”

 “응.”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여는 것처럼 그는 말하는 것이 힘겨워 보였다.

 

 “모든 걸 잊혀지게 둬. 부탁할게.”

 

  내게서 두어 걸음 물러나는 그를 잡으려 했지만, 그는 순식간에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모든 걸 잊혀지게 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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